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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화

“누가 너를 괴롭혔다는 거야?”

도제훈이 차갑게 웃으며 계속 말했다.

“물도 못 트는 게 내 탓이야?”

그는 도예나를 비롯한 다른 어른들 앞에서는 줄곧 얌전하고 철 든 아이였지만, 지금 표정은 강현석과 비슷했다.

냉혹한 웃음에, 미간에 섞인 비웃음까지.

지금까지 하늘도 땅도 두려워하지 않던 강세윤이 화가 나서 얼굴을 붉히게 만들다니.

그는 예나 아줌마를 찾아온 거지, 이런 업신여김을 당하러 온 게 아니었다.

강씨 집안 도련님으로 마음대로 자라 온 그는 여태껏 남에게 이런 업신여김을 당한 적이 없었다.

욕조에서 걸어 나와 재빨리 욕실 문을 당기는 그의 앞을 도제훈이 가로막았다.

“네가 한 가지 일을 승낙하면, 내가 나가게 해 주지.”

강세윤은 화가 나서 한 판 싸우고 싶었지만, 맨 몸인 상태에서는 뭘 해도 위엄이 없어 보인다.

화가 난 그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

“그렇게 부드러운 예나 아줌마한테서 어떻게 너처럼 밉살스러운 아이가 나왔을까!”

도제훈이 비웃었다.

그렇다, 그는 밉살스럽고 얄미운 사람이었다.

깜찍함과 철든 모습으로 자신을 위장하여 모든 사람의 눈에 착한 아이로 보이지만, 자신은 얼마나 비열한 사람인지 알고 있었다.

삼촌을 쫓아내고, 수아가 강현석을 찾아가는 걸 막고, 심지어 욕심에서 한 아이를 괴롭히기까지.

도제훈의 입가에 웃음이 번지며, 욕실 문을 손으로 받치고 또박또박 말했다.

“만약 네가 한번만 더 우리 엄마를 귀찮게 하면, 내가 창문에서 던져 버릴 거야.”

음산한 그 목소리에, 강세윤은 마치 독사 한 마리가 자신의 반들반들한 종아리에서 기어오르는 듯한 섬뜩함을 느끼며 더 이상 마음속의 두려움을 억제하지 못하고 무너져 울었다.

“우앙! 예나 아줌마, 도제훈이 저를 괴롭혀요!”

그가 힘껏 천지를 뒤흔들 듯 울자, 도제훈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성남시에서 잘 나가는 강현석 아들이 얼마나 대단할까 싶었는데, 이 정도밖에 안 되다니.

‘부잣집 사람들이 엄마한테 접근하는 건 절대 허락할 수 없어. 엄마한테 아빠가 다른 여자랑 아이까지 낳았다는 걸 알려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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