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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화

처음 도설혜가 피아노를 연주할 때부터, 방해하고 싶어서 참을 수 없었다. 그런데 아버지가 이 여자의 연주를 마음에 들어 하다니. 그리고 이런 눈빛으로 나쁜 여자를 바라보다니!

만약 아버지가 나쁜 여자를 좋아해서 장가를 가 버리면, 자신은 이 여자에게 엄마라고 불러야 할 게 뻔하다.

하지만 그는 예나 아줌마가 엄마가 되기를 바랐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강세윤은 더욱 화가 나서 큰소리로 외쳤다.

“여기서 일부러 피아노를 치면서 우리 아빠를 꼬시지 마요! 나는 당신이 제일 싫어!”

이 말이 나오자, 강현석의 눈빛이 갑자기 차가워졌다.

‘꼬신다’라는 표현이 네 살 난 아이의 입에서 나오는 건 비상식적이라는 생각에, 그는 차갑게 일어나 2층의 강세윤을 바라보았다.

“아래층으로 내려와서 어머니께 사과해.”

“됐어요, 현석 씨. 세윤이는 겨우 4살이예요. 아무것도 몰라요. 그냥 버릇이 나빠서…….”

도설혜가 강현석을 말리며 울먹이면서 입을 열었다.

“세윤이가 나를 이렇게 싫어하는 건 틀림없이 내가 엄마로서 잘 못했기 때문에…….”

옆에 있던 강세훈이 그 말을 듣고 손가락을 쥐었다.

어머니가 하는 이 말은 겉으로는 세윤이 편을 드는 척하면서, 실제로 불 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으로 일을 크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세윤이가 ‘꼬신다’라는 말을 어머니에게 쓴 건 잘못한 거니까, 아버지가 이렇게 화난 것도 당연하다.

몇 초 동안 침묵하던 강세훈이 입을 열었다.

“이 일은 제가 처음부터 잘못 생각했어요. 엄마가 여기서 피아노 연습을 하면 확실히 세윤이 공부에 영향을 줄 것 같아요. 차라리 이렇게 하죠. 앞으로 어머니는 강씨 집안 별장으로 가서 피아노 연습을 하는 걸로…….”

이 말을 들은 도설혜는 당황했다.

별장에 가면 강현석을 만나기가 어려울 텐데, 피아노 실력을 어떻게 보여줘야 하지…….

그녀가 입을 막 열려고 할 때, 2층의 강세윤이 다시 소리쳤다.

“왜 이렇게 듣기 싫은 걸 계속 쳐!”

말을 마친 그는 방으로 들어가 문을 쾅 닫았고, 강현석이 눈살을 찌푸리며 차가운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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