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97화

정 비서가 눈을 가늘게 떴다.

“강 대표님, 손 대표님, 이 대표님이 도예나 씨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아요?”

프런트 직원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변명했다.

“정 비서님, 그분이 약속을 안 하고 왔다고 했어요. 저는 회사 절차에 따라 안내 한 게 확실해요……. 그 분, 그분도 뭐 때문에 왔는지 말을 안 하셔서, 진짜 대표님 손님인 걸 알 수가 없었어요…….”

“됐어요, 대표님한테 어떻게 해명할 지나 생각해 보세요.”

그녀를 째려보던 정 비서 다시 대표실로 돌아갔다.

프런트 직원은 다리의 힘이 빠져 하마터면 바닥에 주저앉을 뻔했다.

도예나는 차를 몰고 자신의 작업실로 갔다.

이 작업실은 서지우가 그녀에게 찾아주었는데, 환경이 아주 좋았다.

30평 정도 되는 작업실이 작아 보이는 듯하지만 곳곳에 아늑함이 배어 있었다.

그녀가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를 받으니 정 비서였다.

그녀는 담담하게 전화를 받으며 말했다.

“정 비서님, 무슨 일 있어요?”

“아가씨, 강 대표님이 협력 건에 관한 얘기로 기다리고 계세요. 대충 몇 시쯤 회사로 오실 수 있으세요?”

입술을 삐죽인 도예나는 전화를 끊고 작업실 주소를 보냈다.

“저와 협력 건으로 얘기를 하고 싶으시다면, 대표님이 제 사무실로 오라고 전해주세요. 주소는 제가 문자로 보내 드릴게요.”

문자를 보고 있던 정 비서는 머리가 아파왔다.

강 대표의 성깔은 그가 제일 잘 알고 있다. 기다리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 30분이나 기다렸는데, 이젠 그쪽에서 직접 오라고 한다.

대표에게 어떻게 전해야 할지 막막한 정 비서는 골치가 지끈거렸다.

하지만 그래도 메시지를 전달할 수밖에는.

정 비서는 세상을 잃은 듯한 표정으로 사무실로 들어갔다.

그가 입을 열지 못하고 있자, 손동원이 말했다.

“정 비서, 말하지 마. 내가 도예나, 그 여자가 어떻게 말했는지 맞혀 볼게.”

정 비서가 쓴웃음을 지었다.

“그 프런트 직원 해고 안 하면 여기에 발도 안 들일 거라고 했지?”

손동원이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속이 좁은 그 여자가 분명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