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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9화

눈이 또 펑펑 내리기 시작했다. 솜덩이 같은 눈이 베란다 창가에도 내렸다.

도예나가 눈을 좋아한다는 걸 강현석은 알고 있었다. 며칠 전 큰 눈이 내리고, 그녀는 아이처럼 눈을 한 움큼 잡아 방으로 돌아왔었다.

하지만 지금의 예나는 창밖의 눈에 아무런 관심이 없어 보였다.

눈은 점점 거세게 내려 어느새 베란다에 두껍게 쌓였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 지 정확히 알지는 못해도 아마 한 시간에서 두 시간 정도는 시간이 흐른 것 같았다. 그때, 베란다에 서 있던 여자가 갑자기 몸을 돌려 말했다.

“현석 씨, 눈이 내려요.”

그녀의 말에 마음을 졸이던 현석도 드디어 안심되었다.

그는 베란다로 걸어가 여자를 품에 안았다.

“눈이 내리면 날은 점점 더 추워져요. 내일은 그냥 집에서 푹 쉬는 게 어때요? 아랫사람들에 업무를 지시하면 되잖아요.”

예나는 그에게 몸을 기대며 말했다.

“그래도 어떤 일은 내가 직접 가서 해결해야 하는 걸요.”

그녀는 하품하며 손목시계를 확인하다가 깜짝 놀랐다.

“세상에, 벌써 새벽 두 시라니!”

현석이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말했다.

“방으로 돌아왔을 땐 이미 늦은 시간이었어요. 한참 웃고 떠들었으니 이젠 잘 시간이에요.”

그는 예나와 함께 침대로 돌아갔고 그녀에게 이불을 세심하게 덮어주고 나서야 무드등을 껐다.

예나는 남자의 품에 안겨 잠을 청했지만, 따끔거리는 상처로부터 자신이 또 한 시간가량의 기억을 잃었다는 걸 눈치챘다.

이 한 시간 동안 무슨 일이 생겼는지는 몰라도 그는 현석을 걱정시키고 싶지 않았다.

‘왜 매번 오른쪽 얼굴이 아픈 걸까…….’

‘엘리자가 내 상처에 무슨 짓을 한 걸까.’

‘내일 회사로 돌아가고 설민준에게 연락을 해 봐야겠어. 엘리자의 잔여 세력을 찾아 원인을 물어봐 야지.’

그날 밤, 두 사람 모두 제대로 잠에 들지 못했다.

눈이 내린 탓에, 아침은 일찍 밝아왔다. 예나가 눈을 떴을 때, 현석은 이미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있었다.

그녀는 침대 머리에 기대앉아 하품했다.

“너무 돌려요.”

“그러면 계속 자요.”

현석이 그녀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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