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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0화

“아빠, 저 가기 싫어요.”

“저 아직 다 먹지도 못했어요.”

세윤과 수아는 동시에 입을 열었고 그렁그렁한 두 눈으로 가련하게 트레이북을 바라보았다.

트레이북의 차갑고 딱딱한 마음은 순식간에 말랑말랑해져 어찌할 바를 몰랐다.

하여 트레이북은 나지막한 소리로 말했다.

“천천히 다 먹고 가도 돼.”

‘뭐?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이지?’

옆에서 지켜보던 예나는 어리둥절해졌다.

두 아이가 아빠라고 부르는 소리에 트레이북은 응했다.

트레이북은 전에 예나의 말에 의문을 던졌었다.

‘그때는 그렇게 말하더니, 왜 지금은 아빠라는 소리에 대답하는 거야?’

세윤은 예나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아빠가 남들 없을 때는 아빠라고 불러도 된다고 그랬어요.”

세윤은 이 말을 예나에게 할 때 두 눈에는 온통 찬란한 빛이었다.

한 번 잃어봐야 비로소 아빠가 감싸주는 느낌이 얼마나 행복한지 알 수 있었다.

예나는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식탁에 앉아 있는 트레이북을 바라보았다.

트레이북도 이때 고개를 들어 담담하게 예나를 바라보았다.

두 사람은 공중에서 눈이 마주쳤고 맑은 공기 속에서 시선이 융합되었다.

예나는 트레이북의 동공 깊은 곳을 바라보았는데, 순간 모든 것을 알아차린 듯했다.

피는 물보다 진한 법이다.

설사 기억이 지워진다고 하더라도 혈연과 감정의 견인은 영원히 지워질 수 없다.

바로 이때 때아닌 소리가 들려왔다.

“택아.”

최미연 부인이 걸어 들어왔다.

트레이북을 부르며 무언가를 말하려던 참에 식당에 모르는 사람이 세 명이나 있는 것을 보고 놀라며 물었다.

“택아, 이분들은?”

최미연 부인의 소리에 트레이북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이분들이 누군지 사모님과 상관없습니다. 하실 말씀 있으시면 직접 말씀하시죠.”

최미연 부인은 트레이북의 예리한 눈빛에 가슴을 철렁거렸다.

더 이상 예나와 두 아이의 신분을 탐구하지 못하고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 언제쯤 집으로 돌아올지는 결정했어?”

트레이북은 고개를 들고 차갑게 말했다.

“당분간 돌아갈 생각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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