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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0화

장서원은 뒷말을 삼켰다.

‘서화를 좋아한다는 말이 너무 뜬구름 잡는 소리 같아 보이지 않을까? 예나가 싫어하면 어떡하지?’

그는 잠시 멈칫하다가 말을 바꾸었다.

“저는 서화 시장을 연구하는 걸 좋아해요. 전에 수집했던 서화를 지난달에는 세 배 이상으로 팔았지요.”

세 배를 벌어들인 돈은 모두 예나의 기사를 막는 데 사용했었다.

“할아버지, 그러면 그림 그릴 줄 아세요?”

세윤이 눈을 깜빡거리며 물었다.

“저는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는데, 저 가르쳐 주시면 안 돼요?”

“그림을 좋아한다고?”

장서원의 눈에 빛이 돌았다.

“밥 먹고 나서 할아버지한테 그림 한 장 그려줄 수 있을까?”

세윤이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당연하죠. 유치원 그림 대회에서 1등도 한 걸요.”

너무 똑똑한 세훈이와 제훈이 탓에, 그 누구도 세윤이의 그림 재간에 관심을 주지 않았다.

실질적으로 세훈이와 제훈이, 그리고 수아의 재능에 비하면 그의 그림 재능은 평범한 정도였으니…….

장서원은 아주 기뻐했다.

장서원은 어릴 때부터 그림을 좋아했고 그림 하나로 해외 진출도 했었다. 그러다가 가업을 이어받고 가족이 생기고 나서는 그림에 대한 영감도 사라지고, 마음도 비웠다. 그래서 이젠 수집이 취미가 되었다.

예전에는 장명훈을 화가로 키우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재능이 없는 아이를 보며 장서원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외손자가 자신의 그림 재능을 물려받았을 거라고는 예상치도 못했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장서원은 재빠르게 그림 도구들을 준비해 왔고, 직접 세윤이가 그리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세훈은 세윤이가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진짜 실력은 몰랐기에 가만히 옆에 서서 살폈다.

제훈이와 수아는 옆 의자에 앉아 조용히 책을 읽었다.

이 평화로운 장면에 예나는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리고 이 틈을 타 화장실을 다녀오기로 했다.

화장실에서 나와 손을 씻는데 복도에서 도우미들이 수군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오늘 오신 손님이 바로 도예나 씨인데, 이 가문 사생아라는 말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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