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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화

가을밤의 바람이 정원의 나무에 불어오자 나뭇잎이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냈고, 집 밖의 바람 소리가 스쳐 지나가자 실내는 온통 고요해졌다.

고요함이 만연하여 마치 바늘 하나가 땅에 떨어지는 것도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조용한데, 잘못 들었을 리가.

도예나가 어렵게 입술을 벌렸다.

“수아야, 너 정말 말을 할 줄 아는구나…….”

그리고 그녀는 일부러 수아가 외친 그 두 글자를 신경 쓰지 않았다.

“내 동생, 정말 대단해!”

도제훈의 검고 잔잔한 눈동자에도 기쁨이 가득했다.

“앞으로 아무도 너한테 말을 못 한다고 놀리지 못할 거야!”

“와, 수아 정말 대단해!”

강세윤도 기뻐서 어쩔 줄 몰라하며 흥분해서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

“빨리 나한테 오빠라고 불러봐, 너무 듣고 싶어!”

수아의 목소리는 정말 듣기 좋아서, 마치 우유 사탕을 코코넛 소스에 한 바퀴 굴린 듯 달콤해서 멈출 수가 없다.

하지만 좋아하던 강세윤이 뭔가 생각난 듯 갑자기 말했다.

“수아야, 너 방금… 잘못 말한 거 아니야?”

강현석은 그의 아버지인데, 수아가 왜 아빠라고 부르는 거지? 자신이 잘못 들은 걸까, 아니면 동생이 잘못 외친 걸까?

강세윤이 모두가 일부러 신경 쓰지 않고 있던 문제를 들춰내자, 더 이상 신경쓰지 않을 수 없었다.

강현석은 수아의 달짝지근한 아빠라는 말 때문에 무려 십여 초 동안 정신을 잃었다. 심지어 갑자기 딸을 갖고 싶은 충동마저 생겼다.

“수아야, 나는 삼촌이지, 네 아빠가 아니야.”

비록 그는 그녀의 아버지가 되고 싶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방금 말을 배운 아이를 잘못 인도해서는 안 된다.

“아빠.”

수아가 고개를 들어 다시 입을 열었다. 이번에 그녀의 목소리에는 망설임과 어려움이 없어진 대신, 확고함과 고집이 있었다.

수아의 촉촉한 눈동자는 별빛처럼 반짝이며 강현석의 그림자를 거꾸로 비추고 있다. 마치 그녀의 세계에서 지금 이 순간 강현석 한 사람만 수용할 수 있는 것처럼…….

이 장면을 보던 도예나는 가슴이 찡해졌다. 자신은 엄마 한 마디도 듣지 못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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