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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화

교통사고는 반드시 제때 치료해야 하니, 가장 가까운 이곳에서 일단 일차적인 치료를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부들부들 떨며 차문을 열고 두 발을 내디딘 양집사는 차마 들어가지 못했다.

피투성이가 된 도련님을 생각하면 두 다리가 풀릴 것처럼 걸을 수가 없어 병원 입구에 선 채 휴대폰을 꺼냈다.

“나는 일단 혈액은행에 연락할 테니 자네가 병원에 들어가서 병원비를 내게.”

경호원은 양집사가 나이도 많고 심신이 미약하다는 걸 알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병원으로 들어갔다.

양집사는 성남시 제1병원에 전화를 걸었다. 강세윤은 희귀한 마이너스 혈액이기에, 이런 작은 병원에서는 혈액 재고가 없을 게 분명하다. 일단 사람을 시켜 피를 보내와야 했다.

“어젯밤 마이너스 혈액 산모가 와서 2천밀리미터를 다 써 버렸어요. 오늘 다른 곳에서 혈액을 가져오려고 했는데…….”

성남시 제1병원 혈액은행 책임자의 목소리를 듣고, 양집사는 두 눈이 어두워져 하마터면 또 기절할 뻔했다.

하지만 정신을 부여잡고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그럼 마이너스 혈액은 언제 도착합니까?”

“내일 오전 8시요.”

양집사가 눈을 질끈 감았다. 내일 오전 8시라니, 도련님은 그렇게 오래 기다릴 수 없다.

병원과의 전화를 끊은 그는 손가락을 떨며 강현석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그때, 강씨 그룹.

회의 중이던 강현석은 갑자기 테이블 위에서 휴대폰이 진동하는 걸 느꼈다.

한 번 힐끗 휴대폰을 보니, 양집사였다. 강씨 집안에서 40여년간 일한 양집사는 낮에는 그에게 전화를 거의 하지 않았지만 요즘 강세윤이 늘 집에서 몰래 빠져나가면서 전화를 좀 빈번하게 하던 참이었다. 보아하니, 오늘 강세윤이 또 말을 듣지 않는 것 같다.

강현석이 손짓하자 회의실이 갑자기 조용해졌고, 그는 통화 버튼을 누르고 담담하게 물었다.

“무슨 일이시죠?”

“대표님, 제가 도련님을 잘 돌보지 못한 탓에 몰래 집을 나가셨어요, 그래서 사고가 났습니다!”

양집사의 목소리가 울먹였다.

“교통사고가 나서 도련님이 피를 많이 흘렸어요. 수혈이 필요한데,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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