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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화

잔잔한 울음소리가 안방에서 또렷이 들려온다. 그 울음소리는 마치 한 가닥의 실처럼 심장에 단단히 감겨 조여 있는 느낌이 든다.

강현석은 소리 없이 입을 다문 후 몇 걸음 뒤로 물러서서 목소리를 낮추어 물었다.

“엄마가 얼마나 자주 악몽을 꾸니?”

겉으로는 냉정하고 침착해 보이는 도제훈이었지만, 사실 마음 속으로는 이미 혼란스러웠다.

참지 못한 그는 결국 자신이 정말로 싫어하는 강현석에게 마음을 열고 털어놓았다.

“제가 철이 들었던 그 해에, 엄마가 악몽을 자주 꿨어요. 3~5일에 한 번 정도요. 그 후로 제가 자라고 엄마도 생활과 일이 안정되면서 악몽을 꾸는 일이 점점 줄어들었죠. 의사에게 상담도 해 봤는데, 악몽을 꾸다가 깨면 더욱 슬픔이 뼈에 사무칠 수 있어서 되도록 개입하지 말라고 했어요.”

지나간 고생은, 빨리 잊어야 한다. 빨리 잊어야 다시는 악몽에 휩쓸리지 않을 것이다.

문 밖에 서서 안방의 울음소리를 듣던 강현석은 문득 뉴스에서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귀하게 자란 도씨 가문 아가씨가 18세 성인식 날에 어떤 남자와 밤을 보내는 모습이 찍혀서 성남시 사람들의 가십거리가 되었다.

그리고 그날 이후 도씨 아가씨는 종적을 감추었다.

8개월 후, 한 쌍의 죽은 아이를 낳은 그 아가씨는 도씨 집에 불을 지른 뒤 처벌이 두려워 자살해서 온 성남시를 놀라게 했다.

만약 지금 자신이 이 여자를 이렇게까지 신경 쓸 줄 알았다면, 그 때 그녀를 나락해서 구해주지 않았을까…?

이 여자는 4년 동안 아이 둘을 데리고 어떻게 살아왔던 걸까.

강현석이 소리 없이 한숨을 쉬고 나서 고개를 돌려 어둠에 휩싸인 도제훈을 바라보며 천천히 물었다.

“너희 아버지는 책임 질 생각이 없었던 거야?”

만약 한 사람이라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면, 그녀의 생활이 이렇게 힘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흥!”

어둠 속에서 도제훈이 비웃으며 강현석을 향해 입꼬리를 올렸다.

“우리 아빠는 죽었어요.”

햇빛이 창밖으로 비쳐 들어오자 눈을 뜬 도예나는 머리가 무겁고 잠을 잘 못 잔 것 같은 기분을 느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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