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712화

비록 트레이북의 얼굴은 단 한 번밖에 보지 못했지만, 트레이북의 이목구비와 윤곽은 이미 엘리자의 마음속에 깊이 새겨져 있었다.

앞에 있는 두 아이의 눈, 코, 입술은 트레이북와 완전히 판박이다.

‘트레이북 서자 아니야?’

엘리자의 눈에는 짙은 적의가 떠올랐다.

도제훈과 강세훈은 마치 엘리자를 보지 못한 것처럼 곧장 소파에 앉았다.

“너희들 누구니?”

엘리자는 다리를 꼬고 경계하며 차갑게 물었다.

강세훈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그럼, 아줌마는 누구세요?”

‘날뛰고 건방지고 차갑기도 해!

트레이북의 카리스마와 어느 정도 비슷했다.

엘리자는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난 트레이북 약혼녀야.”

한마디도 채 끝나기 전에 뒤에서 냉혹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한테 약혼녀가 있었나요?”

엘리자는 온몸이 뻣뻣해졌다.

H 지대 전체가 엘리자 아버지가 딸을 트레이북과 결혼시키려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트레이북은 절대 승낙하지 않았다.

엘리자도 트레이북이 없는 곳에서만 약혼녀라고 감히 말하고 다닐 수 있었다.

그러나 마침 트레이북이 들릴 줄은 몰랐다.

엘리자는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아이랑 장난하고 있었어요. 근데 이 두 아이는 누군지 소개해 줄래요?”

트레이북의 눈빛은 두 아이에게 떨어지고 한순간 멍해졌다.

그 익숙함이 다시 돌아왔다.

“먼저 나가 있어요.”

트레이북은 눈길을 돌려 말했다.

“앞으로 내 허락 없이 여기 오지 마세요.”

엘리자는 화가 치밀어 온몸이 떨렸다.

끊임없이 심호흡하고서야 겨우 냉정해졌다.

“당신 일에 방해하지 않고 아이들이랑 놀아주고 있을게요.”

“놀려면 혼자 나가서 놀아요. 이 아이들과 진지하게 얘기할 게 있어요.”

트레이북의 목소리에는 짜증이 섞여 있었다.

엘리자는 정말로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다.

‘애들이랑 무슨 진지한 얘기를 한다는 거야!’

‘다 핑계야!’

전에 김두철이 집권했을 때, 엘리자는 오고 싶으면 오고 가고 싶으면 갔다.

이제 노란 피부의 아시아계로 바뀌어 집권하게 되었는데, 엘리자의 지위는 오히려 더 낮아졌다.

엘리자는 고개를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