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정말 목소리가 이렇게 비슷한 사람이 있을까?’‘만약 이 사람이 정말 아빠라면, 왜 우리를 보고 조금도 놀라지 않지?’‘그래! 내가 잘못 본 거야.’‘아빠가 너무 보고 싶어서 이 사람이 아빠였으면 하는 거 맞지?’강세훈은 흘러내리려는 눈물을 삼키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우리 아빠는 강현석이라고 하는데, 이 이름을 들어 본 적 있어?”트레이북은 또다시 멍해졌다.‘강현석?’‘어디서 들은 적이 있는 것 같은데?’‘꿈인가? 아니면 어디야?’트레이북은 잠시 어디서 이 이름을 들었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최근 입대한 아시아계 군인 명단을 먼저 줄게.”트레이북의 손가락이 건반 위에서 탁탁 두드리고 있다.강세훈은 트레이북의 손을 바라보았는데, 관절이 분명한 손가락에는 곳곳에 상처가 있었다.낡은 상처는 낫지 않았고 또 새로운 상처가 더해졌다.‘우리 아빠는 손가락이 희고 깨끗해.’‘그래! 내가 잘못 본 거야.’강세훈은 고개를 푹 숙였다.“보고 나서 폐기하는 것 잊지 마.”트레이북이 하드디스크를 건네주었다.강세훈은 하드디스크를 받아 주머니에 넣고 진지하게 말했다.“감사합니다.”트레이북은 웃으며 말했다.“고마워할 필요 없어. 너희들도 나를 도와줬었잖아.”바로 이때 거실 입구에서 갑자기 한 사람이 들어왔다.검은색 두루마기를 두른 노인이 성큼성큼 달려들어 입으로 알 수 없는 외국어를 하고 있었다.“트레이북, 너 정말 잘했어! 내가 요즘 여기저기 아이를 찾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어? 두 녀석 다 잘 생겼네. 고마워!”이 말을 듣자, 강세훈은 슬퍼할 겨를도 없이 신속하게 도제훈을 뒤로 둘러쌌다.두 아이는 눈을 부릅뜨고 갑자기 들어온 노인을 경계하며 노려보았다.“장로, 다음에는 오기 전에 미리 통보하세요! 아니면 내쫓을 겁니다.”트레이북은 차갑게 입을 열었다.“이 두 아이는 내 친구이니 이상한 마음을 품지 않는 것이 좋을 겁니다.”장로는 입술을 핥으며 음흉한 눈으로 계속 도제훈과 강세훈을 쳐다보았다.그리고 목소리를 낮추
두 사람이 막 나가자, 장로는 지체 없이 신장 한 접시를 모두 입에 부었다.그리고 입술의 핏자국을 핥으며 몹시나 만족스러워했다.“네다섯 살 되는 남자아이 신장인 것 같은데, 맛이 좋구나.”옛말에 무엇을 먹으면 그 신체 부위가 건강해진다는 말이 있다.남자아이의 신장을 먹으면 장로의 신장은 갈수록 건강해질 것이다.트레이북의 가면 아래 차가운 얼굴은 이미 극에 달했다.트레이북은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드리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이걸 드시기 위해 오신건 아니죠?”장로는 휴지로 입술을 닦고 고개를 들고 말했다.“마피아 미래 경영 방향에 대해 의논하려고 왔어.”장로는 문서 한 묶음을 내놓았다.“이 산업들을 네가 모두 금지한다고 하는데, 난 반대하지 않아. 그러나 이 몇 가지 예를 들면 카지노…… 사람을 죽이고 불을 지르지도 않았고 중화기 거래도 없고 많은 나라에서도 합법적인데, 왜 없애려고 그래?”트레이북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다른 나라 지역은 모두 성숙한 법률 시스템이 뒷받침되어 있는데, 여기는 적절한 법이 발표되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죄악이 자생하는 것입니다. 이 카지노는 겉으로는 다른 나라와 아무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사실 빈틈이 너무 많아 도박에서 다른 폭리 행위로 번지기 쉽습니다.”장로는 이런 말들을 듣기 귀찮아했다.하여 트레이북의 말을 끊었다.“근데 이렇게 많은 산업을 경솔하게 금지하면 현지 경제는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 우리 재고의 돈은 최근 한 달 동안 이미 절반이 줄었는데, 이대로 가면 군대도 살릴 수 없어.”“작은 마을 재건 프로젝트는 이미 손에 넣었습니다.”트레이북은 담담하게 말했다.“이 프로젝트는 H 지대에 새로운 생기와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니 경제적으로는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트레이북은 장로가 던진 질문을 적당하게 받아쳤다.장로는 화가나 방금 먹은 음식을 토할 뻔했다.장로는 이 지역에서 40, 50년간 경영하면서 일찍 자신의 세력을 구축했다.김두철이 사망한 후 장로의 세력에도 파급이 되
관건은 트레이북이 죽으면 이렇게 설레게 하는 남자가 또 있을까 하는 것이다.트레이북은 엘리자의 아버지와 맞서므로 당연히 죽어야 한다.하지만, 죽기 전에 이 남자가 어떤 맛을 지니고 있는지 맛보고 죽여야 한다.“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한번 생각해 볼게요.”두 사람은 말하면서 멀리 갔다.트레이북은 거실 소파에 앉아 차가운 눈썹에 살기를 띠고 있었다.장로의 손에 H 지대의 경제적 명맥이 있지 않았다면, 그는 이미 장로의 가족 모두를 감옥에 던져 넣었을 것이다.현재 기초가 불안정하여 당분간 마피아 내부의 고위층을 움직일 수 없다.지금 트레이북이 가지고 있는 유일한 것은 군권이다.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이 상부상조하여 어느 하나도 없어서는 안 된다.여기서 개혁을 제대로 시행하려면 경제권을 빼앗아야 한다.트레이북의 머릿속에 그 동양 여자의 말이 떠올랐다.‘그녀가 한 말은 일리가 없는 건 아니야.’트레이북 뉴스에서 진나라 사람들은 경제 전략에 능하다고 본 적이 있다.‘그 여자의 도움을 받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여봐라.”호위가 얼른 다가왔다.“네.”트레이북은 입을 열었지만, 그 여자의 이름을 전혀 몰랐다는 것을 알았다.아마도 그 여자는 자기소개를 한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트레이북은 전혀 아무런 인상이 없다.“그저께 여기 온 동양 여자, 기억나?”호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루이스가 그 여자분 목적지를 알아본 적이 있습니다.”그러자 트레이북의 눈동자가 갑자기 차가워졌다.“루이스가 왜?”호위는 갑자기 쑥스러워하며 기침했다.“이곳에서 모처럼 동양의 미녀를 보았는데, 모두가 좀 싱숭생숭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루이스가 대신 정보를 찾으러 간 겁니다.”트레이북의 시선은 더욱 차가웠다.“그 여자는 내 상업 파트너이니 다들 아무런 생각도 하지 말라도 전해라!”호위는 깜짝 놀랐다.그는 방금 지나친 말을 하지 않은 것을 은근히 다행으로 여겼다. 그렇지 않았다면 보스의 눈빛은 반드시 칼로 되어 그를 찔러 죽일 것이다
“엄마, 저희 괜찮아요.”“엄마, 물건 받았어요.”두 아이는 칠흑 같은 눈동자를 뜨고 예나를 지그시 바라보았다.내내 불안했던 마음은 마침내 가라앉았다.예나는 왼손과 오른손을 각각 잡고 두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들어갔다.카엘은 현관 입구에서 신발을 갈아 신고 코를 킁킁거리며 과장되게 말했다.“와우, 냄새 봐! 이게 진나라 음식이야? 너무 맛있겠다!”두 아이가 트레이북을 만나러 가는 동안 예나는 한 상을 가득 채웠다.아이 넷과 어른 셋이 식탁 옆에 앉았다.카엘은 먹으면서 끊임없이 칭찬했다.“요리 솜씨가 정말 너무 좋아요. 아들이 이렇게 맛난 음식을 먹고 이렇게 똑똑한 거 같습니다.”“얼른 드시기나 하세요!”설민준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이 사람은 곧 서른이 될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철이 없어 보이지?’배가 반쯤 부르자 카엘은 턱을 만지며 말했다.“근데 트레이북은 왜 가면을 쓰고 있을까?”강세윤은 큰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TV를 보면 영웅들이 가면을 쓰잖아요. 예를 들면 슈퍼맨, 괴도 키드, 닌자.”“네가 그렇게 말하면 내가 못생겼다고 말할 수 없잖아.”“내 생각에는 김두철을 죽일 때 생긴 상처인 거 같아. 너무 못나서 참모습을 보여줄 수 없는 거지!”도제훈은 갑자기 방금 그곳에 있을 때 강세훈의 이상한 행동들이 생각났다.하여 고개를 돌려 물었다.“형, 뭘 알아차렸어요?”"강세훈은 입을 벌렸으나, 여전히 자신의 마음속의 그 황당한 생각을 억눌렀다.만약 트레이북의 음색이 아빠의 음색과 비슷하다고 말한다면 엄마와 동생에게 허무한 환상을 주지 않을까?희망이 클수록 실망도 더 큰 법이다.“트레이북이 소문만큼 포악한 거 같지 않았어요.”“그리고 흔쾌히 명단도 줬어요.”설민준은 컴퓨터를 옮겨왔다.“먼저 도대체 어떤 명단을 주었는지 보자.”하드디스크가 컴퓨터에 연결되면 폴더 하나가 자동으로 튀어나오는데, 확실히 군부 내부의 문서이며 최근 한 달 동안 군대에 입대한 아시아계 인원의 명단이다.예나는 입술을 오므리며 말했
“너까지 연루되게 하고 싶지 않아! 아이들만 대신 좀 챙겨줘.”예나는 다짜고짜 거실을 나와 문을 꼭 닫았다.별장 입구의 철책 쪽으로 걸어가서 호위를 차갑게 바라보았다.“무슨 일입니까?”“보스 트레이북이 당신을 만나려고 합니다. 같이 가시죠.”예나는 눈동자가 반짝였다.지난번에 만났을 때 이 남자는 합작 여부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었다.‘결정을 내린 것일까?’아이들의 이 길은 분명히 막다른 골목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여전히 자신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다.예나는 방긋 웃었다.“네, 잠시만요. 옷 좀 갈아입고 올게요.”두 호위는 이 여자가 보스의 파트너라는 것을 알고 너무 윽박지르지 못하고 공손하게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예나가 들어가자, 네 아이가 에워쌌다.“엄마, 괜찮아요?”“트레이북은 나와 합작하기로 마음을 정한 것 같아.”예나는 웃으며 말했다.“내가 직접 가서 구체적인 세부 사항을 의논해야겠어.”아이들이 우거지상을 하는 것을 보고 예나는 진지하게 말했다.“세훈이도 말했듯이 트레이북은 사실 그리 무서운 존재가 아니야. 그러니 걱정들 하지 마!”카엘은 입을 삐죽거렸다.‘나만 무서운 거야?’카엘은 입을 벌리고는 이 말을 하려고 했지만 도로 삼켰다.원래 아이큐가 도제훈 보다 못하기 때문에 담력까지 절대 더 이상 억눌려서는 안 된다.“민준아, 애들 좀 돌봐줘, 금방 올게.”예나는 옷을 갈아입고 여유롭게 별장을 나와 군부의 차에 올랐다.차는 평온하게 도로를 달리다가 H 지대로 직접 들어가 핵심 지역의 별장 입구에 멈췄다.호위가 다가와 공손하게 차 문을 열었다.예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감사를 표한 후 하이힐을 밟고 안으로 걸어갔다.들어가자마자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나왔다.검은 두루마기를 두른 어르신들이다.예나는 전에 자료를 찾아본 적이 있다.마피아 내부 구조의 장로제이다.모두 아홉 명의 장로가 있는데, 각 장로는 모두 크거나 작은 권리를 가지고 있으며, 이 지역을 관장하고 있다.이 장로들이 서로 말하면서 거실에서 걸어
검은색 트렌치코트를 입은 남자가 2층에서 내려와 카리스마를 띠고 있다.이런 트레이북을 보면서 대장로의 얼굴은 다소 차가워졌다.김두철이 집권할 때 그는 매번 회의를 열 때마다 발언의 무게가 매우 무거웠지만 트레이북으로 바뀌어 수령이 된 후 회의 발언은 늘 무시되었다.어떤 중요한 건의를 하든 트레이북은 전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예를 들면 오늘, 경제건설에 대한 제의는 중시를 받지 못했으며 더우기는 아무런 피드백도 없었다.그는 대장로인 자신이 점점 더 멸시당하고 있다고 느꼈다.대장로는 걸어오는 남자를 바라보며 지팡이를 메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이 여자는 분명히 다른 꿍꿍이가 있어. 난 단지 수령을 도와 주변의 잠재적 위험을 해결하고 싶을 뿐이다. 뭐가 잘못됐어?”트레이북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꿍꿍이는 도대체 저 여자가 품고 있는지 대장로가 품고 있는지 말을 똑똑히 해야 하나요?”뭇사람 앞에서 이런 말을 듣자, 대장로는 정말 체면이 말도 아니었다.대장로는 소매를 세게 내동댕이쳤다.“이 구역은 내가 김두철과 함께 싸워 얻은 것이다. 구역마다 나의 심혈이 있다. 난 정말 모든 것이 한 여자에 의해 파괴되는 것을 차마 볼 수 없다. 트레이북, 네가 나를 탓해도 좋고, 나를 추방하고 싶어도 좋다. 근데, 난 반드시 저 여자를 제거해야 한다!”“여봐라, 저 여자 잡아라!”대장로가 불쑥 명령을 내렸다.예나는 마냥 할 말을 잃었다.여기에 온 지 일주일도 안 되었고, 핵심 지역에 온 지도 세 번도 안 되었는데, H 지대의 존망은 예나와 무슨 관계가 있단 말일까?대장로는 자신의 사심을 체우기 위해 군중들을 선동하고 있다.예나는 차갑게 눈썹을 찌푸리며 멀지 않은 곳에서 점점 가까워지는 호위를 주시하고 있었다.하지만 예나가 손을 쓰기도 전에 옆에 서 있던 남자는 소매에서 무언가를 꺼내 던졌다.대장로가 데리고 온 네 명의 호위는 순식간에 쓰러져 생사가 확인되지 않았다.그러자 대장로의 안색이 더욱 더러워졌다.그는 마침내 트레이북이 우
트레이북은 잠긴 서랍을 열고 장부 한 묶음을 책상 위에 던졌다.“지난해 마피아 매출 장부입니다. 많은 곳에 문제가 있는데, 10곳만 찾아낼 수 있으면 됩니다.”예나는 장부를 받아 책상의 다른 한쪽에 앉아 자세히 뒤적였다.예성과학기술회사는 설립 초기에 회계를 초빙하지 않았다.재무 방면의 사업은 모두 예나가 책임 지고 있었다.장부를 보는 것은 예나에게 있어서 전혀 큰 난이도가 없었다.그리고 이 장부도 전문가가 만든 것이 아니다.전에 김두철의 친척이나 측근들이 손 글씨로 쓴 장부일 것이다.그중 허점은 백출이라고 할 수 있다.3분의 1도 보지 않았는데 예나는 이미 적어도 10개의 착오를 찾았다.예나는 장부를 들고 걸어가서 첫 페이지를 가리키며 말했다.“이것은 매우 허술한 회계 장부입니다. 첫 줄부터 틀렸어요.”트레이북은 열심히 예나의 말을 들었다.그취임 첫날부터 이 장부들을 보았는데, 아무렇게나 뒤져봐도 큰 문제가 있었다.하지만 트레이북은 문제가 있다는 것만 알고 이렇게 많은 전문적인 단어를 말하지 못한다.술술 말하는 예나를 보면서 이 방면에 대해 정말 공로가 있는 것 같다.재무 방면의 사무는 줄곧 이장로가 관장해 왔는데, 장부가 잘못되면 이장로는 쉽게 끌어내려질 수 있다.트레이북은 손가락으로 책상 위를 리듬 있게 두드리며 이장로를 물러나게 할 판을 머릿속에 세웠다.예나는 말을 마친 후 답장을 기다리다가 고개를 들었는데, 깊은 생각에 잠겨있는 트레이북이 보였다.예나의 각도에서는 남자의 옆 라인을 볼 수 있다.머리카락은 검은색으로 딱 봐도 진나라 사람이다.그리고 몸에는 아직도 어렴풋이 익숙한 냄새가 나는 것 같다.예나는 머리가 갑자기 텅 비었다.걷잡을 수 없이 남자에게 한 걸음 다가갔고, 두 사람의 거리는 더욱 가까워졌다.그 냄새는 그녀로 하여금 5년 전의 그날 밤을 떠올리게 했고, 결혼 전의 뜨거웠던 밤이 생각났다.이것은 강현석만이 가지고 있는 냄새다.예나의 심장은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예나는 다시 한번 이 남자의
예나는 멍하니 트레이북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저는 남편이 있는 유부녀예요. 당신의 애인이 될 수 없으니 다른 소원을 들어 줄게요. 저는 단지 당신의 얼굴이 보고 싶을 뿐이에요.”“남편이 있어도 괜찮아요. 애인만 해요.”트레이북이 그녀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이에 예나는 온몸이 간질거렸다.현지에는 법규의 구속이 없으니, 여성들은 결혼하고도 권력 때문에 다른 남자의 애인으로 살아가는 경우가 많았다.하지만 예나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었다.‘남편이 있는 여자에게 애인이 되어 달라고 말하다니.’‘이런 사람은 절대 현석 씨가 아니야!’‘내가 사랑했던 사람은 이런 사람이 아니야.’예나가 빠르게 뒷걸음질하며 말했다.“죄송해요, 지금은 얼굴을 보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그녀가 나가려는데 갑자기 허리를 잡아당기는 힘이 느껴졌다.“가고 싶으면 가고, 오고 싶으면 오는 정거장 같은 곳이 아니에요, 여긴.”트레이북은 그녀를 힘껏 당겨 자신의 품으로 가뒀다.그는 익숙한 향을 맡았다. 익숙한 나머지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였다.그의 손은 점점 아래로 타고 내려가 어느새 여자의 골반까지 내려왔다…….예나의 얼굴이 차갑게 굳었다. 그녀는 바로 발길질했는데 트레이북은 바로 그녀의 발목을 감싸 쥐었다.그의 손은 온통 상처투성이였다. 까슬까슬한 그의 손이 그녀의 피부에 닿자, 그녀는 온몸에 전기가 통하는 것처럼 찌릿찌릿했다.예나는 자신의 이런 모습이 창피했다.그래서 온 힘을 다해 자기 발목을 빼려 노력했지만, 트레이북은 그녀의 종아리를 덥석 잡아당겼다. 이에 그녀는 그의 품으로 쓰러졌다.“나랑 하룻밤만 보내요. 모든 소원을 들어 줄게요.”남자의 차가운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욕망이 가득한 목소리였다.“꿈 깨세요.”예나는 트레이북의 손을 탁- 치며 말했다. 그러나 남자의 손은 마치 강철처럼 단단해 그녀의 공격은 아예 먹히지 않았다.예나는 이를 악물고 남자의 가면을 잡아당겼다.조금만 힘을 주어도 가면이 쉽게 벗겨졌다.눈에 들어오는
온라인 댓글 창에도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는 네티즌들이 댓글을 쏟아냈다.빠르게 정신을 차린 진행자가 술렁이는 사람들의 반응에 말을 보탰다.“다들 잊으셨나요? 강연 님께서 또 좋은 소식도 전하겠다고 하셨습니다.”그 말에 사람들이 다시 집중했다.이어 사람들은 숨소리를 가다듬었고 강연의 목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저와 전서안 씨는 멀지 않아 곧 결혼할 예정입니다!”“!!!”[와아아아! 이날만을 기다렸다고!][엉엉 우리 강전 커플이 드디어 결혼하는구나! 정말 눈물이 앞을 가려. 두 사람이 걸어온 길을 모두 지켜보고 있었다고.][행복하세요! 두 사람 꼭 평생 행복해야 해요!]무대 아래 환호 소리가 이어지고 어느새 시상식 전체가 떠들썩하게 들려왔다.강연은 이 광경에 고개를 돌려 무대 뒤의 서안과 시선을 마주했다.드디어 결혼....9월 8일, 결혼에 적합한 어느 날.사회부, 경제부 기자는 물론 연예 기자까지 총출동했다.각종 포털에서 수아와 안택, 그리고 강연과 서안의 성대한 결혼식에 대한 기사를 앞다투어 보도했다.최고 재벌가인 강씨 가문의 두 공주님이 결혼하는 날, 더구나 결혼 상대 역시 만만치 않은 대단한 청년. 한국에 있어 수백 년 가도 한번 볼까 말까 한 성대한 구경거리였다.커다란 식장에 손님들로 붐비고 컬러 풍선이 이곳저곳에 날아다녔다. 꽃으로 뒤덮인 예식장과 레드카펫은 식장 처음부터 끝까지 펼쳐졌다.강씨 가문, 전씨 가문, 그리고 안택의 가족 모두 유명한 가문이었으므로 상업게, 정치계의 유명 인사들이 대거 출동했다.그렇다 보니 경찰 인력도 많이 투입되어 치안을 유지했다.이번 결혼식에는 그 어떤 매체도 초대하지 않았고, 다만 직접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했다. 그리고 주요 매체들과 협력해 다들 생중계를 퍼 나를 수 있도록 했다.그렇게 만인의 주목 아래 결혼식은 성대하게 치러졌다.수아와 강연의 드레스는 F 국왕실 전용 재단사가 시간과 심혈을 기울여 한땀 한땀 수놓은 것이었다.두 사람이 개인 헬기에서 내리고 결혼식장에 모습을
강씨 가문은 또 한 번 침묵에 빠졌다.세 언니 중 나이란은 이미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흘리고 있었고, 청아와 예은은 애써 눈물을 참고 있었다.그러자 감동에 젖어있던 강씨 세 형제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었다.‘지금 다른 남자 때문에 우는 거야? 날 앞에 두고?’그러나 세 형제가 화를 낼 차례는 주어지지 않았다. 강현석이 몸을 일으켰기 때문이었다.강현석은 앞으로 다가가 훌륭한 두 청년의 어깨를 두드렸다. 몇 년 사이 조금 늙어버린 강현석은 어느새 상권을 주름잡던 그 모습이 사라졌다.“앞으로, 내 보배 딸을 잘 부탁하네.”안택과 서안의 얼굴에 기쁨이 번졌다.두 사람이 반응하기도 전에 강현석은 이미 자리를 벗어났고, 어느새 도예나가 강현석의 옆자리를 지켰다.도예나는 고개를 돌려 어느새 다 큰 자식들과, 대단한 두 사위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축하하네.”그리고 도예나는 강현석의 손을 잡고 거실을 벗어나 자리를 비켜줬다.거실은 잠시 침묵하다가 격동의 비명이 들려왔다.“아아아 드디어 성공했어!”“축하해! 드디어 결혼하네.”“두 공주님이 왕자님을 찾아가는 것 같아 너무 보기 좋아.”강씨 가문에는 웃음소리가 이어졌다.2층 베란다에서.강현석은 집 밖의 풍경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려 도예나와 시선을 마주했다. 서로를 바라보는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우리 아이들이 이제 다 컸네요.”...그리고 시상식은 예정대로 거행되었다.강연의 “아기” 사건으로 대부분의 매체가 시상식 앞을 채웠다. 게다가 인원을 계속 보충해 이 파격 소식을 맞을 준비를 했다.무대 위 강연이 트로피를 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그리고, 아주 중요한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려고 합니다.”그 말이 들리고 인터넷은 아예 서버가 막혀버렸다.무대 아래 모든 배우와 매체, 그리고 팬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 소식을 들으려고 했다.“강연 님! 드디어 전서안 씨와의 결혼 사식을 밝히려는 겁니까?”무대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의 기자가 앞으로 달려가지 못해 안달인 듯 외쳤다.“다들 급해
“아버님, 안녕하세요!”안택과 전서안이 이구동성으로 말했다.나이가 많은 안택이 먼저 한 발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아버님, 이건 제가 3년 전부터 준비해 온 겁니다. 제 명하의 모든 재산, 가족 기업 주식, 부동산, 땅, 주식 등 모든 걸 수아의 이름으로 전환했습니다. 과거, 현재, 미래에서 제가 가진 모든 것, 제 목숨을 포함한 모든 것은 수아의 소유입니다.”그 말을 들은 수아가 깜짝 놀라 입을 딱 벌렸다.모든 재산을 본인의 이름으로 돌리다니. 안택은 수아에게 단 한 번도 이 사실을 밝힌 적이 없었다. 다만 묵묵히 행동으로 움직였다.“아버지...”수아가 강현석을 바라보는 눈빛은 어느새 촉촉해졌고 어쩔 줄 몰라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가족을 제외하고 수아를 위해 이렇게 모든 걸 희생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오직 안택일 것이다.묵묵히, 그리고 뜨겁게. 겉이 아닌 깊숙이까지 수아를 사랑했다.세훈은 안택이 건넨 문서를 읽더니 다시 강현석에게 넘겼다.강현석은 몇 장 넘기다가 깊은 고민에 잠겼다.그리고 아무 말없이 수아를 다독이다가 안택을 향해 말했다.“물어보고 싶은 게 세 가지가 있다네.”안택이 바로 대답했다.“편하게 말씀하세요.”“선택의 갈림길에 섰을 때, 자네의 사업과 내 딸을 선택해야 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질문을 들은 안택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니 고민하지도 않고 답했다.“제 사업이 아니라, 제 목숨으로 수아의 목숨을 구한다고 해도 수아를 선택할 겁니다.”“그렇다면 자네 가문과 내 딸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강현석이 계속해서 물었다.“그래도 수아를 선택하겠습니다. 제 가문은 이미 수백 년의 역사가 있습니다. 충분히 많은 우수한 자녀가 가문을 이어받을 수 있고 제가 굳이 나설 일은 없습니다.”안택이 대답했다.“그렇다면, 자네 부모님과 가족은?”강현석이 안택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천천히 물었다.“자네 부모, 가족들과 수아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그 물음에 안택이 잠시 침묵했다.진
동시에 제훈도 수아에게 문자를 보냈다.[아버지와 어머니가 계신 건 바로 옆 동네야. 2시간도 안 되는 거리에 계셨던거야.]...‘역시!’차가운 인상의 수아가 살기를 드러냈다.‘그래요, 아버지. 이번에는 어디로 숨을 수 있을지 두고 보자고요!’스타일링을 마친 강연이 시간을 확인하자 시상식과 2 시간 정도 여유가 있었다.아버지가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은 30분 정도 남겼다.그리고 수아는 몰래 서안과 안택을 불러 아버지 강현석이 들어오기만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그 옆에는 흥미진진해 보이는 얼굴을 하는 세훈 부부, 세윤 부부, 그리고 제훈 부부가 있었다.강씨 두 자매의 노력 아래 세 언니는 이미 제 편으로 만들었고 두 사람의 결혼을 응원했다.이어 세 언니를 편에 끌어들이고 나니 세 오빠도 한 편으로 되었다.강씨 자매는 정말 아버지가 돌아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그러자 강현석과 도예나가 대문을 넘어서는 즉시 “포위” 당해버렸다.세 언니는 도예나를 이끌고 거실로 들어갔고, 강현석은 두 딸에 의해 양팔이 포위당한 채로 소파에 앉았다.세 아들은 각각 다른 퇴로를 맡고 강현석이 도망갈 수 없게 했다.이어지는 건 두 자매의 맹공격!“아버지! 우리 이제 다 컸으니 제발 각자의 행복을 찾을 수 있게 해주세요!”“그래요. 아버지! 우리가 보아 같은 귀여운 아이를 낳아 아이들이 외할아버지라고 부르는 걸 듣고 싶지 않으세요?”“아버지, 계속 미루다가는 보배 딸들 다 늙어요!”두 딸의 이어지는 애교 세례에 강현석은 정신이 혼미해졌다.“잠, 잠깐만!”아직 상황 파악이 되지 않은 강현석이 물었다.“송이가 임신해 아기가 있다는 말은 대체 뭐냐?”수아와 강연이 눈을 마주했고 강연이 머리를 쳐들며 말했다.“지금은 없지만, 원하면 언제든지 생길 거예요!”강현석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 말을 꺼낸 강현석이 기침을 연신 해댔다.“아버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수아는 미소를 지으며 위로했다.“이건 시작일뿐이에요. 동생에게 생길 거면 나도
직원의 목소리는 생방송을 타고 큰 파동을 일으켰다.[강연 여신님에게 아기가?][전서안이 아버지가 되는 거야?][거봐, 내 말이 맞잖아. 두 사람이 몰래 결혼했다니까?][두 사람의 결혼을 왜 생방송으로 틀지 않은 거야!!!]생방송 댓글이 뒤집어지고 있는 걸 강연은 전혀 알지 못했다.“우리 집 보배 아기니까 잘 부탁드려요.”댓글은 더 난리가 벌어졌다.[????][!!!!]각종 의문 기호가 화면을 가득 채우고 강연과의 통화가 끝난 뒤에도 댓글은 끝나지 않았다.네티즌들은 감동에 북받쳐했다.시상식 관계자가 이 사실을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늦어버렸다. 이미 실시간 검색어가 초고속도로 상승 중이었다.클릭하면 팬들이 꺅 꺅-하며 환호하는 댓글이 넘쳤다.두 사람이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좋은 감정을 이어가자, 처음에는 받아들이지 못했던 팬들도 서서히 인정했다.그사이 강연의 성장은 아주 놀라웠다. “그 시절, 우리는” 드라마를 통해 여자 신인상을 받더니 “스파이”를 통해 여우주연상까지 차지했다.그 이후로 찍었던 영화도 모두 훌륭한 성적을 받아냈다.오늘 밤 시상식에서도 그중 한 영화로 상을 받기로 되어있었다.서안과 강연은 이제 신분이면 신분, 외모면 외모, 인품이면 인품, 경력이면 경력, 모든 게 어울리는 한 쌍이 되었다.두 사람의 성장을 지켜보고 과거 이야기까지 전해 들은 후로는 두 커플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과반수를 이뤘다.그러니 오늘 이 깜짝 뉴스에 다들 격한 마음을 숨기지 못하는 것이었다.유독 전서안 본인과 강씨 가문 사람들은 어리둥절한 심정이었다.수아 때문에 도피 중이었던 강현석이 가장 먼저 가족 톡방에 모습을 드러내며 질문을 쏟아냈다. 강현석도 적지 않게 놀란 모습이었다.[그 자식이 내 보배 딸을 임신시켜?][정말 하늘이 두 쪽 나도 불가능한 일이지!]스타일링을 받던 강연은 미처 소식을 전해 받지 못했고 수아가 답장했다.[아빠, 휴가 중 아니었어요? 신호가 나빠서 연락
강현석은 여자는 안정된 직장이 있거나, 든든한 가족이 있다면 한평생 행복할 것이다, 라는 말을 자주 했다.더구나 강현석은 절대 자신의 아이디가 아닌 아내 도예나의 핸드폰으로 그러한 글을 남겼다.그래서 초반에는 강씨 형제들이 어머니마저 결혼을 반대하는 게 아닐까 싶어 두려움에 떨었었다.하지만 제훈이 아버지의 계정을 해킹해 글을 어머니의 아이디에 옮겨 전송한 것임을 알아냈다. 그제야 강씨 형제는 안심했다.장인어른이 사위를 어려워하는 건 당연했다. 그건 시어머니와 며느리와 같은 이치였다.하지만, 이 집안에서는 아버지와 딸들의 투쟁으로 조금 바뀌었다.두 사람의 투쟁은 어느새 3년 가까이 이어졌다.눈 깜짝할 사이에 18살 소녀 강연은 21살 아리따운 여인이 되었다.아버지와의 오랜 투쟁 끝에 강연과 서안은 약혼식을 마쳤고 연예계 공식 커플이 되었다.그리고 세훈, 세윤, 제훈은 모두 결혼을 마쳤고 단란한 가정을 차렸다.세훈에게는 두 살배기 귀여운 아기도 생겼다.나이란도 임신했다. 어느새 막달에 진입한 나이란은 동그랗게 나온 배를 안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기 좋아했고 세윤이 깜짝 놀라며 옆에 바짝 붙어 곁을 지켰다.제훈과 예은은 신혼여행을 떠났다. 예은은 아이보다는 사업에 더 비중을 둘 생각이었다. 제훈도 아기 욕심이 급하지 않았으므로 두 사람은 다행히 의견 차이 없이 합의를 보았다.이제 수아만 남겨졌는데, 매일 오빠들과 동생을 보는 눈빛에 큰 원망이 담겨있었다.세 오빠는 결혼하고 동생도 약혼식을 올렸는데, 안택과 저만 덩그러니 남겨져 버렸다. 가장 빨리 청혼하고 모든 사람들이 두 사람의 관계를 알았으나 결혼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수아도 강연처럼 투쟁을 거쳐 약혼하려고 했으나 한번 당한 강현석이 또 당할 리가 없었다. 어머니와 함께 다시 세계 여행을 떠난 뒤로 종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그래서 매번 오늘 같은 순간이 찾아오면 연주회 준비 때문에 제대로 추진하지 못한 자신을 원망했다.“괜찮아요. 전 늘 여기 있을 거예요.”안택이 수아를 다독였다. 수
이연수의 미소는 진심을 담았다.강연을 돕기로 마음먹었던 건, 강연이 실제로 좋은 사람이었던 이유가 있었고, 오디션 현장에서 자신의 실력으로 배역을 따내겠다는 그 모습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었다.자신이 건넨 도움이 기회가 되어 돌아와 이연수는 기쁘기도 놀랍기도 했다.이연수의 말을 들은 강연도 마음이 따뜻해졌다.다들 연예계는 신경전이라 모두 힘들게 살아간다고 생각할 것이다.하지만 이곳에는 꿈을 좇는 이를 응원하는 사람이 더 많았다.결국 모든 건 사람이 하기 나름이며 사람이 있는 곳에는 따뜻함과 진심이 있기 마련이었다.강연은 차근차근 촬영을 해나갔다.강씨 형제들의 연애도 순항 중이었다.세훈은 입이 귀에 걸린 채로 결혼을 준비하고 있었고 송청아 역시 적극적으로 자기 뜻을 보이며 함께 상의하며 결정했다.둘의 공통된 의견은 결혼식은 성대할 필요가 없으며 따뜻하고 오래 기억에 남아야 한다는 것이었다.둘째 세윤은 아직 결혼할 “자격”이 없었으므로 조급해할 필요가 없었다.그래서 요즘 새로운 취미인 맛집 탐방을 시작했다.나이란 역시 먹짱이었는데 세윤이 앞서 맛집을 개발하면 나이란과 함께 찾아 음식을 먹었다. 그러다 보니 짧은 보름 안에 살이 3킬로나 쪄버리고 말았다.그러자 강연과 통화를 하거나 만날 때면 나이란은 항상 30분 동안 찡찡거렸다.“강연아!! 나 3킬로가 쪘다고! 다이어트 할 거야. 다시 안 먹어! 엉엉!”강연은 나이란의 다부진 몸매를 보며 웃음을 참았다.“아니야 어디 뺄 데가 있다고 그래? 우리 세윤 오빠는 딱 너 같은 여자를 좋아한다고.”“정말?”나이란이 의심 가득한 눈초리를 드러냈고 잠시 고민에 잠겼다.그렇게 강연은 드디어 조용한 대기실을 되찾을 수 있었고 대본을 읽으며 다음 촬영을 준비할 수 있었다.셋째 제훈은 열애 중이었다. 하루가 멀다고 송예은을 찾아 데이트했다.송예은이 촬영이 있는 날이면 촬영 장소를 찾아갔고, 선남선녀가 나란히 있는 모습은 시선을 끌었다.그러자 평소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기로 유명한 제
안티 팬들의 예상과는 달리 신인 배우 강연의 연기는 정말 그 캐릭터 본연의 매력을 연출했다. 자본을 쏟아부어 배역을 따내는 연기가 아닌 캐릭터 스스로가 된 듯한 연기였다.초반에는 학생들과 두루 어울리는 부드럽지만 강인한 소녀였지만, 적군에게 잡혀 처형장으로 나갈 때의 강렬한 정신과 격앙된 태도는 반전을 자아냈다. 백연주의 경험과 강연의 연기는 수많은 애국열사를 대표했다.강연은 선인들의 정신을 캐릭터에 쏟아부어 어리지만 용감하게 나라를 위해 희생하는 연기를 녹여냈다.처형장으로 가는 길에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옅게 지어내는 미소... 그리고 총소리가 들리고 누군가 쓰러져도 여전히 높은 위치에서 자리를 지키는 태양.그 장면 속 강연의 미소는 많은 사람들의 감동을 자아냈다.예고편을 모두 보고 나서야 사람들은 이 대단한 “백연주” 역을 강씨 가문 “공주님”인 강연이 맡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처음에는 경악하다가 이어 찬사가 이어졌다.강연은 정말 실력이 있는 배우였다. 이연수를 비롯한 배우들의 글도 모두 사실이었다.그들은 그제야 안티팬들의 선동에 넘어갔던 걸 깨달았다.진실이 드러나고 사람들은 강연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고 호감도 생겼다.[언니 연기는 정말 대단해요. 영원히 함께할게요!][언니 힘내세요! 차세대 연기 대상은 언니꺼에요!]...강연을 향한 찬사 목소리가 높아지고 송 감독은 때를 놓치지 않고 마지막 한 발을 발사했다.“스파이” 공식 홈페이지에 오디션에서 “이가을” 연기한 강연의 촬영분이 공개되었다.이 오디션 영상의 공개는 온라인을 또 한 번 들끓게 했다.“백연주”를 통해 강연의 연기 재능을 미리 맛볼 수 있었는데 “이가을”처럼 복잡한 캐릭터에 대한 연기도 완벽하게 소화를 하자 네티즌들은 두손 두발을 모두 들게 되었다.[정말 무서운 연기 괴물이야!][역시 연기의 신 전서안이 마음에 둔 여자는 달라도 달라.]그렇게 온라인 소동은 막을 내렸다. 강연은 사람들의 호감도 사고 차세대 연기의 신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강연은 빠르게 “스파
“뭔데? 무슨 반전?”송 감독이 재빠르게 물었다.“우리에게 편이 생겼어요!”“무슨 편? 지금이 언젠데 아직도 네 편 내 편을 나눌 여유가 있는 거야?”송 감독이 눈을 부라리며 물었다.“아니요! 이걸 좀 보세요! 사람들이 직접 나서서 강연 씨를 위해 해명하고 있어요! 우리가 섭외한 것도 아닌데 먼저 나선 거라고요!”“뭐라고?”송 감독이 바로 몸을 일으켰다.“줘 봐.”그러자 스태프가 빠르게 핸드폰을 건넸고 홈페이지의 댓글이 순식간에 늘어나고 있었다.[배우 이연수: 저는 강연 씨와 함께 촬영했었습니다. 강연 씨는 정말 착하고 다정한 사람이에요. 절대 갑질한 적도 없으며 연기를 묵묵히 소화해 내는 천생 배우였어요. 이런 재능을 저희는 아주 부러워했는걸요.]그리고 이연수는 짧은 동영상을 함께 게재했는데 “그 시절, 우리는” 작품에서 강연의 촬영분이었다.“감독님, 이 여배우는 ‘그 시절, 우리는’ 작품의 배우인데요, 강연 씨와 사이가 좋은가 봐요. 이분이 직접 나서자 적지 않은 배우들이 함께 참여했어요. 조연 배우들이라 주연 배우들만큼 임팩트가 큰 건 아니지만 오히려 더 진실성 있게 다가간 것 같아요.”그건 사실이었다.요즘 사람들은 여론에 빨라 어느 유명한 배우가 이런 글을 남겼다면, 오히려 소속사에서 지시한 것이겠니 하고 생각했다.하지만 조연 배우, 스태프, 그리고 촬영 알바생들과 같은 사람들이 남긴 글은 진정성이 넘쳤다.더 중요한 건 그들이 던진 작은 돌멩이는 잔잔한 파도에 티 나지 않는 파울을 남겼고, 이는 사람들의 반감을 사지 않았다.배우가 네티즌들의 호감을 어느 정도 산 다음, 이제 주연 배우와 촬영팀이 나서야 할 때가 되었다.모든 건 걸쳐야 할 과정이 있는 법이었다.빠르게 읽어 내려간 송 감독의 표정이 밝아졌다.“휴, 드디어 목숨은 유지할 수 있게 되었어. 전서안 그 자식이 두려워서 어디 살 수 있겠나, 참.”“송 감독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이해가 되지 않은 스태프가 되물었으나 송 감독은 수염을 내리쓰며 덤덤하게 말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