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제훈은 두리번거리더니 강현석한테 물었다."아저씨, 세훈이형은 어디에 있어요?""세훈? 지금 회사에 있을거야, 금방 돌아올걸."도제훈은 알겠다는듯 머리를 끄덕이였다. 그리고 책궤앞으로 걸어가더니 어느새 책 한권을 집어들고 읽기 시작했다.주방에는 이미 도우미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식사준비에 분주했다. 도예나는 주방을 힐끔 쳐다보고는 좀 있다 강세윤이 먹고싶다던 면을 해주기로 했다.그녀는 아무생각도 없이 소파에 털썩 앉았는데 면바로 강현석과 맞대하여 앉아버렸다.세윤이와 수아는 윗층에서 서로 놀고 있고 제훈이는 책을 열독하고 있고... 이렇게 되니 둘만 "한가하게" 객실에 남아있게 되였다.도예나는 순간 난감함을 느꼈다. 모든이가 바쁘게 돌아치고 있는 와중 둘만 "왕따"당한 기분이랄가, 그것도 강현석이랑 말이다.그녀는 멀찍이 객실의 구석쪽에 피아노 한대가 놓여있는걸 발견했다. 문뜩 뭘 해야하는지 깨달은듯한 미소를 보이며 도예나가 묻는다."강현석씨, 저 피아노 말이에요, 연주 가능할가요?""네, 편한대로 하세요."도예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피아노를 향해 걸어갔다.여린 손이 건반에 닿자 잊고 있던 기억들이 익숙한듯한 음악소리를 동반하여 흘러나왔다. 이 피아노... 왠지 어디선가 본 기억이?미심쩍은 생각에 도예나는 세세히 피아노를 관찰하였다. 그러다 금석으로 조각된 브랜드 로고를 발견하고 그제서야 이 피아노가 그때 도설혜가 세배의 가격에 사가버린 그 피아노란 사실을 새삼스레 알게되였다.글쎄 강씨 집에 놓여있을줄은 상상하지도 못했다.왠지 모르게 맘속에서는 은은하게 불쾌한 정서가 감돌고있었다.도예나는 피아노를 치다말고 다시금 소파에 앉았다. 저 피아노를 연주하느니 그냥 강현석과 멀뚱히 마주보고 있는데 훨씬 속이 편했다."왜 피아노를 피다 말아요?"강현석은 의아하다는듯 그녀를 보며 물어보았다."그냥요. 갑자기 연주하기 싫네요."그리고 옆에 아무렇지 않게 널려있던 잡지 한권을 잡고 어떠한 대화도 거부하겠다는 기색으로 잡지를 보기 시작했다.그런
"수아야, 왜? 이 것도 별로야?"세윤은 금새 얼굴을 찌프리며 말했다.수아의 마음을 헤아리기란 아마 수학문제보다도 더 어려운 거 같았다."휴..."한숨을 내쉬더니 "최후책"을 내놓았다."아니면 우리 아빠 모르게 밖에 나가놀가?"수아는 두말없이 도세윤의 뒤를 따나 나섰다.그렇게 아래층으로 슬금슬금 내려가는데...수아의 눈에 드디여 객실에 놓여진 아까 그 피아노가 들어왔다. 그 피아노를 보자 멈칫하더니 발걸음을 세우고 떵하니 서있었다.밖에 있는 미끄럼틀보다 수아한테는 저 피아노가 더욱 끌렸던 거다.수아는 마치 홀리기라도 한듯 잡혀있던 도세윤의 손을 뿌리치고 종종걸음으로 피아노앞에 달려갔다.이윽고 우아한 음악이 피아노에서 들려왔다.음악소리에 도세윤의 마음이 스르르 녹는거 같았다."수아야, 너 피아노를 칠줄알아? 와... 너무 훌륭한 곡인데?"잔잔한 피아노 소리는 아까까지 객실을 맴돌았던 어색한 정적을 마침내 타파하였다.강현석은 피아노 소리에 따라 고개를 돌려 막 연주하고 있는 분홍치마의 어린 여자아이를 보았다.허리를 올곧게 펴서 고사리같은 손으로 이리저리 건반을 쳐대는 모습, 어린 아이지만은 가히 고악하다라고 할수있는 모습이였다. 저런 어인애한테 이런 재주도 있다니, 강현석은 놀라울 따름이였다.게다가 네살이란 나이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평을 가지고 있다는 거에 더한층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수아가 확실히 음악에 천부적 재능이 있구나..."강현석은 고개를 돌려 도예나한테 다시 눈길을 주었다. 그리고 몇마디 하려고 하는데 순간 도예나가 피아노 소리에 소파에서 일어나더니 수아한테 다가가는 거였다."수아야, 너 이부분 틀렸어."도예나는 수아한테 피아노를 가르치고 있었다.수아도 인내심있게 아까 연주하던 다시 한번 구간을 연주하며 틀린 부분을 찾아내려 하였다."이상하네..."그러나 틀린 부분을 단번에 찾아내지 못한 수아는 미간을 구기면서 곰곰히 생각하였다. 도예나도 결코 애를 보채지 않고 차근차근 타일렀다."분명 음은 정확했는데.
차가 별장 밖에 채 세워지기도 전에 안에 타고 있던 도설혜는 은은히 들려오는 피아노소리에 화들짝 놀랐다.피아노라면 그 피아노 밖에 없을텐데, 감히 누가....!그녀는 뛰쳐나오듯 차에서 내려 현관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그녀의 눈빛은 현관과 객실을 넘어 분홍색 옷을 입은 꼬마한테 떨어졌다.마치도 도예나의 모습을 연상케 하는 저 꼬마애가 막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었다.도설혜는 지금 무슨 상황인지 채 알아보기도 전에 곧추 수아한테 다가가 뒤로 확 밀어버렸다.뒤에서 누군가가 다가오는걸 감지하지도 못한채 수아는 여전히 아까 연주하던곡을 무한히 반복하며 문제점을 찾고 있었다. 그래... 조금만, 조금만 더 해보면 문제를 찾을수 있어...바로 그때 수아는 자신인 뒤로 끌려나가고 있다는걸 감각했다. 그리고 이내 의지에서 나 떨어져 바닥에 두둥 하고 내평겨쳐지고 말았다.바로 눈이 돌아가버린 도설혜가 앞뒤를 가리지 않고 어린애를 의자에서 끌어내 버린거다.게다가 의자가 성인들이 앉는 의자라서 어린 수아한테는 높은 의자였다. 그런 수아는 "아얏!"하고 소리치며 바닥으로 떨어졌다."어디서온 어린년인데 내 피아노를 건드려?"얼굴을 보니 도예나랑 똑 닮아 있었다. 그 얼굴을 보나니 도설혜는 어린시절 괴로웠던 기억이 또 떠올라 그녀를 할퀴었다.도예나는 예전부터 아릿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어느 학교를 가던 도예나는 항상 학교의 퀸으로 대접받으며 다녔었는데 옆에 있는 도설혜는 기껏해야 겨우 여동생이란 타이틀만 갖고 있을뿐 항상 비교의 대상이 되였다.몇년이 지났을까, 그 쓰라린 기억만큼은 계속 도설혜를 괴롭히고 있었다.피아노를 건드린 거만으로도 눈이 뒤집힐 지경인데 아픈 옛기억까지 떠올려지니 도설혜는 더이상 눈에 뵈는게 없어졌다.그녀는 손을 들고 강하게 내리쳤다."수아야 비켜!"강세윤은 갑자기 발광하는 도설혜의 모습에 두려움을 금할수 없었다.그가 정신을 차렸을때 수아는 이미 바닥에 내뒹어져 있었고 그앞의 도설혜는 실성한 짐승마냥 손을 들고 때리려 했다
도설혜는 그 말을 듣고 등골이 서늘해 났다.얼굴이 거의 눈물범벅이 되여 강현석을 차마 보지조차 못했다."분명 맞은 사람은 나에요, 나도 울지 않았는데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우는거죠?"강세윤의 목소리는 마치 날카로운 비수마냥 사정없이 도설혜를 향해 찔렀다."계속 울거면 꺼져요!"심지어 꺼리라는 말까지 하였다. 그말에 도설혜는 터진 분수마냥 흐르는 눈물을 겨우 주체한채 입술을 깨물고 변명을 늘어놓기 시작했다."현석씨도 알잖아요, 허락없이 내 물건에 손대는거 싫어한다는걸. 게다가 이 피아노는 적으마치 내가 3억원이나 들여서 사들인 거에요. 유일무이한 건데, 어린애가 혹여나 망가뜨리기나 한다면 어떻해요? 그래서 홧김에 내가..."이미 화가 단단히 난 강현석인데 이저런 변명을 듣자니 분노는 더욱 거세졌다."나도 누군가가 내 허락없이 내 집에 침입하는걸 싫어하는데?"그리고 양집사한테 호령했다."양집사님, 그만 집으로 모셔요."도설혜는 두눈 부릅뜨고 트집을 잡았다.현석씨, 그게 무슨 말이에요? 고작 이 어린년때문에 나를 집에서 몰아내는 거에요?"하지만 강현석의 눈빛은 여전히 썰렁했다. 만약 진짜로 동노하다면 도설혜를 이 세상에서 삭제해 버릴수도 있는 거다.그러나 막상 그러지 못하기에 이 여자가 이리도 설치고 있는가, 하는 생각까지 하였다.그는 냉소 하며 몸돌려 물한잔을 손에 들고 그대로 피아노에 쏟아버리는 거였다!강현석의 행동에 도설혜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이... 이건 3억을 불구덩이속에 가차없이 처넣은 거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현석씨, 지금... 뭐하는 거에요?""피아노가 3억이라고 했지? 그 돈은 이미 세훈이가 대신 내줬을 거야. 설혜씨랑 아무런 관계가 없는거니 그리 놀라워하는 표정을 짖지 않아도 돼."말투에는 강한 혐오가 섞여 있었다."저기요, 이 피아노좀 치워줘요."강현석의 부름에 이윽고 경호원 두명이 달려 오더니 피아노를 들고 나가버리였다.도설혜는 그냥 속수무책으로 멀뚱히 지켜보고만 있었다.비록 강혁석은 항상 그녀를 쌀
도설혜는 말을 뱉자마자 후회하였다.그말을 해서는 않되는 거였다. 말을 뱉어버린 이상 주워담지도 못하고, 되돌이킬수 있는 여지도 없었다. 그녀는 하는수 없이 용기를 복돋아 강현석과 맞대하였다.그러나 강현석의 눈빛은 마치도 블랙홀 마냥 그에게 상대하는 모든 이들을 빨아들일 기세였다.그는 각박한 미소를 보이며 담담히 말했다."애는 무슨 당신이 낳고 싶으면 낳고 데려가고 싶으면 마음대로 대려가는 그런 존재인줄 알아?"막상 강하게 나오자 도설혜는 되려 나근해져서 대꾸했다."현석씨, 그게 아니라 내 말좀 들어봐요. 애는 내 친자식들이에요. 그때 나한테 이 집은 항상 나를 환영한다고 얘기했잖아요. 언제든 애들을 보러 올수 있다고... 그런데 지금은 나를 내쫓으려고 하니깐 나도 화를 참지 못하고... 난 진짜 이후에 애들을 볼수 없을가봐 무서워요.""아무리 그렇다 쳐도 남의 자식 귀한줄 알아야지, 어린년이 뭐야?"허나 강현석은 꿈쩍도 없었다."양집사, 내 말 안들려? 어서 밖으로 내보내라니깐."양집사는 이내 고개를 끄덕이고는 도설혜의 앞을 가로 막았다."도 아가씨, 계속 이런식이면 나도 경호원을 부르는수가 있어요."도설혜는 그말에 철저히 얼어버렸다.머리속에는 아까 강현석이 하던 말만 무한히 되풀이 되였다.어린년이 뭐야...어린년...수아? 수아가 바로 도예나의 딸이라 이말이지?그런 강현석은 도예나의 딸을 내가 두눈 똑바로 보고있는 와중에 공공연히 감싸고 있고.왜서?무슨 자격으로 그딴 어린년을?!이저런 생각에 도설혜는 양집사의 말을 무시하고 말았다. 양집사는 도설혜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끝끝내 경호원을 불렀다.경호원들을 경직된채 서있는 도설혜의 양팔을 붙잡고 밖으로 던져버렸다.예전이라면 마구 발버둥치며 강렬하게 반항할 사람이 이번만큼은 별 소란 없이 고스란히 "나가주었던" 거다. 당연 경호원들에 의해서.반면 도설혜는 자신이 경호원의 손에 들려서 나가는 와중에서 여전히 수아생각뿐이였다. 강세윤한테 따귀를 날린걸로 강현석이 화내는줄
수아는 태여날때부터 여느 아이들이랑 많이 달랐다.울지 않고 장난을 부리지도 않았으며 더우기 어머니인 도예나한테 매달려서 사랑을 갈망하지도 않았다. 그랬던 수아가 처음으로 도예나한테 안겨서 어머니를 꼬옥 끌어안았던 거다.당연히 피가 섞인 친자식이 더욱 귀한 것이니 도예나는 자연스레 수아를 보다듬어 주며 사랑스레 안았다."수아야, 뭐야? 왜 그래?"허나 수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다만 도예나의 목만 더 세게 끌어안았다."미안해요, 내가 소홀히 했어요."옆에 있던 강현석이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뭔일인데 그래요?"강현석이 이에 답하기도 전에 강소윤이 먼저 입을 뗐다. 아까의 충격에 꽤 흥분되여있는지 언성을 높혀 말했다."아까 마녀가 와서 수아를 괴롭혔어요! 다행히도 내가 재빨리 막아나섰어요. 하마트면 수아가 따귀를 맞을번 했다고요."강세윤은 은근 자부하는듯 가슴을 펴고 씩씩하게 말을 이었다."난 사내장부고 또한 수아의 오빠에요. 수아를 잘 보호할수 있어요, 대단하죠?"도예나는 씩씩하게 말하는 강세윤의 머리를 슬슬 쓰다듬어 주었다."세윤아, 고마워."웃으며 말하고 있지만 말투에서는 은연히 냉기가 느껴져 왔다. 전까지만 해도 강세윤이랑 수아가 같이 섞여서 다니는 것이 큰 대수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특히 강세윤이 유독 수아를 잘 따르고 그래서 돈독한 관계를 형성할수 있다고도 생각했었는데 이제보니 완전히 오산이였던 거 같다.도설혜, 이 시한폭탄과도 같은 존재가 옆에서 멀쩡히 서있는한 항상 조심해야 할 것을...! 수아가 이제 겨우 4날인데 감히 어린애한테까지 손 대리라고는 상상하지도 못했다. 그 악독한 마음은 여직 하나도 변함이 없었다."다음부터는 이런일 없을 겁니다. 내가 장담하죠..."강현석이 머쓱해서 말했다."식사준비도 다 마친거 같은데 앉아서 밥이나 먹죠."강현석의 얼굴에는 미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저 돌같이 딱딱히 굳은 얼굴에서 저런 표정을 보기란 쉽지않았다. 도예나도 더이상의 말을 아끼고 밥상에 앉았다.하지만 이번일을 없
역시 사람은 비교하는게 아니랬다.도예나한테 있어 이건 아들인 도제훈이 세번째로 강세훈을 언급하는 것이였다."제훈아, 그건 왜 물어보는거야?"도제훈은 순박한 눈으로 도예나를 보며 답했다."강세윤이 계속 자기한테 대단한 형이 있다고 자랑하지 뭐에요, 그래서 한번 물어봤어요."역시 어린애들이 가지는 순수한 질투심이였다. 도예나는 그런 아들이 귀여웠는지 지그시 웃어보였다. 어리기만 했던 아들이 점점 커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오로지 이런 일들에만 승벽심을 보이는 아들이였다."그럼 이후에 기회되면 세훈이를 데리고 같이 밥이나 먹자꾸나."강현석은 한켠으로 차를 몰며 뒤에 앉아있는 도제훈이랑 얘기했다."세훈이는 어릴적부터 천재였었지. 그러는 너도 세훈이 못지 않겠는걸? 이제 만나면 재미있는 얘기나 나눠봐."도제훈은 입을 다시고는 말이 없었다.그러는 도제훈을 바라보며 도예나도 의구심이 들었다....마지막 안건까지 다 처리한 강세훈은 드디여 귀가할 준비를 하였다. 귀가했을때 이미 오후 3시를 막 넘어가고 있었다. 별장에는 아무런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바람이 나무잎을 스치는 소리만 창가에서 사락사락 들려올뿐 한적하기 그지없었다.강세훈은 신발을 갈아신은뒤 곧장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문을 열었을때 문뜩 바닥에 떨어져 있는 바비인형세트가 눈에 들어왔다.안에는 공주모양의 인형이 들어있었고 공주의 왕관은 어떠한 이유였는지 두 동강 나버린 상태였다.이내 표정이 어두워 지더니 허리를 굽혀 바닥에 놓여진 바비인형세트를 들고 옆방으올 향했다. 옆방은 강세윤의 방이였다.노크를 하는데 답이 없었다.강세훈은 묵묵부답인 방문을 보더니 그냥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보니 강세윤이 침대에 누워 쿨쿨 꿀잠을 자고 있던 터였다. 그러니 아무리 노크해도 답장이 없지.이불은 이미 바닥에 떨어져 있었고 그 것도 모른채 도세윤은 배꼽을 드러내고 깊은 잠에 빠져있었다.강세훈은 표정을 살짝 구기더니 감기걸릴세라 다시금 이불을 주워 덮어주었다. 그리고 얼굴을
어머니라면... 도예나가 수아의 어머니?‘역시 그런거 였군!’강세훈은 그제야 알게 되였다는 눈빛을 하였다."그런데 수아눈에는 도제훈만 오빠인 모양이야, 나한테는 한번도 오빠라고 불러준 적이 없어. 언제면 오빠소리 한번 듣겠누..."강세윤은 제혼자 한숨을 탁탁 내쉬며 중얼댔다."친오빠야?""당연히 친오빠지! 뭐야, 형 언제한번 예나 이모를 조사한다 그러지 않았어? 이걸 왜 몰라?"강세훈은 그만 말문이 막혀 버렸다. 조사를 해본건 맞지만 애까지 있다는건 확실히 금시초문이였다. 아마 도예나가 두 어린애를 보호하려고 고이려 신상을 감춘거 같았다.마치 그들 형제 둘도 강현석한테 면밀히 보호되고 있는 것 처럼.그러고 보니 그때 병실에서 수아말고 다른 한 어린애가 한명 더 있었다. 그럼 그애가 도제훈?수아랑 동갑인거 같던데, 쌍둥이인건가?"수아는 내가 본 여자애들중 가장 예쁜 애였어, 특별히 눈 말이야, 마치도 별들이 빛나는 여름밤의 하늘을 닮았어! 그리고 볼도 엄청 부드러워, 나도 모르게 뽀뽀 해주고 싶을 만큼..."강세윤은 헤벌레 웃으면서 이미 머리속에서는 이미 뽀뽀를 하고 있는 모양이였다.‘뭐라는거야, 이녀석...? 너 그러다 성추행범으로 끌려가는 수가 있어!’그걸 보는 강세훈은 어이 없다는듯 고개를 저었다. 이미 단단히 맛이 간 모양인듯 했다.그러나 그의 머리속에서도 수아의 모습이 상기되더니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 거였다.수아가 여간 예쁘장 하지 않아서 말이지, 아마 강세훈이라도 엄청 사랑스러워 했을거다.하지만 이내 두 볼을 탁탁 치더니 가까스로 수아를 머리속에서 끌어내려 했다.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도예나의 딸에 관심을 가질수가 있는거지?"형, 근거 그거 알아? 오늘 그 마녀도 왔었어. 심지어 수아를 때리려고까지 했다고...""뭐야? 똑바로 말해봐, 그게 무슨 얘기야?""형이 그 나쁜여자한테 피아노를 사주었었잖아. 수아도 알고보니 피아노를 칠줄 아는거야, 그래서 조금 실력발휘를 하는데 막 와가지고 걸상에서 끌어내고 심지어
온라인 댓글 창에도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는 네티즌들이 댓글을 쏟아냈다.빠르게 정신을 차린 진행자가 술렁이는 사람들의 반응에 말을 보탰다.“다들 잊으셨나요? 강연 님께서 또 좋은 소식도 전하겠다고 하셨습니다.”그 말에 사람들이 다시 집중했다.이어 사람들은 숨소리를 가다듬었고 강연의 목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저와 전서안 씨는 멀지 않아 곧 결혼할 예정입니다!”“!!!”[와아아아! 이날만을 기다렸다고!][엉엉 우리 강전 커플이 드디어 결혼하는구나! 정말 눈물이 앞을 가려. 두 사람이 걸어온 길을 모두 지켜보고 있었다고.][행복하세요! 두 사람 꼭 평생 행복해야 해요!]무대 아래 환호 소리가 이어지고 어느새 시상식 전체가 떠들썩하게 들려왔다.강연은 이 광경에 고개를 돌려 무대 뒤의 서안과 시선을 마주했다.드디어 결혼....9월 8일, 결혼에 적합한 어느 날.사회부, 경제부 기자는 물론 연예 기자까지 총출동했다.각종 포털에서 수아와 안택, 그리고 강연과 서안의 성대한 결혼식에 대한 기사를 앞다투어 보도했다.최고 재벌가인 강씨 가문의 두 공주님이 결혼하는 날, 더구나 결혼 상대 역시 만만치 않은 대단한 청년. 한국에 있어 수백 년 가도 한번 볼까 말까 한 성대한 구경거리였다.커다란 식장에 손님들로 붐비고 컬러 풍선이 이곳저곳에 날아다녔다. 꽃으로 뒤덮인 예식장과 레드카펫은 식장 처음부터 끝까지 펼쳐졌다.강씨 가문, 전씨 가문, 그리고 안택의 가족 모두 유명한 가문이었으므로 상업게, 정치계의 유명 인사들이 대거 출동했다.그렇다 보니 경찰 인력도 많이 투입되어 치안을 유지했다.이번 결혼식에는 그 어떤 매체도 초대하지 않았고, 다만 직접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했다. 그리고 주요 매체들과 협력해 다들 생중계를 퍼 나를 수 있도록 했다.그렇게 만인의 주목 아래 결혼식은 성대하게 치러졌다.수아와 강연의 드레스는 F 국왕실 전용 재단사가 시간과 심혈을 기울여 한땀 한땀 수놓은 것이었다.두 사람이 개인 헬기에서 내리고 결혼식장에 모습을
강씨 가문은 또 한 번 침묵에 빠졌다.세 언니 중 나이란은 이미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흘리고 있었고, 청아와 예은은 애써 눈물을 참고 있었다.그러자 감동에 젖어있던 강씨 세 형제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었다.‘지금 다른 남자 때문에 우는 거야? 날 앞에 두고?’그러나 세 형제가 화를 낼 차례는 주어지지 않았다. 강현석이 몸을 일으켰기 때문이었다.강현석은 앞으로 다가가 훌륭한 두 청년의 어깨를 두드렸다. 몇 년 사이 조금 늙어버린 강현석은 어느새 상권을 주름잡던 그 모습이 사라졌다.“앞으로, 내 보배 딸을 잘 부탁하네.”안택과 서안의 얼굴에 기쁨이 번졌다.두 사람이 반응하기도 전에 강현석은 이미 자리를 벗어났고, 어느새 도예나가 강현석의 옆자리를 지켰다.도예나는 고개를 돌려 어느새 다 큰 자식들과, 대단한 두 사위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축하하네.”그리고 도예나는 강현석의 손을 잡고 거실을 벗어나 자리를 비켜줬다.거실은 잠시 침묵하다가 격동의 비명이 들려왔다.“아아아 드디어 성공했어!”“축하해! 드디어 결혼하네.”“두 공주님이 왕자님을 찾아가는 것 같아 너무 보기 좋아.”강씨 가문에는 웃음소리가 이어졌다.2층 베란다에서.강현석은 집 밖의 풍경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려 도예나와 시선을 마주했다. 서로를 바라보는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우리 아이들이 이제 다 컸네요.”...그리고 시상식은 예정대로 거행되었다.강연의 “아기” 사건으로 대부분의 매체가 시상식 앞을 채웠다. 게다가 인원을 계속 보충해 이 파격 소식을 맞을 준비를 했다.무대 위 강연이 트로피를 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그리고, 아주 중요한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려고 합니다.”그 말이 들리고 인터넷은 아예 서버가 막혀버렸다.무대 아래 모든 배우와 매체, 그리고 팬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 소식을 들으려고 했다.“강연 님! 드디어 전서안 씨와의 결혼 사식을 밝히려는 겁니까?”무대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의 기자가 앞으로 달려가지 못해 안달인 듯 외쳤다.“다들 급해
“아버님, 안녕하세요!”안택과 전서안이 이구동성으로 말했다.나이가 많은 안택이 먼저 한 발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아버님, 이건 제가 3년 전부터 준비해 온 겁니다. 제 명하의 모든 재산, 가족 기업 주식, 부동산, 땅, 주식 등 모든 걸 수아의 이름으로 전환했습니다. 과거, 현재, 미래에서 제가 가진 모든 것, 제 목숨을 포함한 모든 것은 수아의 소유입니다.”그 말을 들은 수아가 깜짝 놀라 입을 딱 벌렸다.모든 재산을 본인의 이름으로 돌리다니. 안택은 수아에게 단 한 번도 이 사실을 밝힌 적이 없었다. 다만 묵묵히 행동으로 움직였다.“아버지...”수아가 강현석을 바라보는 눈빛은 어느새 촉촉해졌고 어쩔 줄 몰라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가족을 제외하고 수아를 위해 이렇게 모든 걸 희생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오직 안택일 것이다.묵묵히, 그리고 뜨겁게. 겉이 아닌 깊숙이까지 수아를 사랑했다.세훈은 안택이 건넨 문서를 읽더니 다시 강현석에게 넘겼다.강현석은 몇 장 넘기다가 깊은 고민에 잠겼다.그리고 아무 말없이 수아를 다독이다가 안택을 향해 말했다.“물어보고 싶은 게 세 가지가 있다네.”안택이 바로 대답했다.“편하게 말씀하세요.”“선택의 갈림길에 섰을 때, 자네의 사업과 내 딸을 선택해야 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질문을 들은 안택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니 고민하지도 않고 답했다.“제 사업이 아니라, 제 목숨으로 수아의 목숨을 구한다고 해도 수아를 선택할 겁니다.”“그렇다면 자네 가문과 내 딸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강현석이 계속해서 물었다.“그래도 수아를 선택하겠습니다. 제 가문은 이미 수백 년의 역사가 있습니다. 충분히 많은 우수한 자녀가 가문을 이어받을 수 있고 제가 굳이 나설 일은 없습니다.”안택이 대답했다.“그렇다면, 자네 부모님과 가족은?”강현석이 안택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천천히 물었다.“자네 부모, 가족들과 수아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그 물음에 안택이 잠시 침묵했다.진
동시에 제훈도 수아에게 문자를 보냈다.[아버지와 어머니가 계신 건 바로 옆 동네야. 2시간도 안 되는 거리에 계셨던거야.]...‘역시!’차가운 인상의 수아가 살기를 드러냈다.‘그래요, 아버지. 이번에는 어디로 숨을 수 있을지 두고 보자고요!’스타일링을 마친 강연이 시간을 확인하자 시상식과 2 시간 정도 여유가 있었다.아버지가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은 30분 정도 남겼다.그리고 수아는 몰래 서안과 안택을 불러 아버지 강현석이 들어오기만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그 옆에는 흥미진진해 보이는 얼굴을 하는 세훈 부부, 세윤 부부, 그리고 제훈 부부가 있었다.강씨 두 자매의 노력 아래 세 언니는 이미 제 편으로 만들었고 두 사람의 결혼을 응원했다.이어 세 언니를 편에 끌어들이고 나니 세 오빠도 한 편으로 되었다.강씨 자매는 정말 아버지가 돌아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그러자 강현석과 도예나가 대문을 넘어서는 즉시 “포위” 당해버렸다.세 언니는 도예나를 이끌고 거실로 들어갔고, 강현석은 두 딸에 의해 양팔이 포위당한 채로 소파에 앉았다.세 아들은 각각 다른 퇴로를 맡고 강현석이 도망갈 수 없게 했다.이어지는 건 두 자매의 맹공격!“아버지! 우리 이제 다 컸으니 제발 각자의 행복을 찾을 수 있게 해주세요!”“그래요. 아버지! 우리가 보아 같은 귀여운 아이를 낳아 아이들이 외할아버지라고 부르는 걸 듣고 싶지 않으세요?”“아버지, 계속 미루다가는 보배 딸들 다 늙어요!”두 딸의 이어지는 애교 세례에 강현석은 정신이 혼미해졌다.“잠, 잠깐만!”아직 상황 파악이 되지 않은 강현석이 물었다.“송이가 임신해 아기가 있다는 말은 대체 뭐냐?”수아와 강연이 눈을 마주했고 강연이 머리를 쳐들며 말했다.“지금은 없지만, 원하면 언제든지 생길 거예요!”강현석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 말을 꺼낸 강현석이 기침을 연신 해댔다.“아버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수아는 미소를 지으며 위로했다.“이건 시작일뿐이에요. 동생에게 생길 거면 나도
직원의 목소리는 생방송을 타고 큰 파동을 일으켰다.[강연 여신님에게 아기가?][전서안이 아버지가 되는 거야?][거봐, 내 말이 맞잖아. 두 사람이 몰래 결혼했다니까?][두 사람의 결혼을 왜 생방송으로 틀지 않은 거야!!!]생방송 댓글이 뒤집어지고 있는 걸 강연은 전혀 알지 못했다.“우리 집 보배 아기니까 잘 부탁드려요.”댓글은 더 난리가 벌어졌다.[????][!!!!]각종 의문 기호가 화면을 가득 채우고 강연과의 통화가 끝난 뒤에도 댓글은 끝나지 않았다.네티즌들은 감동에 북받쳐했다.시상식 관계자가 이 사실을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늦어버렸다. 이미 실시간 검색어가 초고속도로 상승 중이었다.클릭하면 팬들이 꺅 꺅-하며 환호하는 댓글이 넘쳤다.두 사람이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좋은 감정을 이어가자, 처음에는 받아들이지 못했던 팬들도 서서히 인정했다.그사이 강연의 성장은 아주 놀라웠다. “그 시절, 우리는” 드라마를 통해 여자 신인상을 받더니 “스파이”를 통해 여우주연상까지 차지했다.그 이후로 찍었던 영화도 모두 훌륭한 성적을 받아냈다.오늘 밤 시상식에서도 그중 한 영화로 상을 받기로 되어있었다.서안과 강연은 이제 신분이면 신분, 외모면 외모, 인품이면 인품, 경력이면 경력, 모든 게 어울리는 한 쌍이 되었다.두 사람의 성장을 지켜보고 과거 이야기까지 전해 들은 후로는 두 커플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과반수를 이뤘다.그러니 오늘 이 깜짝 뉴스에 다들 격한 마음을 숨기지 못하는 것이었다.유독 전서안 본인과 강씨 가문 사람들은 어리둥절한 심정이었다.수아 때문에 도피 중이었던 강현석이 가장 먼저 가족 톡방에 모습을 드러내며 질문을 쏟아냈다. 강현석도 적지 않게 놀란 모습이었다.[그 자식이 내 보배 딸을 임신시켜?][정말 하늘이 두 쪽 나도 불가능한 일이지!]스타일링을 받던 강연은 미처 소식을 전해 받지 못했고 수아가 답장했다.[아빠, 휴가 중 아니었어요? 신호가 나빠서 연락
강현석은 여자는 안정된 직장이 있거나, 든든한 가족이 있다면 한평생 행복할 것이다, 라는 말을 자주 했다.더구나 강현석은 절대 자신의 아이디가 아닌 아내 도예나의 핸드폰으로 그러한 글을 남겼다.그래서 초반에는 강씨 형제들이 어머니마저 결혼을 반대하는 게 아닐까 싶어 두려움에 떨었었다.하지만 제훈이 아버지의 계정을 해킹해 글을 어머니의 아이디에 옮겨 전송한 것임을 알아냈다. 그제야 강씨 형제는 안심했다.장인어른이 사위를 어려워하는 건 당연했다. 그건 시어머니와 며느리와 같은 이치였다.하지만, 이 집안에서는 아버지와 딸들의 투쟁으로 조금 바뀌었다.두 사람의 투쟁은 어느새 3년 가까이 이어졌다.눈 깜짝할 사이에 18살 소녀 강연은 21살 아리따운 여인이 되었다.아버지와의 오랜 투쟁 끝에 강연과 서안은 약혼식을 마쳤고 연예계 공식 커플이 되었다.그리고 세훈, 세윤, 제훈은 모두 결혼을 마쳤고 단란한 가정을 차렸다.세훈에게는 두 살배기 귀여운 아기도 생겼다.나이란도 임신했다. 어느새 막달에 진입한 나이란은 동그랗게 나온 배를 안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기 좋아했고 세윤이 깜짝 놀라며 옆에 바짝 붙어 곁을 지켰다.제훈과 예은은 신혼여행을 떠났다. 예은은 아이보다는 사업에 더 비중을 둘 생각이었다. 제훈도 아기 욕심이 급하지 않았으므로 두 사람은 다행히 의견 차이 없이 합의를 보았다.이제 수아만 남겨졌는데, 매일 오빠들과 동생을 보는 눈빛에 큰 원망이 담겨있었다.세 오빠는 결혼하고 동생도 약혼식을 올렸는데, 안택과 저만 덩그러니 남겨져 버렸다. 가장 빨리 청혼하고 모든 사람들이 두 사람의 관계를 알았으나 결혼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수아도 강연처럼 투쟁을 거쳐 약혼하려고 했으나 한번 당한 강현석이 또 당할 리가 없었다. 어머니와 함께 다시 세계 여행을 떠난 뒤로 종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그래서 매번 오늘 같은 순간이 찾아오면 연주회 준비 때문에 제대로 추진하지 못한 자신을 원망했다.“괜찮아요. 전 늘 여기 있을 거예요.”안택이 수아를 다독였다. 수
이연수의 미소는 진심을 담았다.강연을 돕기로 마음먹었던 건, 강연이 실제로 좋은 사람이었던 이유가 있었고, 오디션 현장에서 자신의 실력으로 배역을 따내겠다는 그 모습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었다.자신이 건넨 도움이 기회가 되어 돌아와 이연수는 기쁘기도 놀랍기도 했다.이연수의 말을 들은 강연도 마음이 따뜻해졌다.다들 연예계는 신경전이라 모두 힘들게 살아간다고 생각할 것이다.하지만 이곳에는 꿈을 좇는 이를 응원하는 사람이 더 많았다.결국 모든 건 사람이 하기 나름이며 사람이 있는 곳에는 따뜻함과 진심이 있기 마련이었다.강연은 차근차근 촬영을 해나갔다.강씨 형제들의 연애도 순항 중이었다.세훈은 입이 귀에 걸린 채로 결혼을 준비하고 있었고 송청아 역시 적극적으로 자기 뜻을 보이며 함께 상의하며 결정했다.둘의 공통된 의견은 결혼식은 성대할 필요가 없으며 따뜻하고 오래 기억에 남아야 한다는 것이었다.둘째 세윤은 아직 결혼할 “자격”이 없었으므로 조급해할 필요가 없었다.그래서 요즘 새로운 취미인 맛집 탐방을 시작했다.나이란 역시 먹짱이었는데 세윤이 앞서 맛집을 개발하면 나이란과 함께 찾아 음식을 먹었다. 그러다 보니 짧은 보름 안에 살이 3킬로나 쪄버리고 말았다.그러자 강연과 통화를 하거나 만날 때면 나이란은 항상 30분 동안 찡찡거렸다.“강연아!! 나 3킬로가 쪘다고! 다이어트 할 거야. 다시 안 먹어! 엉엉!”강연은 나이란의 다부진 몸매를 보며 웃음을 참았다.“아니야 어디 뺄 데가 있다고 그래? 우리 세윤 오빠는 딱 너 같은 여자를 좋아한다고.”“정말?”나이란이 의심 가득한 눈초리를 드러냈고 잠시 고민에 잠겼다.그렇게 강연은 드디어 조용한 대기실을 되찾을 수 있었고 대본을 읽으며 다음 촬영을 준비할 수 있었다.셋째 제훈은 열애 중이었다. 하루가 멀다고 송예은을 찾아 데이트했다.송예은이 촬영이 있는 날이면 촬영 장소를 찾아갔고, 선남선녀가 나란히 있는 모습은 시선을 끌었다.그러자 평소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기로 유명한 제
안티 팬들의 예상과는 달리 신인 배우 강연의 연기는 정말 그 캐릭터 본연의 매력을 연출했다. 자본을 쏟아부어 배역을 따내는 연기가 아닌 캐릭터 스스로가 된 듯한 연기였다.초반에는 학생들과 두루 어울리는 부드럽지만 강인한 소녀였지만, 적군에게 잡혀 처형장으로 나갈 때의 강렬한 정신과 격앙된 태도는 반전을 자아냈다. 백연주의 경험과 강연의 연기는 수많은 애국열사를 대표했다.강연은 선인들의 정신을 캐릭터에 쏟아부어 어리지만 용감하게 나라를 위해 희생하는 연기를 녹여냈다.처형장으로 가는 길에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옅게 지어내는 미소... 그리고 총소리가 들리고 누군가 쓰러져도 여전히 높은 위치에서 자리를 지키는 태양.그 장면 속 강연의 미소는 많은 사람들의 감동을 자아냈다.예고편을 모두 보고 나서야 사람들은 이 대단한 “백연주” 역을 강씨 가문 “공주님”인 강연이 맡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처음에는 경악하다가 이어 찬사가 이어졌다.강연은 정말 실력이 있는 배우였다. 이연수를 비롯한 배우들의 글도 모두 사실이었다.그들은 그제야 안티팬들의 선동에 넘어갔던 걸 깨달았다.진실이 드러나고 사람들은 강연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고 호감도 생겼다.[언니 연기는 정말 대단해요. 영원히 함께할게요!][언니 힘내세요! 차세대 연기 대상은 언니꺼에요!]...강연을 향한 찬사 목소리가 높아지고 송 감독은 때를 놓치지 않고 마지막 한 발을 발사했다.“스파이” 공식 홈페이지에 오디션에서 “이가을” 연기한 강연의 촬영분이 공개되었다.이 오디션 영상의 공개는 온라인을 또 한 번 들끓게 했다.“백연주”를 통해 강연의 연기 재능을 미리 맛볼 수 있었는데 “이가을”처럼 복잡한 캐릭터에 대한 연기도 완벽하게 소화를 하자 네티즌들은 두손 두발을 모두 들게 되었다.[정말 무서운 연기 괴물이야!][역시 연기의 신 전서안이 마음에 둔 여자는 달라도 달라.]그렇게 온라인 소동은 막을 내렸다. 강연은 사람들의 호감도 사고 차세대 연기의 신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강연은 빠르게 “스파
“뭔데? 무슨 반전?”송 감독이 재빠르게 물었다.“우리에게 편이 생겼어요!”“무슨 편? 지금이 언젠데 아직도 네 편 내 편을 나눌 여유가 있는 거야?”송 감독이 눈을 부라리며 물었다.“아니요! 이걸 좀 보세요! 사람들이 직접 나서서 강연 씨를 위해 해명하고 있어요! 우리가 섭외한 것도 아닌데 먼저 나선 거라고요!”“뭐라고?”송 감독이 바로 몸을 일으켰다.“줘 봐.”그러자 스태프가 빠르게 핸드폰을 건넸고 홈페이지의 댓글이 순식간에 늘어나고 있었다.[배우 이연수: 저는 강연 씨와 함께 촬영했었습니다. 강연 씨는 정말 착하고 다정한 사람이에요. 절대 갑질한 적도 없으며 연기를 묵묵히 소화해 내는 천생 배우였어요. 이런 재능을 저희는 아주 부러워했는걸요.]그리고 이연수는 짧은 동영상을 함께 게재했는데 “그 시절, 우리는” 작품에서 강연의 촬영분이었다.“감독님, 이 여배우는 ‘그 시절, 우리는’ 작품의 배우인데요, 강연 씨와 사이가 좋은가 봐요. 이분이 직접 나서자 적지 않은 배우들이 함께 참여했어요. 조연 배우들이라 주연 배우들만큼 임팩트가 큰 건 아니지만 오히려 더 진실성 있게 다가간 것 같아요.”그건 사실이었다.요즘 사람들은 여론에 빨라 어느 유명한 배우가 이런 글을 남겼다면, 오히려 소속사에서 지시한 것이겠니 하고 생각했다.하지만 조연 배우, 스태프, 그리고 촬영 알바생들과 같은 사람들이 남긴 글은 진정성이 넘쳤다.더 중요한 건 그들이 던진 작은 돌멩이는 잔잔한 파도에 티 나지 않는 파울을 남겼고, 이는 사람들의 반감을 사지 않았다.배우가 네티즌들의 호감을 어느 정도 산 다음, 이제 주연 배우와 촬영팀이 나서야 할 때가 되었다.모든 건 걸쳐야 할 과정이 있는 법이었다.빠르게 읽어 내려간 송 감독의 표정이 밝아졌다.“휴, 드디어 목숨은 유지할 수 있게 되었어. 전서안 그 자식이 두려워서 어디 살 수 있겠나, 참.”“송 감독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이해가 되지 않은 스태프가 되물었으나 송 감독은 수염을 내리쓰며 덤덤하게 말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