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나는 와인 술잔을 들고 컵 속의 술을 한 번에 다 마셨다.회사 측의 일이 다 처리되기도 전에 그녀는 차 키를 들고 차를 몰고 강씨 집안으로 돌아갔다.강씨 집안에 도착했을 때, 시간은 오후 3시가 넘었는데, 몇 명의 아이들은 모두 유치원에서 수업을 받고 있었다. 이는 도예나가 아이들에게 제정한 교육 계획이었다.세윤과 수정은 일주일에 5일 동안 수업을 받고, 세훈과 제훈은 일주일에 3일만 수업을 받았다. 몇 명의 아이가 아무리 똑똑해도 정상적인 아이의 성장에 따라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나아가야 했다.강 부인은 거실에서 앉아서 텔레비전을 보다가 차 소리를 듣고서야 고개를 돌렸다. 도예나가 들어오는 것을 보았을 때, 그녀는 멍해졌다가 순식간에 무언가를 알아차렸다.“어머니, 저 돌아왔어요.”도예나는 현관에 서서 신발을 갈아 신었고, 얼굴은 무척 평온했다.강 부인은 자신의 추측을 확신하지 못하고 웃는 얼굴로 걸어갔다.“오늘 회사를 옮긴다고 하지 않았어, 근데 이렇게 빨리 끝난 거야?”도예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담담하게 말했다.“현석 씨 어제 해성으로 돌아왔는데, 어머님은 모르셨어요?”“나, 나도 이제야 알았어…….”강 부인은 눈동자를 돌려 한숨을 내쉬었다.“현석이라는 아이는 일 중독이어서 일하기 시작하면 아무것도 돌보지 않잖아. 내가 뉴스를 봤는데, 아마도 합작을 이야기할 때, 고객과 호흡을 맞추느라 그런 사진이 찍혔을 거야……. 나나야, 너는 이런 일로 현석에게 화를 내지마, 응?”도예나는 강 부인을 몇 초 동안 쳐다보며 말을 하지 않았다.강씨 그룹은 해성에서 한 손으로 하늘을 가리는 존재라서, 고객이 강현석을 협조해야 했을 뿐, 어떻게 강현석이 그들에게 춤을 추는 법이 있겠는가?그녀는 시어머니로서 자신의 아들의 편을 들기 위해 이런 명백한 허점이 있는 핑계조차도 말할 수 있었다.“저야 당연히 화를 낼 리가 없죠.”도예나는 입술을 구부리고 웃었다.“저는 그가 왜 해성으로 돌아와도 나에게 한마디도 하지 않았는지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 그래.” 강 부인은 한숨을 내쉬었다.“유럽 공장 쪽의 일이 매우 까다로워서, 우리 강씨 그룹은 적지 않은 돈을 잃었거든. 너희 아빠는 매일 고객과 주선하고 있었으니 성질이 변한 것도 당연하지.”“하지만-” 도제훈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아빠는 사업상의 감정을 집으로 가져오는 건 너무한 거 아니에요?”“나도 그냥 그렇게 말하는 거야.” 강 부인은 몇 명의 아이의 머리를 만졌다.“너희 아빠가 돌아오면 세훈이 또 자랐고, 제훈의 머리카락이 길었고, 세윤이 이마에 여드름 두 개 났고, 우리의 수정이 또 예뻐진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거야…….”두 주일의 시간은 긴 편은 아니지만, 결코 짧은 편은 아니었다.사람이라면 변했다.‘그러니 너희 아빠가 예전과 달라졌단 것을 느꼈을 때, 절대 놀라지 마.’‘그도 변했고, 너희들도 변했잖아?’강 부인은 한사코 자신의 손바닥을 꼬집으며 한 번 또 한 번 마음속으로 자신을 설득하여 이 비밀을 계속 지켜야 했다…….저녁 6시, 강씨 집안의 저녁은 이미 준비가 다 되었다.네 아이는 마당에서 놀면서 아빠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았다.줄곧 아빠를 가장 싫어했던 세윤도 이번에 자꾸 문앞을 두리번거렸다.아빠랑 두 주일이나 떨어져 있었으니 그는 정말 아빠가 보고 싶었다.아빠는 엄격하지만 그는 정말 아빠를 사랑했다. 물론 그는 엄마를 더 사랑했다…….강세윤은 다시 한번 입구의 반산 도로를 바라보며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아빠 오늘 돌아오지 않는 건가?”도예나는 웃으며 말했다.“너희 아빠는 일 때문에 바빠서 돌아오지 않아도 정상이지. 가자. 우리 먼저 밥 먹자. 밥을 다 먹은 후에 계속 기다릴까?”네 아이는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식사를 마친 후 황혼이 깃들자 네 아이는 졸기 시작했다.도예나는 아이들에게 목욕을 한 후, 그들을 안고 침대에 가서 서너 개의 잠자기전 이야기를 했고, 아이들은 점차 꿈나라로 들어갔다.그녀는 시간을 한 번 보았는데, 이미 밤 11시가 되었다.하지만 강현석은 아직 돌아오
“이건 당신과 수정이를 위한 선물.”강남천은 손에 들고 있던 쇼핑백 두 개 건네주었다.도예나는 담담하게 받았다.안에는 선물 두 개가 있었는데, 향수 한 병, 그리고 바비 인형이 들어 있었다.‘이 두 가지 물건이라니—'그녀는 다시 한번 웃으며 말했다.“비서에게 사달라고 한 거죠?”이 향수와 바비인형, 그녀와 도수정은 이미 갖고 있었으니, 만약 이 남자가 직접 선물을 사러 갔다면 중복된 물건을 사서 천리길을 마다하지 않고 가지고 돌아오지 않았을 것이다.강남천은 그녀의 시선을 피하더니 담담하게 말했다.“너무 바빠서 선물 고를 시간이 없었어요. 왜, 싫어요?”도예나는 웃으며 선물을 소파 위에 던졌다.그녀는 차가운 눈동자를 들어올렸고, 그 눈빛은 약간 심문을 띄고 있었다. 그녀는 또박또박 말했다.“강현석 씨, 우리 이야기 좀 하죠.”“무슨 얘기할 건데요?”남자는 갑자기 손을 들어 가슴에 늘어진 그녀의 머리카락을 들었다.이 동작을 보자 도예나의 머릿속에는 왠지 모르게 그가 그 여자의 턱을 드는 장면이 떠올랐다.그녀는 단지 토하고 싶을 뿐이었다.그녀는 손을 들어 남자의 손을 뿌리치며 차갑게 말했다.“어젯밤의 일부터 얘기하죠.”남자의 입가에는 미소가 나타났다.“왜요, 질투했어요?”말하면서 그는 갑자기 여자의 턱을 쥐었다.그는 고개를 살짝 숙였고, 도예나와의 거리가 1센티미터도 안 되었다.그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난 금방 결혼을 해서 아직 아내와 신혼의 즐거움을 누릴 겨를도 없었는데, 또 어떻게 밖에서 바람을 피울 수 있겠어요? 안심해요. 그저 연기일 뿐, 내 본심이 아니에요.”그의 말투, 그리고 이 가벼운 동작은 도예나의 반감을 전혀 억누를 수 없게 했다.그녀는 빠르게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그러나 남자에게 허리를 잡혔다.“그동안 내가 보고 싶지 않았어요?”남자는 그녀를 힘껏 잡아당기더니 그녀의 옷을 뜯어버렸다.그리고 눈에 띄는 문신은 바로 이렇게 그의 눈앞에 드러났다.애초에 그 알파벳이 아니라 하나의 단어였다, N
낭랑한 소리가 거실을 더욱 고요하게 했다.강남천의 혀는 왼쪽 얼굴에 닿았고, 포악한 기운은 더욱 심해졌다.“왜요, 아내로서의 의무를 이행하고 싶지 않은 거예요?”“당신 지금 가정 폭력이에요!” 도예나는 그를 노려보았다.“강현석, 나는 왜 결혼한 후에 당신이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되었는지 모르겠어요! 애초에 나한테 맹세한 말들, 모두 거짓이었나요? 당신은 네 아이에게 완전한 집을 주기 위해 나와 결혼한 거 맞죠?”남자의 음산한 눈동자는 그녀를 주시하고 있었다.“나는 설명하고 싶지 않아요.”설명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그는 강현석이 아닌데 왜 강현석의 여자와 아이들을 사랑해야 할까…….하지만 이 여자의 맛은 정말 좋았다.남자는 입가를 핥으며 말투가 부드러워졌다.“나나야, 우리 두 주일 동안 보지 못했는데, 나 안 보고 싶었어요? 결혼 후, 우리는 아직 같이 잔 적이 없잖아요. 나는 당신에게 신혼 밤을 빚졌으니, 오늘 내가 다 보충할게요.”도예나는 정말 구역질이 났다.그녀도 자신이 왜 마음속으로 분명히 이 남자를 깊이 사랑하고 있지만, 그의 얼굴을 보고, 그의 말을 듣자마자 반감과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지 몰랐다.그녀는 가슴을 안고 또박또박 말했다.“강현석, 당신은 그래도 유명인인데, 당신의 말 한 마디와 행동 하나하나가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다는 거 모르는 거예요? 앞으로 자신의 언행에 좀 주의해줘요. 적어도 어젯밤과 같은 그런 일이 더 이상 기사에 보도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난 아무 상관없지만 중요한 것은 아이들 볼까 봐 두려워서요.”그녀의 목소리는 더욱 차가워졌다.“나는 당신이 좋은 남편이 되기를 바라지 않지만 적어도 아빠라는 역할을 잘 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기를 바라요.”그녀는 말을 마치고 몸을 돌려 한 걸음 한 걸음 위층으로 걸어간 뒤 안방 문을 힘껏 닫고 또 찰칵 소리를 내며 방문을 잠갔다.거실의 불빛이 남자의 어깨에 떨어지자, 그는 손을 들어 뺨을 맞은 얼굴을 만지며 냉소를 지었다.“정말 재미있네.”그는 살
“엄마, 안심하세요.남자는 천천히 연기를 뱉었다.그리고 입가에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나는 원래 강씨 집안 후계자이니 이 집안의 모든 것도 마땅히 나의 것이어야 했어요. 나도 강씨 집안의 영광을 계속 이어갈 거고요. 도예나와 네 아이에 대해 말하자면, 그들은 강현석이 사랑하는 사람들이죠. 내가 왜 나를 죽이려는 사람을 도와 그의 사람을 지켜야 하나요? 내가 참고 그들을 망치지 않은 것만으로도 이미 나의 가장 큰 선의라고요.”“대체 뭐 하고 싶은 거야?”강 부인은 멍하니 눈을 크게 떴다.“뭘 하고 싶다면, 내가 지금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남자가 담배꽁초를 바닥에 던지자 불똥은 순식간에 카펫을 태워 구멍을 냈다.그는 발을 들어 담배꽁초를 밟고 차갑게 말했다.“내가 강씨 그룹 회장이라는 자리에 철저히 앉기 전에, 나는 도예나의 머리카락 하나조차 움직이지 않을 거예요. 나도 그녀가 눈치 있게 나를 귀찮게 하지 않기를 바라고요.”말이 끝나자 그는 문을 박차고 나갔다.강 부인은 완전히 붕괴되어 손가락 사이로 눈물이 흘러내렸고, 한 방울 한 방울 땅에 떨어졌다.오늘은 또 잠들지 못할 밤이었다.도예나는 아침에 일어났는데, 두 눈이 시큰시큰하고 핏발이 서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그녀는 일어나 화장대 앞에서 한참 치장하고서야 비로소 자신의 피로를 감췄다.그녀가 문을 열고 아래층으로 내려가자, 네 명의 아이들이 식탁 앞에 앉아 아침을 먹고 있는 것을 보았는데, 그들은 거실 방향을 보고 있었다.그리고 거실에는 뉴스가 보도되고 있었다.텔레비전에는 잘생긴 얼굴이 나타났고, 수많은 기자들이 양복을 입은 남자를 에워쌌다.“강 대표님, 당신이 클럽에서 섹시한 여자와 춤을 추는 것을 찍었는데, 그게 사실입니까?”“강 대표님, 결혼 첫날에 유럽으로 출장을 갔다고 들었는데, 이 일에 대해 사모님은 어떻게 생각합니까?”“강 대표님, 당신이 결혼반지를 끼지 않은 것 같은데, 당신과 사모님의 감정에 문제가 생겼다고 생각해도 됩니까?”“강 대표님, 결혼 당일에
그러나 그녀는 아쉬워했다.이 반지는 그들의 사랑을 담고 있었으니까.이대로 버리면 그 사랑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될 것이다.그러나 그녀 혼자 결혼 반지를 끼고 있는 것은 확실히 큰 의미가 없었다.도예나는 싸늘하게 웃으며 반지를 상의 주머니에 넣었다.‘그냥 추억이라고 생각하자.’그녀는 고개를 들자마자 방금 식탁에 앉아 있던 네 아이가 어느새 자신을 에워싸고 있단 것을 발견했다.네 쌍의 칠흑 같은 눈동자에 같은 걱정이 떠올랐다.그녀는 가슴의 감정을 억누르고 가볍게 웃었다.“너희들 왜 그래?”“아빠 너무해요!”강세윤이 뺨을 불룩거리며 분노하여 말했다.“아빠는 이미 일을 마치고 돌아왔는데, 엄마와 함께 있지 않고 뜻밖에도 클럽에 가서 무슨 엉망진창인 여자와 춤을 추다니! 엄마, 난 아빠 혼내러 갈 거예요!”도수정은 눈을 깜박였다.“나는 아빠가 보고 싶은데, 아빠는 왜 나를 찾아오지 않는 거예요?”강세훈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나도 같이 갈 거예요.”도제훈은 안색이 어두웠다.“가자, 우리 모두 회사로 가자!”도제훈의 눈동자 속의 비친 차가운 기운을 보자 도예나의 가슴은 덜컥 내려앉았다.제훈은 가까스로 마음을 터놓고 강씨 집안을 받아들였는데, 만약 강현석이 그런 나쁜 짓을 한 걸 알면 그의 성격은 예전보다 더 침울해질지도 모른다.“얘들아, 너희들 지금 뭐하는 거야?” 도예나는 몸을 웅크리고 부드러운 웃음을 지었다.“그저께 저녁에, 너희 아빠는 고객과 술자리가 있었는데, 뉴스의 그 사진들은 컴퓨터로 합성한 거야. 가짜라고. 전문적으로 네티즌을 속이기 위해 그런 거야. 너희들은 모두 가장 총명한 어린이인데, 어떻게 네티즌과 기자에게 말려들 수 있니?”“난 너희 아빠와 감정이 아주 좋으니까, 기자가 묻는 만큼 그렇게 많은 일이 없어.”그녀는 몇 명의 아이들의 머리를 하나하나 만졌다.“자, 아침 먹고 학교에 가야지. 엄마도 회사에 가서 일할 거야.”“깜짝이에요, 난 아빠가 정말 나쁘게 변한 줄 알았어요!” 강세윤은 놀란
“나나야, 그 뉴스는 어떻게 된 일이야?”전화기에서 설민준의 믿을 수 없는 목소리가 들려왔다.도예나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무슨 일이긴, 설마 나한테 그 기자들이 함부로 쓴 기사에 대해 묻는 건 아니겠지?”“이 뉴스가 아무렇게나 쓰였든 말든, 강현석은 신혼 한 달도 안 되는 날에 다른 여자와 스캔들이 났어, 이것이 바로 너란 아내를 존중하지 않는 거야.”설민준은 싸늘하게 말했다.“나나야, 나는 네가 이런 일에 개의치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강현석은 완전히 널 무시한 거잖아. 그가 너를 아내로 맞이하는 것은 틀림없이 다른 의도가 있을 거야.”“그만해!” 도예나의 목소리는 차가웠다.“이것은 우리 부부 사이의 일이니, 네가 이래라저래라 할 필요가 없어.”방 안은 갑자기 조용해졌다.그러자 설민준의 쓴웃음이 들려왔다.“네 말이 맞아. 나는 남일 뿐, 내가 무슨 자격으로 너희들 부부의 일에 끼어들겠어. 미안해. 내가 당돌했어, 끊을게.”전화가 갑자기 끊겼다.끊긴 전화를 보며 도예나는 그만 멍해졌다.그녀는 설민준을 다치게 하려는 게 아니라 그냥…… 더 이상 이 남자에게 그 어떤 희망도 주고 싶지 않았다.설령 그녀와 강현석이 미래가 없다 하더라도 그녀는 결코 설민준과 함께 하지 않을 것이다…….그리고 이 유명무실한 혼인에 대해서는…….결혼 후 강현석과 말을 나눈 횟수는 그 몇 번 뿐이었지만, 매번 그녀는 결혼에 대해 더욱 실망했다.그녀는 이혼을 제기해야 했다.하지만 네 아이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그리고 왠지 모르게 그녀는 항상 자신이 모르는 일이 일어난 것 같다고 느꼈다.어쩌면 그녀는 더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그후 며칠 동안 강현석은 다시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강 부인은 핑계를 대며 도예나 앞에서 강현석을 대신하여 설명하였다.“나나야, 회사의 일이 정말 많아서 그래. 현석은 매일 바빠서 집에 발도 붙이지 못하고 여기저기서 회의를 열며 난리도 아니야…….”“어머님, 저도 다 알아요.”도예나는 웃으며 안색이 평온하게
강세훈은 그의 옆에 서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도제훈은 눈길을 거두었다.“뭐가 이상해? 아빠는 분명히 해성에 계시는데 왜 집에 돌아가지 않는 것일까? 일이 바쁘다는 건 알지만, 전에는 바쁘지 않았어? 근데 왜 결혼 후에 우리는 다시는 아빠와 만난 적이 없을까?”강세훈은 눈을 드리웠다.사실 그는 일찍부터 이상하다고 느꼈다. 다만 그는 감히 말하지 못했다. 그는 세훈과 도수정이 아빠에게 실망할까 봐 두려웠고 엄마가 강씨 집안에서 나갈까 봐 두려웠다.그도 할머니처럼 아빠가 여전히 예전과 같다고 모든 것을 수식하려고 했다.“만약 아빠가 엄마를 괴롭히면 난 절대로 그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도제훈은 주먹은 꽉 쥐었다. “난 그를 그렇게 믿고 엄마를 맡겼는데 결국…….”그는 눈을 감고 눈밑의 차가운 기운을 눌렀다.“제훈아, 진정해.”강세훈은 그의 등을 두드렸다.“내가 아빠에 대해 잘 아는데, 아빠는 절대 엄마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거야. 그리고 네가 애초에 아빠를 믿을 수 있었던 것은 아빠가 확실히 잘했다는 것을 설명하지. 누구도 갑자기 이렇게 크게 변할 수 없어. 회사에 정말 큰 일이 일어났을지도 모르잖아?”“강씨 그룹에 가보고 싶어.”도제훈이 침착하게 말했다.“나도 같이 갈게.” 강세훈은 손에 들고 있던 장난감을 모래밭에 던지고 몸에 묻은 모래를 툭툭 쳤다.도제훈은 입술을 오므리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이 나오자마자 강세윤은 엉덩이를 흔들며 달려왔다.“너희들 어디로 가려는 거야?”“회사에.” 강세훈은 담담하게 말했다.“넌 집에서 수정과 잘 놀고 있어.”“회사에?” 강세윤은 두 눈이 밝아졌다.“강씨 빌딩에 가는 거 아니야? 아빠도 거기 있지? 나 정말 오랜만에 오빠를 못 본 거 같아. 나도 함께 갈 거야!”“나도 아빠가 보고 싶어. 같이 가자.”수정도 다가와서 불쌍하게 말했다.그녀는 정말 오랫동안 아빠를 보지 못했는데, 이제 아빠가 어떻게 생겼는지조차 잊을 지경이었다.수정이 기대하고 있는 것을 보고 도제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