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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9화

도예나는 고개를 숙이고 말없이 토마토를 씻고 있었고 정교한 이목구비가 조명 아래에서 완벽한 곡선을 그려냈다.

그녀의 하얀색 셔츠 첫 번째 단추는 자연스레 풀어져 있었고 하얀색 피부가 훤히 드러나 있었다. 그리고 그 사이로 쇄골이 언뜻언뜻 보였다.

강현석은 어렵게 자신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겼다.

20여년 동안 세속에서 벗어난 것처럼 헐벗은 여자가 눈앞에 나타난다고 해도 그는 여색에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현재 멀쩡히 차려입은 도예나를 보며 자꾸 이상한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성인군자인줄 알았던 자신이 사실 손동원과 다를 바가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은 순간이었다…….

사실 그동안 관심이 있는 여자를 만나지 못했던 것 뿐이었다…….

“앞치마 둘러줄게요.”

강현석이 서랍에서 앞치마를 꺼내 도예나에게 걸어 주었다.

그녀는 남자에게서 언뜻언뜻 풍겨오는 호르몬 향에 마치 커다란 그물이 그녀를 뒤엎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처음 이 향을 맡았을 땐 엄청난 공포감에 휩싸였지만 점차 익숙해지고 이제는 점점 아무렇지 않아졌다…….

도예나는 채소를 다듬으며 말했다.

“강현석 씨, 만약 사모님 앞에서 함께 있을 여자가 필요하다면 저보다 더 나은 사람이 있잖아요. 이를테면 세훈이와 세윤이 친모, 도설혜라든지…….”

이 말을 하던 그녀는 손이 삐끗하여 하마터면 손가락이 베일뻔했다.

강현석이 피식 입꼬리를 올렸다.

“그 여자는 자꾸 들러붙어 떼고 싶어도 끈질기게 달라붙는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도예나 씨는 달라요.”

도예나가 목소리를 다듬고 입을 열었다.

“도설혜는 아이들의 친모인데, 이렇게 말하는 게 너무하지 않아요?”

“아이들의 친모이기에 지금까지 참았던 겁니다. 그게 아니라면…….”

강현석의 눈동자에서 차가운 한기가 드러났다.

말이 채 끝나지 않았지만 도예나는 그의 뒷말을 예상했다.

그녀가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

“왜 그렇게 도설혜를 미워하나요? 당신의 허락 없이 두 아이를 낳아서 그래요?”

“틀린 말은 아니에요.”

강현석이 얇은 입술을 매만졌다.

도설혜는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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