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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화

“안녕하세요, 아이에게 피아노를 사 주시려구요? 남자아이가 치는 건가요, 여자아이가 치는 건가요?”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종업원이 열정적으로 맞이했고, 도예나는 도제훈에게 수아를 잘 챙기라고 한 뒤 점원을 따라 피아노를 보러 갔다.

성남시에서 손꼽히는 피아노 가게인 이 곳의 가장 싼 피아노는 몇 천만원, 비싼 것은 몇 억대에 육박한다.

도예나는 돈이 부족한 부모가 아니었고, 돈이 부족하더라도 아이를 서럽게 할 부모가 아니었다. 그녀는 다섯 살 때 도설혜와 함께 피아노를 배웠는데, 두 사람 모두 10여 년을 배웠기에 요 몇 년 동안 손을 놓았어도 기본적인 바탕은 아직 남아 있었다.

연이어 여러 대의 피아노를 시험적으로 쳐 보고 나서야 도예나가 최종적으로 한 피아노를 골랐다.

“이 피아노 음색이 좋네요. 특히 바이브레이션이 아주 완벽해요.”

그러자 종업원이 웃으며 말했다.

“피아노를 잘 아시나 봐요. 이게 저희 지점 보물이거든요.”

“그냥 조금 알아요. 이거 한 대 할게요. 배달해 주세요.”

도예나가 주소를 알려주려고 할 때, 옆쪽에서 한 그림자가 서서히 걸어왔다.

“천천히 해.”

하이힐을 밝고 걸어오는 도설혜의 미간에 오만함이 가득하다. 도예나의 가늘고 긴 손가락을 차갑게 바라보는 그녀가 한기를 내뿜었다.

당시 도예나와 함께 피아노를 배웠는데, 매번 피아노 시험을 볼 때마다 자신보다 10여 점이 높았다. 질투가 난 도설혜는 피아노 선생님에게 꼬박 10년 동안 뇌물을 주었고, 그 10년 동안 도예나의 성적을 자신보다 낮게 만들 수 있었다.

아버지는 도설혜가 피아노에 소질이 있다며 외국에 보내 연습하게 하려고 했지만, 피아노에 대한 마음이 진심이 아닌 데다 도씨 그룹의 후계자가 된 후에는 더 이상 피아노를 연습할 마음이 없어 흐지부지되었다.

지금 도예나가 피아노를 고르고 있는 걸 보니, 그 때의 좋지 않은 추억들이 모두 떠올랐다.

앨리스 선생님에게 피아노를 잘 배우기로 마음먹었는데, 도예나도 피아노를 사려고 하다니?

왜 자신이 뭔가 하려고 할 때마다 도예나도 따라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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