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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0화

예나의 기억 속에 제훈은 똑똑하고 일찍 철이 든 아이라 2살을 넘긴 후로는 우는 모습도 드물었다.

하지만 그렇게 듬직하던 제훈이 숨이 차도록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예나가 빠르게 걸어가 제훈을 품에 안고 눈물을 닦아주었다.

“제훈아, 엄마 여기 있어. 제훈이 옆에 있으니까 그만 울어.”

예나는 제훈의 등을 토닥였다.

“엄마, 엄마…….”

제훈은 천천히 진정하기 시작했다.

예나는 이런 제훈을 품에 안고 소파에 앉아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아빠가 왜 제훈이를 오라고 했는지 알아?”

제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 몸의 칩 프로세스를 고치려고요.”

예나는 한숨을 폭 내쉬었다.

‘역시 제훈이는 알고 있었어.’

예나는 아이의 머리카락을 쓸어내렸다.

“자신 있어?”

“최선을 다해볼 게요.”

현석이 컴퓨터와 각종 기구를 꺼내 왔다.

모든 준비는 끝났다.

예나는 소파에 기대앉아 두 눈을 감고 몸의 긴장을 풀었다.

제훈은 맞은편 의자에 앉아 작은 두 손으로 키보드를 토닥토닥 두드렸다. 검은색 화면 위로 하얀색 파란색 부호가 나타나고 빨간 점이 계속 깜박였다.

현석은 귀걸이를 손에 쥐고 긴장한 모습으로 그들을 지켜보았다.

시간은 1분 1초가 지나고 날은 어느새 어두워졌다. 겨울 찬 바람이 창밖으로 몰아쳤으나 거실 안은 적막했다.

탁!

제훈이 컴퓨터를 닫아버리고 몸을 일으켜 세웠다.

“원본 프로세스는 파괴가 되지 않아요.”

제훈이 입술을 매만졌다.

“하지만 프로세스 내용을 수정해서 호르몬이 분비되어도 작동하지 않도록 했어요.”

예나의 눈이 반짝거렸다.

“그게 정말이야, 제훈아?”

제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데이터베이스와의 거리가 너무 멀어서 겨우 몇 가지만 수정했어요. 며칠 더 연구하면 새로운 발견이 있을 거예요.”

“제훈아, 너무 대단해!”

현석이 제훈을 바라보며 칭찬을 아끼지 못했다.

‘제훈이는 생각보다 더 재능이 있어.’

“제훈아, 고마워.”

예나는 아이를 품에 안았다.

“네가 엄마를 구해준 거야.”

제훈은 부끄러운 마음에 얼굴을 푹 숙였다.

“내가 당연히 해야 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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