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은 하루하루 다가왔다.요 며칠 도예나와 강현석은 결혼식 때문에 바쁘게 돌아다녔는데 결혼식 전날에 회사에서 전화가 왔다.“사장님, 오늘은 옐리토스 프로젝트 성과를 보고하는 날인데 직접 참석하시겠습니까?”박정연은 이 전화를 하고 싶지 않았다. 지금 사장님이 결혼한다는 일은 전 도시의 사람들이 다 알고 있었으니까.그러나 이 프로젝트는 문제가 너무 많아서 그녀는 자신이 혼자 가서 보고하면 문제가 생길까 봐 두려웠다…….회사가 가까스로 이 규모로 발전했으니 영문도 모른 채 남에게 밟혀서는 안 된다.도예나는 고개를 끄덕였다.“지금 출발할게요. 옐리토스 문 앞에서 봐요.”오늘을 위해 그녀는 진작에 시간을 비웠다.옐리토스와 장씨 그룹이 문제를 일으키려고 한 이상, 그녀는 가서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해 버릴 것이다.“내가 같이 가줄까요?” 강현석은 그녀의 허리를 껴안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도예나는 웃었다.“별일 아니니까 같이 갈 필요 없어요. 나 먼저 갈게요.”강현석은 오히려 그녀의 허리를 잡고 놓지 않았고,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작별 키스해줘요.”요 며칠 그들 두 사람은 매일 같이 잤는데 그걸로도 많이 부족한 것일까?그러나 이 남자는 떼를 쓰며 그녀가 뽀뽀를 하지 않으면 놓아주지 않을 기세를 보였다.그녀는 어쩔 수 없이 까치발을 하며 남자의 얼굴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엄마 아빠 부끄럽지도 않나봐요, 거실에서 뽀뽀를 하다니!”강세윤의 목소리가 갑자기 귓가에 울렸다.도예나는 깜짝 놀라 고개를 숙였고, 네 아이가 어느새 그녀와 강현석의 옆에 서 있는 것을 보았다. 네 쌍의 눈은 초롱초롱하게 그들을 주시하고 있었다.그녀는 얼굴이 붉어졌다.“너희들 풍선 불고 있지 않았어?”“헤헤, 엄마 쑥스러워하는 것 같아요.”강세윤은 크게 웃었다.“엄마는 왜 나에게 뽀뽀할 때 쑥스러워하지 않는 거예요?”그는 자신더러 이 질문에 어떻게 대답하라는 것일까? 도예나는 어이없어 하더니 당장 강세윤의 입을 막으려 했다.도제훈은 담담하게 말
도예나가 차문을 열고 내려오자, 박정연은 즉시 그녀를 마중하며 매우 과장된 표정으로 말했다.“와, 사장님, 며칠 안 봤는데 더 아름다워지신 것 같아요! 사랑에 빠진 사장님이 이렇게 웃음을 띠고 있으니 오늘의 성과 보고는 틀림없이 성공할 거예요!”그녀의 사적인 감정은 일과 무슨 필연적인 연관이 있을까?“어머, 곧 결혼할 도씨 집안 큰아가씨 아닌가요?”비꼬는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도예나는 고개를 돌리자 이지원이 차문을 열고 내려오는 것을 보았는데, 그 두 눈에는 알 수 없는 빛이 반짝였다.이지원은 다가와서 두 손으로 가슴을 안으며 말했다.“도예나 씨, 보아하니 강 대표도 당신에게 진심이 아닌 것 같네요.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회사 일로 결혼 전날에 나와서 고생하게 할 수 있겠어요?”도예나는 눈빛이 담담했고 입술을 구부리며 웃었다.“결혼식을 언급하니까 갑자기 기억이 났네요. 내가 아직 이지원 씨에게 초청장을 보내지 않은 것 같은데.”이지원은 콧방귀를 뀌었다.“나는 당신의 결혼식에 참가하는 것에 대해 조금의 관심도 없어요.”“설민준도 내 결혼식에 올 텐데.”도예나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정말 안타깝네요. 그럼 이지원 씨는 아마 민준이 못 만날 거 같군요.”이 말은 이지원의 정곡을 찔렀고, 그녀는 화가 나서 얼굴까지 빨개졌다.설민준…….그는 그녀의 금기였다!그러나 도예나는 일부러 이 이름을 언급해서 자신을 비웃었다.이지원은 차갑게 웃었다.“그래, 좋아요, 이따가 성과를 보고할 때, 나는 오히려 도예나 씨가 어떻게 웃을 수 있는지 보고 싶네요.”그녀는 말을 마치자 즉시 떠났고, 그녀의 뒤에 있는 조수와 비서는 얼른 따라갔다.“사장님 정말 대단하시네요!”박정연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이지원은 장씨 그룹과 그녀의 어머니를 믿고 위세를 부렸는데 난 그녀가 이렇게 당한 모습을 처음 봐요.”도예나는 가볍게 웃었다.그녀는 이지원을 뒤로하고 옐리토스 회의실로 걸어갔다.이번 회의는 주로 칩에 관한 보고였는데 회의에 참석한 성원들도
도예나는 눈빛이 담담했고 안색도 침착하여 방안을 도난 당한 분노가 추호도 없었다.이런 그녀를 보면서 이지원은 갑자기 당황했다.설마 도예나 이 천한 년에게 또 다른 더욱 완벽한 방안이 있단 말인가?그녀는 마음을 다잡았고 말했다.“지금은 문제를 물어볼 때가 아니니 얼른 자신의 성과를 보고해요.”“이지원 씨는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 건가요?” 도예나는 웃으며 말했다.“내가 묻는 말에 대답하지 못하면 나쁜 짓 한 게 들킬까 봐 두려운 거예요?”“무, 무슨 헛소리하는 거예요!” 이지원의 안색은 새파래졌다.“묻고 싶은 대로 물어봐요 나야말로 두려울 게 없으니까요.”도예나는 손가락을 짚으며 담담하게 물었다.“이 칩 방안은, 모두 몇 개의 모듈이 있죠?”이지원은 멍해졌다.그녀는 연설문만 외웠을 뿐 연설 이외의 내용에 대해 전혀 몰랐다.“천 개에 가깝습니다.” 조수가 옆에서 작은 소리로 주의를 주었다.이지원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거의 1000개에 가까운 모듈이 있죠. 이는 우리 장씨 그룹의 모든 기술자들의 성과예요.”도예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 물었다.“이번 프로젝트는 사물 기반 인터넷과 연결해야 하는데 당신의 방안에는 이 점이 구현되어 있나요?”이지원은 바로 조수를 바라보았다.그러나 그녀의 조수는 단지 이 방면의 지식을 조금 알고 있을 뿐 구체적으로 어떤 디자인이 어떤 이념을 나타냈는지에 대한 심오한 논리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다.조수는 고개를 숙이고 이지원의 눈길을 피했다.이지원은 화가 나서 주먹을 쥐고 차갑게 말했다.“도예나 씨, 질문이 정말 많군요. 난 대답하는 것을 거부할 거예요.”“대답할 수 없는 거겠죠.”도예나는 천천히 일어섰다. 그녀는 미처 닫지 못한 자료를 가리키며 여유롭게 말했다.“사물 기반 인터넷은 현재 시장에서 대부분의 칩 설계에 사용되는 신기술이죠. 응용 과정은 사실 매우 복잡했는데 칩 설계 초기부터 이 기술을 완벽하게 삽입하려면 우선 인지 차원과 전송 차원의 연결부터…….”그녀는 스크린 앞에 서서
그녀는 일이 이렇게 될 줄은 정말 예상하지 못했다.“그 엄마에 그 딸이란 말이 있죠.” 도예나는 담담하게 웃었다.“나는 장 여사를 용서할 수 있었으니 자연히 이지원 씨도 용서할 수 있죠. 당신은 나보다 나이가 어리니까요.”이 말이 나오자 사람들은 경멸에 찬 눈빛으로 이지원을 바라보았다.전에 장지원은 옐리토스의 축하연에 억지로 참가하며 도예나가 표절했다고 모함하다가 결국 자신이 표절했다는 일이 탄로났다.이 일은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직접 목격했다.그러나 지금, 이런 비슷한 일을 다시 한번 목격하다니…….“헛, 헛소리 하지 마요!” 이지원은 이를 갈았다.“나는 프로그래머도 아니니 당연히 이런 것들을 자세히 말할 수 없죠. 우리 회사의 기술 총감독이 여기에 왔으면 당신보다 훨씬 나았을 거예요.”이지원이 아직도 변명을 하는 것을 보고 도예나는 화가 나서 웃음이 나왔다.그녀는 싸늘하게 웃었다.“보아하니 경찰이 개입해서 조사해야겠군요. 이지원 씨의 컴퓨터에 있는 방안이 도대체 어떻게 나타났는지를.”이지원은 화가 나서 오장육부가 터질 것 같았다.그녀는 반박하고 싶었고 도예나를 모함하고 싶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 상황을 역전시킬 수 있는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자!” 주 대표는 눈살을 찌푸리고 책상을 두드렸다.“이런 일로 이렇게 싸울 필요는 없지.”도예나는 의자에 앉아 담담하게 말했다.“확실히 별일 아니죠. 이지원 씨가 사과하기만 하면 난 더 이상 이 일을 캐내지 않을 거예요.”주 대표는 이지원에게 눈짓을 했다.이지원은 참다 피를 토할 뻔했지만 경찰이 개입하면 자신이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이를 악물고 분개한 얼굴로 말했다.“미안해요, 도예나 씨. 내가 나이가 어려서 철이 없었네요. 내 실수를 용서해줘요.도예나는 눈빛이 담담해서 마치 정말 이 일을 마음에 두지 않은 것 같았다.이때 주 대표가 입을 열었다.“도예나 양은 재능이 탁월해서 칩 디자인이 정말 뛰어나군. 기왕 이렇
도예나는 말을 마친 후, 박정연을 데리고 회의실을 떠났다.회의실의 다른 사람들까지 모두 떠나자, 이지원은 더 이상 화를 억제하지 못하고 자료를 땅바닥에 세게 떨어뜨렸다.“원아, 너도 도예나 양과 억지로 맞서지 않는 게 좋겠다.” 주 대표는 담배를 한 대 피우며 말했다.“그녀가 실력이 있는지 없는지는 뒤로하고 너도 알다시피 그녀는 내일 강씨 집안으로 시집갈 거야. 그럼 앞으로 강씨 집안 사모님이 되는 거라고. 만약 가능하다면 넌 그녀와 친구를 해야 해. 그럼 좋은 점만 있고 나쁜 점은 없을 거야.”이지원은 화가 나서 이를 악물었다.“아저씨, 전에 우리 엄마한테 도예나를 아웃시키겠다고 약속하셨잖아요. 근데 지금은 오히려 내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녀에게 고개를 숙이고 사과를 했다니. 나 정말 창피하단 말이에요! 아무튼, 아저씨는 반드시 방법을 찾아서 도예나를 아웃시켜야 해요.”주 대표는 담배를 한 모금 내뱉었다.“그녀는 지금 한창 잘 나가고 있어서 지금은 그녀를 아웃시키는 타이밍이 아니야. 좀 더 기다려.”이지원은 화가 나 미칠 지경이었다.자꾸만 기다리라니 그녀는 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가?그녀는 어제 할아버지를 뵈러 갔는데 할아버지는 장명훈도 장씨 집안의 후계자 자리를 경쟁할 계획이라고 말씀하셨다.장명훈은 장씨 집안의 유일한 혈맥이었다. 만약 장명훈이 후계자를 경쟁하기 시작한다면 이씨 집안 딸인 자신은 또 무슨 승산이 있겠는가?그녀는 반드시 이 프로젝트를 손에 쥐어야 했다. 이렇게 해야만 할아버지도 그녀가 장명훈보다 더 후계자의 자리에 적합하다고 믿을 수 있었다…….도예나는 옐리토스에서 나오자마자 서씨 집안 노부인의 전화를 받았다.“예나야, 너 내일 결혼하니까 오늘은 강씨 집안에서 밤을 지낼 수 없어.”노부인은 엄숙한 어조로 말했다.“성남의 풍습에 따르면 신랑과 신부는 결혼 전날에 만날 수 없으니 내가 지금 당장 네 외삼촌에게 널 데리러 오라고 하마.”도예나는 코를 만졌다.“이건 필요 없지 않나요…….”지금이 어느
강 부인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이런 결과라는 것을 진작에 알았지만 그녀는 여전히 단념하지 않고 꼭 한번 물어보려고 했다.그녀의 두 아들은 갓난아기 때 짧은 몇 달 동안 화목하게 지내다가, 열 몇 살에 다시 만나 지금까지 서로를 원수처럼 생각하고 있었다.두 사람 모두 다 자신의 자식이었으니 강 부인은 어떻게 선택해야 할지 몰랐다.아마도 어머니가 되는 사람은 본능적으로 연약한 아이를 더 사랑했을 것이다. 그리고 남천은 바로 그 연약한 아이였다.당 부인은 자신의 가슴을 안고 조용히 말했다.“그래, 그럼 오지 말라고 할게…….”그녀는 말을 다 한 후에 발걸음을 내디디며 한 걸음 한 걸음 위층으로 올라갔다.강 부인의 뒷모습을 보고 강현석의 눈빛은 서리가 내렸다.요 며칠 그는 줄곧 강남천의 행방을 수색했지만 매번마다 도망쳤다…….이제 강남천이 어머니와 연락이 닿은 이상, 그는 마침 휴대전화 번호를 이용해 추적할 수 있었다…….도예나는 차를 몰고 서씨 집안에 도착했다.서씨 집안도 새롭게 집을 꾸미며 매우 경사스러웠다.“예나야, 내가 널 위해 준비한 방 보러 가자구나. 마음에 드니?” 노부인은 도예나를 잡고 위층으로 올라갔다.“이것은 네 엄마가 어렸을 때 지냈던 침실인데 시집간 후 여태껏 비어 있었어. 오늘 저녁에 너는 여기에 자.이 침실은 매우 깨끗해서 딱 봐도 매일 누군가가 와서 청소한 모양이었다.도예나는 화장대 옆에 가서 작은 서랍을 열자, 수십 년 전의 주얼리와 머리핀을 보았고, 그녀의 눈앞에는 심지어 어머니가 화장대 앞에 앉아 치장하는 모습까지 나타났다.“나나야, 넌 이 외할머니가 가장 아끼는 손녀야. 내일 넌 시집을 갈 텐데 이 외할머니도 네가 너무 아깝구나…….”노부인은 그녀의 손을 잡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하지만 외할머니는 네가 널 사랑하는 사람을 찾을 수 있기를 더욱 희망한다. 널 보호할 수 있고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고 네가 평생동안 고생하지 않도록 하면 충분해. 네 어머니도 하늘에서 안심할 수 있을 거야.”“외할머
노부인은 눈살을 찌푸렸다.“이번 결혼식에 장씨 집안은 초대를 받았나?”장서원은 다소 어색해했다.“아니요.”결혼식 초대장이 없었기에 그는 미리 이렇게 찾아와 선물을 보내려 했다.그는 강씨 집에 갔지만 헛걸음을 했고 그제야 서씨 집안으로 찾아왔다…….“이것은 내가 예나 양을 위해 준비한 결혼 축하 선물이야.” 장서원은 옷 주머니에서 작은 상자를 꺼내 뚜껑을 열었다. “이 에메랄드 목걸이는 예나 양과 잘 어울리는 것 같으니 받았으면 좋겠어.”도예나의 눈빛은 그 목걸이에 떨어졌다.이것은 그날 웨딩 숍에서 장서원이 그녀에게 주려던 목걸이었고 그녀의 어머니가 꼈던 액세서리이기도 했다.“어, 이 목걸이는 어째서 좀 눈에 익는 것 같지?” 노부인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또 웃음을 금치 못했다.“사람이 나이가 들면 보는 게 너무 많아서 무엇이든 눈에 익다고 생각하니 장 대표도 이상하게 여기지 말게.”장서원는 상냥하게 웃으며 말했다.“에메랄드 주얼리는 외관의 차이가 별반 다르지 않으니 어르신께서 눈 익는 것도 정상이죠.”그가 말을 끝낸 후, 눈빛은 다시 도예나에게 떨어졌고 그 검은 눈동자 속에는 은은한 기대를 품고 있었다.도예나는 다가가서 입술을 오므리며 말했다.“장 선생님의 선물, 감사히 받을게요.”장서원은 기뻐하며 얼른 물건을 그녀의 손에 건네주었다. 그리고 그녀가 후회할까 봐 그는 얼른 일어나서 작별을 했다.“난 아직 일이 있으니 더 이상 남지 않겠네. 다음에 보자.”말이 끝나자 그는 바로 나갔다.그녀는 아직 그에게 결혼 청첩장을 주지도 않았는데 그는 왜 이렇게 빨리 갔을까?이때 노부인이 다가왔다.“이 목걸이는 아주 오래된 것 같구나. 하지만 귀중한 물건도 아닌 것 같은데 장씨 집안의 사람은 어째서 특별히 찾아와서 너에게 선물을 했을까?”“왜긴 왜겠어요, 미련이 남은 거겠죠!” 서슬기는 허리를 흔들며 들어와서 가볍게 콧방귀를 뀌었다.“정말 어이가 없네. 어떻게 젊은 남자든 늙은 남자든 모두 도예나 너 같은 스타일을 좋아하는 거지
도예나는 침대에 누워 이리저리 뒤척이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그녀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을 때, 핸드폰이 베개 아래에서 진동하기 시작했고 강현석이 걸어온 영상 전화였다.그녀는 다급히 전화를 받았다.“여보, 아직 안 잤어요?”도예나는 마음이 따뜻해졌다.“잠이 안 와서요, 당신은요?”“나도 잠이 안 와요.” 강현석은 침대 머리에 기대며 눈빛은 뜨거웠다.“누가 이런 전통을 생각해냈는지 정말 모르겠네요. 굳이 우리를 갈라놓다니.”도예나 웃음을 금치 못했다.“딱 하루만 함께 할 수 없는 건데 좀 성숙하게 굴 순 없어요?”“마누라 앞에서 어떻게 성숙하라는 거죠?” 강현석은 핸드폰 화면을 쳐다보며 말했다.“당신 오늘 저녁에 푹 쉬어요. 내일 내가 아침 일찍 데리러 갈게요.”“이건 당신 뜻대로 안 될 걸요. 우리 외할머니가 말씀하셨는데 신부를 맞이하는 시간도 다 규정되어 있어요. 오전 10시 8분쯤이라고 한 것 같아요.”강현석은 답답한 표정을 지었다.“그럼 11시간을 더 기다려야 볼 수 있는 거잖아요.”도예나는 입술을 오므리고 웃기 시작했다.두 사람은 이렇게 너나 할 것 없이 잡담을 나누다가 도예나는 눈을 감고 이렇게 깊이 잠들었다.다음 날, 그녀는 노부인에 의해 일어났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창밖을 보았는데 날은 여전히 칠흑같이 어두웠다. 그녀는 눈을 비비고 시간을 보았고, 겨우 새벽 4시였다.‘겨우 3시간 넘게 잤네.’“외할머니…….”도예나는 이불을 안고 일어나려 하지 않았다.“지금은 아직 이르니까 좀 더 자게 해줘요.”노부인은 마치 서금주의 모습을 본 것 같았고 그녀의 눈빛은 더욱 아련해졌다. 노부인은 고의로 딱딱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넌 오늘 신부이니 늦잠을 자면 안 돼. 착하다, 우리 나나, 빨리 일어나자꾸나.”도예나는 눈을 감고 침대에서 일어나 자신의 얼굴을 아무렇게 씻은 뒤 노부인에 의해 분장실로 끌려갔다.도예나는 정말 졸렸다. 어젯밤에 강현석과 새벽까지 전화를 해서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일어난 것이다.그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