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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2화

강남천은 눈을 가늘게 떴다.

강세훈은 강현석을 똑 닮았다. 똑같은 눈매와 똑같은 입술 라인, 그리고 풍기는 분위기마저 비슷했다.

만약 키와 체격이 조금 더 컸더라면 강남천은 마치 15살의 강현석을 바라보고 있는 것만 같다고 생각했다…….

지난 20년 동안 강남천은 강현석의 발 밑에서 지냈다.

그는 강현석을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네 허튼 질문에 답할 여유가 없어!”

강남천은 매서운 눈길로 아이를 노려보았다.

“지금 내가 묻는 물음이나 대답해! 지금 여기서 뭘 찾고 있었던 거야?”

그의 물음은 마치 화살이 되어 강세훈의 마음을 찔렀다.

아무리 총명한 아이라고 해도 이런 윽박지름을 견뎌낼 멘탈이 있을 리가 없었다.

아이의 입술이 점점 새하얘지고 등에는 식은땀이 흘렀다…….

“제 물건을 찾아달라고 부탁했어요. 그게 왜요?”

차갑고 침착한 목소리가 문밖에서 들려왔다.

강세훈이 고개를 들어보니 도예나 또각또각 걸어와 자신의 앞을 막아서는 게 보였다.

불안하던 마음이 드디어 진정되는 기분이었다.

도예나는 강세훈을 등 뒤로 감추고 차가운 눈길로 남자를 바라보았다.

“어제 도시락을 가져다주면서 귀걸이를 사무실 책상에 떨구고 간 것 같아서 세훈이한테 찾아달라고 부탁했어요.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강남천이 입술을 매만지며 물었다.

“그래요?”

도예나가 냉소하며 말을 이었다.

“세훈이가 사무실을 좀 뒤졌다고 이렇게까지 화를 내다니, 보면 안 될 물건이라도 숨겨놨나 보죠?”

여자는 남자의 귓가에 입을 대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여자 스타킹이에요, 아니면 속옷?”

강남천은 굳은 얼굴로 일관하다가 그녀의 말에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한참 도예나를 바라보던 강남천이 입을 열었다.

“제가 그동안 도예나 씨를 잘못 봤나 봐요. 질투가 나서 어린아이를 이런 일에 끌어들이다니.”

“저도 그냥 평범한 여자예요. 당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강인하지 않죠.”

그녀는 강남천의 셔츠 깃을 정리해 주며 말했다.

“세훈이 데리러 왔어요. 천천히 일보고 오늘은 집에 일찍 들어와요.”

그리고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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