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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4화

"엄마, 그런데 목소리가 왜 이렇게 이상해요?”

"아까 매운 거 먹어서 목이 좀 말랐어, 엄마가 지금 바빠서 조금 있다가 다시 걸게.”

"네, 엄마.”

전화를 끊고 도예나는 뒷좌석에 주저앉았다.

긴장한 탓에 입술을 물었던 곳에서 피가 나, 입안에는 피비린내가 났다.

강현석이 백미러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는 갑자기 가슴 언저리가 아파지는 게 느껴졌다.

이게 마음이 아프다는 느낌인 걸까.

그는 말없이 시동을 걸었고 속력을 높였다.

10분 후, 차가 병원 입구에 멈췄다. 도예나는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고 입가에는 핏자국이 여려 있었다.

안 그래도 이쁜 얼굴에 핏자국까지 더해지자 묘하게 자극적이었다.

강현석은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렸다.

허리를 숙여 그녀를 안아 들 때 무심결에 그의 입술이 그녀의 핏자국에 스치게 되었고 피비린내가 그의 입안에 퍼졌다.

달고 비린 피 비린내였다.

그의 마음속에는 온갖 감정이 싹트기 시작했다.

마음 깊숙이 숨겨놓은 싹이 하루 사이에 거대한 나무로 커진 기분이었다.

도예나는 응급실로 실려 가 위세척했다.

강현석은 응급실 복도에 기대섰는데 눈앞이 캄캄해지는 걸 느꼈다.

20여년을 살아가면서 한 번도 누군가를 마음에 품은 적이 없던 그였다.

처음 마음에 들어온 사람이 바로 난데없이 찾아온 두 아이라니...

하지만 그 두 아이는 자신과 혈연관계가 있으니 마음이 가는 게 당연했다.

그렇다면 도예나는 왜?

왜 도예나한테도 마음이 쓰이는 걸까?

일시적인 흥미도, 갑작스러운 충동도 아니었다.

이런 감정은 도대체 뭐길래, 어디서 왔길래, 이렇게도 강렬한 걸까......

응급실에 앉은 지 30분 만에 도예나가 위세척을 마쳤다.

간호사가 도예나를 병실로 이동시키고 링거 주사를 놓으며 말했다.

"일어나고 물만 마실 수 있어요. 12시간 후부터 죽이나 면 같은 음식을 섭취하도록 하세요."

강현석이 물었다.

"오늘 밤은 병원에 있어야 하는 건가요?"

"섭취량이 일정량을 넘어서서 오늘은 병원에서 경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내일은 퇴원할 수 있으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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