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나는 그가 잠꼬대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그녀는 몸을 웅크리고 앉았다. “세윤아, 자, 엄마가 널 침대에 데려다줄게.”“아뇨. 전 우유를 마셔야 해요. 배가 고파요. 우유를 마셔야 해요.”그는 도예나의 목을 껴안고 생떼를 부리기 시작했다.“분유도 가져왔어요. 저 상자 안에 있어요, 엄마, 저 우유 마실래요.”이렇게 하는 걸 보니 잠꼬대를 하고 있는 것 같지 않았다.도예나는 강세윤의 트렁크 쪽으로 갔다. 그러자 그의 말대로 정말 분유 한 캔이 놓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강세윤은 벌써 네 살 반이나 되었는데, 이렇게 큰 아이가 한밤중에 우유를 찾다니?강세윤의 울음소리를 듣고 강세훈이 잠결에 중얼거렸다.“엄마, 세윤이는 밤에 우유를 꼭 마셔야해요. 젖병도 상자 안에 있어요.”“알겠어. 얼른 자.”도예나는 강세훈의 머리를 쓰다듬고 울고 보채는 강세윤을 안고 분유를 타러 부엌으로 갔다.그녀가 큰 젖병에 분유를 타서 주자, 강세윤은 5분도 안 되어 꿀꺽꿀꺽 다 마셨다.그녀는 마침내 강현석의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했다. 강세윤이 있으니 그녀는 확실히 편히 잠을 잘 수 없었다.하지만 이런들 어쩌랴?이건 원래 그녀가 강세윤에게 빚진 것이었다.두 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그녀는 어머니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 때문에 지금이라도 모성애를 보상해야 할 때였다.강세윤은 그녀의 품에 안겨 깊은 잠에 빠졌고, 그녀는 강세훈과 도제훈의 잠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그를 안고 자기 방으로 갔다.그날 밤, 두 모자는 서로 의지하며 잠을 잤다.강세윤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도예나의 수수한 얼굴을 마주했다.그는 순간 환각이라도 생긴 줄 알고 서둘러 두 눈을 비볐다. 그러자 눈앞의 그 익숙한 얼굴은 사라지기는커녕 더욱 선명해졌다.그는 손가락을 뻗어 도예나의 볼을 찔렀다.“와, 진짜다. 진짜 우리 엄마야. 엄마랑 같이 자다니, 나는 정말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아이인 게 틀림없어.”그렇게 강세윤이 입을 가리고 몰래 웃을 때, 도예나도 서서히 눈을 떴다.“이 녀
도예나는 휴대폰을 꺼내 발신자를 확인한 다음 전화를 받았다.“대표님 안녕하세요. 저는 옐리토스 그룹의 고객부 대표입니다. 귀하의 입찰서는 이미 저희 회사의 예비 심사를 통과했습니다. 오늘 오전 10시에 옐리토스 그룹에 오셔서 회의에 참석해 주십시오.”도예나는 시간을 슬쩍 보고 승낙했다.옐리토스 그룹이 지금 그녀에게 전화를 한 것을 보면, 입찰에 대한 대체적 윤곽이 잡혔을 것이다.그녀는 이 프로젝트를 반드시 얻어야 한다. 때문에 회사에 반드시 가봐야 했다.하지만 그러면 이 아이들은••••••.그녀가 네 아이를 어떻게 할까 생각하던 중, 아래층에서 갑자기 노크 소리가 났다.그 소리에 조금 전까지 침대에 얌전히 앉아 있던 수아가 갑자기 침대에서 뛰어내려 아래층으로 달려가 문을 열었다.도예나는 단번에 누가 왔는지 알아챘다.그녀는 먼저 방에 들어가 씻고 옷을 갈아입은 후에야 계단을 내려왔다.강현석은 이미 소파에 앉아 아래층으로 내려오는 도예나를 올려다보며 입꼬리를 약간 치켜올렸다.“오늘은 아이들을 어디로 데려갈 거예요?”“부탁이 하나 있어요.”도예나는 헛기침을 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갑자기 업무상의 일이 생겨서요. 혹시 네 아이를 돌봐주실 수 있어요?”“엄마, 일하러 가요?”강세윤은 시무룩하게 말했다.“그럼 저도 엄마랑 같이 일하러 갈래요.”그러자 도예나는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엄마가 중요한 일이 있어서 그래. 아마 오후에 집에 올 것 같아. 집에 얌전히 있어.”강세윤이 또 무슨 말을 하려고 하자, 강세훈이 그를 제지했다.“수아 말이 맞네. 넌 착한 아이가 아니었어.”“아니야. 내가 제일 착해.”강세윤은 손을 흔들었다.“엄마, 빨리 일하러 가세요. 전 집에서 얌전히 있을게요.”그 말에 도예나는 피식 웃었다.그녀는 네 아이의 머리를 하나씩 만지고 나서야 강현석에게 시선을 돌렸다. “대표님, 그럼 수고하세요.”그는 ‘대표님’이라는 단어에 매우 반감을 가지고 있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다.“아이를 잘 보고 있을 테
“먼저 밀가루를 꺼내서 밀가루를 반죽하고.”그는 레시피에 따라 그릇에 밀가루를 넣은 다음, 물을 부었다.“반죽이 너무 물이 많은 것 같으면 밀가루를 더 넣고, 반죽이 너무 건조한 것 같으면 또 물을 조금 더 넣고.”하지만 하면 할 수록 반죽과는 거리가 멀어졌다.“와, 아빠. 수제비를 만드는 게 엄청 재밌을 것 같아요. 저도 같이 만들래요.”강세윤은 언제 부엌에 들어왔는지 밀가루를 한 움큼 집어 던졌다. 그러자 밀가루는 여기저기 날려 강현석의 정장에도 묻어버렸다. 그의 검은 정장은 순식간에 더러워지고 말았다.하지만 그가 화를 낼 겨를도 없이 수아가 부랴부랴 부엌으로 뛰어 들어왔다.밀가루를 한 번도 본적이 없던 수아는 밀가루를 한 번 슥 보더니 갑자기 두 손으로 밀가루를 부엌에 뿌리기 시작했다. 어느새, 주방 안은 안개가 자욱해졌다.“너희 둘, 먼저 나가있으면 안 돼?”강현석이 말했다.그는 수제비를 만드는 첫 번째 단계에서부터 진도가 막혀버려 애간장이 탔다.“아빠, 수제비 만드실 줄 모르는 거 아니에요?”강세윤은 마치 그의 마음을 간파한 듯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물었다.“아빠, 할 줄 모르면 진작 말해야죠. 아빠는 할 줄 몰라도 세훈이 형은 반드시 할 줄 알 거예요. 제훈이도 할 줄 알걸요? 두 사람은 워낙 똑똑해서 레시피를 보기만 해도 어떻게 만드는지 다 안다고요.”“••••••.”‘쳇, 다 내 유전자를 물려받아서 똑똑한 거 아니야?’강세윤은 이미 강세훈과 도제훈을 부엌으로 불러들였다. 그 바람에 부엌은 발 디딜 틈도 없이 붐볐다.도제훈은 매우 친절하게 말했다.“아빠가 수제비를 만들 줄 모르시면, 저는 그냥 안 먹을래요. 다른 거 먹어도 돼요.”“전 수제비가 먹고 싶어요.”강세윤이 침을 꿀꺽 삼켰다.“영상으로 보니 엄청 맛있어보여요. 수아야, 너도 먹을래?”수아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밀가루를 한 움큼 집어 강세윤의 머리에 던졌다.“오오? 설마 또 기습하는 거야?”강세윤은 몸을 돌려 수아를 쫓았다. 두 사람은 좁은 부엌에서
옐리토스 그룹은 해커의 공격을 받은 후, 그룹 서버가 완전히 붕괴되어 주말 내내 회사 사원 전체가 야근을 했다.때문에 전 성남시를 대상으로 한 입찰도 오늘 오후로 연기되었다.도예나는 로비에서 직원들이 회의장소를 꾸미는 것을 보았다. 현장 디자인은 지난번보다 더 성대하고 화려했다.“대표님, 이쪽으로 오세요.”매니저는 도예나를 데리고 회의실로 향했다.회의실 문이 열리자 테이블 옆에는 이미 십여 명의 직원이 앉아 있었고, 정중앙에 앉은 사람들은 은색 가면을 쓰고 있었는데 몸에서 풍기는 아우라는 조금도 누그러지지 않았다.“대표님, 도 대표님께서 도착하셨습니다.”매니저는 공손하게 보고한 후에야 도예나에게 회의실로 들어오라고 손짓했다.도예나는 바로 밝은 미소를 지으며 안으로 들어갔다.“안녕하세요.”방찬은 담담하게 자기와 가장 가까이에 있는 자리를 가리켰다.“먼저 앉으세요.”도예나는 여유롭게 자리에 가서 앉았다. 박정연도 의자를 끌어당겨 도예나의 뒤에 앉았다.방찬과 너무 가까웠기 때문인지 박정연은 괜히 긴장한 나머지 손에 땀이 줄줄 흘렀다. 하지만 이내 여유로운 도예나의 표정을 보고 다시 침착하게 펜을 쥐고 노트에 기록하기 시작했다.“도 대표님도 오늘 왜 이 회의가 열렸는지 짐작하셨을 겁니다.”방찬이 담담하게 말했다. 그의 시선은 곧바로 도예나에게로 향했다.도예나는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칩 디자인 때문이죠?”“맞습니다.”방찬은 문서를 내밀었다.“도 대표님의 계획은 아주 마음에 듭니다. 하지만 너무 복잡하고 많은 세부 사항이 너무 추상적이어서 저희는 이 계획이 단지 하나의 아이디어인지 아니면 정말로 이 계획이 묘사한 것처럼 이상적인 틀을 만들 수 있는지 확신할 수 없습니다.”그러자 도예나는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설계의 틀은 완전하고 아무런 결함이 없으며 제 원래 아이디어는 실제로 형성되었지만 시간이 제한됐기 때문에 구체적인 세부 사항을 채울 수 없었습니다.”“3개월은 절대 짧지 않습니다.”이번 입찰은 반년 전에 성남시에서 공고
방찬은 벌떡 일어서서 도예나에게 악수를 청했다.“도 대표님, 앞으로 좋은 협력이 되길 바랍니다.”도예나도 의자를 밀어내고 일어나 방찬과 악수를 나누며 말했다.“함께 잘해봐요.”그녀의 손이 방찬의 손에 닿았을 때, 차가운 기운이 그녀의 손끝에서 등뼈까지 퍼졌다. 그 한기는 냉장고 안의 냉기보다 더 심했다.도예나는 방찬의 손끝을 살짝 잡은 다음, 재빨리 손을 뗐다.방찬도 손을 거두어 정장 바지 주머니에 넣고 말했다.“오늘 입찰이 끝난 후 내일 저녁에 축하 파티가 있습니다. 도 대표님도 참석하시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도예나가 채 대답하기도 전에 그는 비서에게 도예나와 박정연을 배웅하라고 지시했다.밖에 나가자 따사로운 햇빛이 어깨에 떨어졌다. 그제야 박정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대표님, 방 대표님이 어딘가 이상하다고 느끼지 않으셨어요?”박정연이 물었다.그러자 도예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좀 이상하긴 했어요. 하지만 다행히 앞으로 만날 기회는 별로 없을 것 같네요.”“맞아요.”박정연이 웃으며 말했다.“대표님, 정말 대단해요. 말도 없이 이렇게 큰 사업을 맡았으니 저희 회사는 3년 동안 걱정할 필요가 없겠어요.”한편, 장씨 그룹.“뭐라고?”장지원은 고개를 들고, 한껏 경악했다.“옐리토스 그룹의 새로운 프로젝트의 수석 칩 디자이너가 다른 사람으로 내정됐다고?”비서는 우물쭈물하며 장지원에게 다가갔다.“네, 방 대표님 비서가 조금 전에 저한테 직접 전화를 했습니다.”그러자 장지원의 표정이 굳어졌다.“그럼 옐리토스가 최종적으로 선택한 칩 디자이너가 누구인지 알아?”비서는 잠시 말을 아꼈다.“새로 개업한 작은 회사의 대표입니다. 오늘 아침에 옐리토스 그룹에 도착하여 그들과 정식으로 합작 계약을 체결했습니다.”장씨 그룹에게는 더 이상 기회가 없다는 뜻이다.그러자 장지원은 눈썹을 찌푸렸다.“새로 개업한 작은 회사가 이미 내 손에 못 박힌 프로젝트를 빼앗다니? 그둘 사이에 무슨 꿍꿍이가 있을지도 몰라.”장지원의 눈빛
잠시 후, 도예나의 차가 강씨 가문 별장 입구에 멈춰섰다.마당에서 네 명의 아이가 뛰쳐나왔다.“엄마, 드디어 돌아왔군요. 보고 싶었어요.”강세윤의 목소리는 언제나 가장 크고 시끄러웠다. 그는 다짜고짜 도예나의 품에 달려들어 그녀의 얼굴에 뽀뽀를 했다.이런 강세윤의 행동에 수아도 도예나의 손을 잡고 안아달라고 했다.그녀는 어쩔 수 없이 두 아이를 안고 방으로 들어갔다. 그녀 뒤로 강세훈과 도제훈이 순순히 안으로 따라갔다.강현석은 얼굴을 찡그리며 도예나에게 다가와 차갑게 말했다. “강세윤, 너 나이가 몇인데 왜 아직도 엄마 품에 안겨있어?”도예나 품에 안겨 기세등등해진 강세윤은 그의 말을 듣지 않았다.“아빠한테 안긴 것도 아닌데 왜 그래요?”그의 말에 강현석의 표정이 더욱 어두워졌다.“왜요?”강세윤이 턱을 치켜들고 말했다.“저도 엄마의 친아들이에요. 엄마가 안아주는 게 뭐 어때서요?”“너보다 어린 제훈이도 안아달라고 하지 않는데 형이라는 아이가 엄마한테 매달리기나 하고, 그러고도 네가 형이야?”강현석이 차갑게 말했다.“이렇게 된 거 네가 제훈이를 형이라고 불러.”“싫어요.”강세윤이 다급히 말했다.“엄마, 이제 저를 안아주지 않으셔도 돼요. 저는 혼자 걸을 수 있어요.”그는 얌전히 도예나 품에서 내려왔다.그 모습에 도예나는 피식 웃었다.“아니야. 아빠가 장난친 거야. 그런데 우리 세윤이는 둘째 형으로서 동생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어야 해.”“네. 알겠습니다.”강세윤은 경례를 하며 진지하게 말했다.“저는 반드시 좋은 오빠랑 좋은 형이 될 거예요.”그런 강세윤의 모습에 고용인들도 모두 따라 웃기 시작했다.도예나는 손목시계를 보고 품안의 수아를 내려놓았다.“벌써 4시가 넘었으니 엄마가 저녁밥을 만들어줄게.”“엄마, 오늘은 저녁 안 해도 돼요.”도제훈이 조용히 말했다. “아빠가 방금 오늘 저녁은 아빠가 한다고 하셨어요.”“••••••.”만약 도제훈이 친아들이 아니었다면, 그는 가만있지 않았을 것이다.그는 직접 저녁
“해주는대로 먹어. 원하는 게 뭐가 그렇게 많아?”강현석이 말했다.“••••••.”도제훈이 있으니, 강세윤은 완전히 찬밥신세였다. 강현석은 강세윤을 쳐다보지도 않고 허리를 굽혀 수아를 바라보았다.“수아야, 저녁에 뭐 먹고싶어?”“••••••.”강세윤은 가슴이 비수를 맞은 듯 슬퍼졌다.강현석은 이번에 도예나에게 물었다.“뭐 먹고 싶어요?”도예나는 특별히 먹고 싶은 것이 없었다. “알아서 하세요. 뭐 할 줄 알면, 뭐 하세요.”강현석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만약 도예나가 갈비찜과 같은 어려운 요리가 먹고 싶다고 하면 그는 정말 난감했다.고등어찜도 어려울 것 같기는 했지만 강현석은 그냥 찌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그는 근심 가득한 얼굴로 부엌으로 들어갔다.집사는 그가 직접 요리할 것이라는 것을 알았고, 주름진 그의 얼굴에는 걱정이 가득했다.“대표님, 아니면 요리사에게 맡길까요?”강현석은 애써 침착하게 말했다.“오늘은 내가 직접 할 테니까 요리사한테 재료나 준비해달라고 하세요.”“무슨 요리를 하실 겁니까?”“고등어찜 하나랑 치킨요.”이 두 음식은 도제훈과 수아가 먹고싶다던 음식이었다.“쉬운 것부터 하자.”강현석은 첫 음식부터 쩔쩔 매고 싶지 않았다.“대표님께서 처음 요리하시는 거니까 양식이 더 잘 손에 익을 것 같아요.”그때, 또 다른 요리사가 말했다.“냉장고에 신선한 소고기가 있는데 스테이크를 굽지 않겠습니까?”강현석은 자신이 잘 못하는 일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의 조언을 충분히 들었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럼 먼저 재료를 준비하세요.”그는 틈틈이 휴대폰으로 고등어찜 레시피를 검색했다.도제훈과 수아는 강현석과 4년 동안 떨어져 지냈지만 수아는 빠른 속도로 그와 친해졌었다. 하지만 도제훈은 항상 그를 경계하는 눈빛으로 쳐다봤었는데, 이는 그에게 항상 패배감을 느끼게 했다. 때문에 도제훈이 처음으로 부탁한 것을 그는 꼭 들어줄 거라고 생각했다.강현석이 한창 부엌에서 요리를 하고 있을때, 도예나는
강현석은 저녁 준비를 마치고, 위층으로 올라가 옷을 갈아입은 후 아래층으로 다시 내려왔다. 세 가지 메뉴지만 스테이크가 한 사람 당 하나씩, 여섯개였기 때문에 음식이 테이블 위에 가득했다.식탁에 가득 차려진 음식을 보고, 강현석은 상당히 뿌듯해했다.그렇게 여섯 명은 모두 식탁에 자리를 잡았다. 한 사람당 앞에 그런대로 괜찮아 보이는 스테이크 한 접시가 놓여 있었다.강현석은 우아하게 냅킨을 무릎 위에 올려놓으며 말했다.“맛이 어떤지 한 번 먹어 봐.”그 말에 강세윤이 제일 먼저 스테이크 한 조각을 잘라 입에 넣고 맛을 보았다. 하지만 그는 바로 얼굴을 찌푸렸다.“너무 딱딱해요. 너무 딱딱해서 씹을 수가 없어요.”“••••••.”‘요리사가 분명 불의 세기가 딱 좋다고 했는데? 그런데 왜 딱딱한 거지?”도제훈은 고등어찜을 한 입 맛보았다.“고등어는 매우 신선하지만 너무 짜요.”“••••••.”‘요리사가 소금은 두 숟가락만 넣으면 된다고 해서 딱 두 숟가락만 넣었는데 어떻게 짤 수 있지?”“새우는 익었지만 소스는 좀 매워요.”“••••••.”‘소스는 요리사가 만든 것으로 그는 소스를 만들지 않았다.수아는 치킨 한 조각 집어 그릇에 담고 한 입 베어 물더니 이어서 또 한 입 베어 물었다.그 모습에 강현석은 마침내 약간 위안이 되었다.하지만••••••.“수아야, 먹지 마. 치킨 가운데가 아직 덜 익었어.”도예나가 갑자기 소리쳤다.그녀는 억지로 수아의 그릇에서 치킨을 빼앗았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빼앗기자, 수아는 시무룩해서 입이 튀어나왔다.“••••••.”그는 이럴때 자신이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한다고 느꼈다.“이 요리들은 요리사의 도움으로 만든 음식인데, 왜 그런지 모르겠네.”그는 사실대로 말했다.“••••••.”그의 말에 멀리에서 지켜보던 요리사들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요리사들이 아무리 그를 말려도, 그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다. 다행히 요리사들이 혹시 있을지 모를 상황을 대비해 각 메뉴마다 음식을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