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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4화

“됐어요! 먼저 갈 테니, 앞으로 될 수 있는 한 만나지는 말고 온라인에서만 얘기해요.”

카엘은 가방을 메고 멋지게 손을 흔들며 떠났다.

현석의 기억이 아직 회복되지 않아 피터는 먼저 그들을 따라 성남시로 가기로 했다. 그러나 피터는 그들보다 하루 정도 늦게 떠날 예정이다.

민준은 두 손을 주머니에 넣고 별장 입구에 서서 홀가분한 척하며 말했다.

“아직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바래다줄 수 없을 거 같아. 안전에 주의하면서 조심해서 가.”

“민준 삼촌, 보고 싶을 거예요.”

수아는 민준의 목을 꼭 껴안고 그의 볼에 뽀뽀도 했다.

다소 쓸쓸했던 민준의 마음은 수아의 뽀뽀에 큰 위안을 받는 듯했다.

“삼촌을 의부로 받아들인다고 하지 않았어?”

민준은 가볍게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수아는 눈을 깜박거리며 예나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예나는 웃으며 현석에게 말했다.

“현석 씨, 민준이가 정식으로 아이들의 의부가 되어줬으면 하는데, 어때요?”

“아이들이 반대하지 않는 한 나도 다른 의견 없어.”

현석은 성큼성큼 다가가 진지하고도 나지막한 소리로 말했다.

“민준 씨, 그동안 제 아내랑 아이들 잘 챙겨주셔서 고마웠습니다. 앞으로 제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그게 무엇이든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

민준은 이렇게 의젓한 모습을 하는 현석을 본 것은 처음이다.

예전의 현석은 일단 민준을 마주치기만 신경이 곤두서곤 했다.

온 세상 질투를 혼자서 다 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기억을 잃은 후 질투 쟁이었던 모습은 가뭇없이 사라졌다.

하여 민준도 덩달아 진지하게 말했다.

“예나와 저는 오랜 시간 동안 둘도 없는 친구로 지내왔습니다. 제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니, 고맙다는 말은 넣어두셔도 좋습니다.”

“이쪽의 일을 정리하시고 성남시로 돌아오시면 정식으로 자리 한 번 마련하겠습니다. 구두로만 의부가 되는 것이 아니라 격식을 갖춰야 하지 않겠습니까.”

현석은 덧붙여 말했다.

“앞으로 민준 씨도 아이를 품게 된다면, 그때는 저와 예나가 민준 씨 아이의 수양부모가 되겠습니다.”

“와,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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