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석은 저녁 준비를 마치고, 위층으로 올라가 옷을 갈아입은 후 아래층으로 다시 내려왔다. 세 가지 메뉴지만 스테이크가 한 사람 당 하나씩, 여섯개였기 때문에 음식이 테이블 위에 가득했다.식탁에 가득 차려진 음식을 보고, 강현석은 상당히 뿌듯해했다.그렇게 여섯 명은 모두 식탁에 자리를 잡았다. 한 사람당 앞에 그런대로 괜찮아 보이는 스테이크 한 접시가 놓여 있었다.강현석은 우아하게 냅킨을 무릎 위에 올려놓으며 말했다.“맛이 어떤지 한 번 먹어 봐.”그 말에 강세윤이 제일 먼저 스테이크 한 조각을 잘라 입에 넣고 맛을 보았다. 하지만 그는 바로 얼굴을 찌푸렸다.“너무 딱딱해요. 너무 딱딱해서 씹을 수가 없어요.”“••••••.”‘요리사가 분명 불의 세기가 딱 좋다고 했는데? 그런데 왜 딱딱한 거지?”도제훈은 고등어찜을 한 입 맛보았다.“고등어는 매우 신선하지만 너무 짜요.”“••••••.”‘요리사가 소금은 두 숟가락만 넣으면 된다고 해서 딱 두 숟가락만 넣었는데 어떻게 짤 수 있지?”“새우는 익었지만 소스는 좀 매워요.”“••••••.”‘소스는 요리사가 만든 것으로 그는 소스를 만들지 않았다.수아는 치킨 한 조각 집어 그릇에 담고 한 입 베어 물더니 이어서 또 한 입 베어 물었다.그 모습에 강현석은 마침내 약간 위안이 되었다.하지만••••••.“수아야, 먹지 마. 치킨 가운데가 아직 덜 익었어.”도예나가 갑자기 소리쳤다.그녀는 억지로 수아의 그릇에서 치킨을 빼앗았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빼앗기자, 수아는 시무룩해서 입이 튀어나왔다.“••••••.”그는 이럴때 자신이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한다고 느꼈다.“이 요리들은 요리사의 도움으로 만든 음식인데, 왜 그런지 모르겠네.”그는 사실대로 말했다.“••••••.”그의 말에 멀리에서 지켜보던 요리사들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요리사들이 아무리 그를 말려도, 그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다. 다행히 요리사들이 혹시 있을지 모를 상황을 대비해 각 메뉴마다 음식을 하
수아도 반 잔의 술을 마셨다. 그러자 하얀 얼굴이 갑자기 연지가 물든 것처럼 빨갛게 달아올랐다. 도예나는 아이들이 모두 술을 마시는 것을 보고, 그녀가 마시지 않으면 안 될것 같다는 생각에 술잔을 들었다. 그녀가 잔을 들어 술을 마시려 하자 도제훈이 손을 뻗어 말렸다.“엄마, 제가 대신 마실게요.”그러자 강현석은 눈살을 찌푸렸다.“애가 무슨 술이야? 주세요. 제가 마실게요.”그는 다짜고짜 술잔을 빼앗아 갔다.이 모습에 집사는 강현석의 어깨를 툭툭 쳤다.“대표님, 사모님께서는 대표님과 한 잔 하시려는 건데, 어떻게 사모님 성의를 무시할 수 있습니까?”그제야 강현석은 뭔가를 깨달았다.“셋째 도련님은 와인을 만지지 마세요. 이건 아이가 마시면 견디지 못하는 술 입니다.”집사는 강현석이 들고 있던 술잔을 다시 도예나에게 건넸다.도예나와 강현석은 다시 잔을 부딪치고 술을 한 모금 마셨다.술은 진하고 맛있었다. 입술과 혀 사이에서 오랫동안 사라지지 않자 그녀는 참지 못하고 또 한 모금 마셨다.강현석도 그녀를 힐끗 보고, 잔에 담긴 와인을 한 모금 마셨다.해가 거의 질때쯤, 드디어 한 끼 식사가 끝났다.도예나는 인사를 고하고 집으로 가려했다. 하지만 집사가 다가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술을 마셔서 운전을 할 수 없으니까 오늘 밤 여기서 묵으세요.”“••••••.”그녀는 왜 방금 저녁 식사 때, 집사가 계속 간곡히 술을 권했는지 이제야 이해했다. 알고 보니 여기에서 자게 하려고 그런 것이었다. 도예나는 관자놀이를 지끈 만졌다.“그럼 대리운전 불러오겠습니다.”“••••••.”그는 왜 대리운전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을까?“대리운전은 안전하지 않아요.”그때, 강현석이 한마디했다.“젊은 여자가 두 아이를 데리고 있어도 상대방이 나쁜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그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 결국 도예나는 대리를 부를 생각을 포기했다.그녀가 막 강씨 가문의 경호원에게 자신을 데려다달라고 말하려던 참에, 집
도예나는 방의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도제훈은 그녀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나서야 살금살금 방을 나섰다.그가 나가자마자 강세윤이 그를 계단 모퉁이로 끌고 갔다.“도제훈, 할 말이 있어.”강세훈과 수아도 옆에 있었다. 그들은 도제훈을 둘러쌌다.“세훈이 형과 내 의견은 모두 일치해. 수아도 그렇고. 그게 뭐냐면.”강세윤이 말했다.그건 바로 강현석과 도예나를 결혼시켜 여섯 사람이 영원히 행복하게 함께 살자는 것이다.“싫어. 허락할 수 없어.”도제훈은 생각도 하지 않고 바로 거절했다.“네가 동의하지 않을 것을 알고 이렇게 너랑 상의하러 온 거야.”그러자 강세윤이 그의 어깨를 툭툭치며 말했다.“네가 아직 어려서 남녀의 정을 몰라서 그러는 것 같으니까 내가 잘 설명해줄게.”도제훈은 그를 한 번 훑어보았다.“정말 이해하는 거 맞아?”그의 눈빛에 강세윤은 의기소침해졌다. 하지만 이내 가슴을 곧게 펴고 자신있게 말했다.“흥, 나는 잘 모르지만, 우리 형님은 잘 알아. 그렇죠, 형?”“••••••.”강세훈이 알리가 없겠는가?하지만 그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말했다.“제훈아, 아버지가 엄마를 많이 좋아하는 걸 너도 알고 있지?”“전 우리 엄마가 당신들 아빠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만 잘 알아요.”도제훈이 말했다.우리 엄마, 당신 아빠.도제훈은 선을 확실히 그었다. 그는 설령 강세윤과 강세훈과 잘 어울려지낸다고 해도, 그는 강씨 가문 사람들을 자기 친혈육으로 생각하지 않았다.강세훈은 그의 뜻을 알차리고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어머니가 아버지를 좋아하지 않는 것을 어떻게 알았어?”“엄마와 4년 넘게 같이 살았는데 저보다 엄마를 더 잘 아는 사람은 없어요.”도제훈은 당당하게 말했다.“엄마가 아빠를 사랑해서 아빠한테 시집가려는 거면, 저도 말리지 않아요. 하지만, 강씨 가문 사람들이 억지로 엄마를 이 집에 시집오게 하려는 건 절대 용납할 수 없어요.”그러자 강세윤은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나도 엄마를 강요할 생각은 전혀 없어.”“
강세훈은 도제훈의 손을 잡았다.“가자, 내 방으로 안내할게. 내 방에 좋은 물건이 많으니까 네가 분명 좋아할 거라고 믿어.”이어서 강세윤도 말했다.“수아야, 큰 오빠 따라서 큰 오빠 방에 갈래? 오빠는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그는 슬그머니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돌아서서 별장 마당으로 갔다.••••••강현석은 요리사의 지도하에 마침내 해장국을 끓였다.그는 해장국 한 그릇을 들고 방 문을 두드렸다. 몇 번이나 두드렸지만 방 안에는 아무런 기척도 없었다.그는 손잡이를 돌려 문을 열었다.그러자, 그는 갑자기 숨이 턱 막혀왔다.도예나는 외투를 벗고 침대에 누웠는데, 얇은 셔츠가 위로 미끄러져 올라가 백옥 같은 팔을 훤히 드러내고 있었다.이윽고 술냄새가 천천히 풍겨 나왔다. 그녀의 뺨은 찬란한 석양처럼 붉게 물들었다.그 붉은색은 그녀의 뺨에서 목까지 번졌고 쇄골에는 핑크빛 광택이 났다.이불을 가슴에 딱 덮은 채 가쁘고 숨을 쉬고 있었다.그는 서둘러 시선을 돌렸다.강현석은 마른 기침을 했지만 도예나는 좀처럼 일어나지 않았다.“일어나요.”강현석은 천천히 두 걸음 다가서며 조용히 두 번 외쳤다.하지만 도예나는 여전히 눈을 감고 깊은 잠에 빠졌다.그녀의 흰 피부는 매혹적인 광택이 감돌았고, 통통한 입술은 윤기가 났다. 그 모습에 강현석은 참지 못하고 천천히 손을 뻗었다.그의 엄지손가락은 천천히 그녀의 입술에 닿았다. 그는 힘겹게 손을 들어 도예나의 이마에 붙은 잔머리를 털어주었다.그의 동작이 너무 컸는지 도예나는 긴 속눈썹을 파르르 떨다가 천천히 눈을 떴다.그녀는 강현석의 얼굴을 보고 서둘러 잠에서 깨어났다.“당신, 왜 여기 있어요?”그녀는 그제야 자신이 아직 강씨 가문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죄송해요. 술을 많이 마셔서 아직 제정신이 돌아오지 않았어요.”강현석은 뒤로 한 걸음 물러서서 침대 옆 탁자에 있는 해장국을 가리키며 말했다.“마시면 좀 나아질 거예요.”도예나는 고개를 끄덕였다.아니나 다를까, 해장국 한 그릇을
“도련님, 뭐하세요?”집사는 눈앞의 장면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쉿.”강세윤은 서둘러 집사를 끌고 풀숲 그늘에 쭈그리고 앉았다.“할아버지, 아버지께 절대 말하지 말아 주세요.”집사는 강세윤의 손에 있는 드라이버와 이미 공기가 빠진 타이어 몇 개를 번갈아 보았다. “도련님, 지금 도련님께서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아십니까?”“물론이죠.”강세윤은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할아버지, 우리의 목적이 같으니 협력하는 게 어때요?”강세윤은 눈을 깜박거리더니 주머니에서 드라이버를 꺼내 집사에게 건넸다.“아빠 차 타이어에 구멍을 뚫으면 차를 운전할 수 없어서 엄마를 집에 데려다주지 못할 거예요.”집사는 머릿속으로 강세윤이 강현석에게 혼 나 벌 서고 있는 장면을 그렸다.나이가 들어 이게 무슨 짓인지, 이런 생각에 그는 드라이버를 다시 돌려주었다.“둘째 도련님, 차 일은 도련님에게 맡기겠습니다. 저는 더 중요한 일이 있습니다.”집사가 일어나서 별장으로 걸어가는데 문 앞에 도착하자마자 강현석과 도예나가 나란히 걸어 나오는 것을 목격했다. 그 모습에 집사는 심장이 마비될 것만 같았다.“집사님, 방금 집사님의 비명소리를 들었어요. 무슨 일 있어요?”도예나가 물었다.“아니요. 괜찮습니다. 길고양이 때문에 조금 놀란 거 뿐이에요.”집사는 코를 만지작거리면서 말했다.“저는 할 일이 좀 있어서 먼저 들어갔습니다.”말을 마치자, 집사는 쏜살같이 1층으로 사라졌다.그 모습에 도예나는 눈살을 찌푸렸다. “저만 집사님이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건가요?”“연세가 많으시니 충분히 놀라셨을 수 있어요.”강현석은 고개를 끄덕였다.“길고양이는 병균이 많으니 나가서 길고양이가 어디서 들어왔는지 알아볼게요.”도예나는 그와 함께 밖으로 나갔다.길고양이를 쫓아낸 후에 도제훈과 수아를 데리고 가도 늦지 않았다.그녀는 술을 마셔서 그런지 휘청거리며 그의 뒤를 따랐다.두 사람이 막 차로 걸어가는데 검은 그림자가 불쑥 차 가장자리에서 튀어나왔다.
강현석은 피식 웃었다. 만약 강세윤이 그의 맘에 들지 않는 짓을 저질렀다면 그는 분명 강세윤을 적어도 두 시간 동안 혼냈을 것이다.“제 아들인데 어떻게 그를 혼내줄 수 있겠어요?”강현석이 말했다.“지난 4년 동안 일이 너무 바빠서 두 아이에게 소홀했어요. 만약 제가 잘못한 것이 있다면, 당신이 얼마든지 지적해 주세요.”그의 말에 도예나는 정신이 멍해졌다.그녀는 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전혀 몰랐다. 강현석은 강세윤과 강세훈이 그녀 집에서 자고 싶다면 잘 수 있도록 내버려둔다.강현석은 아이들의 교육을 전부 도예나에게 맡기겠다고 한다.강현석은 항상 도예나를 존중해 왔다.하지만 오히려 그녀는••••••수아와 강현석이 너무 친한 것을 보면 질투하고 걱정했다.아이들이 강씨 가문에서 살자고 했을때, 그녀는 고민도 하지 않고 바로 거절했다.그녀는 심지어 언젠가 아이들을 데리고 몰래 성남시에서 멀리 도망가서 이 남자가 다시는 아이를 빼앗을 수 없게 만들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녀는 이렇게 비열하지만, 강현석은 오히려 모든 선택권을 그녀의 손에 넘겨주었다.도예나는 입술을 오므렸다.“당신은 이미 아주 잘하고 있어요. 세훈이는 너무 훌륭하고, 세윤이는 너무 사랑스러워요. 그들의 가장 큰 행운은 당신 같은 아버지가 있다는 거예요.”그녀의 말에 강현석의 마음이 순식간에 녹아버렸다.많은 사람들이 그를 모든 자격을 갖춘 아버지라고 말했지만, 도예나만이 그가 충분히 잘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부성애보다 어린 아이에게 더 필요한 것은 모성애예요.”“그럼 오늘 밤은 하룻밤 자고 갈게요.”도예나가 말했다.그의 말에 강현석의 표정이 한결 밝아졌다.“해장국을 마셨는데도 머리가 좀 무거워서 내일 아침에 못 일어날 것 같아요. 그럼 전 먼저 들어가 볼게요.”강현석은 깜짝 놀라며 별장 문을 열어주었다.그때, 도예나는 텅 빈 거실을 둘러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세윤이를 불러오세요. 제가 잘 얘기해 볼게요.”강현석은 재빨리 위층으로 올라갔다.세 아이는 강세
강세윤은 손가락을 접으며 강현석의 장점을 낱낱이 열거했다.그러자 강현석은 헛기침을 했다. “그만해, 입 다물어. 네가 말할 필요 없어.”“••••••.”‘왜 강세윤의 말이 다 맞다고 생각하지?’하지만 도예나는 왜 강현석이 자신을 좋아한다고 느끼지 못하는 걸까? 그녀는 아무래도 강현석이 좋아하는 것이 자신의 몸이었을 거라고 생각했다.이런 생각에 도예나는 목청을 가다듬고 입을 열었다. "강세윤, 엄마 차 타이어가 펑크가 났는데, 이 일이 너와 관련이 있는 거야?”그녀의 말에 강세윤의 머리가 요동쳤다.“저 아니에요. 저랑은 아무 상관이 없어요.”그의 말에 강현석의 표정은 한껏 차가워졌다.도예나는 그런 강현석의 표정을 눈치채고 강세윤에게 몇 걸음 더 걸어갔다.“강세윤, 엄마한테 사실대로 말해.”도예나는 진지하게 입을 열었다. “네가 했다고 해도 엄마는 널 탓하지 않을 거야. 하지만 엄마는 진실을 듣고 싶어.”"거짓말하면 엄마가 저를 싫어할 거죠?”“엄마는 네가 어떤 모습이든 다 좋아해.”그녀의 표정은 진지했다.“하지만 만약 네가 거짓말을 하는 습관이 있다면 엄마는 매우 실망할거야. 엄마는 네가 그런 아이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아.""미안해요, 엄마••••••. 전 그냥 엄마를 돌려보내고 싶지 않아서 그랬어요. 엄마와 헤어지고 싶지 않아 몰래 타이어를 펑크냈어요. 제가 잘못했어요. 정말 잘못했어요.”"괜찮아. 잘못을 알고 고치면 착한 아이야.”도예나는 강세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하지만 다시는 이런 짓을 하면 안 돼, 알았지?”강세윤은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도예나는 부드럽게 그를 품에 안았다.강현석은 이 광경을 보면서 마음이 복잡했다.예전에 강세윤이 잘못을 저질렀을 때 그가 아무리 심문해도 이 녀석은 절대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고, 끝내 벌을 받는걸로 일을 끝맺었다.그가 순순히 잘못을 인정하는 것을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엄마, 사실 또 한 가지 잘못한 게 있어요.”강세윤은 눈을 깜박이며 말했다.“제가 자백하면
게다가 하면 그만이지, 강세윤이 자백하게 한다니? 그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그게••••••, 제 실수예요. 실수로 침대에 걸려 넘어져서.”집사는 코를 만지작거렸다. “시간이 늦었으니 전 이만 자러 갈께요. 아이참, 늙어서 졸음이 쏟아지는 건 못 견디겠더라고요.”집사는 나이를 한탄하다가 방으로 들어가 방문을 쿵 닫았다.“••••••.”그녀는 갑자기 집사가 그렇게 하는 이유를 알았다. 정말이지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아빠, 전 형이랑 같이 놀러 갈게요.”강세윤은 도예나의 손에서 벗어나 쏜살같이 위층으로 올라갔다.거실, 도예나와 강현석은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있었다.잠시 후, 도예나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집사님은 이미 주무시고, 고용인은 모두 없으니 제가 방을 정리할게요.”강현석은 방을 바꿔서 자도 괜찮다고 말하려고 했는데 도예나가 위층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고 입술을 오므리고 그녀를 따라갔다.가장 큰 방인 안방의 문은 열려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불쾌한 냄새가 풍겨나왔다.발을 들여놓자, 새하얀 침대 시트에 정체불명의 액체가 퍼져있는 것이 보였다.아이의 일에 있어서, 그녀는 항상 온화하고 인내심이 가득했다. 하지만 지금은 당장이라도 강세윤을 데려와 한바탕 때리고 싶었다.침대 시트와 이불을 모두 걷어내 바깥 복도에 던진 그녀는 고개를 들고 강현석을 바라보았다.“새 침대 시트랑 이불이 또 있나요?”강현석은 턱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잘 모르겠어요. 보통 어디에 두나요?”“••••••.”여기가 그녀의 집도 아닌데, 그녀가 어디에 두었는지 어떻게 안단 말인가? "당신이 평소에 어디에 두면 집사님도 같은 위치에 둘 거예요.”강현석이 한마디 덧붙였다.도예나가 옷장 문을 열자 옷장에서도 불쾌한 냄새가 가득 퍼졌다.옷장의 옷들도 모두 망가져버리고 말았다.그녀가 뒤를 돌아보니 강현석의 얼굴빛은 한껏 어두웠고 눈에는 살기가 가득했다.“냄새가 좀 심해서 세탁기로 깨끗이 빨고 햇볕에 쬐면 입을 수 있어요.”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