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세윤의 손이 이불 속에 숨겨서 꼭 쥐어져 있었다. 혹시라도 그녀가 고개를 저을까봐 그는 긴장한 상태로 도예나를 간절히 바라보았다.도예나는 몇 초 동안 생각에 잠겼다.사실, 그녀는 지금 수아가 왜 강현석을 아빠라고 불렀는지 이해하지 못했다.그리고 저번에도, 수아가 왜 유치원에서 강씨 그룹으로 몰래 달려갔을까…….강현석이 도대체 무슨 끼를 부렸길래?하지만 다행히 수아가 이제 말을 할 수 있게 되었으니 머지않아 직접 답을 알려줄 거라고 믿고 있다.이런 생각을 하다가 정신을 차린 도예나가 강세윤의 눈을 향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수아는 아빠가 무슨 뜻인지 몰라서 잘못 말한 거야. 하지만 너는 엄마가 무슨 뜻인지 알잖아? 나는 네 엄마가 아니야. 너도 엄마가 있을 거 아니니?”이 순간, 강세윤의 눈시울이 붉어지더니 아랫입술을 깨물며 화를 냈다.“있는 게 뭐 어때서요! 저는 그 여자가 싫어요, 그 이기적인 여자는 제 엄마가 될 자격이 없어요!”도예나의 마음이 갑자기 알 수 없는 감정으로 시큰거렸다. 그녀가 강세윤의 얼굴을 만지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자기 아이를 사랑하지 않는 엄마는 없어. 방금 네가 한 말을 어머니가 들으시면 정말 슬퍼할 거야.”“안 슬퍼할 걸요? 저는 전혀 사랑하지 않으니까요!”꽉 깨문 강세윤의 입술에 흰 자국이 남았다.“그 여자는 매일 아버지한테 시집가는 방법만 생각하고, 어떻게 강씨 집안 사모님이 될 지만 연구하고 있어요! 지금까지 저한테 관심을 가진 적도 없고, 저를 아들이라고 생각한 적도 없어요!”강세윤의 마음 속 억울함이 점점 커져, 도예나의 품에 뛰어들어 낮은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도예나는 그저 한숨을 쉬며 그의 등을 가볍게 두드렸다. 강씨 집안 일은 잘 알지 못하지만, 이 아이가 말하는 걸로 봐서 많은 사실을 유추할 수 있었다.외부에서는 강씨 집안에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고, 강현석도 결혼 소식을 전한 적이 없다. 다시 말해서 세윤이는 사생아인 것이다.아마도, 어떤 여자가 강씨 집안 사람이
결국 그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형식 논리 오류와 비형식 논리 오류 두 가지요.”강현석은 의아했다. 이 아이가 책을 보는 척하는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정말 이해하고 있다니. 논리학 방면의 책은 무미건조하고 지루하여 수학보다 더 재미없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이 책을 꿰뚫어 보고 이해할 수 있는 건 보통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더욱 신기한 건, 이 아이가 겨우 네 살이 넘었다는 것이다.강현석이 책을 덮고 담담하게 말했다.“논리학 문제를 하나 더 내볼게.”그러자 도제훈의 인내심이 바닥났다.“됐어요, 책 안 돌려주셔도 돼요.”“논리학을 연구하려면 이 정도의 참을성 가지고는 안 돼.”강현석이 냉정하게 입을 열었다.“내가 묻는 질문은 네 엄마와 관련 있어.”엄마 얘기가 나오자, 도제훈은 더욱 흥분해서 또박또박 말했다.“우리 엄마한테서 좀 떨어지세요. 그렇지 않으면…….”“내가 묻고 싶은 게 바로 이런 문제야.”강현석이 그의 말을 끊으며 계속 말했다.“만약 네가 오늘 나보고 너희 어머니한테서 좀 떨어지라고 말하고, 그렇지 않으면 나를 죽이겠다고 한 말을 세 사람이 들었다고 가정하자. 다음날이 되면 나는 죽어. 그렇다면 이 일을 논리학의 관점으로 어떻게 해석할 거야?”도제훈은 최근 보름이 넘게 논리학에 빠져 있었고, 큰 흥미를 가지고 있었다. 강현석이 방금 낸 문제는 논리학의 여러 이론과 관련되어 있고, 게다가 엄마도 언급되어 있었기 때문에 약간 대답할 의욕이 생겼다.“이건 논리학에서의 후견 오류에 속해요. 결과를 보았기 때문에 어떤 이유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거죠. 일반적인 사람들은 단일한 인과관계만 관련 짓기 때문에 이 일이 발생하면 제가 당신을 죽였다고 생각할 거예요. 이게 일반적인 사람들이 가장 자주 범하는 논리적 오류인데…….”당당하게 말하는 그의 몸에 카리스마가 감돌고 있다.강현석은 왠지 모르게 그에게서 강세훈의 모습을 보았다. 강세훈도 한동안 논리학에 관심을 가졌지만, 회사 일을 처리하느라 바빠서 내팽개친
강현석이 아래층에서 무료하게 한시간 가까이 기다렸을 때, 도예나가 느릿느릿 수아의 방에서 나왔다. 그를 본 도예나가 멍한 표정으로 말했다.“왜 아직 안 자요?”“…….”겨우 10시인데, 어린애도 아닌 그가 일찍 잘 이유가 있을까?“방금 그쪽 아들이랑 잠깐 얘기했어요.”계단을 밟고 내려온 도예나가 바닥에 있는 장난감을 치우면서 물었다.“무슨 얘기를 했는데요?”“당신 아들이 아주 똑똑해요.”여기까지 얘기한 그가 잠시 멈추었다가 다시 한마디 덧붙였다.“과장하는 거 아니고, 정말 천재라고 할 수 있어요.”그러자 도예나가 장난감에서 손을 거두고 잠시 멈추었다.“어떻게 내린 결론이죠?”사실, 도제훈은 세 살도 안 됐을 때부터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관심을 보였고, 마음대로 적은 코드도 실행 가능할 정도로 재능을 보였다. 그때 그녀는 너무 놀라서 다음날 도제훈을 데리고 아이큐 테스트를 했는데, 또래 어린이의 최소 두 배를 넘어서는 결과가 나왔다.그리고 도제훈이 네 살이 다 되어 갈 때 다시 테스트를 했는데, 결과가 더욱 충격적이었다. 그녀는 그날 실험실에서 떠날 때, 테스트를 책임진 선생님이 쫓아왔던 것을 아직도 기억한다.“도예나 씨, 아드님 지능이 정말 뛰어나요. 만약 우리 실험실에서 훈련하고 양성하면…….”당시, 그녀는 그 제안을 거절했다. 도제훈을 천재소년으로 만들고 싶지 않았고, 어릴 때부터 실험실에서 훈련시키고 싶지도 않았다.그저 평범한 정상적인 아이들처럼 아무런 근심 걱정 없이 자라기를 바랐다.“겨우 네 살인데, 논리학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건 보통 아이들과 다르다는 거죠.”강현석이 담담하게 이어서 말했다.“평범한 유치원에 다니지 말았어야 했어요. 전문가를 초청해서 강의를 듣게 해 주는 게 좋을 거예요.”하지만 도예나는 장난감 블록을 상자에 넣으며 말했다.“저는 아들이 유치원에 다니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보통 아이처럼 자랄 수 있고, 이 나이에 감당하지 말아야 할 책임을 감당하지 않아도 되고, 겸사겸사 수아도 돌볼 수 있으니
찌질한 이 남자는 책임을 지고 싶지 않은 게 분명하다.한편, 강현석은 어리둥절했다. 진지하게 그녀와 아이 교육 문제를 토론하고 있었는데, 왜 갑자기 이런 눈빛으로 자신을 보는 걸까?마치 길가에서 더러운 개똥을 본 것처럼…….“…왜요?”그가 숨을 죽이며 묻자, 도예나는 시선을 거두고 담담하게 말했다.“아무것도 아니예요. 제훈이는 제 아들이예요. 제가 가장 잘 교육시킬 수 있으니 강 대표님이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늦었으니 일찍 쉬세요.”몸을 돌려 2층 안방으로 올라간 그녀가 작은 소리로 문을 닫았고, 강현석은 민망해서 코를 만지작거렸다.줄곧 말수가 적은 그였는데, 단숨에 이렇게 많은 말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런데 이 여자가 그런 반응을 할 줄이야. 게다가 도제훈이 그는 보는 눈빛에도 적의가 가득한데, 쓸데없이 간섭을 해버렸다.1층 손님방으로 발걸음을 옮긴 강현석은 한 걸음 발을 내딛자마자 침대 머리맡에 놓여 있는 남자 슬리퍼 한 켤레를 발견했다. 그리고 옷걸이에 걸린 남자 양복 한 벌.이 집에 남자가 살았던 흔적이 없는 줄 알았는데, 다 여기에 있었다니.이 손님방은 특별히 남자를 위해 마련해둔 것일까? 그렇다면, 그는 이 방에 몇 번째로 묵은 사람일까?이런 생각이 들자, 한 줄기 울분이 솟아올랐다. 몸을 돌려 손님방을 나온 그는 1층을 한 바퀴 다 돌고 나서야 이 손님방에서만 사람이 잘 수 있다는 걸 발견했다.온통 냉기를 띤 그는 방에 들어가지 않고 그냥 소파에 앉아 하룻밤을 보낼 생각을 했다.하지만 부드러운 큰 침대에 익숙해진 그가 어떻게 딱딱하고 좁은 소파에서 잘 수 있겠는가?두세 시간 엎치락뒤치락 하던 그는 마침내 약간의 졸음기를 느꼈다.잠들기 전에 그는 내일 집에 돌아가면 반드시 세윤이를 혼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다음에 또 여기서 자게 만든다면 그때는 그 녀석을 때려버릴거야…….몽롱하게 잠든 사이에, 갑자기 비명소리가 들려왔다.잠 귀가 밝은 강현석은 그 소리가 들리자마자 몸을 곧게 펴고 앉아서 고개를 들어 소리
잔잔한 울음소리가 안방에서 또렷이 들려온다. 그 울음소리는 마치 한 가닥의 실처럼 심장에 단단히 감겨 조여 있는 느낌이 든다.강현석은 소리 없이 입을 다문 후 몇 걸음 뒤로 물러서서 목소리를 낮추어 물었다.“엄마가 얼마나 자주 악몽을 꾸니?”겉으로는 냉정하고 침착해 보이는 도제훈이었지만, 사실 마음 속으로는 이미 혼란스러웠다.참지 못한 그는 결국 자신이 정말로 싫어하는 강현석에게 마음을 열고 털어놓았다.“제가 철이 들었던 그 해에, 엄마가 악몽을 자주 꿨어요. 3~5일에 한 번 정도요. 그 후로 제가 자라고 엄마도 생활과 일이 안정되면서 악몽을 꾸는 일이 점점 줄어들었죠. 의사에게 상담도 해 봤는데, 악몽을 꾸다가 깨면 더욱 슬픔이 뼈에 사무칠 수 있어서 되도록 개입하지 말라고 했어요.”지나간 고생은, 빨리 잊어야 한다. 빨리 잊어야 다시는 악몽에 휩쓸리지 않을 것이다.문 밖에 서서 안방의 울음소리를 듣던 강현석은 문득 뉴스에서 했던 말이 떠올랐다.귀하게 자란 도씨 가문 아가씨가 18세 성인식 날에 어떤 남자와 밤을 보내는 모습이 찍혀서 성남시 사람들의 가십거리가 되었다.그리고 그날 이후 도씨 아가씨는 종적을 감추었다.8개월 후, 한 쌍의 죽은 아이를 낳은 그 아가씨는 도씨 집에 불을 지른 뒤 처벌이 두려워 자살해서 온 성남시를 놀라게 했다.만약 지금 자신이 이 여자를 이렇게까지 신경 쓸 줄 알았다면, 그 때 그녀를 나락해서 구해주지 않았을까…?이 여자는 4년 동안 아이 둘을 데리고 어떻게 살아왔던 걸까.강현석이 소리 없이 한숨을 쉬고 나서 고개를 돌려 어둠에 휩싸인 도제훈을 바라보며 천천히 물었다.“너희 아버지는 책임 질 생각이 없었던 거야?”만약 한 사람이라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면, 그녀의 생활이 이렇게 힘들지는 않았을 것이다.“흥!”어둠 속에서 도제훈이 비웃으며 강현석을 향해 입꼬리를 올렸다.“우리 아빠는 죽었어요.”햇빛이 창밖으로 비쳐 들어오자 눈을 뜬 도예나는 머리가 무겁고 잠을 잘 못 잔 것 같은 기분을 느꼈고
도예나의 칭찬을 들은 강세윤이 부끄러워 고개를 숙이고 귀 끝이 빨개지자, 강현석은 비웃음을 참지 못했다.그렇게 잘난 척하던 이 녀석이 언제 또 이렇게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그리고 식사를 마친 후 강현석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이제 집에 가자.”만족해하며 웃던 강세윤의 얼굴이 갑자기 굳어져서, 억울한 표정으로 도예나의 소매를 잡고 불쌍하게 말했다.“예나 아줌마, 저 안 가도 돼요?”도예나가 그의 머리를 만지며 말했다.“나는 이따가 출근해야 되고 제훈이랑 수아도 유치원에 가야 하는데, 너 혼자 집에서 뭐하게?”그러자 강세윤이 김 빠진 고무공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입을 열었다.“그럼 다음에 또 와도 돼요?”“그래, 하지만 반드시 네 아버지 동의를 얻어야 해. 혼자 몰래 뛰어나오면 앞으로 다시는 올 수 없어.”도예나가 강현석을 힐끗 보더니 강세윤에게 경고했다.“할 수 있어요! 꼭 그렇게 할게요!”강세윤이 자신 있게 말했다.“안심하세요, 예나 아줌마. 앞으로 다시는 몰래 집에서 도망 나오지 않을 거예요!”“…….”강현석은 할 말이 없었다. 그가 아무리 욕하고 벌을 줘도 이 녀석은 매번 이런 식이다. 아들이 집에서 도망 나올 때마다 강씨 집안은 난리가 나는데, 도예나의 말 한 마디에 잘못을 고치고 새 사람이 되려고 하다니. 믿기지가 않았다.“예나 아줌마, 안녕히 계세요!”강세윤이 손을 흔들며 철 든 모습으로 몸을 돌려 강현석의 손을 잡고 함께 밖으로 나가며 그에게 당부했다.“아빠, 아쉬워하지 마세요. 다음에는 제가 아빠도 데리고 올게요!”“…….”도대체 누가 아쉬워한다는 걸까?강세윤은 도제훈의 잠옷을 입고 있었고, 강현석은 여전히 어제의 옷을 입고 있다. 심한 결벽증을 가진 강현석은 이틀 동안 같은 옷을 입는 걸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차를 몰고 바로 집으로 돌아갔다.그리고 두 사람이 저택에 들어서자마자 한 그림자가 마중 나왔다.“현석씨, 세윤아, 둘이 어젯밤에 어디 갔어요? 왜 집에 없었어요?”도설혜가 하이힐
도설혜의 눈시울이 갑자기 붉어지더니 입술을 깨물고 눈물 맺힌 초라한 모습으로 앞으로 다가가 억울하게 하소연했다.“현석 씨, 어젯밤에 연회를 일찍 떠나면서 왜 나를 함께 데리고 가지 않았어요? 그래서 백 대표가 나를 집에 데려다 줬는데… 그 사람이 어떻게 했는지 알아요? 웃으면서 내 손을 잡았어요… 만약 내가 반항하지 않았으면 호텔까지 끌고 갈 기세였다니까요?”그녀의 말에 강현석이 똑바로 쳐다보면서 물었다.“왜 반항했지?”“…….”이 물음에 그녀는 하마터면 목이 메일 뻔했다. 반항하는 게 정상인데, 이걸 왜 물어본단 말인가?하지만 어쨌든 대답을 해줘야 한다는 생각에 도설혜는 눈을 깜빡거리고 두 줄기의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현석 씨, 나는 그렇게 쉬운 여자 아니예요. 5년 전 우리의 그날 밤은, 사고였어요. 나도 왜 결혼도 안 했으면서 남자랑 관계를 맺었는지 후회돼요. 그래도 어쩌겠어요? 그날 밤 당신이 그렇게 술을 마시고 힘도 세서 도저히 도망갈 수 없었어요. 한번 더 기회를 준다면 절대 그렇게 하지 않았을 거예요.”말하면서 그녀는 넘어갈 듯 울었다.그 모습을 본 강현석은 약간 초조한듯 미간을 찡그렸다. 5년 전 그날 밤은 그의 일생에서도 가장 후회되는 일이었다. 강세윤과 강세훈 두 아이만 아니었다면, 진작 도설혜를 성남시에서 쫓아냈을 것이다.이 여자는 왜 자신 앞에 나타날 때마다 후회되는 과거를 끊임없이 일깨워주는 걸까…….“5년 전에 하룻밤을 보냈다고 해서 내가 어떤 남자랑도 쉽게 관계를 맺는 건 아니라는 걸 알아줘요.”도설혜가 갑자기 앞으로 다가가 강현석의 허리를 안으며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울먹이며 애원했다.“현석 씨, 사랑해요. 다른 어떤 남자도 받아들일 수 없어요… 당신의 여자가 되고 싶어요.”코를 찌르는 향수 냄새가 엄습하자 강현석은 차갑게 손을 들어 도설혜를 호되게 밀쳐냈다.그가 이렇게 무정한 태도를 보일 줄 몰랐던 도설혜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서다가 의자에 걸려 넘어져 소파에 주저앉았다.“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
도예나는 차를 몰고 두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 주는 길에 보좌관의 전화를 받았다.“강씨 그룹 사람은 도착했어요? 일단 기다리라고 하세요. 저도 곧 회사에 도착해요.”전화를 끊고 차를 더 빨리 모는 그녀에게, 도제훈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엄마, 강씨 그룹이랑 같이 일해요?”“강씨 그룹에 스마트 자동차 프로젝트가 하나 있는데, 업계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거야. 엄마가 그 분야에 관심이 있어서.”도예나가 입에서 나오는 대로 가볍게 말하자, 도제훈은 고개를 숙였다.강현석이 엄마의 생활에 들어갔고, 또 엄마와 함께 협력하여 일하고 있다. 이렇게 자주 만나면 엄마도 이 남자를 사랑하게 되지 않을까?뉴스에서도 강현석이 성남시 모든 여자들이 가장 시집가고 싶어하는 남자라고 말했다.“제훈이, 너 왜 그래?”백미러를 통해 도제훈의 표정을 본 도예나가 걱정스럽게 한마디 물었다. 어제부터 도제훈은 뭐가 기분이 좋지 않아 보였다.“아무 일 아니예요.”도제훈이 애써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그냥 엄마랑 강씨 집안 사람들이 너무 가까워진 것 같아서요.”도예나는 그를 힐끗 보았다. 자신이 낳은 아들인데, 어떻게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는가. 차를 유치원 입구에 세운 그녀가 고개를 돌려 작은 소리로 말했다.“제훈아, 나도 네가 왜 이렇게 강현석 삼촌을 좋아하지 않는지 모르겠어. 그 사람 괜찮은 사람이야. 그리고 수아도 삼촌을 좋아하잖아. 자주 만나면서 수아의 입을 열게 하면 병이 낫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그녀의 말에 도제훈도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 엄마.”비밀은 자기 혼자만 알면 되고, 엄마한테는 말할 필요가 없다. 이렇게 여러 해 동안 고생한 엄마는 이제 자신만의 생활을 잘 즐겨야 한다.도예나에게 손을 흔든 도제훈은 수아를 챙기면서 착하게 유치원으로 들어갔다.그 모습을 본 도예나는 그제서야 차를 몰고 회사로 향했다. 최근 서지우가 그녀를 도와 프로그래머 몇 명을 데려오면서 작업실이 모양새를 갖추게 되었다.그녀가 도착하자 직원 몇 명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