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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5화

강현석이 주방 문을 열고, 한창 바쁘던 요리사들이 서둘러 하던 일을 놓더니 어색하게 “대표님.”이라며 인사를 건네왔다.

“모두 나가셔도 돼요.”

그의 차가운 목소리가 부엌에 울리자, 요리사 몇 명이 서로를 한 번 보고 눈치 있게 물러나며 주방의 미닫이문을 닫았다.

환풍기 소리 때문에 그들이 나가는 소리를 듣지 못한 도예나는 재료를 썰면서 말하고 있었다.

“이제 파를 썰어야 되죠? 비스듬히 썰까요, 아니면…….”

그녀가 말을 하면서 대파 한 줌을 내밀었을 때, 관절이 뚜렷하고 잘생긴 손이 파를 건네받았다.

갑자기 뭔가 이상함을 느낀 도예나가 고개를 들었다.

“강 대표님, 어떻게 들어오셨어요?”

그 물음에 강현석이 담담하게 말했다.

“같이 요리 배우려고요.”

“요리를 배우신다고요? 집안에 이렇게 많은 요리사가 있는데, 직접 요리할 일이 있을까요?”

“어제 저녁에 수아가 배가 고팠는데, 제가 국수를 끓였더니 당신 아들이 놀리더군요. 처음 끓여본 국수였지만, 수아가 다 먹었으니 제가 요리에 소질이 없는 건 아니겠죠?”

강현석이 즐거운 목소리로 말하자, 도예나가 멍해졌다.

이 남자가, 국수를 만들었다고? 뭔가 상상되지 않는 화면이다.

천천히 고개를 돌려 그의 얼굴을 보니 턱에 약간의 상처가 있었다. 그리고 오른손 손등에도… 아마 기름이 튀어서 다친 것 같다.

어젯밤에도 알아차렸지만 당시에는 별로 깊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아마 수아에게 국수를 만들어 주다가 다친 거겠지.

“상처에 약은 좀 발랐어요?”

“약도 발라야 하나요? 며칠 지나면 낫겠죠.”

강현석은 개의치 않았다.

“약을 안 바르면 흉터가 생길 수도 있어요.”

이렇게 잘생긴 얼굴에서 턱에 흉터라니, 얼굴이 아깝다는 생각을 한 도예나가 손을 닦고 물었다.

“약 어딨어요?”

그러자 강현석이 몸을 돌려 찬장 위쪽의 서랍을 열었다.

“양집사가 주방에 화상약을 놔뒀다고 한 것 같은데…….”

그가 작은 상자를 들고 와 열어 보니, 안에 각종 약이 있었고 알콜솜과 반창고도 있었다. 도예나가 화상약을 찾아 뚜껑을 열고 손끝에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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