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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2화

별장 입구로 막 도착하는데 집 앞을 서성이는 택배 기사가 보였다.

현석은 주소를 확인하고 사인을 했다. 그리고 예나와 나란히 집안으로 들어섰다.

상자를 열자, 포장재로 겹겹이 쌓인 작은 상자가 드러났다. 그리고 그 상자 안에는 작은 검은색 귀걸이가 담겨있었다.

현석은 귀걸이를 분리했고 안에는 복잡한 노즐이 보였다.

예나가 손톱보다 작은 칩을 건네받으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현석 씨, 한 시간만 줘요. 내가 한번 알아볼 게요.”

현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나는 전문 해커였으니 이 칩을 연구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예나가 칩을 들고 서재로 돌아가 익숙하게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예나의 표정이 굳어졌다.

‘이 칩, 상상보다 더 복잡하잖아.’

한 시간 후 예나가 심각한 표정으로 서재를 나왔다.

현석이 하던 일을 멈추고 예나를 바라보았다.

“어때요? 뭐가 나왔어요?”

“그냥 통신기예요. 지령 수출 프로세스밖에 없어요. 칩의 원본 프로그램은 따로 없고요.”

예나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원본 프로그램은 예측한 대로 체내에서 분비하는 호르몬과 상관이 있는 것 같아요. 기본 지령 외에 강남천이 새로운 프로세스를 추가했어요. 이 귀걸이로 본인이 원한대로 나를 조종할 수 있었던 거죠.”

현석은 눈앞이 깜깜해졌다.

예나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래도 귀걸이가 우리한테 넘어왔으니 강남천이 날 조종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

현석이 그녀를 품에 안으며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지령 프로세스로 원본 코드를 얻어낼 수 있어요?”

예나가 입술을 매만졌다.

“얻어낸다고 해도 별 의미 없을 거예요. 원본 데이터베이스에 들어가야 프로세스를 중지할 수 있거든요.”

생물 회사는 법적으로 금지된 일을 하는 회사였고, 회사의 데이터베이스는 또 아마 아주 비밀스러운 곳에 꼭꼭 감춰졌을 것이다. 원본 데이터를 찾는 일은 얼마나 어려울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더구나 강남천이 솔직하게 데이터베이스를 알려줄 리가 없었다.

“예나 씨,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잊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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