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겠어, 내가 가면 되는 거지?”설민준은 도예나의 앞에선 한없이 작아진다. 그는 문으로 걸어가 뒤돌아서 차가운 눈빛으로 강현석을 바라봤다.방문이 닫히자 복도가 조용해졌다.예나는 머리에 쥐가 나는 것 같았다.그녀는 자신이 왜 죄책감을 느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확실한 건 그녀가 느끼는 이 죄책감이 지옥과도 같았다는 것이다!“그, 정말 우연이네요…….”예나는 고개를 들어 기계처럼 인사를 했다.현석은 어두운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봤다.“남자친구가 있었어요?”“아니에요, 없어요!”예나는 얼른 고개를 저었다.“전 단지 여자친구인 척 그를 도와준 것뿐이에요…….”그녀는 똑 부러진 성격이라 아이들을 제외하고는 그 어떤 일에도 그녀의 감정을 동요시키지 않았지만 지금은 현석을 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그녀는 고개를 숙였다. 그녀의 얼굴엔 긴 속눈썹의 그림자만이 드리우고 있었다.클럽의 화려한 조명이 비추자 백옥 같이 하얀 그녀의 얼굴을 더욱 아름답게 보이게 했다.현석은 민준이 그녀의 손등에 키스한 것을 떠올렸고, 왠지 모를 충동에 휩싸였다.그때, 그의 손이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그의 뜨거운 손에 예나는 깜짝 놀라 그를 올려다보았다.그녀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현석의 얼굴이 가까워지더니 부드러운 감촉이 그녀의 입술에 닿았다.쿵쾅쿵쾅-예나의 머리는 터지기 일보 직전이었다.그가 그녀에게 입술을 맞춘 것이다!이렇게 그녀에게 키스하다니!예나는 빠져나오려 몸부림쳤지만 그녀의 입술과 혀, 공기마저 모두 빼앗긴 것 같았다.그녀는 본능적으로 그에게 의지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현석은 입술을 뗐다.“기억해요, 앞으로 그 누구의 여자친구 행세를 해서는 안 된다는 걸요.”현석은 그녀의 귓가에 대고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의 목소리는 깊고 거친 목소리였으며 그가 얼마나 감정을 억눌리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그는 그녀의 허리에 팔을 두르며 말을 이어갔다.“그리고 그 누구도 당신에게 입을 맞추지 못하게 하세요. 하물며 그게 손
설민준은 연기를 천천히 내뱉었다.그는 앞으로 나가서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강 대표님, 우리 나나한테 잘 해줘요. 만약 그녀의 마음을 저버린다면 난 그녀를 빼앗아갈 수도 있으니까요.”강현석은 가볍게 웃었다.“당신은 영원히 그런 기회가 없을 거예요.”그는 말을 마치고 성큼성큼 떠났다.설민준는 담배꽁초를 바닥에 던지고 구두로 세게 밟았다.……도예나는 차를 몰고 바로 유치원에 갔다.그녀는 유치원 입구에 한참 앉아 있다가 두 아이가 손을 잡고 나오는 것을 보았다.도제훈은 약간 의심스러워하며 그녀를 힐끗 보았다.“엄마, 입술이 왜 그렇게 빨개요?”“아, 아마, 아마도 고추를 먹어서 그래…….”도예나는 거울을 보았는데 그녀의 입술은 정말 빨갰고 게다가 좀 부은 것 같았다.그녀는 마음속으로 강현석을 욕했다.그러나 겉으로는 계속 거짓말을 해야 했다.“오늘 오후에 엄마 동료가 엽기 떡볶이를 사와서 우리에게 나누어 주었는데 맛이 아주 괜찮더라고. 그렇게 몇 개 먹었는데 입이 이렇게 부었네…….”도제훈은 안전벨트를 매고 말했다.“엄마, 앞으로 좀 적게 먹어요. 매운 거 많이 먹으면 위에 좋지 않으니까요. 게다가 뾰루지 생길 수도 있어요.”“그래, 알았어 다시는 먹지 않을 게.”도예나는 몰래 이를 갈았다. 만약 강현석이 다시 한 번 그녀에게 강제로 키스한다면 그녀는 그에게 따귀를 한 대 때릴 것이다.‘아니, 다음은 없을 거야!’“엄마, 쇄골에 문신 하나 더 생겼어요?”도제훈은 잠시 멈추다가 갑자기 입을 열어 물었다.도예나는 이 일을 계속 숨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부드럽게 웃었다.“그래, 동료와 함께 문신을 하러 갔는데, 어때, 예뻐?”“아주 예뻐요, 예술적인 것 같아요.”도제훈은 담담하게 한마디 했다.왠지 모르게 그는 이 디자인 눈에 익다고 생각했다. 어디서 누가 사인하는 것도 이런 형식인 것 같은데…….그는 잠시 생각하다가 생각나지 않아 이 일을 잊어버렸다.도예나의 차는 천천히 유치원 입구를 떠나 갈림길로 들어섰고 그녀는
강현석은 입술을 오므렸다.“내가 선물로 주려는 건데.”양 집사는 순간적으로 반응하며 곧 답답한 모습을 보였다“도련님, 그렇다면 왜 백합꽃을 산 겁니까? 장미꽃을 사셨어야죠 게다가 새빨간 장미요. 999송이는 아니어도 99송이 정도는 사줘야죠. 이것이야말로 남자가 여자에게 주어야 할 선물이니 저가 당장 이 백합꽃을 처리하겠습니다!”양 집사는 다짜고짜 백합꽃를 가져갔다.그는 가게에서 꽃을 파는 점원에게 상의한 끝에 백합꽃을 선물하기로 결정했다.첫째는 그와 도예나의 관계가 아직 확정되지 않아서 둘째는 빨간 장미로 사랑을 표현하는건 너무 직접적이었기에 그는 그녀를 놀라게 할까 봐 두려웠다…….양 집사는 몇 걸음 걷다가 다시 고개를 돌려 말했다.“참, 도련님, 예나 아가씨는 오늘 집에 오시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두 도련님도 이미 옷을 챙겨서 예나 아가씨를 찾으러 나갔고요. 오늘 저녁에 돌아오지 않는다고 했습니다…….”‘이 여자 혹시 일부러 날 피하는 건가?’그럴만한 게 오늘은 확실히 그가 너무 당돌했다. 그는 그렇게 거칠게 그녀에게 키스해서는 안 됐다.하지만 그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준다면 그는 여전히 이렇게 했을 것이다.그는 입을 열어 말했다.“나 잠깐 나갔다 올게 밥할 필요 없어.”양 집사의 얼굴에는 흡족스러운 웃음이 피어났고 신신당부했다.“도련님, 빨간 장미 사는 거 잊지 마세요…….”강현석은 차문을 열고 들어갔다.운전석에 앉은 그는 머릿속에서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사실, 양 집사의 말이 맞았다.그는 키스까지 했으니 백합꽃을 보내는 것은 확실히 부족했다.붉은 장미는 보내야 하지만 그 외에 다른 것도 준비해야 했다…….강현석은 차를 몰고 성남시에서 가장 큰 백화점으로 갔다.……도예나의 차가 막 집 앞에 도착함과 동시에 도착한 강세훈과 강세윤을 발견했다.경호원이 두 녀석을 데려다 주었는데 강세훈은 손에 캐리어 하나를 들고 있었고 보아하니 이쪽에서 며칠 묵어야 할 것 같았다.도예나는 빙그레 웃으며 그의 캐리어를 들고
도예나는 눈썹을 찡그리고 창밖을 바라보았다.검은색 차 한 대가 별장 입구에 세워졌는데 노란 가로등 아래에 길고 훤칠한 그림자가 천천히 걸어왔다.이 모습을 보자마자 도예나의 머릿속에는 낮의 그 장면이 떠올랐다…….순간, 그녀의 얼굴은 갑자기 빨개졌다.다행히 거실에는 작은 등불만 켜져 있어 빛이 어두워 성격이 가장 예민한 도제훈도 그녀의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아빠 왔어!”강세윤은 막 뛰어나가서 맞이하려고 했지만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었다.아빠가 오면 그는 엄마랑 포옹하거나 뽀뽀를 하지 못하니 아빠가 들어오는 게 좀 싫었다.“아빠는 지금 뭐하러 오셨지?” 강세훈은 의아했다.“저녁에 회사에서 아주 중요한 회의가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게다가 어제부터 오늘까지 연기된 거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하셨어. 아빠는 왜 회의 하러 가지 않았을까?”도제훈은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그는 강세윤을 힐끗 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오늘은 우리 아이들의 파티이니 아빠가 오면 우리는 즐겁게 놀 수 없어. 나는 아빠를 못 들어오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그래, 맞아!” 강세윤은 주먹을 꽉 쥐었다.“그가 오면 우리의 기분에 영향을 줄 뿐이야.”그녀는 갑자기 강현석이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아들들에게 이 지경까지 미움을 받다니…….하지만 그녀도 이 남자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다.그녀는 좀 진정한 후에야 이 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딩동!”강현석은 이미 별장 입구에 도착했고 그는 손을 들어 초인종을 눌렀다.강세훈, 도제훈, 강세윤은 모두 움직이지 않았는데 그들은 정말 강현석이 들어오는 것을 조금도 환영하지 않았다.왜냐하면 아빠가 오면 그들은 더욱 행동을 조심스럽게 해야 했으니 오늘 밤 파티는 아무런 재미가 없을 것이다…….도예나는 강현석을 동정했지만 절대 가서 문을 열어 줄리가 없었다.그녀는 도망을 가고 싶은데 어떻게 그에게 문을 열어줄 수가 있겠는가…….그러나 귀엽고 통통한 솜뭉치가 재빨리 문쪽으로 달려가더니 까치발을 하고 문손잡이를 잡
그러나 강씨 집안의 돈은 이 몇 명의 아이들이 흥청망청 써도 평생 쓸 수 있었기 때문에 돈을 벌기 위해 더 중요한 일을 그르칠 필요가 없었다.강현석은 수아의 귓가에 대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아빠 차에 가서 뭐 좀 가져올래?”수아의 눈빛이 갑자기 밝아졌다.집에서 그녀는 어린 여동생이었기에 엄마와 오빠는 결코 그녀에게 무슨 일을 시키지 않았다.이것은 처음으로 누군가가 그녀에게 부탁한 것이었다. 그녀는 강현석의 몸에서 뛰어내려 나는 듯이 정원의 차 옆으로 돌진했고 조수석의 차 문을 연 다음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와, 너무 예뻐요!”방안의 몇 사람들도 모두 수아를 바라보았다.귀여운 솜뭉치가 조수석에서 붉은 장미꽃 한가득 안고 다가왔다.이 장미꽃은 적어도 99 송이 정도 했는데 수아가 품에 안자 자신의 작은 몸을 모두 가렸다.도예나는 그저 붉은 꽃 한 다발이 곧장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것만 볼 수 있었다.“두근!”“두근!”그녀는 자신의 심장이 미친 듯이 뛰는 소리를 들었다.이 꽃은 틀림없이 이 남자가 그녀에게 사준 것이다!그는 왜 꽃을 사준 것일까? 그는 대체 무엇을 하고 싶을까? 설마 고백을 하려는 건…….도예나는 이렇게 긴장한 적이 없었고 그녀는 주먹을 꽉 쥐고 숨이 가빠졌다…….그녀의 옆에 서 있던 도제훈은 그녀를 힐끗 쳐다보더니 입술을 오므리며 얌전하게 말했다.“아빠, 수아가 빨간 꽃을 좋아하는 건 어떻게 알았어요? 이 꽃 정말 너무 예뻐요. 수아가 가장 좋아하는 그런 꽃이에요…….”“와, 수아는 빨간 꽃을 좋아하는구나!” 강세윤은 얼른 머릿속으로 기억했다.“나도 내일 이런 꽃 한 다발 사서 수아에게 줄 거야.”강세훈은 깜짝 놀랐다.아빠가 여동생에게 빨간 장미꽃을 사준다고?이건 좀 수상한데?그가 의심하고 있었는데 수아가 장미꽃을 안고 힘껏 냄새를 맡으며 얼굴에 기쁨을 드러내고 또 눈빛이 초롱초롱한 것을 보았다.하긴, 누가 아빠는 수아에게 장미꽃을 사줄 수 없다고 정했을까?여동생이 좋아하기만 하면 무엇이든 다
네 쌍의 눈동자가 그를 바라보았다.‘이 여자, 일부러 이런 거겠지?’이 노래는 누구나 부를 줄 알았지만 자신은 스물 넘는 남자인데 이런 노래를 부르면 익살스럽고 우스워 보이겠지?만약 이 노래 때문에 그가 그녀의 마음속에서의 이미지가 크게 실추하면 어떡하지?“현석 씨, 부를 줄 몰라요?”도예나는 갑자기 입을 열었다.그녀가 자신을 현석 씨라고 부르는 것을 듣고 강현석은 마음이 사르르 녹았다.온몸의 뼈까지 녹는 것 같았다…….이것은 여자가 처음으로 그를 이렇게 불렀다.그녀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는지 알면서도 그는 무조건 타협했다.그는 마이크를 받아 목을 가다듬고 반주에 맞춰 노래를 시작했다.“곰 세 마리가, 한 집에 있어, 아빠 곰…….”그의 목소리는 매우 낮아서 경쾌한 동요를 불러도 차분한 느낌이 배어 있었다.도예나는 1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서서 그를 보고 있었다.그의 노랫소리는 매우 두툼했고 늘씬하고 훤칠한 그림자가 거기에 서서 리듬에 따라 몸을 흔들고 있었다.보아하니 그는 좀 긴장한 것 같다.그래도 그는 노래를 불렀다.그는 뜻밖에도 그녀의 말을 이렇게 잘 들었다니.도예나의 표정은 한순간 복잡해졌다.노래는 아주 빨리 끝났다.도수아는 신이 나서 박수를 쳤다.“와우, 아빠 노래 정말 듣기 좋아요!”강현석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수아야 칭찬해줘서 고마워…….”그리고 그는 고개를 돌려 도예나를 바라보았다.“당신은, 내 노래 실력이 어떻다고 생각하죠?”“괜찮네요, 술 한잔 해요.”도예나는 샴페인 한 잔을 건네주었다.원래 탁자 위에는 아이들이 마시는 음료만 있었는데 이 남자가 온 후 그녀는 전에 고객이 줬었던 샴페인을 열었다.이 술의 맛은 그런대로 괜찮았다 어차피 그녀 혼자 다 마시지 못하니 두 사람이 마시기에 딱 좋다.강현석은 그녀와 건배를 했다.“고마워요.”도예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뭐가 고마워요?”“난 세훈이와 세윤이가 이렇게 기뻐하는 것을 처음 봤거든요. 다 예나 씨 덕분이에요.”강현석은 술을
술을 마시면 용기가 생긴다고 하는데 그는 지금 겁쟁이 아닌가?도예나가 노래 한 곡 다 부르고 돌아왔을 때, 그녀는 방금 딴 샴페인이 뜻밖에도 절반 이상 없어진 것을 발견했다.그리고 강현석의 눈빛에는 이미 취기로 물들었다.그녀도 정말 어이가 없었다.애들 돌보러 왔다고 하면서 혼자 술을 이렇게 마시다니.그녀는 그를 힐끗 보더니 안전 거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몇 명의 아이들은 모두 즐겁게 놀고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떠들다 시간은 곧 밤 10시가 되었다.“자, 잠 잘 시간 됐으니 다들 줄 서서 목욕하러 가자.”도예나는 음악을 끄고 박수를 치며 말했다.몇 몇 아이들은 모두 말을 잘 들었고 도예나는 수아를 데리고 2층 침실에 가서 목욕을 했고 다른 세 아이는 같이 도제훈의 방에 가서 목욕을 했다.10시 30분, 네 아이는 이미 침대에 누워 잠이 들었다.도예나가 아래층으로 내려가 청소하려할 때 강현석이 소파에 기대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눈을 감고 손에 술잔 하나를 쥐고 있었다.샴페인은 이미 다 마셨는데, 이 남자는 거의 혼자서 술 한 병을 해치웠다.“이봐요, 정신 차려요…….”도예나는 다가가서 몇 번 불렀지만 남자는 전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그녀는 그의 손에 있는 술잔을 빼았은 후 그를 부축하여 쇼파에 눕혔고 또 위층으로 올라가서 얇은 담요를 꺼내서 그의 몸에 덮어줬다.강현석은 쇼파에서 잤지만 눈살 하나 찌푸리지 않았는데 술에 취한 게 분명했다.도예나는 한숨을 쉬었다.그녀를 도와 아이들을 돌보러 온다고 한 사람이 결국 술에 취해서 그녀가 어른 하나, 아이 넷을 돌보게 하다니!그녀는 어쩔 수 없이 계속 거실을 치웠다. 카펫 위에는 많은 찌꺼기가 있었는데 그녀는 일일이 주워 쓰레기통에 버리고 쓸고 또 닦았다…….그녀가 한창 바쁠 때 갑자기 누군가가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나나야…….”“나나야…….”한 번 또 한 번, 먼저 가볍게 떠보는 듯 그녀를 부르다 마직막에 그 소리는 점점 커졌다.도예나는 강현석이 깨어난 줄 알고 고개를
“5년 전 그날 밤의 여자가 당신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내가 얼마나 기뻤는지 알아요?”강현석의 입가에 웃음이 떠올랐다.도예나는 그의 얼굴에 이런 미소를 보면서 이런 강현석은 몇 명의 아이들과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느꼈다.그의 얼굴의 미소는 매우 순수했고 그의 눈빛은 무척 진지했다.그녀는 그가 말한 모든 말을 믿었다.“내가 당신 아이의 아빠이고 당신이 내 아이의 엄마라는 것을 알았을 때 갑자기 내가 운이 좋다는 것을 느꼈어요.”강현석의 칠흑 같은 눈동자는 그녀의 얼굴에 떨어졌다.“나나야, 우리의 인연은 5년 전부터 시작되었고 중간에 이렇게 오랫동안 서로를 놓쳤지만 나는 더 이상 당신과 헤어지고 싶지 않아요…… 나나야, 나는 당신을 좋아하고, 사랑하며 당신을, 당신…….”그는 여기까지 말하다가 갑자기 멈추었다.도예나는 점점 더 긴장하기 시작했고, 그녀는 숨이 멎더니 그가 다음 하려는 말을 듣고 있었다.그러나--그녀의 팔을 잡던 강현석의 손은 갑자기 힘이 풀리더니 힘없이 쇼파 옆으로 떨어졌다.그 칠흑 같은 눈동자도 감겼다.모든 일은 너무 갑작스럽게 일어났다…….심지어 도예나는 방금 발생한 그 장면이 자신이 상상해 낸 것이라 생각했다.“나쁜 놈!”도예나는 낮은 소리로 욕했다.고백하면 고백할 것이지, 이렇게 취하도록 마셔서 고백을 하다니 게다가 그녀는 이렇게 오랫동안 진지하게 듣고 있었다!정말 그녀의 시간을 낭비하는군!도예나는 그를 매섭게 노려보고는 계단을 올라갔는데 일부러 한 걸음 한 걸음 발에 힘을 세게 주었다.애석하게도 강현석은 너무 취해서 이렇게 큰 소리에도 그를 깨우지 못했다…….방으로 돌아오자 도예나는 거울을 보고 화장을 지우다 거울속 자신의 얼굴이 복숭아 꽃처럼 새빨갛다는 것을 발견하였다.그녀는 이런 자신을 본 적이 없었다.그녀는 강현석이 술에 취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 남자는 자신의 이런 모습은 보았을 것이다.그녀는 찬물로 얼굴을 씻고 나서야 좀 편해졌다.그날 밤, 도예나는 반복적으로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