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887화

Author: 하나술
현석이 인상을 찌푸렸다.

“세훈아, 제훈이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

세훈이 깜짝 놀라 물었다.

“아직 밥을 먹지도 않았는데, 다 먹고 가면 안 돼요?”

현석이 예나를 품 안으로 끌어안았다.

예나의 눈동자는 이미 초점을 잃었다. 차가운 그녀의 표정은 마치 기계 사람 같았다.

제훈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제훈은 세훈을 잡아당기며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아빠, 먼저 엄마랑 위층으로 올라가세요. 저와 형은, 마저 먹고 돌아갈 게요.”

현석은 별말 없이 예나를 안아 들고 방으로 올라가 문을 잠갔다.

“제훈아, 어떻게 된 일이야?”

세훈의 얼굴이 점점 하얗게 질렸다.

“정말 네 추측대로 그런 거야?”

제훈의 표정이 심각했다.

“엄마의 표정 변화를 보면 인터넷에서 읽은 마이크로칩의 피해자 서술과 똑같아. 시스템이 지령을 내린 후의 변화가 맞는 것 같아.”

세훈은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럼 우린 이제 어떡해?”

“엄마가 이사를 한 건 어쩌면 가장 최선인 방법일지도 몰라.”

제훈이 주먹을 꼭 쥐며 말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아빠를 도와 하루라도 빨리 프로세스를 해킹하는 거야.”

제훈은 눈앞의 한 상 차림을 보고도 입맛이 없어졌다.

“형, 우리 이만 돌아가자.”

세훈은 2층의 닫긴 안방을 한 번 더 확인하고 제훈과 함께 집을 나섰다.

2층의 예나는 현석의 품에 안겨 현석이 반복적으로 불러주는 이름을 들으며 점점 안정을 되찾았다.

얼마 뒤 그녀의 눈동자에 다시 생기가 돌았다.

“아까 내가 이상한 행동을 하진 않았죠?”

“아무 일도 없었어요. 내가 바로 방으로 데려왔어요.”

현석이 부드러운 표정으로 예나를 위로했다.

“점점 지령을 거부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 것 같은데요.”

“이젠 작동 원리를 알 수 있으니까 그런 것 같아요.”

예나가 입꼬리를 작게 올렸다.

“대단하죠, 나?”

현석이 그녀의 흐트러진 머리를 정리해 주며 말했다.

“우리 예나 씨가 세상에서 제일 대견해요.”

두 사람이 손을 잡고 아래층으로 내려오자, 경호원은 두 아이가 이미 강씨 별장으로 돌아갔다고 전했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귀국한 사모님 아이를 뺏는다!   제888화

    예나는 핸드폰을 들고 서재로 돌아가 노트북을 켰다.장씨 그룹의 기사는 이미 내려 갔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인터넷에 글을 올리고 있었다.이익률을 높이려고 장서영은 많은 근로자들을 밤샘 근무시켰고 최대 16시간 동안 일했으며 대부분 근로자가 현장에서 실신하고, 심각한 자는 쇼크사로 목숨이 위태로웠으며 어떤 사람은 중환자실에 들어갔다.예나는 빠르게 기사를 확인하고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명훈아, 우리 현장은 반드시 2교대로 진행되어야 해. 매 교대는 8시간 근무이고, 내일 네가 직접 확인해 봐.”그녀의 말을 명훈은 열심히 적어갔다.전화를 끊은 후에도 예나의 표정은 여전히 굳어 있었다. 이대로 라면 석유 화학 프로젝트는 한 달 안으로 어마어마한 수익을 낼 수 있었다.리조트 프로젝트도 문제없이 운영되고 있으나 출발선 자체가 달랐으니 열심히 달려 비등비등한 수준은 유지해도 추월하기는 어려웠다.그리고 평가 기간도 어느새 절반이 훌쩍 지나고 열흘만 지나면 종료가 되었다.안방 창문은 이미 새로 달았고, 미닫이문으로 변경된 후로는 한 번도 잠금을 푼 적이 없었다.그녀가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데 갑자기 창문이 훌쩍 열리고 검은색 그림자가 방 안으로 들어섰다.예나의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벌떡 일어나 도망가려고 했다.“거기 서.”차갑고 사악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예나는 그 자리에 멈춰 섰다. 두 다리를 움직이고 싶었으나 몸은 자기 말을 듣지 않았다.그렇게 그녀는 문을 몇 걸음 앞두고 멈춰 버렸다.검은색 그림자는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예나를 향해 걸어왔다.“도예나, 많이 놀랐지? 내가 여기 나타날 줄 감히 예상이나 했겠어?”예나의 차가운 시선이 눈앞의 사람에게 떨어졌다.“강남천, 여긴 성남시야. 현석 씨가 있는 곳에서 네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안방에 홀연히 나타난 사람은 바로 강남천이었다.온통 검은색으로 몸을 가린 남천은 검은색 모자까지 푹 눌러쓰고 얼굴을 반쯤 가렸다.그러나 날카로운 입술 선만은 선명하게 보였고 그 입술은

  • 귀국한 사모님 아이를 뺏는다!   제889화

    남천은 침대 옆에 누워 한 손으로 예나의 턱을 잡았다.지령을 완성한 예나는 갑자기 정신을 차리고 남천의 손을 탁 쳐냈다.그러나 남천이 다른 손으로 예나의 입을 막아버렸다.“강현석을 불러올 생각 마. 나도 내가 무슨 짓을 벌일지 모르겠으니까.”그리고 남천은 손에 쥔 귀걸이를 그녀의 앞으로 흔들었다.“강현석을 죽이라고 명령한다면 당신은 그것마저 복종할 수밖에 없을 거야. 한번 시도해 볼래?”“미친놈!”예나는 참지 못하고 욕을 읊조렸다.“당신 몸에 마이크로칩이 심어졌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내가 얼마나 기뻤는지 알아?”남천이 예나의 얼굴을 그러쥐며 말했다.“더구나 그 칩이 내 회사에서 만든 거라니, 믿을 수가 없었어. 정말이지 난 그 지하실에서 그렇게 죽어가려고 했었는데 당신이 나한테 새로운 희망을 준 거야.”예나는 뒤로 슬금슬금 도망가며 남천의 손길을 피했다.남천의 손길이 닿을 때면 예나는 속이 메슥거렸다.‘현석 씨와 똑같은 얼굴을 하고 왜 이렇게 비뚤어진 생각을 하는 건지.’“도예나, 나랑 함께 떠나자.”남천이 다시 그녀에게 다가가 말했다.“내가 잘해 줄게. 평생 사랑해 줄게. 그러니까 나랑 성남시를 떠나.”“꿈 깨!”예나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이 물건만 있다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야.”남천이 귀걸이를 손에 쥐며 말했다.“세 날 동안 고민할 시간을 줄게. 만약 나와 함께 떠나지 않는다면 난 지령을 내릴 거야.”“당신…….”예나가 입을 열려는데 안방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예나 씨, 들어가도 될까요?”현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남천의 얼굴에 조롱과 질투의 표정이 여렸다.그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내가 이곳을 찾아온 걸 강현석에게 알린다면 당신 손으로 직접 강현석을 죽이라고 명령할 거야.”그 말을 끝으로 남천은 창문 밖으로 뛰어내렸다.예나는 빠르게 걸어가 베란다 창문을 닫았다.닫아봤 자 소용이 없다는 것도 알지만 예나는 커튼까지 꽁꽁 닫아버렸다.현석이 문을 열고 들어오며 말했다.“잠이 든 줄

  • 귀국한 사모님 아이를 뺏는다!   제890화

    예나는 착잡한 마음을 뒤로하고 미소를 지은 채 현석과 주방으로 향했다.예나가 감자를 씻으며 덤덤하게 물었다.“현석 씨, 강남천은 요즘 말썽 안 피워요?”현석이 고개를 숙인 채로 채소를 썰며 대답했다.“요즘 지하실에서 조용히 지내고 있어요.”처음 갇힌 몇 달 동안 남천은 각종 이상한 요구를 했고, 그 틈을 타 도망을 가려고 했으나 매번 다시 잡혀 왔다.탈출할 수 없다고 마음을 비운 요즘은 오히려 조용했다.감자를 씻던 예나의 손이 뚝 멈췄다.‘강남천이 탈출한 걸 현석 씨는 아직 모르고 있어.’그녀는 고개를 숙여 천천히 말했다.“현석 씨, 나 강남천하고 통화하고 싶어요.”현석이 하던 일을 멈추고 예나에게 시선을 돌렸다.“예나 씨, 강남천은 너무 위험한 사람이에요. 예나 씨가 연락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칩 데이터베이스에 대해 알아보려고 아무리 함정을 파도 남천은 입을 꾹 다물었다.‘현석 씨는 내가 강남천과 연락하는 게 싫은가 봐.’“여보, 뭘 걱정하는 거예요?”예나가 손을 닦고 그의 목에 두 팔을 걸었다.“난 현석 씨 한 사람만을 사랑해요. 날 믿지 못하는 거예요? 강남천에게 연락하려는 건 칩에 대해 알아볼 게 있어서 그래요. 혹시 말실수로 중요한 단서를 흘릴 수도 있잖아요.”현석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알겠어요. 레이한테 연락할 게요.”“급하지 않아요. 저녁 먹고 연락해요.”예나는 감자를 마저 씻었고 현석은 미소를 터뜨렸다. 두 사람은 함께 저녁 요리를 완성했다.감자반, 제육볶음, 미역국, 밥 두 그릇. 간단한 집 밥이었지만 너무 행복한 저녁 식사였다.저녁 식사를 마치고 현석이 설거지를 했다.그리고 전화를 꺼내든 현석이 레이에게 전화를 걸었다.그의 목소리는 날카롭고 위협적이고 상위 포식자 같은 위압감이 있었다.그런데 이런 남자가 방금 주방에서 설거지했을 거라고 누가 예상을 하는가?예나는 턱을 괴고 현석을 보며 한숨을 폭폭 내쉬었다.남천이 없어졌다는 걸 알아버린다면 평화롭던 둘의 생활에 또 금이 생길 것이다

  • 귀국한 사모님 아이를 뺏는다!   제891화

    예나가 걸어가 현석의 등을 토닥였고 현석은 점차 안정을 되찾았다.입술을 매만지며 고민하던 현석이 입을 열었다.“모니터는 이미 망가졌을 수도 있어. 해커를 찾아서 내용을 복구하고 강남천을 다시 잡아와.”전화를 끊은 후에도 현석은 화를 삼키지 못했다.“괜찮아요.”예나가 현석을 다독였다.“강남천같은 사람이 어떻게 얌전히 지하실에 갇혀 지내겠어요. 갇힌 그날부터 어떻게 탈주할지 고민했겠죠.”현석이 차가운 예나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예나 씨가 강남천과 연락하고 싶다고 하지 않았다면 난 강남천이 사라졌다는 걸 꿈에도 모를 뻔했어요.”“현석 씨, 지금 자책할 시간이 없어요. 강남천이 어디로 숨었는지 알아봐야 죠.”현석이 굳은 얼굴로 잠시 고민에 빠졌다.“성남시로 왔을 거예요.”그는 점점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남천은 자신을 원망했으니, 자신에게 복수하러 왔을 수도 있었다.하지만 현석이 제일 두려워하는 건 남천이 예나를 노리고 있다는 것이었다.거기까지 생각을 마치자, 현석은 예나를 품에 안았다.“오늘부터 단 1초도 내 옆에서 사라지지 마요.”마이크로칩이 심어진 예나는 너무 위험했다.“현석 씨, 걱정하지 마요. 그럴 일은 없을 거예요.”예나가 쓴웃음을 지었다.“날 찾아오면 현석 씨가 있을 텐데 강남천은 그렇게 위험한 일을 하지 않을 거예요.”두 사람은 꼭 껴안았으나 서로 불안한 마음을 떨쳐내지 못했다.날은 점점 어두워지고 어느새 저녁 11시가 다 되어가자, 현석이 예나를 품에서 놓아주었다.“예나 씨, 시간이 늦었으니 이만 돌아가는 게 좋겠어요. 난 옆방에 있을 게요.”예나가 고개를 끄덕이고 방으로 돌아갔다.방으로 돌아간 후, 예나는 베란다 창문을 꼼꼼히 확인하고 화장대로 문 앞으로 막아 두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러나 그때, 그녀의 머릿속에 남천의 목소리가 울렸다.“예나야, 착하지. 베란다 문 열어.”그 목소리는 반복해서 예나의 머릿속에 울렸다.예나는 필사적으로 자기 손바닥을 꼬집으며 목소리와 대적했다.하지만 명

  • 귀국한 사모님 아이를 뺏는다!   제892화

    예나는 자기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다.빨간 입술이 하얗게 질렸다.“셋 셀 테니 대답해. 아니면 당장 강현석을 위험하게 만들 거야.”남천이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귀걸이를 들고 가볍게 흔들었다.버튼만 누르면 예나를 조종할 수 있었다.아무리 저항하고 애써도 결국 예나는 명령에 복종할 수밖에 없다.손에 든 칼이 현석을 향해도 예나는 자신을 멈출 수가 없을 것이다.‘현석 씨는 내가 공격해도 가만히 당하고만 있을 거야.’“하나.”“둘.”“셋.”“…….”“그래, 알겠어.”예나가 고개를 들어 남천을 바라보았다.“내가 뭘 어떻게 해야 하는데?”남천이 침대를 힐긋 보며 말했다.“올라가서 옷을 벗어.”예나는 말없이 몸을 돌려 침대 옆으로 걸어가 불을 끄려고 했다.그러나 남천이 말했다.“허튼수작 부리지 말고, 옷이나 벗어.”예나는 고개를 떨구고 셔츠 단추를 하나씩 풀었다. 이어 하얀색 민소매와 정교한 쇄골 라인, 흰 피부가 드러났다.남천이 군침을 꿀꺽 삼켰다.몇 달 전, 법적으로 부부 사이임에도 남천은 예나의 몸에 손 한번 대지 못했다.그날 밤 예나가 약을 탄 술을 먹여 정신을 잃은 남천은 관계를 맺은 걸 기억하지 못하는 줄만 알았다.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이 모든 게 예나의 계획이었다.‘교활한 여자, 지금까지 날 속였어!’예나는 한 걸음 한 걸음 남천에게 걸어가며 말했다.“이러면 돼요?”남천은 고개를 숙여 그녀의 체향을 맡았다.지하실에 몇 달 갇혀 지내면서 수많은 여자와 하룻밤을 보냈지만…… 모두 예나만큼 그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얼굴에 흉터가 생겼다고 해도 그녀의 아름다움에는 손색이 없었다.예나의 말 한마디, 움직임 하나하나가 남천에게는 치명타였다.예나가 고개를 들어 물었다.“오늘 밤만 같이 지내면 나와 현석 씨를 놔줄 거예요?”“네 목숨은 살려주지. 하지만 강현석은…….”남천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나와 강현석의 원한은 20년이 넘었어. 네 말 한마디로 없어질 원한이 아니라고.”예나가 입술을 매만지며 말했다.

  • 귀국한 사모님 아이를 뺏는다!   제893화

    “적응할 시간이라도 줘야 죠.”눈물을 그렁그렁 단 예나가 말했다.“어떻게 내가 아무 감정 없이 당신이랑 하룻밤을 보낼 수 있겠어요.”예나의 눈물은 남천의 마음을 한순간에 누그러뜨렸다.교활한 여인이라는 걸 알면서도 남천은 마음이 약해졌다.“그럼 천천히 적응하도록 해.”그는 손가락으로 예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남천은 그동안 자신에게 있었던 일들을 떠올렸다.어둠 속에 갇혀 낮과 밤이 없는 나날들, 그는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여전히 머리를 쓰다듬던 남천이 물었다.“어때, 마음이 좀 편해졌어?”예나는 가녀린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점차 느슨하게 몸을 풀고 아무 저항도 하지 않았다.남천은 신발을 벗고 침대 위로 올라가 예나의 몸 위로 향했다. 그의 손길은 더없이 부드러웠다.“바로 그때!”예나는 베개 아래에 숨겨둔 칼을 꺼내 남천의 목에 꽂았다.뜨겁던 분위기가 사라지고 단숨에 공기마저 살벌해졌다.남천이 표정을 굳혔다가 다시 헛웃음을 지어 보였다.‘잘 지내보려고 달래고 애써도 이 여자는 내 목숨만 노리고 있어.’칼이 꽂힌 목에서 고통이 찾아오고 피가 주르륵 흘러 흰 침대 시트를 물들였다.예나는 두 손으로 칼을 꼭 쥔 채로 몸을 바로 세웠다.옷도 챙겨 입지 않은 상태로 예나가 서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예상 밖의 일이지?”남천이 기괴한 미소를 지었다.“역시, 쉽게 넘어갈 여자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는데.”그는 귀걸이를 손에 쥐고 버튼을 누르려고 했다.예나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지령을 내려도 난 당신을 죽일 만큼의 시간은 버틸 수 있어. 그럼, 우리 둘 다 죽는 거야.”남천의 손이 멈춰 섰다.‘정말 지독한 여자야. 새삼 놀랍지도 않네.’예나가 손을 뻗어 귀걸이를 낚아채자, 남천이 웃음을 터뜨렸다.“이 귀걸이가 마음에 드는 거야? 나한테 몇 백 개는 있는데.”남천이 나른하게 침대 머리에 몸을 기댔다. 목에 칼이 꽂혀도 아랑곳하지 않고 남천이 말을 이었다.“내 모든 부하한테도 있어. 날 죽이고 부하들의

  • 귀국한 사모님 아이를 뺏는다!   제894화

    예나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베란다 창문을 닫았다. 욕실로 걸어간 예나는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확인했다. 하얀 얼굴에 번진 피, 흰 나시에 새빨간 핏자국, 빨개진 눈시울, 헝클어진 머리, 지옥에서 도망친 귀신이라고 해도 과장이 아니었다.‘어쩌다가 이렇게까지 됐을까.’그녀는 고개를 숙여 찬물로 세수하며 정신을 차렸다.다시 안방으로 돌아온 그녀는 침대 시트를 교체하고, 귀걸이를 손에 쥔 채로 한참동안 살폈다.예전의 귀걸이와 거의 똑같았다. 안의 칩도 특별한 게 없어 보였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침대에 몸을 기대앉은 예나는 도저히 잠에 들 수 없었다.‘아무리 악마 같은 강남천이라고 해도 오늘 밤엔 다시 찾아오지 않을 거야.’‘하지만 오늘 다치게 했으니 반드시 복수하러 올 거야.’그녀는 몸을 일으켜 옆방으로 걸어갔다.이미 새벽 2시가 넘은 시간이라, 오직 작은 무드 등만이 방안을 비췄다.어두운 곳에서 현실 감각을 잃은 예나는 현석의 방문 앞에서 한참이나 고민하다가 결국 문을 열었다.그녀가 들어오자 현석은 바로 몸을 일으켜 세웠다.민첩한 현석은 베개 아래로 손을 넣어 무기를 잡았지만, 방안을 찾은 게 예나라는 걸 알아차리고 다시 무기를 내려놓았다.“예나 씨, 무슨 일이에요?”현석이 예나에게 걸어가 그녀를 꼭 껴안았고 그녀의 체온에 깜짝 놀라 물었다.“왜 이렇게 몸이 차가워요?”예나는 고개를 저으며 그의 품속을 파고들었다.식은땀을 흘리고, 찬물로 세수까지 했으니 아무리 따뜻한 침대 안에 있어도 도저히 몸이 녹지 않았다.그녀는 현석의 목을 끌어안고 키스를 했다.그러나 현석은 의식적으로 그녀의 손길을 피했다.예나가 그의 얼굴을 감싸 쥐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현석 씨, 하고 싶어요.”그 말에 현석은 마지막 이성의 끈을 놓아버렸다.현석은 예나의 허리를 감싸 쥐고 다시 키스를 시작했다. 한참이나 이어진 키스에 두 사람 모두 숨을 헐떡이며 침대 위로 누웠다.현석이 예나를 끌어안으며 말했다.“예나 씨, 지금이라도 그만둘까요? 예나 씨

  • 귀국한 사모님 아이를 뺏는다!   제895화

    예나의 몸과 마음은 서로 다른 자아가 생긴 것처럼 몸은 현석을 밀어냈으나 마음은 그를 원했다.그날 밤, 달빛이 은은하게 들어오는 방에서 둘은 긴 밤을 보냈다.다시 눈을 떴을 때, 예나는 피곤함에 찌들었다.“먹고 싶은 거 있어요? 내가 해줄 게요.”현석의 물음에도 예나는 그의 품에 안겨 잠긴 목소리로 대답했다.“어젯밤에 내가 이상한 행동한 거 없죠?”현석이 예나의 이마에 키스하며 말했다.“정말 대단해요, 예나 씨는 칩 시스템을 이겼어요.”“정말요?”예나가 입꼬리를 올렸다.“그럼 앞으로 계속 함께 자도 돼요?”예나의 물음에 현석은 입을 꾹 다물었다.비록 어젯밤 예나가 시스템의 명령 불복에 성공했지만, 그 과정은 너무 힘들어 보였다. 현석은 예나가 힘든 게 싫었다.“함께 자도 돼요. 하지만…….”현석이 조금 뜸을 들였다.“얌전히 잠만 자는 거예요. 다시 날 유혹하지 마요.”예나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현석의 품에 안겼다.현석과 함께 지내면 남천이 그녀를 넘볼 기회가 사라질 테니 예나는 그 하나로 만족했다.아침을 먹고 나서 예나는 옷을 갈아입고 아래층으로 내려왔다.“벌써 보름 동안 집 밖을 나가지 않았어요. 오늘엔 현장 좀 나가볼 게요.”명훈이 매일 보고를 올렸음에도 예나는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현석이 고개를 끄덕였다.“같이 가요.”현석이 차 키를 가지고 나가 차를 문 앞으로 운전해 왔다.그리고 직접 좌 수석 문을 열어 예나를 앉히고 친절히 안전벨트까지 해주었다.리조트와 별장은 멀지 않은 곳에 있었는데 불과 10분 만에 현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보름 전에 이곳을 찾았을 때는 온통 눈으로 뒤덮여 공사를 진행할 수가 없었는데 이제는 기초시설이 거의 완공되어 가고 있었다.예나와 현석이 임시 사무실로 걸어가며 말했다.“고지훈 부장은 어디 있나요?”사람들은 성남시 최고 미녀인 도예나를 모를 리가 없었다.안내데스크의 직원이 다가와 그녀에게 공손하게 인사를 올렸다.“고지훈 부장님과 문해준 팀장님은 안에서 회의 중이십니다.

Latest chapter

  • 귀국한 사모님 아이를 뺏는다!   제1347화

    온라인 댓글 창에도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는 네티즌들이 댓글을 쏟아냈다.빠르게 정신을 차린 진행자가 술렁이는 사람들의 반응에 말을 보탰다.“다들 잊으셨나요? 강연 님께서 또 좋은 소식도 전하겠다고 하셨습니다.”그 말에 사람들이 다시 집중했다.이어 사람들은 숨소리를 가다듬었고 강연의 목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저와 전서안 씨는 멀지 않아 곧 결혼할 예정입니다!”“!!!”[와아아아! 이날만을 기다렸다고!][엉엉 우리 강전 커플이 드디어 결혼하는구나! 정말 눈물이 앞을 가려. 두 사람이 걸어온 길을 모두 지켜보고 있었다고.][행복하세요! 두 사람 꼭 평생 행복해야 해요!]무대 아래 환호 소리가 이어지고 어느새 시상식 전체가 떠들썩하게 들려왔다.강연은 이 광경에 고개를 돌려 무대 뒤의 서안과 시선을 마주했다.드디어 결혼....9월 8일, 결혼에 적합한 어느 날.사회부, 경제부 기자는 물론 연예 기자까지 총출동했다.각종 포털에서 수아와 안택, 그리고 강연과 서안의 성대한 결혼식에 대한 기사를 앞다투어 보도했다.최고 재벌가인 강씨 가문의 두 공주님이 결혼하는 날, 더구나 결혼 상대 역시 만만치 않은 대단한 청년. 한국에 있어 수백 년 가도 한번 볼까 말까 한 성대한 구경거리였다.커다란 식장에 손님들로 붐비고 컬러 풍선이 이곳저곳에 날아다녔다. 꽃으로 뒤덮인 예식장과 레드카펫은 식장 처음부터 끝까지 펼쳐졌다.강씨 가문, 전씨 가문, 그리고 안택의 가족 모두 유명한 가문이었으므로 상업게, 정치계의 유명 인사들이 대거 출동했다.그렇다 보니 경찰 인력도 많이 투입되어 치안을 유지했다.이번 결혼식에는 그 어떤 매체도 초대하지 않았고, 다만 직접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했다. 그리고 주요 매체들과 협력해 다들 생중계를 퍼 나를 수 있도록 했다.그렇게 만인의 주목 아래 결혼식은 성대하게 치러졌다.수아와 강연의 드레스는 F 국왕실 전용 재단사가 시간과 심혈을 기울여 한땀 한땀 수놓은 것이었다.두 사람이 개인 헬기에서 내리고 결혼식장에 모습을

  • 귀국한 사모님 아이를 뺏는다!   제1346화

    강씨 가문은 또 한 번 침묵에 빠졌다.세 언니 중 나이란은 이미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흘리고 있었고, 청아와 예은은 애써 눈물을 참고 있었다.그러자 감동에 젖어있던 강씨 세 형제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었다.‘지금 다른 남자 때문에 우는 거야? 날 앞에 두고?’그러나 세 형제가 화를 낼 차례는 주어지지 않았다. 강현석이 몸을 일으켰기 때문이었다.강현석은 앞으로 다가가 훌륭한 두 청년의 어깨를 두드렸다. 몇 년 사이 조금 늙어버린 강현석은 어느새 상권을 주름잡던 그 모습이 사라졌다.“앞으로, 내 보배 딸을 잘 부탁하네.”안택과 서안의 얼굴에 기쁨이 번졌다.두 사람이 반응하기도 전에 강현석은 이미 자리를 벗어났고, 어느새 도예나가 강현석의 옆자리를 지켰다.도예나는 고개를 돌려 어느새 다 큰 자식들과, 대단한 두 사위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축하하네.”그리고 도예나는 강현석의 손을 잡고 거실을 벗어나 자리를 비켜줬다.거실은 잠시 침묵하다가 격동의 비명이 들려왔다.“아아아 드디어 성공했어!”“축하해! 드디어 결혼하네.”“두 공주님이 왕자님을 찾아가는 것 같아 너무 보기 좋아.”강씨 가문에는 웃음소리가 이어졌다.2층 베란다에서.강현석은 집 밖의 풍경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려 도예나와 시선을 마주했다. 서로를 바라보는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우리 아이들이 이제 다 컸네요.”...그리고 시상식은 예정대로 거행되었다.강연의 “아기” 사건으로 대부분의 매체가 시상식 앞을 채웠다. 게다가 인원을 계속 보충해 이 파격 소식을 맞을 준비를 했다.무대 위 강연이 트로피를 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그리고, 아주 중요한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려고 합니다.”그 말이 들리고 인터넷은 아예 서버가 막혀버렸다.무대 아래 모든 배우와 매체, 그리고 팬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 소식을 들으려고 했다.“강연 님! 드디어 전서안 씨와의 결혼 사식을 밝히려는 겁니까?”무대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의 기자가 앞으로 달려가지 못해 안달인 듯 외쳤다.“다들 급해

  • 귀국한 사모님 아이를 뺏는다!   제1345화

    “아버님, 안녕하세요!”안택과 전서안이 이구동성으로 말했다.나이가 많은 안택이 먼저 한 발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아버님, 이건 제가 3년 전부터 준비해 온 겁니다. 제 명하의 모든 재산, 가족 기업 주식, 부동산, 땅, 주식 등 모든 걸 수아의 이름으로 전환했습니다. 과거, 현재, 미래에서 제가 가진 모든 것, 제 목숨을 포함한 모든 것은 수아의 소유입니다.”그 말을 들은 수아가 깜짝 놀라 입을 딱 벌렸다.모든 재산을 본인의 이름으로 돌리다니. 안택은 수아에게 단 한 번도 이 사실을 밝힌 적이 없었다. 다만 묵묵히 행동으로 움직였다.“아버지...”수아가 강현석을 바라보는 눈빛은 어느새 촉촉해졌고 어쩔 줄 몰라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가족을 제외하고 수아를 위해 이렇게 모든 걸 희생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오직 안택일 것이다.묵묵히, 그리고 뜨겁게. 겉이 아닌 깊숙이까지 수아를 사랑했다.세훈은 안택이 건넨 문서를 읽더니 다시 강현석에게 넘겼다.강현석은 몇 장 넘기다가 깊은 고민에 잠겼다.그리고 아무 말없이 수아를 다독이다가 안택을 향해 말했다.“물어보고 싶은 게 세 가지가 있다네.”안택이 바로 대답했다.“편하게 말씀하세요.”“선택의 갈림길에 섰을 때, 자네의 사업과 내 딸을 선택해야 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질문을 들은 안택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니 고민하지도 않고 답했다.“제 사업이 아니라, 제 목숨으로 수아의 목숨을 구한다고 해도 수아를 선택할 겁니다.”“그렇다면 자네 가문과 내 딸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강현석이 계속해서 물었다.“그래도 수아를 선택하겠습니다. 제 가문은 이미 수백 년의 역사가 있습니다. 충분히 많은 우수한 자녀가 가문을 이어받을 수 있고 제가 굳이 나설 일은 없습니다.”안택이 대답했다.“그렇다면, 자네 부모님과 가족은?”강현석이 안택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천천히 물었다.“자네 부모, 가족들과 수아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그 물음에 안택이 잠시 침묵했다.진

  • 귀국한 사모님 아이를 뺏는다!   제1344화

    동시에 제훈도 수아에게 문자를 보냈다.[아버지와 어머니가 계신 건 바로 옆 동네야. 2시간도 안 되는 거리에 계셨던거야.]...‘역시!’차가운 인상의 수아가 살기를 드러냈다.‘그래요, 아버지. 이번에는 어디로 숨을 수 있을지 두고 보자고요!’스타일링을 마친 강연이 시간을 확인하자 시상식과 2 시간 정도 여유가 있었다.아버지가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은 30분 정도 남겼다.그리고 수아는 몰래 서안과 안택을 불러 아버지 강현석이 들어오기만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그 옆에는 흥미진진해 보이는 얼굴을 하는 세훈 부부, 세윤 부부, 그리고 제훈 부부가 있었다.강씨 두 자매의 노력 아래 세 언니는 이미 제 편으로 만들었고 두 사람의 결혼을 응원했다.이어 세 언니를 편에 끌어들이고 나니 세 오빠도 한 편으로 되었다.강씨 자매는 정말 아버지가 돌아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그러자 강현석과 도예나가 대문을 넘어서는 즉시 “포위” 당해버렸다.세 언니는 도예나를 이끌고 거실로 들어갔고, 강현석은 두 딸에 의해 양팔이 포위당한 채로 소파에 앉았다.세 아들은 각각 다른 퇴로를 맡고 강현석이 도망갈 수 없게 했다.이어지는 건 두 자매의 맹공격!“아버지! 우리 이제 다 컸으니 제발 각자의 행복을 찾을 수 있게 해주세요!”“그래요. 아버지! 우리가 보아 같은 귀여운 아이를 낳아 아이들이 외할아버지라고 부르는 걸 듣고 싶지 않으세요?”“아버지, 계속 미루다가는 보배 딸들 다 늙어요!”두 딸의 이어지는 애교 세례에 강현석은 정신이 혼미해졌다.“잠, 잠깐만!”아직 상황 파악이 되지 않은 강현석이 물었다.“송이가 임신해 아기가 있다는 말은 대체 뭐냐?”수아와 강연이 눈을 마주했고 강연이 머리를 쳐들며 말했다.“지금은 없지만, 원하면 언제든지 생길 거예요!”강현석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 말을 꺼낸 강현석이 기침을 연신 해댔다.“아버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수아는 미소를 지으며 위로했다.“이건 시작일뿐이에요. 동생에게 생길 거면 나도

  • 귀국한 사모님 아이를 뺏는다!   제1343화

    직원의 목소리는 생방송을 타고 큰 파동을 일으켰다.[강연 여신님에게 아기가?][전서안이 아버지가 되는 거야?][거봐, 내 말이 맞잖아. 두 사람이 몰래 결혼했다니까?][두 사람의 결혼을 왜 생방송으로 틀지 않은 거야!!!]생방송 댓글이 뒤집어지고 있는 걸 강연은 전혀 알지 못했다.“우리 집 보배 아기니까 잘 부탁드려요.”댓글은 더 난리가 벌어졌다.[????][!!!!]각종 의문 기호가 화면을 가득 채우고 강연과의 통화가 끝난 뒤에도 댓글은 끝나지 않았다.네티즌들은 감동에 북받쳐했다.시상식 관계자가 이 사실을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늦어버렸다. 이미 실시간 검색어가 초고속도로 상승 중이었다.클릭하면 팬들이 꺅 꺅-하며 환호하는 댓글이 넘쳤다.두 사람이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좋은 감정을 이어가자, 처음에는 받아들이지 못했던 팬들도 서서히 인정했다.그사이 강연의 성장은 아주 놀라웠다. “그 시절, 우리는” 드라마를 통해 여자 신인상을 받더니 “스파이”를 통해 여우주연상까지 차지했다.그 이후로 찍었던 영화도 모두 훌륭한 성적을 받아냈다.오늘 밤 시상식에서도 그중 한 영화로 상을 받기로 되어있었다.서안과 강연은 이제 신분이면 신분, 외모면 외모, 인품이면 인품, 경력이면 경력, 모든 게 어울리는 한 쌍이 되었다.두 사람의 성장을 지켜보고 과거 이야기까지 전해 들은 후로는 두 커플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과반수를 이뤘다.그러니 오늘 이 깜짝 뉴스에 다들 격한 마음을 숨기지 못하는 것이었다.유독 전서안 본인과 강씨 가문 사람들은 어리둥절한 심정이었다.수아 때문에 도피 중이었던 강현석이 가장 먼저 가족 톡방에 모습을 드러내며 질문을 쏟아냈다. 강현석도 적지 않게 놀란 모습이었다.[그 자식이 내 보배 딸을 임신시켜?][정말 하늘이 두 쪽 나도 불가능한 일이지!]스타일링을 받던 강연은 미처 소식을 전해 받지 못했고 수아가 답장했다.[아빠, 휴가 중 아니었어요? 신호가 나빠서 연락

  • 귀국한 사모님 아이를 뺏는다!   제1342화

    강현석은 여자는 안정된 직장이 있거나, 든든한 가족이 있다면 한평생 행복할 것이다, 라는 말을 자주 했다.더구나 강현석은 절대 자신의 아이디가 아닌 아내 도예나의 핸드폰으로 그러한 글을 남겼다.그래서 초반에는 강씨 형제들이 어머니마저 결혼을 반대하는 게 아닐까 싶어 두려움에 떨었었다.하지만 제훈이 아버지의 계정을 해킹해 글을 어머니의 아이디에 옮겨 전송한 것임을 알아냈다. 그제야 강씨 형제는 안심했다.장인어른이 사위를 어려워하는 건 당연했다. 그건 시어머니와 며느리와 같은 이치였다.하지만, 이 집안에서는 아버지와 딸들의 투쟁으로 조금 바뀌었다.두 사람의 투쟁은 어느새 3년 가까이 이어졌다.눈 깜짝할 사이에 18살 소녀 강연은 21살 아리따운 여인이 되었다.아버지와의 오랜 투쟁 끝에 강연과 서안은 약혼식을 마쳤고 연예계 공식 커플이 되었다.그리고 세훈, 세윤, 제훈은 모두 결혼을 마쳤고 단란한 가정을 차렸다.세훈에게는 두 살배기 귀여운 아기도 생겼다.나이란도 임신했다. 어느새 막달에 진입한 나이란은 동그랗게 나온 배를 안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기 좋아했고 세윤이 깜짝 놀라며 옆에 바짝 붙어 곁을 지켰다.제훈과 예은은 신혼여행을 떠났다. 예은은 아이보다는 사업에 더 비중을 둘 생각이었다. 제훈도 아기 욕심이 급하지 않았으므로 두 사람은 다행히 의견 차이 없이 합의를 보았다.이제 수아만 남겨졌는데, 매일 오빠들과 동생을 보는 눈빛에 큰 원망이 담겨있었다.세 오빠는 결혼하고 동생도 약혼식을 올렸는데, 안택과 저만 덩그러니 남겨져 버렸다. 가장 빨리 청혼하고 모든 사람들이 두 사람의 관계를 알았으나 결혼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수아도 강연처럼 투쟁을 거쳐 약혼하려고 했으나 한번 당한 강현석이 또 당할 리가 없었다. 어머니와 함께 다시 세계 여행을 떠난 뒤로 종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그래서 매번 오늘 같은 순간이 찾아오면 연주회 준비 때문에 제대로 추진하지 못한 자신을 원망했다.“괜찮아요. 전 늘 여기 있을 거예요.”안택이 수아를 다독였다. 수

  • 귀국한 사모님 아이를 뺏는다!   제1341화

    이연수의 미소는 진심을 담았다.강연을 돕기로 마음먹었던 건, 강연이 실제로 좋은 사람이었던 이유가 있었고, 오디션 현장에서 자신의 실력으로 배역을 따내겠다는 그 모습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었다.자신이 건넨 도움이 기회가 되어 돌아와 이연수는 기쁘기도 놀랍기도 했다.이연수의 말을 들은 강연도 마음이 따뜻해졌다.다들 연예계는 신경전이라 모두 힘들게 살아간다고 생각할 것이다.하지만 이곳에는 꿈을 좇는 이를 응원하는 사람이 더 많았다.결국 모든 건 사람이 하기 나름이며 사람이 있는 곳에는 따뜻함과 진심이 있기 마련이었다.강연은 차근차근 촬영을 해나갔다.강씨 형제들의 연애도 순항 중이었다.세훈은 입이 귀에 걸린 채로 결혼을 준비하고 있었고 송청아 역시 적극적으로 자기 뜻을 보이며 함께 상의하며 결정했다.둘의 공통된 의견은 결혼식은 성대할 필요가 없으며 따뜻하고 오래 기억에 남아야 한다는 것이었다.둘째 세윤은 아직 결혼할 “자격”이 없었으므로 조급해할 필요가 없었다.그래서 요즘 새로운 취미인 맛집 탐방을 시작했다.나이란 역시 먹짱이었는데 세윤이 앞서 맛집을 개발하면 나이란과 함께 찾아 음식을 먹었다. 그러다 보니 짧은 보름 안에 살이 3킬로나 쪄버리고 말았다.그러자 강연과 통화를 하거나 만날 때면 나이란은 항상 30분 동안 찡찡거렸다.“강연아!! 나 3킬로가 쪘다고! 다이어트 할 거야. 다시 안 먹어! 엉엉!”강연은 나이란의 다부진 몸매를 보며 웃음을 참았다.“아니야 어디 뺄 데가 있다고 그래? 우리 세윤 오빠는 딱 너 같은 여자를 좋아한다고.”“정말?”나이란이 의심 가득한 눈초리를 드러냈고 잠시 고민에 잠겼다.그렇게 강연은 드디어 조용한 대기실을 되찾을 수 있었고 대본을 읽으며 다음 촬영을 준비할 수 있었다.셋째 제훈은 열애 중이었다. 하루가 멀다고 송예은을 찾아 데이트했다.송예은이 촬영이 있는 날이면 촬영 장소를 찾아갔고, 선남선녀가 나란히 있는 모습은 시선을 끌었다.그러자 평소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기로 유명한 제

  • 귀국한 사모님 아이를 뺏는다!   제1340화

    안티 팬들의 예상과는 달리 신인 배우 강연의 연기는 정말 그 캐릭터 본연의 매력을 연출했다. 자본을 쏟아부어 배역을 따내는 연기가 아닌 캐릭터 스스로가 된 듯한 연기였다.초반에는 학생들과 두루 어울리는 부드럽지만 강인한 소녀였지만, 적군에게 잡혀 처형장으로 나갈 때의 강렬한 정신과 격앙된 태도는 반전을 자아냈다. 백연주의 경험과 강연의 연기는 수많은 애국열사를 대표했다.강연은 선인들의 정신을 캐릭터에 쏟아부어 어리지만 용감하게 나라를 위해 희생하는 연기를 녹여냈다.처형장으로 가는 길에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옅게 지어내는 미소... 그리고 총소리가 들리고 누군가 쓰러져도 여전히 높은 위치에서 자리를 지키는 태양.그 장면 속 강연의 미소는 많은 사람들의 감동을 자아냈다.예고편을 모두 보고 나서야 사람들은 이 대단한 “백연주” 역을 강씨 가문 “공주님”인 강연이 맡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처음에는 경악하다가 이어 찬사가 이어졌다.강연은 정말 실력이 있는 배우였다. 이연수를 비롯한 배우들의 글도 모두 사실이었다.그들은 그제야 안티팬들의 선동에 넘어갔던 걸 깨달았다.진실이 드러나고 사람들은 강연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고 호감도 생겼다.[언니 연기는 정말 대단해요. 영원히 함께할게요!][언니 힘내세요! 차세대 연기 대상은 언니꺼에요!]...강연을 향한 찬사 목소리가 높아지고 송 감독은 때를 놓치지 않고 마지막 한 발을 발사했다.“스파이” 공식 홈페이지에 오디션에서 “이가을” 연기한 강연의 촬영분이 공개되었다.이 오디션 영상의 공개는 온라인을 또 한 번 들끓게 했다.“백연주”를 통해 강연의 연기 재능을 미리 맛볼 수 있었는데 “이가을”처럼 복잡한 캐릭터에 대한 연기도 완벽하게 소화를 하자 네티즌들은 두손 두발을 모두 들게 되었다.[정말 무서운 연기 괴물이야!][역시 연기의 신 전서안이 마음에 둔 여자는 달라도 달라.]그렇게 온라인 소동은 막을 내렸다. 강연은 사람들의 호감도 사고 차세대 연기의 신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강연은 빠르게 “스파

  • 귀국한 사모님 아이를 뺏는다!   제1339화

    “뭔데? 무슨 반전?”송 감독이 재빠르게 물었다.“우리에게 편이 생겼어요!”“무슨 편? 지금이 언젠데 아직도 네 편 내 편을 나눌 여유가 있는 거야?”송 감독이 눈을 부라리며 물었다.“아니요! 이걸 좀 보세요! 사람들이 직접 나서서 강연 씨를 위해 해명하고 있어요! 우리가 섭외한 것도 아닌데 먼저 나선 거라고요!”“뭐라고?”송 감독이 바로 몸을 일으켰다.“줘 봐.”그러자 스태프가 빠르게 핸드폰을 건넸고 홈페이지의 댓글이 순식간에 늘어나고 있었다.[배우 이연수: 저는 강연 씨와 함께 촬영했었습니다. 강연 씨는 정말 착하고 다정한 사람이에요. 절대 갑질한 적도 없으며 연기를 묵묵히 소화해 내는 천생 배우였어요. 이런 재능을 저희는 아주 부러워했는걸요.]그리고 이연수는 짧은 동영상을 함께 게재했는데 “그 시절, 우리는” 작품에서 강연의 촬영분이었다.“감독님, 이 여배우는 ‘그 시절, 우리는’ 작품의 배우인데요, 강연 씨와 사이가 좋은가 봐요. 이분이 직접 나서자 적지 않은 배우들이 함께 참여했어요. 조연 배우들이라 주연 배우들만큼 임팩트가 큰 건 아니지만 오히려 더 진실성 있게 다가간 것 같아요.”그건 사실이었다.요즘 사람들은 여론에 빨라 어느 유명한 배우가 이런 글을 남겼다면, 오히려 소속사에서 지시한 것이겠니 하고 생각했다.하지만 조연 배우, 스태프, 그리고 촬영 알바생들과 같은 사람들이 남긴 글은 진정성이 넘쳤다.더 중요한 건 그들이 던진 작은 돌멩이는 잔잔한 파도에 티 나지 않는 파울을 남겼고, 이는 사람들의 반감을 사지 않았다.배우가 네티즌들의 호감을 어느 정도 산 다음, 이제 주연 배우와 촬영팀이 나서야 할 때가 되었다.모든 건 걸쳐야 할 과정이 있는 법이었다.빠르게 읽어 내려간 송 감독의 표정이 밝아졌다.“휴, 드디어 목숨은 유지할 수 있게 되었어. 전서안 그 자식이 두려워서 어디 살 수 있겠나, 참.”“송 감독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이해가 되지 않은 스태프가 되물었으나 송 감독은 수염을 내리쓰며 덤덤하게 말했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