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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화

도준호는 퇴로가 있었지만 그녀에게는 퇴로조차 없었다.

때문에 모든 사실이 탄로 나면 그녀와 어머니를 기다리는 건 처참한 최후뿐이었다…….

도설혜는 숨을 크게 들이켜더니 끝내 입을 열었다.

“아빠, 주주총회 시작했어요. 우리도 얼른 가요.”

도 씨 그룹의 대부분 지분은 도 씨 가문 손에 있다. 도진호가 35퍼센트, 그리고 도설혜와 도예나가 각각 25퍼센트, 나머지는 다른 주주들.

원래 상황이라면 도설혜가 최대주주였겠지만 절반의 지분을 도예나에게 주면서 공동 2위로 내려앉았고 도진호가 그녀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1퍼센트를 넘겨준 덕에 그녀가 2대 주주, 도예나가 3대 주주가 된 거다.

그리고 현재, 큰 회의실 안. 주인의 자리에 앉은 도진호 양옆으로 도설혜와 도예나가 앉아있다.

주주총회에 참가한 주주들은 당연히 지분 변동에 대해 들은 적 있는 사람들이었고 모두 도진호와 함께 지금껏 회사를 일궈오던 사람들이다. 때문에 도 씨 가문의 일데 대해 다들 알고 있는 데다 도설혜와 전에 단독으로 얘기한 적이 있은지라 모두 마음속으로 답을 갖고 이 자리에 앉았다.

“보아하니 네가 도 씨 가문 첫째 딸이구나. 그런데 자기소개도 하지 않는다니.”

4대 주주 여민석이 먼저 정적을 깼다. 하지만 그 말투에는 가시가 박혀 있었다.

그걸 읽어낸 도예나는 눈썹을 치켜뜨더니 예쁜 눈을 접으며 당당한 태도로 맞섰다.

“여 이사님, 안녕하세요. 전에 뵌 적도 있는데 자기소개가 필요한가요?”

“여자는 자라면 열 번도 넘게 변한다는데 소개를 하지 않으면 우리가 알아볼리가 없잖니. 게다가 지난 4년간 뭘 하다 왔는지 이 자리에 우리와 함께 앉아있을 자격이 되는지 정도는 알아야 할 것 아니니.”

그 말에 옆에 있던 장기태도 끼어들었다.

“그러게 말이다. 우리가 분기마다 주주총회를 열어 분기 목표를 정하는데, 넌 그런 방면의 재능이 없는 것 같으니 회의실에서 나가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이윽고 다른 주주들도 너나없이 빨리 나가라는 듯한 눈빛을 보내왔다.

하지만 그들의 이런 반응을 도예나는 이미 짐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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