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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화

그녀는 유학파에 석사 학위를 가진 사람으로, 올해 스물여덟 살이고 귀 아래까지 오는 짧은 머리를 하고 있어 총명하고 세련되어 보였다.

그녀가 다가오는 걸 본 이가영이 콧방귀를 뀌었다.

“4~5년 동안 고객팀 매니저를 맡으면서 승진은커녕 오히려 좌천되었는데, 천설경 씨는 불만도 없으세요?”

“윗분들 말에 따라야죠.”

천설경이 담담하게 말했다.

“도 매니저님 보좌관이 된 것도 영광인걸요.”

말을 마친 천설경은 도예나의 사무실 앞으로 가서 문을 두드렸다.

“겁쟁이!”

그 모습을 본 이가영이 경멸하며 말했다.

“유학파에 석사 학위까지 있으면서, 자신을 위해 권리를 주장할 줄도 모르다니!”

이때, 마침 천설경이 사무실 문을 열면서 이 말이 도예나의 귀에 똑똑히 전해졌다.

도예나가 문틈을 따라 옷차림이 유난히 남다른 이가영을 보았다.

이 사람, 뭔가 낯이 익은데…….

눈을 가늘게 뜨고 생각하던 그녀는 마침내 기억해 냈다.

5년 전 18세 성인식에서, 이 사람이 도설혜 곁에서 함께 술을 건넸다.

‘도설혜의 친구야! 도설혜가 자기 친구를 도씨 그룹에 심어 놨다니!’

“도 매니저님, 저는 보좌관 천설경입니다.”

천설경이 테이블 앞에 서서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게 차분한 어조로 자신을 소개하자, 도예나가 눈을 돌려 담담하게 말했다.

“그래요, 일단은 보좌관으로 계세요.”

원래 그녀는 천설경을 대표로 추천하려고 했다. 확실히 능력이 있는 데다가 고객팀에서 정말 재능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설혜가 물러났는데도 천설경에게 차례가 가지 않았다. 도진호가 대표직을 겸임하며 모든 권력을 자신의 손에 단단히 쥐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중에 기회를 봐서 천설경에게 좋은 자리를 줄 생각이었다.

“방금 당신과 얘기한 그 여직원 이름은 뭐죠?”

도예나가 읊조리듯 질문하자 천설경의 표정이 굳어졌다.

“이가영입니다. 성격이 좀 솔직하긴 한데, 고의로 그런 말을 한 것 아닐…….”

“그 사람 입사 이래 성과표를 모두 가지고 와서 보여주세요.”

도예나가 옅은 목소리로 분부하자, 천설경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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