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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1화

발신자를 확인해 보니 레이가 걸어온 전화였다. 강현석은 핸드폰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전화를 받았다.

“형님, 30분 전 강남천이 탈주를 시도했으나 다시 잡아왔습니다.”

현석의 표정이 굳어갔다.

“꽉 붙잡아 둬! 다시 도망갈 틈을 주면 안 돼!”

“걱정하지 마세요, 형님. 이미 수십 명의 사람을 불러와 지하실을 지키게 했습니다. 초능력이 있다고 해도 도망갈 수 없을 겁니다.”

전화를 끊고 나서도 현석은 여전히 인상을 찌푸렸다.

예나가 손으로 그의 이마를 꾹꾹 누르며 말했다.

“현석 씨, 다 괜찮아질 거예요. 모든 게 해결될 거에요.”

현석이 그녀의 등을 두드리며 부드럽게 말했다.

“일단 집으로 돌아가요. 아이들을 납득시킬 이유라도 알려줘야 죠.”

두 사람은 돌아가는 내내 어떤 이유를 대면 아이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 고민했고, 그렇게 차는 천천히 별장 입구에 들어섰다.

어린이집 하원 시간을 넘긴 시간이라 아이들은 거실에서 정지숙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예나와 현석이 나란히 집으로 들어서자, 아이들이 그들을 에워쌌다.

세윤이 먼저 입을 열었다.

“엄마, 집에서 푹 쉬라고 했잖아요. 어디 다녀오는 거예요?”

수아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말했다.

“아빠, 엄마 잘 보살피겠다고 저희랑 약속했잖아요. 왜 약속을 지키지 않은 거예요?”

“엄마, 잠옷 입고 외출하신 거예요?”

제훈이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

세훈의 시선은 더 날카로웠다.

“이 날씨에 맨발에 슬리퍼라니.”

이 슬리퍼는 현석 차의 트렁크에 있던 슬리퍼로, 현석이 임시로 찾아 그녀에게 신긴 것이었다.

예나가 웃어 보였다.

“아빠랑 근처로 산책 다녀오는 길이야. 멀리 가지 않았으니, 잠옷과 슬리퍼 차림이지. 뭘 그렇게 놀라고 그래?”

소파에 앉아있는 정지숙이 인상을 찌푸렸다.

두 시간 전, 예나와 현석은 갑자기 다툼을 시작했는데 화를 내던 예나가 차를 타고 사라졌고, 현석이 그녀의 뒤를 바로 쫓았다.

둘이 집을 나서는 순간, 정지숙은 혹시 강남천이 돌아온 건 아닌지 라는 의심이 들었었다.

강남천과 함께 일 때 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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