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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8화

“나가요!”

“나가!”

예나가 이를 악물며 겨우 몇 글자를 뱉었다.

현석이 예나를 끌어안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아무 일도 없을 거예요. 내가 여기 있잖아요, 무리하지 마요.”

칩으로 조종된 예나는 대부분 주변 사람을 다치게 했다.

현석은 자신이 다쳐도 좋으니 예나만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다.

“가요! 나가라고요!”

예나가 새빨개진 눈시울로 현석을 노려보았다.

“나가요, 현석 씨. 제발 나가요. 더 이상 못 참겠어요.”

머릿속 남천의 목소리가 점점 선명하게 들려왔다.

“예나야, 베개 아래에 숨겨둔 칼을 꺼내 강남천의 목을 찔러!”

“싫어!”

예나는 고통에 몸부림쳤다.

현석은 여전히 예나를 품에 안고 그녀를 다독였다.

머릿속에 울리는 목소리와 귓가에 들리는 목소리는 커다란 덫이 되어 그녀를 옭아맸다.

예나는 점점 이성을 잃어갔다.

그러다가 있는 힘껏 끈을 끊어낸 예나는 단숨에 베개 아래 감춰진 칼을 들고 현석을 향해 휘둘렀다.

칼이 현석의 목을 관통하려는 찰나, 예나는 손목을 꺾어 자신의 손등을 내리찍었다.

손등 위로 새빨간 피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드디어 머릿속을 지배하던 목소리가 사라졌다.

“예나 씨!”

현석이 바로 그녀의 손을 지압하다가 아래층으로 안고 내려가 응급 처치를 시작했다.

예나는 소파에 웅크리고 누워 현석에게 손을 맡겼다.

치료가 끝나고 현석이 물었다.

“아까 시스템이 무슨 지령을 내렸던 거예요?”

예나가 입술을 우물거렸다.

“멀리 떨어지라니까 왜 자꾸 다가온 거예요?”

그녀의 말에 현석이 얼굴이 굳었다.

예나는 그의 표정을 살피며 하려던 말을 삼켰다.

만약 기본 시스템의 지령이라면 예나는 자기 행동을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예나는 방금 있었던 일을 생생하게 기억했다. 그러니 방금 지령은 시스템이 아닌 누군가가 지령을 내린 것이었다.

“강남천!”

현석이 인상을 찌푸렸다.

“성남시에 이미 사람을 풀었으니 금방 찾아낼 거예요.”

예나가 현석의 얼굴을 감싸며 말했다.

“우리 당분간만 떨어져서 지내요.”

“왜요?”

현석이 그녀의 다친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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