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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9화

밤 아홉 시가 넘은 시각.

도예나는 두 아이를 재운 후 방으로 돌아와 할머니께 전화를 걸었다. 할머니는 요즘 몸이 좋지 않아 매일 늦게 자는 편이고, 그녀가 전화를 걸었을 때 마침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예나야, 왜 이런 시간에 전화한 거야?”

할머니의 목소리 속에 의심이 깃들어 있다.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서요.”

그리고는 잠시 멈추었다가 천천히 말했다.

“설혜한테 아들이 둘 있죠?”

그러자 할머니가 한바탕 한숨을 내쉬었다.

“맞아, 5년 전에 혼전임신으로 쌍둥이를 낳았어… 당시에 네 일 때문에 떠들썩해서 설혜 일은 네 아버지가 숨겼지. 우리 집안 사람 말고는 아무도 몰라…….”

손가락을 꽉 쥔 도예나가 계속 물었다.

“그 두 아이 이름이 뭔지 알 수 있을까요?”

“강씨네 두 도련님인데 하나는 강세훈, 하나는 강세윤이야.”

그 말을 하는 할머니의 목소리가 유난히 늙어 보였다.

“설혜가 강씨 가문 아이 둘을 낳았는데, 태어난 첫날에 그 집안으로 보내졌어. 지금 4살이 넘었지만 내가 그 아이들을 본 건 손에 꼽을 만큼 적지… 그 두 아이는 우리 가문과 친하지 않아. 예나야, 시간 될 때 네 아이들 좀 데리고 와서 할머니한테 보여줘.”

할머니의 말을 듣는 도예나의 마음이 조금씩 골짜기로 가라앉았다. 전화를 끊은 그녀는 베란다로 천천히 걸어가 커튼을 열고 차가운 눈동자로 캄캄한 별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강세훈이 도설혜의 아들이라는 걸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강세훈이 도설혜와 강현석 아이의 아들이라는 건 받아들일 수 없었다.

왜일까?

강현석과 너무 가까워진 나머지 괜한 마음이 생긴 걸까?

도설혜와 잠자리를 가졌던 남자에게, 자신이 환상을 품고 있었다니…….

미친 게 분명해.

손을 들어 커튼을 친 도예나는 밤새 몸을 뒤척이며 날이 밝아올 때가 돼서야 얕게 잠들었다. 알람이 울릴 때 피곤하게 침대에서 일어났고, 예민한 도제훈이 그녀의 상태가 평소 같지 않다는 걸 느끼고 걱정스럽게 물었다.

“엄마, 어제 밤에 잘 못 잤어요?”

“새벽 3시까지 일하느라 바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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