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89화

남천은 침대 옆에 누워 한 손으로 예나의 턱을 잡았다.

지령을 완성한 예나는 갑자기 정신을 차리고 남천의 손을 탁 쳐냈다.

그러나 남천이 다른 손으로 예나의 입을 막아버렸다.

“강현석을 불러올 생각 마. 나도 내가 무슨 짓을 벌일지 모르겠으니까.”

그리고 남천은 손에 쥔 귀걸이를 그녀의 앞으로 흔들었다.

“강현석을 죽이라고 명령한다면 당신은 그것마저 복종할 수밖에 없을 거야. 한번 시도해 볼래?”

“미친놈!”

예나는 참지 못하고 욕을 읊조렸다.

“당신 몸에 마이크로칩이 심어졌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내가 얼마나 기뻤는지 알아?”

남천이 예나의 얼굴을 그러쥐며 말했다.

“더구나 그 칩이 내 회사에서 만든 거라니, 믿을 수가 없었어. 정말이지 난 그 지하실에서 그렇게 죽어가려고 했었는데 당신이 나한테 새로운 희망을 준 거야.”

예나는 뒤로 슬금슬금 도망가며 남천의 손길을 피했다.

남천의 손길이 닿을 때면 예나는 속이 메슥거렸다.

‘현석 씨와 똑같은 얼굴을 하고 왜 이렇게 비뚤어진 생각을 하는 건지.’

“도예나, 나랑 함께 떠나자.”

남천이 다시 그녀에게 다가가 말했다.

“내가 잘해 줄게. 평생 사랑해 줄게. 그러니까 나랑 성남시를 떠나.”

“꿈 깨!”

예나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

“이 물건만 있다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야.”

남천이 귀걸이를 손에 쥐며 말했다.

“세 날 동안 고민할 시간을 줄게. 만약 나와 함께 떠나지 않는다면 난 지령을 내릴 거야.”

“당신…….”

예나가 입을 열려는데 안방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예나 씨, 들어가도 될까요?”

현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남천의 얼굴에 조롱과 질투의 표정이 여렸다.

그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내가 이곳을 찾아온 걸 강현석에게 알린다면 당신 손으로 직접 강현석을 죽이라고 명령할 거야.”

그 말을 끝으로 남천은 창문 밖으로 뛰어내렸다.

예나는 빠르게 걸어가 베란다 창문을 닫았다.

닫아봤 자 소용이 없다는 것도 알지만 예나는 커튼까지 꽁꽁 닫아버렸다.

현석이 문을 열고 들어오며 말했다.

“잠이 든 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