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비서가 눈을 가늘게 떴다.“강 대표님, 손 대표님, 이 대표님이 도예나 씨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아요?”프런트 직원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변명했다.“정 비서님, 그분이 약속을 안 하고 왔다고 했어요. 저는 회사 절차에 따라 안내 한 게 확실해요……. 그 분, 그분도 뭐 때문에 왔는지 말을 안 하셔서, 진짜 대표님 손님인 걸 알 수가 없었어요…….”“됐어요, 대표님한테 어떻게 해명할 지나 생각해 보세요.”그녀를 째려보던 정 비서 다시 대표실로 돌아갔다.프런트 직원은 다리의 힘이 빠져 하마터면 바닥에 주저앉을 뻔했다.도예나는 차를 몰고 자신의 작업실로 갔다.이 작업실은 서지우가 그녀에게 찾아주었는데, 환경이 아주 좋았다.30평 정도 되는 작업실이 작아 보이는 듯하지만 곳곳에 아늑함이 배어 있었다.그녀가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를 받으니 정 비서였다.그녀는 담담하게 전화를 받으며 말했다.“정 비서님, 무슨 일 있어요?”“아가씨, 강 대표님이 협력 건에 관한 얘기로 기다리고 계세요. 대충 몇 시쯤 회사로 오실 수 있으세요?”입술을 삐죽인 도예나는 전화를 끊고 작업실 주소를 보냈다.“저와 협력 건으로 얘기를 하고 싶으시다면, 대표님이 제 사무실로 오라고 전해주세요. 주소는 제가 문자로 보내 드릴게요.”문자를 보고 있던 정 비서는 머리가 아파왔다.강 대표의 성깔은 그가 제일 잘 알고 있다. 기다리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 30분이나 기다렸는데, 이젠 그쪽에서 직접 오라고 한다.대표에게 어떻게 전해야 할지 막막한 정 비서는 골치가 지끈거렸다.하지만 그래도 메시지를 전달할 수밖에는.정 비서는 세상을 잃은 듯한 표정으로 사무실로 들어갔다.그가 입을 열지 못하고 있자, 손동원이 말했다.“정 비서, 말하지 마. 내가 도예나, 그 여자가 어떻게 말했는지 맞혀 볼게.”정 비서가 쓴웃음을 지었다.“그 프런트 직원 해고 안 하면 여기에 발도 안 들일 거라고 했지?”손동원이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속이 좁은 그 여자가 분명
그때가 되면 도예나와 강현석 두 사람은 이미 한 쌍이 되어 있을 텐데.그는 절대 나서서 돕지 않을 것이다.손동원은 무언가 생각난 듯 목을 움츠리며 말했다.“나는 여자가 깔렸으니까 한 명쯤 없어도 되지만, 현석이는 평생 한 번 밖에 없었잖아? 확실히 여자가 필요해. 내가 물러나면 되겠지?”자신의 이름을 들은 강현석이 뒤 돌아서며 물었다.“무슨 말 하는 거야?”“아무것도 아니야.”이민성이 손동원의 입을 막은 채 강현석을 따라 차에 올랐다.도예나는 작업실에서 자질구레한 잡다한 일들로 바쁘던 일들을 끝내고, 인터넷에 채용 정보를 올리려고 했다. 그런데 공고를 올리기도 전에 누군가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부동산에서 온 줄 알고 문을 열었던 그녀는 세 명의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대표님이 정말 귀한 발걸음을 해 주실 줄은 생각 못했어요. 일단 들어오셔서 커피라도 마시죠.”한쪽으로 비켜선 그녀가 세 사람을 맞이했다.솔직히 강현석이 진짜 올 줄은 정말 상상도 못 했었다.어쨌든 강씨 그룹은 성남시에서 가장 큰 기업이고, 강현석은 대표로서 매일 잠잘 시간도 없을 터였다.그녀가 오라고 한 것은 그저 장난삼아 한 말이었다.그런데 그가 왔다.그가 진심으로 파트너를 중시한다는 것을 증명하기에 충분했다.‘그럼 이제 대화를 나누기 쉽겠군.’도예나는 세 사람에게 커피를 타 줬다.냄새를 맡던 손동원이 혐오스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이거 인스턴트 커피죠? 도예나 씨, 맛있는 커피 없어요?”그저 두 손을 펴 보인 도예나가 대답했다. “작업실이 아직 준비가 덜 돼서 당분간 커피 머신 살 돈도 없어요. 양해 좀 부탁드릴게요.”“그렇게 돈이 없어요?” 손동원이 중얼거렸다.“나중에 내가 커피 머신 한 대 기부 해 줄게요.”“그럼 고맙죠, 사양 안 하고 받을게요.”도예나는 조금도 무시당했다고 생각하지 않고 빙그레 웃으며 받아들였다.두 사람의 대화를 듣던 강현석은 왠지 사이가 좋아 보이는 두 사람 때문에 안색이 어두워졌다
“강 대표님, 손동원 씨, 이민성 씨, 더 궁금한 건 없으세요?”자리에 앉아 있던 도예나가 서늘한 눈빛으로 세 사람을 훑어봤다.손동원이 턱을 만지며 말했다.“당신이 말했던 단어들을 전부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그래서 더 프로페셔널 해 보이네요. 전 더 이상 질문 없습니다.”“도예나 씨, 확실히 칩 설계사가 맞군요.”이민성이 진심으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당신이 우리 A-F 프로젝트에 합류한 이상, 이 차가 반드시 예정대로 출시될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강현석이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계약서에 사인합시다.”이민성이 꺼낸 계약서에는 수익 배분, 사인 등 몇 군데가 비어 있었다.손동원이 먼저 입을 열었다.“프로젝트의 이윤은 우리 세 그룹이 똑같이 나누고, 이제 도예나 씨가 합류했으니 나머지 10%를 드릴게요.”이렇게 큰 프로젝트의 10% 이윤은 사실 매우 높은 것이다.도예나가 고개를 끄덕이려 하자 강현석이 입을 열었다.“네 명이니까, 한 사람당 각각 25%.”손동원이 장난치냐는 표정을 지었다.“각자 최소 1억을 투자했어. 도예나 씨가 칩 설계 하나로 4분의 1의 수익을 가져간다? 이건 너무 불공평하지.”“도예나 씨가 없었으면 이 프로젝트는 밑지기만 하는 장사였어.”강현석은 놀라지 않고 말했다.“동원아, 손 털어도 돼.”“…….”손동원은 욕설을 해야 되나 말아야 하나 고민됐다.원래 우정보다 사랑이 먼저라더니, 그 말을 오늘에야 겪어 보는 것 같았다.코 끝을 문지르던 이민성이 말했다. “현석이 말에 일리가 있어. 한 사람당 25%, 도예나 씨는 기술 지분으로 간주하고 그냥 이렇게 결정하자.”그는 손동원의 손에 억지로 펜을 쥐여 주었다.손동원이 욕을 퍼 부으며 사인을 했다.도예나는 살짝 미소를 지었지만, 시선은 강현석에게로 갔다.이 남자는 정말 그녀의 예상을 뒤엎는다.직접 찾아온 것만으로도 놀랐는데, 그녀에게 수익의 4분의 1을 분배해 주다니.그는 협력 상대인 그녀를 이렇게나 중요하게 여긴다는 말인가?
“너 말 좀 함부로 하지 마.” 이민성이 그를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내 탓이야?”손동원은 상당히 억울했다.“인터넷에서 4년 전에 사생아 낳았다고 했잖아. 오래전에 죽은 줄 알았는데, 유치원에 아이를 데리러 가야 한다니. 도대체 이게 뭔 일이야?”강현석이 담담하게 말했다.“두 명 다 잘 살고 있어. 앞으로 그런 소리 하지 마.”손동원은 어안이 벙벙했다.그러고는 침을 삼켰다.“그럼, 도예나 씨도 아이가 둘이고, 너도 아이가 둘이야. 만약 너희 둘이 합치면, 애가 네 명이야! 맙소사, 집안이 뒤집어지겠네?”강현석이 따끔한 눈길을 보내며 물었다.“누가 우리가 합친다고 한 거야?”“그래, 너 입 무거워!”손동원은 가볍게 콧방귀를 뀌었다.“도예나는 예쁘니까, 아마 남자들 모두 애들 새아빠가 되고 싶을 거야. 네가 안 채어 가면 다른 놈이 채 갈 거니까, 그때 후회하지 말고.”강현석의 눈앞에 어제 병원에서의 장면이 떠올랐다.그녀 주변에는 확실히 남자가 없지 않아.‘그 남자가 애들 친아빠인지, 아니면 그냥 새아빠인지…….’이런 생각을 하자 강현석은 마음이 가라앉았다.그가 일어서며 말했다.“ROCK이나 가자, 내가 쏠게.”“희한하네. 강씨 그룹 대표님이 오늘 술집에 가자고? 해가 서쪽에서 떴나?”손동원이 의아해하며 말했다.이민성이 얼른 그를 잡아당기며 말했다.“모르겠어? 현석이 기분이 안 좋은 거.”“쟤가 언제 기분이 좋았던 적이 있어? 맨날 인상 쓰고, 누구한테 수천만 원씩 빚진 것처럼. 가자, 가자. 술이나 마시러 가자. 오늘 강현석 파산이나 시켜버리자!”……두 아이를 데리고 집에 돌아온 도예나는 부엌에서 요리를 시작했다.음식을 다 차린 후에 설민준이 보이질 않자, 그녀는 눈을 찡그린 물었다. “제훈아, 삼촌은?”“미안해요, 엄마한테 말하는 거 까먹었어요. 삼촌이 아침에 중요한 거래처를 만나러 간다고, 저녁에 밥 안 먹는다고 했어요.”도제훈은 얌전히 음식 준비를 도왔다.도예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수아를 불러 식사를
도예나가 가게 문을 열자마자, 온몸이 묶인 설민준이 땅바닥에 던져져 있는 것을 보았다.“나나야, 드디어 왔구나…….”설민준은 애벌레처럼 꿈틀거렸다.그리고 검은 양복을 입은 사람에게 발길질을 당했다.검은 양복을 입은 사람이 담배꽁초를 물고 걸어왔다.“돈은 가져왔어?”도예나는 손에 든 상자를 던졌다.“10억, 딱 맞게 가져왔어.”검은 양복을 입은 사람은, 상자를 뒤에 있는 동료에게 던졌고, 10분이 지나서야 확인이 끝났다.도예나는 설민준의 옷깃을 잡아당겨 문밖으로 나갔다.“나나야, 내가 잘못했어, 화내지 마. 앞으로 다시는 이런데 안 올게…….”“너한테 화가 나? 참나, 내가 그렇게 할 일이 없냐?”도예나는 그를 밀치며,“경고하는데, 다음에 이런 일이 또 생기면, 나한테 전화하지 마!”25살이나 먹은 다 큰 어른이, 사기를 당했다고 하면 누가 믿겠는가?여자를 밝히는 놈도 아니고, 오죽했으면 남의 함정에 뛰어 들었을까?도예나는 지금 그를 보고, 더럽다고만 느끼면 안 됐다. 그녀는 이를 꽉 깨물며 말했다.“작업비까지, 나한테 11억 빚진 거야.”그녀는 말을 마치자마자 가버렸다.설민준은 비틀거리며 따라갔다.그는 설씨 집안의 큰 도련님이자, 처음으로 사기를 당해, 화가 나서 오장육부가 다 아픈 것 같았다.그러나 도예나가 화를 내는 걸 보고, 그는 함정으로 빠트린 사람들을 욕할 겨를도 없이, 재빨리 쫓아갔다.그러나 그는 술도 마신 데다가 얻어맞기까지 해서, 빨리 걷다가 넘어져서, 주변 사람들이 웃음거리가 되었다.도예나는 화가 나서 미쳐버릴 지경이었다.이렇게 많은 사람이 에워싸고 구경하고 있으니, 그녀는 자신의 얼굴에 똥칠을 하는 느낌이었다.그녀는 설민준에게 다가가 엉덩이를 걷어찼다.“일어나, 빨리!”설민준은 무릎을 가슴으로 끌어안으며, 불쌍한 표정으로 말했다.“나나야, 나 못 걸어. 나 좀 부축해 줘.”도예나가 그를 훑어보니, 목에는 여자한테 긁힌 흔적과 키스 마크가 있었다. 그녀는 정말 자신의 손을 더럽힐까 봐 두려웠다
손동원은 술 한 잔에 아쉬움이 가득했다.이민성은 그를 노려보았다.“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좀 돌려 말해.”말하면서 강현석은 눈치를 봤다.“방금 도예나랑 함께 있던 그 남자, 너희는 모를 수도 있지만, 나는 그 사람의 별명을 자주 들어.”손동원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말했다.“걔 미국 사람이야. 전형적인 재벌 2세고, 사람들은 의자왕이라고도 해. 주변 여자들이 수시로 바뀌는데, 저 도련님 앞에서 나는 감히 명함도 못 내밀어.”이민성은 믿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너보다 더한 사람이 있다고?”“도예나 저 여자는 건드리기 힘들던데, 설민준이 낚아챈 건가?”손동원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저렇게 예쁜 미인을, 설민준이 가지기엔 너무 아깝지. 방금 술집 사장이 말하길, 한 부잣집 도련님이 사기를 당했대. 그게 설민준인 것 같지 않아? 저 설민준이 도대체 어떤 놈인지 한번 생각해 봐.”강현석은 눈살을 찌푸렸다.“누가 도예나가 설민준한테 넘어갔다고 했어?”“뻔한 거 아니야?”손동원도 옆에서 거들었다.“두 사람이 껴안고 같이 나갔잖아. 분명히 만나고 있을 거야.”강현석의 낯빛이 어두워졌다.“그녀가 저런 사람을 마음에 둘 리가 없어.”그가 오늘 저녁에 술을 마시러 온 것은, 원래 고민을 해소하기 위해서였다.하지만 방금 그 장면을 보고, 그의 기분이 더 나빠졌다.목을 젖히며, 술잔을 기울인다.손동원과 이민성은 자기도 모르게 얼굴만 쳐다볼 뿐이었다.‘이걸 술로 푼다고?’“야, 현석아, 설마 도예나를 좋아하는 건 아니지?”손동원이 목소리를 낮추며 물었다.그들 사이에서, 이렇게 노는 건 아주 정상적인 일이다.오늘은 어떤 여자한테 관심이 있었지만, 내일이면 상대가 바뀔지도 모른다.예를 들면 그는 확실히 도예나한테 관심을 갖고 있지만, 만약 도예나가 그를 아랑곳하지 않는다면, 그는 즉시 상대를 바꿀 수 있는 거다.하지만 강현석은, 이렇게 오래 알고 지냈지만, 이 자식이 여자한테 관심 있는 건 처음 본다.“현석아, 만약에 네가 정말 도예나
도제훈이 모든 일을 기억하기 시작할 때부터, 설민준은 바로 그들과 같이 생활했다.때때로 엄마가 바쁘면, 삼촌이 와서 그들을 학교에 데려다 주고, 자주 데리고 놀러 다녔다.주위의 이웃들은, 삼촌에 대해 그들의 아버지라고 오해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그는 언젠가 삼촌이 귀국할 거라는 것을 알고 있어서,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다.그런데 며칠 전, 삼촌이 갑자기 그들 앞에 나타났기에, 만약 삼촌이 엄마와 결혼한다면, 엄마를 보호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더 생기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하지만 이제 모든 환상이 깨졌다.삼촌은 다른 여자랑 그러고 다니면서, 엄마한테 해결해 달라고 한다.도제훈은 그날 설민준을 아빠라고 부른 것을 매우 후회했다.그는 앞으로 나서서 담담하게 말했다.“엄마, 가서 일 보세요. 제가 삼촌 몸을 닦을게요.”도예나는 설민준을 싫어하지만, 아들에게 이런 일을 시키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수건을 짜면서 말했다.“너무 늦었으니까 들어가서 쉬어.”“엄마, 수아가 방금 배고프다고 했어요. 이쪽은 저한테 맡기고, 수아한테 국수 한 그릇 만들어 주세요.”도제훈은 시무룩하게 말했다.분명히 엄마는 수아의 일을 제일 우선시할 것이다.도예나는 수건을 던지고 부엌으로 갔다.도제훈은 수건을 들고, 설민준의 얼굴을 세게 눌렀다.설민준은 술을 마셨기에, 원래는 이미 술에 취해 잠이 들었는데, 이 수건 때문에 답답해서 반쯤 정신이 들었다.“제훈아, 너 뭐 하는 거야, 하마터면 나 죽일 뻔했어, 알겠어?”도제훈은 평온하게 말했다.“삼촌, 성남시에 있는 지 3일 됐어요. 내일 미국으로 돌아가세요.”그의 이 평온한 얼굴 아래에는, 설민준이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이 숨어 있다.그는 답답한 머리를 누르면서, 기분 나쁜 듯이 말했다.“훈아, 너희 엄마도 나를 안 쫓아내는데, 뭐 하는 행동이야?”“삼촌이 성남시에 있으면, 엄마만 힘들어져요, 엄마는 일도 해야 하고, 나랑 수아도 돌봐야 해요. 이미 많이 힘들어요.”“내가 잘못했어, 훈아…….”설민
그녀의 생활 속에만 있으면 괜찮았다.하지만, 이제 훈이가 그에게 떠나라고 한다.“내일 제일 빠른 비행기로 갈게.”설민준은 담요를 당겨 얼굴을 가리고 말 했다.“피곤해서 잘게.”도제훈은 말없이 대야를 들고, 욕실로 들어갔다.그는 죄책감과 자책감 때문에, 작은 얼굴은 불안감이 가득한 표정이었다.‘어쨌든 삼촌은, 엄마가 힘들었을 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는데, 삼촌을 쫓아내려고 했어.’‘너무 이기적인 건가?’……다음 날 아침 일찍, 도예나가 아침을 준비하기 위해 계단을 내려갔을 때, 소파에는 아무도 없었다.그리고 식탁에는 쪽지가 놓여 있었다.“나나야, 아버지가 부르셔서 돌아가야 해. 다음에 또 만나자.”도예나의 입꼬리가 쳐졌다.설민준은 재벌 2세지만, 이 자식의 행동을 믿을 수 없기에, 은행카드는 이미 정지되어 있었다.어제 그녀에게 11억을 돌려주었는데, 아마도 진작에 설씨 집안을 뒤집어 놓은 것 같다.그가 집으로 돌아간 것도, 그녀의 예상 중 하나였다.“엄마, 삼촌 갔어요?”도제훈은 수아을 데리고 아래층으로 내려가, 작은 소리로 물었다.도예나는 고개를 돌려 보다가, 깜짝 놀랐다:“훈아, 너 어떻게 된 거야, 다크 서클이 왜 이렇게 심해?”도제훈은 눈을 비볐다.“어젯밤에 모기가 있었는데, 계속 윙윙거려서 잠을 못 잤어요.”“엄마가 이따가 약 뿌릴게”도예나는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너희 둘은, 빨리 아침 먹고 유치원에 가야지.”도제훈은 걱정거리가 가득했다. 그는 빵을 뜯어 먹으면서 물어보았다.“엄마, 삼촌이 가기 전에, 무슨 말 안 했어?”“걔는 일 년 내내 전 세계를 돌아다니기 바빠. 성남시에서 3일이나 있었던 거면, 오래 있었던 거야.”도예나는 담담하게 말했다.“네가 보고 싶으면, 며칠 후에 전화해 보자. 아마 분명히 너를 보러 날아올 거야.”도제훈은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그냥 물어본 거예요.”아침을 먹은 후, 도예나는 차를 몰고 두 아이를 유치원에 보냈다.한편, 도설혜도 차를 타고 유치원으로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