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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2화

이튿날, 도예나는 일찍 깨어나 초점을 잃은 두 눈으로 창 밖을 바라보았다.

시간을 한 번 보았는데, 아이들은 아마 아직 자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젯밤 새벽에야 도착했을 것이고 지금은 아마 점심때까지 자고 시차에 적응해야 할 것이다.

그럼, 그때 깨어나면 전화가 올 것이다.

마음속으로 시간을 정리하고 있을 때, 강남천이 서서히 다가왔다.

강남천은 도예나의 병상 옆에 앉아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30분 후에 심리 전문의가 올 거예요. 예나 씨 가슴속에 있는 매듭을 풀어주려고 오는 거니까 너무 거부하지는 말아요.”

그러자 도예나는 눈초리가 떨렸다.

곧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제가 지금까지 만나 본 심리 전문의는 수없이 많아요. 근데, 내 병이 너무 심각해서 인지 아니면 그 분들의 실력이 낮아서 인지 치료할 수 없었어요.”

두 사람이 말을 하고 있을 때 주치의가 양복 차림의 남자를 데리고 들어왔다.

“이 분은 성남시에서 유명한 심리 전문의 방 선생님입니다.

방 닥터는 안경을 밀고 걸어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전 심리 전문의로서 직업적 도덕을 중요시 여기고 있습니다. 이건 치료 전 보안유지 서류입니다. 이곳에 서명하시면 앞으로 저에게 그 어떠한 비밀을 털어놓아도 절대 유출시키지 않을 겁니다.”

심리 전문의는 세상 밖으로 드러내기 어려운 명문 대가족의 일들을 수없이 많이 들어왔다.

하여 치료하기 전에 서류에 서명한 것도 환자가 과거에 발생한 모든 것을 남김없이 자신에게 털어놓게 하여 치료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도예나는 고개를 숙이고 매우 협조적이게 사인을 했다.

주치의는 몇 마디 당부하고 나서 그들에게 공간을 남겨 주었다.

강남천도 일어나서 가려고 했는데, 도예나가 그의 옷자락을 잡았다.

“가지 마요. 옆에 있어줘요.”

말랑말랑한 말투가 강남천의 심장을 고양이 발톱처럼 스쳐 지나갔다.

강남천은 방 닥터를 보고 물었다.

“있어도 돼요?”

그러자 방 닥터는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사모님이 믿으시는 분이니 당연히 남아도 됩니다.”

‘믿는 분?’

강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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