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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8화

“그러니 너는 영원히 나를 대신할 수 없지.”

현석의 말 한마디에 남천은 더 이상 미소를 짓지 못했다.

“허!”

남천은 담배를 탁자 위로 눌러 비벼 껐다. 탁자 위에는 이미 수많은 담배 그을림 자국이 남아 있었다.

“말해, 왜 나한테 연락했는지.”

현석이 손가락 스트레칭을 하며 말했다.

“네 지하 생물 회사는 내가 불태워버렸어. 그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따로 있어?”

“불태웠으면 태웠지, 내가 미련이라도 가질 줄 알고?”

남천이 나른한 목소리로 말했다.

“다른 용건이 있는 거야? 보다시피 내가 좀 바빠서.”

남천의 뒤로 보이는 침대 위에는 헐벗은 여자가 여럿 있었다.

“네 생물 칩 고객이 날 찾아왔어.”

현석이 입을 열었다.

“칩에 문제가 생긴 모양이야. 칩이 심어진 사람의 언어 시스템에 이상이 생겨 칩을 제거하고 싶어 하는데 이걸 네가 해결해 줬으면 해.”

“웃겨, 네가 뭔데 나한테 이래라저래라 하는 거야?”

남천이 노트북 앞으로 얼굴을 가져다 대자 화면 가득 그의 얼굴이 채워졌다.

“지금은 네가 날 사칭해서 내 사업을 망가뜨리고 있잖아. 후과라면 네가 직접 책임져야 지. 마피아 우두머리라는 네가 그 사람들이 무서워서 지금 이러는 거야?”

현석이 확대된 남천의 얼굴을 말없이 주시했다.

예나에게 생물 칩이 삽입된 일에 대해서 남천은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설마 정말 엘리자의 짓일까?’

현석이 입꼬리를 매만지며 말했다.

“기회를 주고 싶었는데 놓친 건 너야.”

그 말을 끝으로 통화는 종료되었다.

남천의 표정이 어두웠다. 그는 노트북을 들어 바닥에 내리쳤고 화면은 산산조각이 났다.

현석은 서재를 벗어나 안방으로 돌아갔다.

그는 침대 끝에 앉아 예나의 오른쪽 흉터를 조심스럽게 매만졌다.

‘내가 대장로와 엘리자를 사지로 몰지 않았다면 엘리자가 예나를 납치하지 않았을 텐데…….’

‘이 모든 게 내 탓 같아.’

‘그날 홧김에 엘리자를 죽여버리는 게 아니었어.’

‘죽이지만 않았다면 일이 이렇게 꼬이지는 않았을 텐데.’

현석은 한참이나 예나를 지켜보았다. 그리고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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