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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화

그 시각, 도씨 가문.

도설혜는 소파에 누워 포도를 먹고 있었고, 서영옥이 옆에서 포도 껍질을 까주며 말했다.

“강현석이 정말 다시 한 번 치라고 했어? 피아노를 좋아하나 보네! 그럼 그 비위를 맞춰서 앨리스 선생님한테 잘 배워 봐. 그럼 어느 날 현석이가 너를 사랑하게 될지도 모르잖아?”

도설혜도 입꼬리를 올리며 득의양양하게 웃었다.

“제 생각도 그래요. 근데 강세윤 걔는 왜 그런대요? 제가 그 집에서 피아노 치는 걸 그렇게 반대하더라구요.”

“그 잡종은 왜 맨날 너한테 그러니?”

서영옥이 차갑게 말했다.

“애초에 걔를 강씨 집안에 보내서 호사를 누리게 하면 안 됐어.”

“지금 그런 말 하는 게 무슨 소용이예요.”

도설혜의 얼굴이 가라앉았다.

“일단 제가 현석 씨한테 시집가면, 그때 잘 처리해 보자구요.”

두 모녀가 말을 하고 있을 때, 하인이 황급히 들어왔다.

“사모님, 아가씨, 강 대표님이 오셨습니다…….”

그의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강현석이 성큼성큼 들어왔고, 도설혜는 얼른 소파에서 일어나며 머리카락을 걷어 올리고 흥분하여 맞이했다.

“현석 씨, 어떻게 온 거예요? 왜 미리 말도 안 하고, 준비도 못했는데…….”

강현석은 대답 없이 차갑게 그녀의 손목을 잡고 밖으로 나갔다.

“왜 이렇게 세게 잡아요? 어디로 데려가려는 거예요, 아직 신발도 안 갈아 신었는데…….”

도설혜는 손목이 아프게 잡혔지만, 마음이 매우 흥분되었다. 강현석은 이때까지 냉정하기만 하고 적극적으로 자신을 찾아온 적이 없는 데다, 어떠한 스킨십도 한 적이 없었다. 오늘 그에게 피아노를 쳐 준지 이제 겨우 두 시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바로 집에 와서 자신을 데리고 가다니.

강현석은 두말없이 그녀를 데리고 차에 탔다.

그녀는 그의 이런 말없는 포악한 모습을 좋아한다. 좀 더 야만스럽게, 거칠게, 자신을 차 뒷자석에 누른 뒤 옷을 찢는다면…….

도설혜의 마음은 이미 먼 곳에 가 있었다.

그녀가 정신을 차렸을 때, 차는 도씨 가문 저택을 벗어나 있었다.

그녀는 넋을 잃고 강현석의 옆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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