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64화

장씨 그룹 건물은 주변 상가에 비해서도 한 뼘이나 더 높았다. 건물은 이 곳 상권의 랜드마크 건물이기도 했다. 몇 십 년 동안의 오랜 역사를 가진 장씨 그룹은 성남시에서 뿌리를 깊게 박았다.

장씨 그룹이 정식으로 후계자 경쟁을 시작하고 회사 내부도 전보다 훨씬 바빠졌다.

명훈이 문서를 재무팀에 건넸다.

“도련님, 무슨 일로 이곳을 다 찾아오신 거예요?”

재무팀 매니저가 빙그레 웃으며 명훈이 건넨 문서를 받아 쥐었다.

“리조트 투자금 때문이었군요. 장 대표가 아침 일찍부터 전화를 줘서 알고 있었어요. 지금 바로 절차 밟을 테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명훈이 고개를 끄덕이고 참을성 있게 기다렸다.

그러나 얼마 뒤 지출 목록을 받아 쥔 면 훈의 표정이 굳어졌다.

“전기 프로젝트 투자 금액이 3,000억은 될 거라고 했는데요.”

재무팀 매니저가 여전히 미소를 지은 채로 말했다.

“애초에 계획서에 적힌 금액이 2,000억이에요. 저는 적힌 대로 움직여야 하는 상황인지라. 남은 4,000억은 모두 석유 화학 프로젝트의 투자 금액이에요. 제 권한으로는 별다른 방법이 없어요. 죄송해요, 도련님.”

명훈의 표정이 완전히 굳어버렸다.

최초 계획서의 투자 금액은 2,000억이었지만 수정된 계획서가 통과되면서 초기 투자 금액이 3,000억으로 책정이 되었다.

3,000억의 회사 투자 금액 외에도 1,000억은 고지훈이 투자자들을 찾아 메꾸어야 했다.

초기에는 최소 4,000억의 투자 금액이 있어야 프로젝트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

“도련님, 저희는 모두 서류대로 움직이는 사람들이에요. 장 대표가 서류에 도장을 찍어 보낸다면 저희도 금액을 더 늘일 수 있어요.”

재무팀 매니저가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그 말에 명훈은 모든 게 이해가 갔다.

회사에서 지원 금액을 낮춘 게 아니라 고모가 재무팀을 억압해 리조트 프로젝트의 투자 금액을 낮춘 것이었다.

명훈은 입술을 매만지며 재무팀을 나가 고지훈에게 전화를 걸었다.

고지훈이 투자자를 더 많이 찾는다면 재무팀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었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