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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8화

“예나 씨, 잠깐만 기다려요. 설거지만 끝내고 데려다 줄게요.”

현석이 앞치마를 두르고 빠르게 그릇을 씻어냈다.

예나는 식탁에 앉아 두 손으로 턱을 괴고 남자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훤칠한 키와 듬직한 어깨, 길쭉한 다리, 정장 바지를 입은 그의 뒷모습은 정말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예나는 군침을 꿀꺽 넘겼다. 어느샌가 자신도 모르게 생각이 그쪽으로 넘어갔다.

별장으로 이사하고 두 사람은 각방으로 지냈는데, 행여나 문제라도 생길까 둘은 키스도 하지 못했다. 스킨십은 겨우 포옹에 그쳤다.

현석이 고개를 돌려 예나의 시선과 마주치자, 현석 역시 침을 꿀꺽 삼켰다.

그는 고개를 다시 휙 돌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 표정으로 날 보지 마요.”

예나의 얼굴이 새빨개졌고 그녀는 황급히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현석 씨도 얼마나 힘들겠어, 괜히 건드리지 말아야 지.’

현석이 차를 별장 문 앞까지 운전해 왔고 예나가 좌 수석에 올라탔다.

“요즘 계속 나랑 별장에 갇혀 지내느라 회사 업무가 많이 밀렸을 텐데 강씨 그룹에 다녀와요. 그리고 한 시간 뒤에 장씨 별장에서 만나요.”

차에서 내린 예나가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사실 현석은 예나와 함께 장씨 별장으로 들어갈 생각이었지만 그녀의 말에 현석은 마음을 접었다.

“그래요, 한 시간 후에 다시 올 게요.”

예나가 별장 안으로 들어간 걸 확인한 현석은 여전히 별장 주위에 머물렀다. 노트북을 꺼낸 현석은 그 자리에서 회사 업무를 처리했다.

장씨 별장에서.

장대휘는 서재 책상에 앉아있었는데 화가 잔뜩 난 모습이었다.

장서영은 맞은편에 앉아 가소롭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정말 이기려고 아득바득하는 걸 좀 보세요. 지금껏 가문 밖에서 자란 아이가 공평 경쟁이 무엇인지 어떻게 알겠어요? 다행히 이 일은 우리 장씨 가문 내부 사람들만 알고 있으니 망정이지 세상에 알려지면 무슨 창피를 당하겠어요.”

“고모, 아직 누가 벌인 일인지 밝혀지지 않았는데 너무 앞서 나가시는 거 아니에요?”

장명훈이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증거도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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