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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2화

얼마 전만 해도 예나는 정지숙을 사모님이라고 불렀지만, 오늘 그녀를 어머님이라고 불렀다.

불안에 떨던 정지숙의 마음도 드디어 가라앉았다.

현석과 예나가 자신을 어머니라고 부른다는 건 그 일을 거의 덮었다는 뜻이었다.

“예나야, 안심하고 일하러 가거라. 아이들은 내가 잘 보살피마.”

정지숙이 흔쾌히 대답했다.

“엄마, 엄마랑 떨어지지 않을 래요!”

세윤이 예나의 몸으로 펄쩍펄쩍 뛰며 말했다.

“엄마, 세윤이는 엄마랑 같이 살래요. 제발요!”

수아도 예나의 옷깃을 잡아당겼다.

“지금까지 엄마랑 떨어져 지낸 적이 없는데, 엄마 없이 못 살아요. 엄마 가지 마요.”

세훈과 제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나 눈빛 속에 미련이 뚝뚝 흐르고 있었다.

제훈은 아쉬운 마음 외에도 한가지 의심이 생겼다.

‘수아랑 나는 지금껏 엄마랑 떨어져 지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어. 일이 아무리 바쁘셔도 늘 우리랑 함께 했었지.’

‘그런데 아무리 장씨 그룹 프로젝트에 많은 신경을 쏟아부어야 한다고 해도 굳이 이사할 필요가 있나?’

‘설마 두 사람이 따로 오붓한 시간을 보내려고?’

‘그렇다면 이해가 되지 않는 것도 아니긴 한데.’

“엄마가 매일 너희들을 보러 올게.”

예나가 아이들의 머리를 차례대로 쓰다듬으며 말했다.

“일단, 지금은 엄마를 도와 짐 정리를 해줄 수 있을까?”

“싫어요.”

세윤이 입을 삐죽였다.

“난 엄마랑 같이 살래요. 엄마 없이 못 살아요.”

예나는 가슴 한 편이 너무 쓰라렸다.

‘평화로울 줄만 알았던 내 일상에 이런 변수가 생길 줄은 누가 알았겠어?’

한 달 동안 모든 걸 해결한다면 좋겠지만 해결하지 못한다면 아이들과 재회할 수 있는 시간이 무한정으로 길어질 수 있었다.

“세윤아, 수아야, 제훈아, 세훈아, 엄마는 너희들을 정말 사랑해.”

예나가 겨우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일을 처리하고 나면 바로 돌아올 게. 한 달이라는 시간은 빠르게 흘러갈 거야.”

“엄마, 나도 사랑해요.”

세윤이 미련 뚝뚝 흐르는 눈길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엄마를 세상에서 제일 사랑해요.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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