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744화

어두운 밤하늘에 별이 반짝이고 달이 휘영청 밝아 있다.

창문이 가볍게 두드려지는 소리를 듣고 예나는 단번에 경계 태세에 들어갔다.

예나는 외투를 걸치고 커튼 한쪽을 조금 벌려 밖을 내다보았다.

“저예요.”

어둠을 뚫고 나지막한 소리가 들려왔다.

예나는 소리에 따라 시선을 움직였고 검은색 망토를 입은 트레이북이 베란다에 서 있는 것이 보였다.

트레이북은 금색 가면을 쓰지 않았고 얼굴의 흉터는 달빛 아래에서 더욱 뚜렷하게 보였다.

트레이북의 이목구비, 얼굴의 윤곽, 입술을 오므리는 모습까지 기억 속의 현석과 똑같았다.

예나는 손을 들어 문을 열어주었다.

트레이북은 차가운 밤바람을 안고 베란다로 걸어 들어왔다.

칠흑 같은 트레이북의 눈동자는 밤하늘에서 더욱 어둡고 밝아 빛이 났다.

그뿐만 아니라 마치 소용돌이처럼 치명적인 유혹도 띠고 있다.

예나는 단번에 빨려 들어갔고 심장이 쿵쾅쿵쾅 걷잡을 수 없이 뛰는 소리도 들렸다.

예나는 일부러 침착하며 말했다.

“갑자기 왜 왔어요?”

“예나 씨 보러 왔어요.”

트레이북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하며 예나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보고 싶었어요?”

트레이북은 갑자기 손을 들어 예나의 어깨 위에 놓았다.

그 손은 마치 불타는 숯과 같아서 올려놓자마자 예나의 가슴을 화끈 달아오르게 했다.

예나는 당황한 나머지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피했다.

방에 불이 켜져 있지 않는 상태라 예나는 뒤에 있는 쓰레기통을 보지 못해서 하마터면 걸려 넘어질 뻔했다.

다행히 트레이북의 손이 재빨리 예나의 잘록한 허리를 감쌌다.

“왜 피해요?”

트레이북은 예나의 귓가로 다가가 속삭였다.

“전에 해독제가 되어주겠다며 내 품으로 달려들지 않았어요?”

예나는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전에는 그럴만한 상황이 있었고 지금은 그 전과 다른 상황이다.

예나는 트레이북의 품에서 벗어나려고 힘껏 발버둥 쳤지만, 더 꽉 안겨졌다.

“그때는 그쪽이 다쳐서 상황이 급했고 지금은 다르잖아요.”

예나는 입술을 오므렸다.

“지금은 기억을 잃었고 트레이북인데, 현석 씨로 돌아오면 그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