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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7화

정지숙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남천아, 너희는 친형제야. 같은 시간에 태어난 너희들인데 왜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거니…….”

“도예나만 나한테 넘긴다면 모든 걸 포기할 수 있어요.”

남천의 말에 정지숙은 깜짝 놀랐다.

“남천아, 도예나는 네 제수야!”

남천이 입 꼬리 한쪽을 올리며 말했다.

“오늘 날 못 본 걸로 해요. 내가 뭘 하든 상관하지 마세요. 금방 떠날 테니까.”

“어딜 가는데?”

정지숙은 불안감에 휩싸였다. 형제가 또 생사가 오가는 싸움에 빠질까 봐 두려웠다.

이런 정지숙을 보며 남천은 웃음을 터뜨렸다.

“도예나가 도착했어요. 아이들이 눈치 못 채게 몰래 이 방으로 데리고 와주세요.”

정지숙의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남천아, 그러지 말 거라…….”

“그럼 그냥 아이들 눈앞에서 도예나를 끌고 갈게요.”

남천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어깨를 으쓱거렸다.

“아이들이 충격을 받아도 저는 아무 상관없으니 깐요.”

“그래, 알겠다. 예나를 데리고 오 마.”

정지숙은 긴 한숨을 내쉬며 방문을 열었다.

아래층으로 내려 가려는데 아이들이 이미 도예나를 발견해 버렸다.

예전 같았으면 예나의 등장에 아이들이 환호하며 달려갔겠지만, 방금 별장에서 있었던 일 때문에 아이들은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그렇게 보고 싶어 하던 엄마가 눈앞에 있어도 감히 달려가지도 못하고 두 눈으로 뚫어져라 예나만 바라보았다.

예나는 별장 안으로 걸어와 주위를 살피며 남천을 찾았다. 따뜻한 실내에 들어와서도 그녀는 외투를 벗지 않고 두 손을 주머니 안으로 꾹 넣고 있었다. 예나의 눈길이 아이들에게로 향했다.

“모두 방으로 돌아가 있어. 부르기 전까지 절대 나오지 말고.”

수아가 울먹거렸다.

“엄마, 저…… 저 좀 안아주면 안 돼요?”

예나가 고개를 저었다.

“이따가 엄마가 볼일 마치면.”

악마 같은 남천이 어디에 숨어서 그녀를 지켜볼지 모르는 노릇이었기에 예나는 함부로 아이들에게 다가갈 수 없었다.

예나의 눈길이 이번에는 제훈을 향했다.

아직 강씨 별장을 떠나지 않은 제훈은 구석 자리에서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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