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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4화

다행히 리조트 부근에는 강씨 가문 명의의 다른 별장이 있었다.

산언덕 너머에 있는 오션뷰 별장이었는데 평소에도 관리하는 사람을 두어 언제 찾아도 아름다웠다.

차가 별장 앞에 멈춰 서자 도예나가 고개를 돌려 강현석에게 물었다.

“상처, 정말 병원에 가보지 않아도 괜찮겠어요?”

“이 정도 상처는 별일 아니에요.”

현석이 그녀의 잔머리를 정리해 주며 말했다.

“오늘 밤 푹 자는 게 좋을 거예요. 내일 칩 연구자들을 모셔와 칩 해체 작업을 할 거예요.”

예나는 무언가 말하려다가 다시 입을 다물었다.

이 업종에 종사하고 있는 예나는 원본 프로그램 데이터 없이 칩을 해체하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현석의 기대를 처음부터 꺾고 싶지 않았다.

‘시도라도 해 봐야지.’

‘혹시 잘될 수도 있잖아.’

이튿날 오전 7시, 아래층에서 작은 소음이 들려왔다.

예나는 옷을 갈아입고 아래층으로 내려왔는데, 현석은 서너 명의 연구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녀는 얌전히 현석의 옆에 자리를 잡고 연구자들의 물음에 답했다.

연구자들은 오전 내내 그녀의 몸에 감측기를 달고 미세 전류로 검측했다.

“죄송합니다, 강현석 씨. 저희 능력으로는 칩의 위치를 알아내기 힘들 것 같습니다. 이 마이크로칩은 세포 막으로 형성되어 있어 혈액에 흡수 동화될 수 있습니다. 아마도 이미 사모님의 혈액과 동화된 듯싶은데 해체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현석의 얼굴이 굳어졌다. 긴 한숨을 내쉰 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일반적으로 어떤 사람들이 마이크로칩 해체를 할 수 있는 건가요?”

“마이크로칩을 만든 회사는 가능할 듯싶습니다.”

연구자가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칩의 제조 회사를 찾아 백그라운드에서 해체 프로세스를 작동하면 되지 않을까요?”

현석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

엘리자는 그가 쏜 총알에 맞아 죽어버렸다.

‘이런 일이 벌어질 줄 알았다면 죽이지는 않았을 텐데.’

하지만 세상에는 시간을 돌릴 수 있는 마법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았다.

“수고하셨어요.”

현석이 몸을 덜덜 떨고 있는 연구자들을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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