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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0화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요 며칠 그녀는 많은 피곤함을 느꼈다.

그녀가 말하기도 전에 순간 배씨 본가에서 전화가 왔다.

수화기 너머로 집사가 배준우에게 말했다.

“도련님, 지금 당장 오셔야 할 것 같습니다.”

“오전엔 바쁘니 점심때 다시 얘기해요.”

“하지만 어르신이 지금 오지 않으시면 어르신 시체를 보게 되실 거라고 말씀하셨어요!”

배준우는 눈썹을 찌푸리다가 엉겁결에 고은영을 쳐다보았다. 그녀는 지금 작은 찐빵 하나를 입에 집어넣고 있었다.

그녀의 작은 볼은 순식간에 불룩해졌고, 만족한 표정으로 먹고 있었다.

그녀의 이런 모습에 배준우는 자기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전화에 대고 차갑게 한마디만 했다.

“알았어요!”

전화를 끊고 배준우는 흥미진진한 얼굴로 고은영을 바라보았다.

불현듯 먹이를 가리지 않는 새끼 고양이를 키우면 인생이 훨씬 더 재밌어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은영은 다섯 번째 찐빵을 먹었을 때, 마침내 배준우의 눈빛을 느꼈다.

그녀는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며 물었다.

“왜 그렇게 쳐다봐요?”

“맛있어?”

“네. 맛있어요.”

고은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란완에서 지낸 이후로 그녀는 밀가루 음식을 걱정 없이 먹을 수 있었다.

예전에 배준우와 갓 결혼했을 때, 배준우 혼자 하원에서 사는 것을 보면서 자신이 가정부의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 가정부도 그렇게 쉽게 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이런 생활이 참 좋았다....

“빨리 먹어. 먹고 나랑 같이 본가에 갈래?”

“또 뭐 하러 가나요?”

“빨리 먹어, 늦으면 아마 가서 시체를 거둬야 할 수도 있어!”

“.......”

말 하나 정말 독하게 하네!

하지만 배준우가 두 사람의 결혼식이 연기되었다는 보도를 낸 걸 생각하면 대략 예상이 됐다. 아마 본가는 이미 난리가 났을 것이다.

고은영은 배항준과 배준우의 갈등에 대해서는 전혀 말하지 않았다!

가끔 아무리 가족사이라도 크게 아픔을 겪으면 깨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대략 9시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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