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임란 씨죠?”서영옥은 상대방의 말투에 짜증이 섞여 있다는 것을 알아채고 퉁명스럽게 물었다.임란은 잠시 어리둥절해하다 말했다.[네 맞는데요, 누구신데 도설혜 씨 휴대전화로 전화를 주셨죠?]“도설혜 엄마입니다.”영옥은 눈물을 훔쳤다.“설혜는 일이 있어서 당신과 통화하기 어려워요. 당신에게 한 가지 일을 전해달라 하더군요. 그녀는 지금 임신 중입니다. 한 달 반 정도 됐고요. 당신이 아이의 친아빠예요.”[네?!]임란은 완전히 넋을 잃었다.그는 자신이 잘못 들었다고 생각했는지 천천히 다시 물었다.[설혜가 제 아이를 가졌다는 뜻인가요?]“맞아요, 그녀는 지금 병원에 누워 있어요. 임신 테스트 결과는 이미 나왔고요. 배 속에 있는 아이는 당신의 아이가 맞아요. 어떻게 할 생각이에요?”임란의 마음이 싱숭생숭해졌다.그는 거실에 앉아 있는 아내를 돌아보았다.그의 아내는 설혜만큼 예쁘지 않았다. 아니었으면 그는 바람을 피우지 않았을 거다.결혼한 지 4년이 지나도록 아내는 아이를 낳지 못했다. 병원에 가서 건강검진을 받았지만 의사에게서는 부부에게 신체적인 문제가 없다는 말만 돌아왔다……. 그러던 어느 날 장모님과 아내가 하는 말을 듣게 되었는데, 알고 보니 그의 아내는 육체적으로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상태였지만 남편의 마음이 떠날까 봐 그 사실을 숨겼다.그는 데릴사위였는데 아내의 집안 형편은 그의 집보다 수천 배나 좋았다.지난 4년의 결혼생활 동안 그는 상류층이 무엇인지 충분히 느꼈으며 화려해질수록 자신의 아이를 갖고 싶어 했다.그러나 그의 아내는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몸이었기에 결국 최후의 수단은 보육원에서 아이를 입양하는 것이었다.“태임란 씨, 만약 당신이 아이를 원치 않으신다면 난 설혜에게 아이를 지우라고 할 거예요.”영옥의 말을 들은 임란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입을 열었다.[아니요, 전 아이를 원해요. 원한다고요!]성남시에서 아이를 몰래 키우는 것도 아니었다. 간단히 말해서, 그는 자신의 아이를 가져야만 했다!전화를 끊은 임란은
“임란씨, 정말 오셨군요…….”도설혜가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렸다.그녀는 안쓰럽게 이불을 꼭 쥐었다.“누명을 써서 경찰에 체포되어 구치소에 들어갔어요……, 임신이 아니었으면 연락도 못했을텐데……, 하지만 제 뱃속엔 당신의 아이가 있어요. 아이가 태어난 후 아이에게 범죄자 엄마가 되고 싶지 않아요. 임란씨, 저를 꺼내 줄 방법을 생각해 주세요…….”태임란은 그녀를 바라보며 복잡한 심경으로 말했다.“살이 많이 빠졌네요.”설혜는 더욱 안쓰럽게 울었다.“맞아요, 15킬로 정도 살이 빠졌어요. 아이에게도 좋지 않을 거예요.”“새우 야채 죽을 좀 들고 왔어요. 얘기하기 전에 먼저 좀 먹어요.”임란은 손에 든 봉지를 바닥에 놓고 죽 한 그릇을 꺼냈다.그는 뚜껑을 열고 죽을 떠서 건네주며 말했다.“천천히 먹어요. 내가 함께할 테니 너무 조급해 하지 마요.”설혜는 그의 말에 감동하였다.오랫동안 구치소에 갇혀 있던 그녀는 마침내 따뜻함을 느꼈다.그녀는 자신의 아이에게 진심으로 고마웠다.그녀는 죽을 한 입 먹은 뒤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임란 씨, 내 배 속에 있는 아이가 남자아이인지 여자아이인지, 당신을 닮을 거라 생각해요, 아님 저를 닮을 거라 생각해요?”임란은 눈을 내리깔고 심오한 얼굴을 한 후 설혜에게 기계적으로 죽을 한 입 또 한 입 먹였다.죽은 금방 바닥났다.“배가 아파요…….”설혜는 갑자기 통증을 느꼈다.“너무 아파요……, 몸에서 뭔가가 흘러나오는 것 같아요…….”임란의 얼굴엔 당황스러움이 가득했다.“얼른 화장실에 가서 살펴봐요.”그는 설혜를 부축하여 화장실에 데려다준 뒤, 그녀가 문을 닫자마자 그는 곧바로 종이봉투에서 죽 한 그릇을 다시 꺼내 아까 먹은 죽에 부었다.그가 죽을 다 붓자마자 화장실에서 설혜의 비명이 들렸다.문밖을 지키던 여경이 급히 들어와 물었다.“무슨 일이에요?”임란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저, 저도 잘 모르겠어요. 방금 죽을 먹이고 있었는데 갑자기 배가 아프다고…….”여경의 시선은 죽을 향했고,
일이 끝난 후 도예나는 사무실 의자에 기대어 휴대전화를 확인했다.그때, 한 뉴스가 그녀의 관심을 끌었다. 그녀는 익숙한 이름을 보고 그것을 확인했다.“저희 취재진에 따르면, 며칠 전 아동 유괴 사건의 용의자 도 모 씨는 전날 자신의 임신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는 최근 몇 년 동안 첫 재판이 열리기 전에 용의자가 임신한 사실이 발견된 첫 사례입니다. 하지만 임신을 확인한 다음 날, 도 모 씨는 남자친구가 사 온 죽을 잘못 먹은 뒤 유산을 한 사실이 전해지며…….”예나는 자세를 고쳐 앉았다.어제 그녀는 도설혜가 배 속의 아이 때문에 3년만 감옥살이를 한다면 그것이 그녀의 네 아이들에게 괜찮을 일인지 생각을 했다.그의 답을 찾기도 전에 도설혜는 아이를 잃었다…….‘도설혜가 네 아이에게 한 악랄한 짓을 보고 하나님께서 엄마가 될 권리를 빼앗은 걸까?’예나는 복잡한 마음으로 뉴스를 껐다.잃어버린 4년을 아무것도 보상할 수 없었다…….[지잉ㅡ]그녀의 휴대전화에 진동이 울리기 시작했다. 휴대전화를 확인하니 오랫동안 연락하지 않았던 설민준이었다.[예나야, 내가 전화 안 하면 얼굴 까먹겠다?]예나는 상대하기 귀찮은 듯 무심하게 말했다.“말해, 무슨 일이야?”[정말 곤란한 일이 있어서…….]민준은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어제 또 성남에 갔는데 네가 싫어할까 봐 널 만나러 가지 못했어. 술집에서 꼬박 날을 새고 처음 만난 여자친구를 만났는데 계속 나한테 달라붙어서 귀찮아 죽을 것 같아…….]“좋은 거 아니야?”예나는 비꼬며 말했다.“매일 매일 여자를 갈아치우는데 가끔은 헤어진 사람과 다시 만나는 게 어떤 느낌인지도 느껴봐야지.”[내가 만난 여자들은 전부 클럽에서 만났지만 첫 여자친구는 괜찮은 집안의 딸이었지, 근데 내가 어떻게 그녀의 시간을 허비하게 두겠어?]민준은 한숨을 쉬었다.[예나야, 나한테 너무 매달린단 말이야, 제발 빨리 와서 이 사람을 떼어내 줘!]예나는 머리가 아팠다.처음 해외로 나갔을 때 민준은 여자친구가
그녀는 거침없이 걸어 들어와 룸 입구의 복도에서 설민준을 보았다.요즘 유행하는 옷을 입은 여자가 민준의 팔에 팔짱을 낀 채 억울한 얼굴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아니……, 평생 나 하나만 사랑하겠다고 했잖아, 나한테 이러면 안 되지……. 내가 얼마나 오랫동안 당신을 기다리다 당신을 만났는데, 이것만 봐도 우린 운명이야, 이게 우리의 운명이야, 난 절대 포기 안 해…….”민준은 골치가 아팠다.“이지원, 억지 부리지 마. 우리 사이에 일어난 일은 5~6년 전에 일어난 일이고 우린 만난 지 한 달도 안 됐어. 누가 이 한 달 동안의 감정을 책임져…….”“난 상관없어!”지원은 비련의 여주인공 표정으로 막무가내로 민준에게 매달렸다.민준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고개를 들어 복도 쪽에 있는 예나를 발견한 후 말했다.“내 여자친구 왔어. 빨리 이 손 놔!”지원은 샹들리에 아래에서 천천히 걸어오는 예나를 보고 열등감을 느꼈다. 그녀는 항상 자신이 예쁘다고 생각하며 살았지만 민준의 여자들 앞에선 새 발의 피라는 걸 알았다…….예나는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갔다.이런 일을 너무 많이 경험한 그녀는 팔짱을 끼고 째려보며 말했다.“저기요, 제 남자친구를 안고 뭐 하시는 거예요?”지원은 예나의 얼굴이 낯이 익었다.‘왜 이리 성남 대표 미녀인 것 같지?’그녀는 입술을 떼며 말을 물었다.“도예나 씨 아니에요!?”예나는 고개를 치며 올리며 말했다.“맞아요, 제가 도예나입니다. 당신이 어떤 자격으로 제 남자친구를 뺏으려 하세요?”그녀의 도도한 표정은 까칠하고 매력적인 여자친구의 모습을 연상하게 했다.민준은 지원을 뿌리치고 예나에게 달려가 예나의 어깨를 감싸는 등 친밀한 모습을 보였다.지원의 얼굴에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만이 가득했다.‘도예나, 이 사람은 며칠 전에 그녀의 엄마와 장씨그룹의 체면을 구긴 나쁜 X 아니야?’“성남 대표 미녀가 이 정도밖에 안 된다니!”지원은 비웃으며 말했다.“뉴스에서 성남 최고 미녀가 몇 년 전에 외간 남자랑 하룻밤
설민준은 고개를 돌려 도예나의 어깨를 잡았다.예나의 입술이 바들거렸다. ‘이 빌어먹을 녀석이 정말 그녀에게 입을 맞출 생각인 건가?’그녀는 그를 벗어나게 해주기 위해 의리만으로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닌가. 만약 그가 그녀를 건드린다면, 그녀는 그의 정신을 차리게 만들어 줄 생각이었다!그녀는 손을 들어 민준의 입을 막았다.민준은 씩 웃으며 그녀의 손등 사이에 자신의 엄지손가락을 두고 입을 맞추는 시늉을 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지원을 바라보았다.“우리 사이가 좋다는 걸 왜 너한테 보여줘야 하는지 모르겠네. 넌 전, 아니 전전, 아니 언제 만났는지 기억도 안 나는 사람이니 앞으로 아는 척 하지 말아줄래?”지원은 입술을 지그시 깨물곤 화가 나 하이힐 소리를 또각또각 내며 이곳을 빠져나갔다.예나는 민준의 팔을 때리며 쌀쌀맞게 말했다.“이번이 마지막이야, 다시는 이런 일로 부르지 마.”“아 예나야, 왜 이렇게 화가 난 거야.”민준은 그의 코를 긁적였다.“오늘 아이들이랑 같이 저녁 먹을까?”“싫어!”예나는 귀찮은 듯 그를 밀어냈다.민준은 눈살을 찌푸리며 그녀의 목덜미로 시선을 돌렸다.“문신했네?”그는 더 가까이 다가가 눈살을 찌푸렸다.“알파벳이네, G, 무슨 뜻이야?”예나는 자신의 옷깃을 당기며 말했다.“네가 상관할 거 없잖아.”“잠깐만!”민준은 쇄골을 가린 그녀의 손을 잡았다.“알파벳 디자인이 낯이 익는데, 어디서 본 것 같아. 잠시만, 생각해 볼게…….”그의 손은 예나의 옷깃을 잡고 있었고 예나는 계속 뒤로 물러났다.그 순간, 그녀의 등이 단단한 가슴팍에 부딪혔다.그녀가 고개를 돌리자 그녀의 뒤에는 강현석이 서 있었고 민준은 그런 그녀의 옷깃을 잡아당기고 있었다…….그 순간, 예나의 머리속에 한 문장이 떠올랐다.‘바람피운 게 걸린 꼴이 된 거잖아.’그녀는 민준과 아무런 사이가 아니지만 큰 죄책감이 밀려왔다.“찰싹!”그녀는 민준의 손을 치고 쌀쌀맞게 말했다.“이 손 놔!”민준은 재빨리 손을 빼고 고개를 들어 현
“알겠어, 내가 가면 되는 거지?”설민준은 도예나의 앞에선 한없이 작아진다. 그는 문으로 걸어가 뒤돌아서 차가운 눈빛으로 강현석을 바라봤다.방문이 닫히자 복도가 조용해졌다.예나는 머리에 쥐가 나는 것 같았다.그녀는 자신이 왜 죄책감을 느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확실한 건 그녀가 느끼는 이 죄책감이 지옥과도 같았다는 것이다!“그, 정말 우연이네요…….”예나는 고개를 들어 기계처럼 인사를 했다.현석은 어두운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봤다.“남자친구가 있었어요?”“아니에요, 없어요!”예나는 얼른 고개를 저었다.“전 단지 여자친구인 척 그를 도와준 것뿐이에요…….”그녀는 똑 부러진 성격이라 아이들을 제외하고는 그 어떤 일에도 그녀의 감정을 동요시키지 않았지만 지금은 현석을 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그녀는 고개를 숙였다. 그녀의 얼굴엔 긴 속눈썹의 그림자만이 드리우고 있었다.클럽의 화려한 조명이 비추자 백옥 같이 하얀 그녀의 얼굴을 더욱 아름답게 보이게 했다.현석은 민준이 그녀의 손등에 키스한 것을 떠올렸고, 왠지 모를 충동에 휩싸였다.그때, 그의 손이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그의 뜨거운 손에 예나는 깜짝 놀라 그를 올려다보았다.그녀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현석의 얼굴이 가까워지더니 부드러운 감촉이 그녀의 입술에 닿았다.쿵쾅쿵쾅-예나의 머리는 터지기 일보 직전이었다.그가 그녀에게 입술을 맞춘 것이다!이렇게 그녀에게 키스하다니!예나는 빠져나오려 몸부림쳤지만 그녀의 입술과 혀, 공기마저 모두 빼앗긴 것 같았다.그녀는 본능적으로 그에게 의지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현석은 입술을 뗐다.“기억해요, 앞으로 그 누구의 여자친구 행세를 해서는 안 된다는 걸요.”현석은 그녀의 귓가에 대고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의 목소리는 깊고 거친 목소리였으며 그가 얼마나 감정을 억눌리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그는 그녀의 허리에 팔을 두르며 말을 이어갔다.“그리고 그 누구도 당신에게 입을 맞추지 못하게 하세요. 하물며 그게 손
설민준은 연기를 천천히 내뱉었다.그는 앞으로 나가서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강 대표님, 우리 나나한테 잘 해줘요. 만약 그녀의 마음을 저버린다면 난 그녀를 빼앗아갈 수도 있으니까요.”강현석은 가볍게 웃었다.“당신은 영원히 그런 기회가 없을 거예요.”그는 말을 마치고 성큼성큼 떠났다.설민준는 담배꽁초를 바닥에 던지고 구두로 세게 밟았다.……도예나는 차를 몰고 바로 유치원에 갔다.그녀는 유치원 입구에 한참 앉아 있다가 두 아이가 손을 잡고 나오는 것을 보았다.도제훈은 약간 의심스러워하며 그녀를 힐끗 보았다.“엄마, 입술이 왜 그렇게 빨개요?”“아, 아마, 아마도 고추를 먹어서 그래…….”도예나는 거울을 보았는데 그녀의 입술은 정말 빨갰고 게다가 좀 부은 것 같았다.그녀는 마음속으로 강현석을 욕했다.그러나 겉으로는 계속 거짓말을 해야 했다.“오늘 오후에 엄마 동료가 엽기 떡볶이를 사와서 우리에게 나누어 주었는데 맛이 아주 괜찮더라고. 그렇게 몇 개 먹었는데 입이 이렇게 부었네…….”도제훈은 안전벨트를 매고 말했다.“엄마, 앞으로 좀 적게 먹어요. 매운 거 많이 먹으면 위에 좋지 않으니까요. 게다가 뾰루지 생길 수도 있어요.”“그래, 알았어 다시는 먹지 않을 게.”도예나는 몰래 이를 갈았다. 만약 강현석이 다시 한 번 그녀에게 강제로 키스한다면 그녀는 그에게 따귀를 한 대 때릴 것이다.‘아니, 다음은 없을 거야!’“엄마, 쇄골에 문신 하나 더 생겼어요?”도제훈은 잠시 멈추다가 갑자기 입을 열어 물었다.도예나는 이 일을 계속 숨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부드럽게 웃었다.“그래, 동료와 함께 문신을 하러 갔는데, 어때, 예뻐?”“아주 예뻐요, 예술적인 것 같아요.”도제훈은 담담하게 한마디 했다.왠지 모르게 그는 이 디자인 눈에 익다고 생각했다. 어디서 누가 사인하는 것도 이런 형식인 것 같은데…….그는 잠시 생각하다가 생각나지 않아 이 일을 잊어버렸다.도예나의 차는 천천히 유치원 입구를 떠나 갈림길로 들어섰고 그녀는
강현석은 입술을 오므렸다.“내가 선물로 주려는 건데.”양 집사는 순간적으로 반응하며 곧 답답한 모습을 보였다“도련님, 그렇다면 왜 백합꽃을 산 겁니까? 장미꽃을 사셨어야죠 게다가 새빨간 장미요. 999송이는 아니어도 99송이 정도는 사줘야죠. 이것이야말로 남자가 여자에게 주어야 할 선물이니 저가 당장 이 백합꽃을 처리하겠습니다!”양 집사는 다짜고짜 백합꽃를 가져갔다.그는 가게에서 꽃을 파는 점원에게 상의한 끝에 백합꽃을 선물하기로 결정했다.첫째는 그와 도예나의 관계가 아직 확정되지 않아서 둘째는 빨간 장미로 사랑을 표현하는건 너무 직접적이었기에 그는 그녀를 놀라게 할까 봐 두려웠다…….양 집사는 몇 걸음 걷다가 다시 고개를 돌려 말했다.“참, 도련님, 예나 아가씨는 오늘 집에 오시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두 도련님도 이미 옷을 챙겨서 예나 아가씨를 찾으러 나갔고요. 오늘 저녁에 돌아오지 않는다고 했습니다…….”‘이 여자 혹시 일부러 날 피하는 건가?’그럴만한 게 오늘은 확실히 그가 너무 당돌했다. 그는 그렇게 거칠게 그녀에게 키스해서는 안 됐다.하지만 그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준다면 그는 여전히 이렇게 했을 것이다.그는 입을 열어 말했다.“나 잠깐 나갔다 올게 밥할 필요 없어.”양 집사의 얼굴에는 흡족스러운 웃음이 피어났고 신신당부했다.“도련님, 빨간 장미 사는 거 잊지 마세요…….”강현석은 차문을 열고 들어갔다.운전석에 앉은 그는 머릿속에서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사실, 양 집사의 말이 맞았다.그는 키스까지 했으니 백합꽃을 보내는 것은 확실히 부족했다.붉은 장미는 보내야 하지만 그 외에 다른 것도 준비해야 했다…….강현석은 차를 몰고 성남시에서 가장 큰 백화점으로 갔다.……도예나의 차가 막 집 앞에 도착함과 동시에 도착한 강세훈과 강세윤을 발견했다.경호원이 두 녀석을 데려다 주었는데 강세훈은 손에 캐리어 하나를 들고 있었고 보아하니 이쪽에서 며칠 묵어야 할 것 같았다.도예나는 빙그레 웃으며 그의 캐리어를 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