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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4화

특히 지금, 이 순간 그녀의 기분을 생각하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아니, 그게 대체 무슨 말이에요?”

“은영아, 난 네가 용산 같은 곳에서 힘들게 올라와서 강성에 자기 집도 마련한 것을 보고, 비록 크지는 않지만 그래도 네가 열심히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하며 네가 참 기특하다고 생각했어.”

“……”

“네가 굳이 배준우랑 만나지 않아도 넌 지금 충분히 잘살고 있잖아.”

량일은 말할수록 점점 조급해졌다.

애초에 자신이 무능하지 않았다면 량천옥 역시 본인 때문에 망가지지 않았다면 량천옥을 절대 배항준에게 의지하도록 내버려두지는 않았을 것이다.

고은영은 이미 강성에 자기만의 집이 있었기에 배준우를 떠나도 여전히 좋은 생활을 누릴 수 있었다.

아무 걱정 고민 없이, 평범하게 말이다.

고은영이 별다른 반응이 없는 것을 보고 량일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말을 덧붙였다.

“제 아무리 높이 올라가 봤자 떨어지는 건 다 똑같이 아파!”

고은영이 말했다.

“그럼 량천옥더러 빨리 천의를 배준우한테 넘기라고 하세요! 그럼 떠날게요!”

“너...!”

“배씨 가문에서도 나 같은 며느리는 싫지 않나요? 제가 해드릴 수 있는 건 이것밖에 없네요.”

량일은 오히려 차가운 숨을 몰아쉬었다,

고은영이 이렇게까지 배준우를 배려할 줄은 몰랐다.

‘얘 설마 배준우를 정말 좋아하게 된 거야? 진짜라면 정말 골치 아픈데?’

고은영은 시간을 보더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면서 량일에게 한마디를 툭 내뱉었다.

“잘 생각해 보세요!”

그렇게 말한 후 그녀는 량일에게 더는 말할 기회를 주지 않고 곧바로 발걸음을 옮겼다.

량일은 떠나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는데, 심장이 마구 떨려왔다.

그녀가 카페 입구를 나서는 순간, 그녀도 눈동자 속의 아픔을 더 이상 숨길 수 없었다.

……

고은영이 카페에서 나왔다.

햇살 아래서 그녀는 량일의 방금 온갖 반응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면서 그런 행동이 오히려 생뚱맞다고 느껴졌다.

그녀도 결코 만만치 않은 사람이었고 자기 딸을 위해 여우짓까지 스스럼없이 했다.

“어이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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