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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3화

예나를 안방 침대에 눕힌 현석은 침대 옆 소파에 앉아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았다.

무슨 일인지 대충 예상은 가지만 쉽게 물어볼 수가 없었다. 어떤 일은 물어봐도 해결할 수 없었다.

날은 점점 희미하게 밝아지고 어둠은 햇빛 속에서 종적을 감췄다.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뒤통수의 고통은 점점 더 심해지고, 예나는 침대 위에서 거의 부서질 것 같았다.

현석은 소파에서 굳은 표정으로 핸드폰을 확인했다.

[어젯밤 별장 부근에서 강남천의 흔적을 발견했습니다.]

[차량 세 대로 갈아타며 도주하는 바람에 사람은 놓쳐버렸지만, 성남시에 있는 이상 멀리 가지는 못했을 겁니다.]

현석은 텅 빈 눈동자로 예나를 바라보았다.

‘모두 내 탓이야. 어젯밤 예나 씨와 함께 아래층으로 내려갔어야 했어.’

‘내가 강남천에게 기회를 준 거랑 다름이 없어.’

자책하던 현석은 곧 몸을 일으켜 간단한 아침상을 가지고 올라왔다.

“예나 씨, 먼저 뭘 좀 먹는 게 어때요?”

“나한테 말 걸지 말라고요! 저리 가요!”

예나는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다짜고짜 고함을 질렀다.

그러나 그 말이 끝나자마자 예나는 바로 정신을 차리고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현석 씨, 미안해요. 내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그녀는 자신의 자아가 둘로 갈라지는 기분을 느꼈다. 한쪽은 제훈이를 강씨 별장에서 내보내자고 아우성치고, 다른 한쪽은 그 생각을 억누르기 바빴다.

‘머리가 너무 아파, 더 이상 못 참겠어.’

‘강남천은 정말 악마야. 내 손으로 현석 씨를 다치게 하는 것도 모자라 이젠 아이들한테까지 손을 대게 하다니.’

‘아무리 모든 걸 다 알고 있는 제훈이라고 해도 상처를 받을 거야. 제훈이에게 버림받는 아픔을 느끼게 하고 싶지 않아.’

“현석 씨, 제발 날 좀 가만히 내버려둬요. 문을 닫고 날 이 방안에 가둬요.”

‘문을 닫으면 내가 제훈을 찾아갈 수도 없을 테니까.’

현석은 안타까운 표정으로 예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예나에게 걸어가 그녀를 품 안에 넣었다.

“예나 씨, 강남천이 무슨 지령을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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