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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화

부자들 사이에서, 권력과 돈은 사람과 사람을 명백하게 계층으로 나누어 준다.

그러나 권력도 돈도 흔들 수 없는 테두리가 있다. 바로 문화예술권.

화가, 예술가, 바이올리니스트, 피아니스트… 어느 부자들 사이에서 이런 예술가가 나타난다면, 다른 가문을 능가하여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흥분한 도설혜가 자신의 손가락을 꽉 쥐었다.

강세훈이 이렇게 자신을 위해 길을 닦아준 것은 틀림없이 자신이 마땅한 자격을 가지고 강씨 집안에 시집올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네, 할머니. 피아노 연습 열심히 할게요.”

도설혜가 놀라움과 기쁨이 만연한 얼굴로 할머니 방에서 나오자, 서영옥이 얼른 마중나왔다.

“어때, 할머니가 뭐라고 하셔?”

도설혜가 피아노 연습에 대해서 말하자, 서영옥은 눈살을 찌푸렸다.

“좀 이상한데? 세훈이는 정말 그게 좋다고 생각하는 거야?”

“엄마, 제가 말했잖아요. 세훈이는 제 말을 들어준 거예요. 제가 세훈이 아빠랑 결혼하고 싶다고 하니까, 이런 방법을 생각해 준 거라구요. 앨리스 밑에서 피아노를 잘 배우면, 제가 투어를 할 정도의 능력을 갖추었을 때 현석 씨 옆에 설 자격도 생기겠죠.”

도씨 그룹에서 오후 내내 일하던 도예나는 퇴근 후 유치원에 아이들을 데리러 갔다.

“수아 엄마, 잠깐만요.”

우세정이 그녀를 한쪽으로 끌고 가서 웃으며 말했다.

“오늘 유치원에서 피아노 체험 수업을 했는데, 수아가 감각이 좋아서 피아노 선생님이 학생으로 받고 싶어하세요. 여기 피아노 선생님 명함이 있으니 한 번 연락해 보세요.”

이런 명함을 많이 받아 본 도예나는 그저 수업 판매를 위한 광고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집에 돌아가는 길에, 수아가 차창에 기대어 유리를 두드리는 걸 보았다. 수아는 손에 든 막대사탕을 한 번 한 번 가볍게, 또는 무겁게 리듬감 있게 유리창에 두드렸다. 대충 듣기에는 아무렇게나 두드리는 것 같았지만, 자세히 들으면 막대사탕 하나로 동요 ‘호랑이 두 마리’를 연주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놀란 도예나는 입을 열어 물었다.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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