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요. 당신 말이 맞아요!”“이 빌어먹을 세상, 짓밟아 버릴 거예요!”“부시고 짓밟고 찢어버릴 거야!”“날 건드린 모든 사람들을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을 거예요!”“그 더러운 남자들을 다 죽여버릴 거예요!”허공을 대고 읊는 대사는 분풀이 같기도, 선언하는 것 같기도 했다.그리고 상대와 시선이 마주친 순간 강연은 소름 끼치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그 모습은 마치 눈앞의 사람과 그 어떤 협의를 달성한 것 같았다.이어 강연은 천천히 감정을 추스르기 시작했다. 방금까지 절망에 가득 찬 여자는 이미 죽고, 증오와 원한으로 가득 찬 킬러로 다시 태어났다.상대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강연은 다음 장면으로 넘어갔다.가느다란 몸은 처음에는 훈련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해 엉성한 폼이었지만 점차 늘어나는 실력에 단번에 상대의 목숨을 앗을 수 있게 되었다.그렇게 주인공은 자포자기했던 기생으로부터 타인을 죽이는 길을 걸게 되었다.그리고 화면이 바뀌고 강연이 걸음을 멈췄다.귀를 살짝 기울이며 스파이가 가져야 할 경계심을 보였다.이어 원한을 가득 품은 그 눈빛으로 서서히 고개를 돌렸다.상대가 완전히 떠난 걸 알아차린 후 가늘게 눈을 뜨며 감정을 지웠다.강연의 표정 변화도 아주 생생했다. 미션 중인 스파이 신분의 그녀는 아주 당당하고 자신이 넘쳤다.이러한 변화를 강연은 30초 안으로 녹여냈다.그리고 다시 정신을 가다듬은 강연이 몸을 돌려서 다시 직진했다.이 길은 주인공의 운명을 바꾸는 길이었다.카메라에 담긴 강연의 움직임은 생생하고 몰입감이 넘쳤다.현장 사람들은 숨을 죽이고 지켜보다가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처음에는 띄엄띄엄 들리던 박수 소리가 점점 커지고 현장을 가득 채웠다.굳은 얼굴의 감독이 점차 환하게 미소를 짓더니 가장 먼저 몸을 일으켜 세웠다.“아주 훌륭해! 역시 내 안목은 틀리지 않았어! 하하하, 정말 몰입감도 개성도 넘치는 배우야!”조감독은 손목이 부러질 것처럼 박수를 쳤다.“강연 씨, 정말 대단하세요! 정말 저희가 생각해 온 ‘이가을’
조감독은 생각할수록 가슴이 벅차 엉엉 소리 내 울기 시작했다.“어이 조감독, 진정하시게.”송 감독이 인상을 구기며 말했다.“나이가 몇인데 소리 내어 울다니,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상관하지 마세요! 이 감정도 없는 냉철한 사람이라고는!”조감독은 숨을 크게 들이쉬더니 송 감독을 부둥켜안고 다시 눈물을 쏟아냈다. 송 감독의 어깨는 조감독의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 되어버렸다.송 감독는 너무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굴렀다.주변 사람들이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고 강연도 슬그머니 따라 웃었다. 얼굴은 분장으로 더러워졌지만, 배역에서 나온 강연은 평소의 공주님 같았다.“강연 씨, 이리로 와보세요.”송 감독은 겨우 조감독을 떼어내고 휴지로 어깨를 닦아낸 후에 강연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강연은 싱긋 미소를 지어 보이며 앞으로 걸어갔다.“이가을의 감정 변화를 아주 잘 녹여냈다고 생각해요.”송 감독이 말을 이었다.“앞으로도 이 컨디션을 유지해 주세요. 이가을을 많은 사람들한테 각인시켜 보자고요.”그 말인즉슨 강연이 이 배역을 따냈다는 의미로 들렸다.현장 사람들은 강연을 보며 환호했다.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쉰 강연이 진심 어린 미소를 지었다.“감사합니다, 송 감독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배역을 따내는 것에 성공했으므로 가장 큰 산을 하나 넘어섰다.강연은 제 실력으로 첫발을 내딛게 되었다. 이건 첫걸음이자 아주 중요한 한 걸음이었다.이로써 전서안과의 결혼과 한 걸음 가까워졌다.기분이 좋아진 강연의 얼굴에는 생기가 돌았다.“배역에 관한 내용은 촬영팀이 매니저를 통해 전달할 겁니다. 대본도 빠른 시일내로 보내드릴 테니 먼저 읽어보시고 이해 안 되는 부분은 바로 저한테 연락하세요. 아니, 직접 서안 씨를 찾아도 될 거예요. 서안 씨는 아주 흔쾌히 도울 겁니다.”“네, 감사합니다, 감독님.”강연이 얼굴을 살짝 붉히며 말했다.“그래요, 오늘은 이만 돌아가 봐요.”송 감독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얘기가 길어지면 저 카메라 뒤에서 지켜보는
많은 사람들은 전서안이 모른 척 넘어갈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카메라 너머로 남자 중저음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오는 게 아니겠는가?“맞아, 나 지켜보고 있었어.”그 목소리에 사람들은 깜짝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 차갑고 곁을 주지 않기로 한 전서안이 아닌가? 정말 믿을 수 없어!’‘전서안이 강씨 가문 공주님을 아주 좋아하나 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걸 알면서 티를 내다니.’다른 사람들과는 강연은 아주 덤덤해 보였다. 마치 아주 평범한 일상인 것처럼 굴었다.강연이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일은 다 끝난 거야? 지금 찾으러 갈까?”강연의 물음에 현장 사람들은 이미 답을 예상한 듯 흐뭇한 얼굴로 바라보았다.서안은 무조건 일이 끝났다고 할 것이다. 강연을 얼마나 사랑하는데 강연을 기다리게 할 리가 없었다.그리고 예상은 엇나가지 않았다.“끝났어. 지금 너한테로 갈게.”“그럴 필요 없어!”강연은 한껏 가벼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서안 오빠가 기다려. 나 금방 도착할 거야.”서안과의 얘기를 마치고 강연은 뒤를 돌아 감독님을 비롯한 스태프들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를 올렸다.눈을 예쁘게 접은 강연은 햇살과 같은 미소를 지었고 보는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수고하셨습니다, 감독님. 모두 감사합니다.”인사를 마치고 강연이 자리를 떠났다. 현장은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환호 소리를 터뜨렸다.“세상에, 너무 보기 좋은 커플이잖아요!”서른 살은 넘긴 여 피디가 흥분에 겨워 말했다.조감독은 그보다 더 흥분한 모습이었다.“방금 장면을 찍으신 분 있으세요? 카메라! 찍었어요?”스태프가 대답했다.“전부 찍었습니다.”조감독이 기뻐서 펄쩍펄쩍 뛰었다.“빨리 저장해서 온라인에 올리세요! 모든 사람들이 이 커플을 축하해줄 거예요!”“그래요. 그리고 강연 씨가 이가을 역을 맡게 된다는 소식도 함께 전하세요! 큰 소동이 일어날 겁니다.”“맞아요. 전서안의 이름을 빌려 무료로 홍보 효과까지 볼 수 있고 아주 좋아요!”
강연은 제 마음을 꾹꾹 숨긴 채로 서안의 일에 방해가 되지 않게 살금살금 전서안의 사무실을 나왔다.이어 휴게실로 들어간 강연이 문을 닫고 아버지 강현석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리고 이 통화는 거의 30 여분 동안 이어졌다.강씨 형제들은 동생 강연이 아버지와 무슨 말을 했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했으나, 저녁 식사 시간 아버지의 얼굴이 굳은 걸 발견했다. 어머니 도예나가 옆에서 몇 번이고 달래 겨우 굳은 표정을 풀었다.하지만 강현석은 여전히 걱정이 가득해 보였다.세훈이 몰래 강연에게 물었으나 대답은 없었다.강연은 세훈의 메시지를 보며 혀를 내둘렀다.‘오빠한테 당연히 알려주지 않을 거야. 나랑 서안 오빠가 먼저 약혼할 거거든. 이 소식을 아는 사람이 적어야 방해꾼이 줄어드는 게 아니겠어?’하지만 약혼하는 것도 일단 작은 성과라도 있어야 가능한 일이었다. 아버지는 절대 보배 딸을 시집보내지 않으려고 할 것이었다.그래서 강연은 이 영화로 입상하는 것을 첫 번째 목표로 세웠다.이를 달성하기 위해 연기 공부도 더 많은 심혈을 기울일 것이다.서안은 일을 마치고 서둘러 휴게실의 강연을 찾아갔다.눈앞에 강연이 보이고 마음의 평안이 찾아왔다.“오늘 연기 너무 완벽했어, 내 예상보다도 훨씬 잘했는걸.”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 표현을 아끼지 않는 것, 이게 서안이 사랑하는 방법이었다.그리고 강연의 연기는 콩깍지가 씐 게 아니라 정말 대단했다.강연은 정말 재능이 있는 배우였고 태어나길 배우 하려고 태어난 듯싶었다.화려한 외모는 귀엽기도 했지만 성숙한 연기도 얼마든지 소화할 수 있었고, 세상에 어울리지 않는 배역은 찾을 수가 없었다.더구나 연기 공부를 스펀지처럼 쏙쏙 빨아들였는데 이런 쪽으로는 천재라고 할 수 있었다.몇 초 만에 빠르게 몰입하고 캐릭터에 동화되었다. 다른 배우들은 “연기”를 할지 몰라도, 강연은 몰입해 그 순간만큼은 캐릭터가 되어 움직였다.재벌가 공주에게 있어 배우라는 직업은 절대 쉬운 직업이 아니었다.가끔 상황에 따라 더럽고 힘든 스타일링
“자기야, 겁내지 말고 진정해.”발을 동동 구르는 강연을 보고 서안은 강연의 어깨를 잡았다.“무슨 일인 거야? 나한테 말해. 내가 해결할게.”서안의 중저음 목소리에 강연이 조금 이성을 되찾았다.강연은 눈을 깜빡이며 서안을 바라보았다.‘그렇게 내가 왜 두려워했지?’서안과의 관계는 이미 공개했고 전 국민이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왜 나는 아직도 몰래 한국으로 돌아와 연기를 시작하고, 가족이 알까 봐 걱정하는 그 마음가짐인 거지?’강연은 제 뺨을 챡챡 내리쳤다.별말이 없는 강연을 보며 서안은 마음이 무거워졌고 입술을 매만졌다.이어 강연의 핸드폰을 건네받았다.“안녕하세요, 조혜영 매니저님. 저는 전서안입니다.”핸드폰 너머의 조혜영이 깜짝 놀라다가 빠르게 반응했다.“전서안 씨와 강연이 ‘스파이’ 오디션 현장에서 대화한 동영상이 공개되었어요. 찾아보니 촬영 팀에서 유출한 것 같은데 강연의 여주인공을 위한 홍보인 것 같아요. 저희 쪽에서도 움직일까요?”“동영상이요?”서안이 눈썹을 찡그렸다.“아니에요. 홍보는 송 감독이 알아서 잘할 겁니다. 우리까지 움직였다가는 오히려 반감을 자아낼 수 있어요.”“네,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그래도 강연의 의견을 물어보려고 전화했던 겁니다.”조혜영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물었다.“그런데 아까 강연은 왜 그렇게 놀란 거예요? 가족이 이 사실을 알게 되면 무슨 문제라도 생기는 건지?”옆에서 몰래 경청하던 강연이 순식간에 얼굴을 붉혔다.‘정말 창피해 죽겠네!’강연은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서안은 강연을 힐긋 보며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목소리에는 전혀 변함이 없었다.“괜찮아요. 저희 일은 저희가 알아서 잘 해결할게요. 인터넷 상황을 잘 지켜보고 송 감독님께 문자 한 통 하세요.”그리고 서안이 잠시 뜸을 들였다.“혹시 강연이 극단적인 팬들의 공격을 받게 되면 제가 가만히 있지 않을 거라고 전하세요.”무덤덤하게 전한 말이었지만 듣는 사람은 등 뒤가 오싹해났다.조혜영은 서안의 말을 듣고 미소
전서안은 두 손으로 강연의 볼을 죽 잡아당겼다.“아직도 가족들에게 들킬까 겁나? 이미 가족들한테 날 소개했는데도?”장난스러운 서안의 말투에 강연의 얼굴은 더 붉어졌다.“그게... 오해야.”“바보야, 앞으로 이런 걱정은 하지 마.”서안이 허리를 숙여 강연의 이마에 키스했다.“난 어떻게든 네 옆에 있을 거야. 순리롭게 진행이 된다면 빠르게 옆자리를 차지할 테지만, 오래 걸리더라도 네 옆자리는 내 것이야.”강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그래.”...인터넷 여론이 들끓고, 조혜영의 예상대로 서안과 강연의 동영상이 각종 포털에 돌아다닐 때쯤 “스파이” 캐스팅 소식이 전해졌다.실시간 검색어는 #낯선 전서안, #전서안 강연 커플 #강전 커플... 에서 #강연 캐스팅 #스파이 여주인공이 추가되었다....커플을 응원하는 팬들이 있는 한편, 받아들일 수 없는 전서안 팬들은 강연 때문에 서안이 구설수에 올랐다며 악플을 써 내려가고 있었다.그리고 스파이 캐스팅 소식이 들려오자 공격할 방향을 고정하고 쏟아붓기 시작했다.이어 강연의 홈페이지에 각종 악플이 달리기 시작했다.[강연은 대체 뭔데 전서안에 이어 송 감독의 새 작품까지 손을 뻗는 거야?][집안이 많이 대단한가 봐. 송 감독 같은 고집불통까지 구워삶았잖아. 스파이에 대체 얼마나 많은 돈을 쏟았는지 강씨 가문에 묻고 싶은 지경이야.][강연 같은 배우는 관중들에게 안 좋은 영향만 쏟을 뿐이야.][가만히 있을 것이지 그렇게 좋은 작품을 더럽히다니, 정말 역겨워!][팬이었는데 안티로 돌아설 것 같아. 재벌가 공주님은 무슨, 연예계에서 돈 좀 쓸어보려고 작정한 것 같아. 게다가 우리 남신까지 뺏어갔잖아!]...악플이 점점 기승을 부리자, 오디션 스태프가 나서서 해명했다. 강연은 실력으로 배역을 따낸 것이지 투자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했다.하지만 사람들은 악플러들이 써낸 글에 세뇌되어 강연같은 신인 배우가 경력이 많은 배우들보다 나을 게 없을 것이라 단정 지었다.여론이 점점 안 좋은
“뭔데? 무슨 반전?”송 감독이 재빠르게 물었다.“우리에게 편이 생겼어요!”“무슨 편? 지금이 언젠데 아직도 네 편 내 편을 나눌 여유가 있는 거야?”송 감독이 눈을 부라리며 물었다.“아니요! 이걸 좀 보세요! 사람들이 직접 나서서 강연 씨를 위해 해명하고 있어요! 우리가 섭외한 것도 아닌데 먼저 나선 거라고요!”“뭐라고?”송 감독이 바로 몸을 일으켰다.“줘 봐.”그러자 스태프가 빠르게 핸드폰을 건넸고 홈페이지의 댓글이 순식간에 늘어나고 있었다.[배우 이연수: 저는 강연 씨와 함께 촬영했었습니다. 강연 씨는 정말 착하고 다정한 사람이에요. 절대 갑질한 적도 없으며 연기를 묵묵히 소화해 내는 천생 배우였어요. 이런 재능을 저희는 아주 부러워했는걸요.]그리고 이연수는 짧은 동영상을 함께 게재했는데 “그 시절, 우리는” 작품에서 강연의 촬영분이었다.“감독님, 이 여배우는 ‘그 시절, 우리는’ 작품의 배우인데요, 강연 씨와 사이가 좋은가 봐요. 이분이 직접 나서자 적지 않은 배우들이 함께 참여했어요. 조연 배우들이라 주연 배우들만큼 임팩트가 큰 건 아니지만 오히려 더 진실성 있게 다가간 것 같아요.”그건 사실이었다.요즘 사람들은 여론에 빨라 어느 유명한 배우가 이런 글을 남겼다면, 오히려 소속사에서 지시한 것이겠니 하고 생각했다.하지만 조연 배우, 스태프, 그리고 촬영 알바생들과 같은 사람들이 남긴 글은 진정성이 넘쳤다.더 중요한 건 그들이 던진 작은 돌멩이는 잔잔한 파도에 티 나지 않는 파울을 남겼고, 이는 사람들의 반감을 사지 않았다.배우가 네티즌들의 호감을 어느 정도 산 다음, 이제 주연 배우와 촬영팀이 나서야 할 때가 되었다.모든 건 걸쳐야 할 과정이 있는 법이었다.빠르게 읽어 내려간 송 감독의 표정이 밝아졌다.“휴, 드디어 목숨은 유지할 수 있게 되었어. 전서안 그 자식이 두려워서 어디 살 수 있겠나, 참.”“송 감독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이해가 되지 않은 스태프가 되물었으나 송 감독은 수염을 내리쓰며 덤덤하게 말했
안티 팬들의 예상과는 달리 신인 배우 강연의 연기는 정말 그 캐릭터 본연의 매력을 연출했다. 자본을 쏟아부어 배역을 따내는 연기가 아닌 캐릭터 스스로가 된 듯한 연기였다.초반에는 학생들과 두루 어울리는 부드럽지만 강인한 소녀였지만, 적군에게 잡혀 처형장으로 나갈 때의 강렬한 정신과 격앙된 태도는 반전을 자아냈다. 백연주의 경험과 강연의 연기는 수많은 애국열사를 대표했다.강연은 선인들의 정신을 캐릭터에 쏟아부어 어리지만 용감하게 나라를 위해 희생하는 연기를 녹여냈다.처형장으로 가는 길에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옅게 지어내는 미소... 그리고 총소리가 들리고 누군가 쓰러져도 여전히 높은 위치에서 자리를 지키는 태양.그 장면 속 강연의 미소는 많은 사람들의 감동을 자아냈다.예고편을 모두 보고 나서야 사람들은 이 대단한 “백연주” 역을 강씨 가문 “공주님”인 강연이 맡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처음에는 경악하다가 이어 찬사가 이어졌다.강연은 정말 실력이 있는 배우였다. 이연수를 비롯한 배우들의 글도 모두 사실이었다.그들은 그제야 안티팬들의 선동에 넘어갔던 걸 깨달았다.진실이 드러나고 사람들은 강연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고 호감도 생겼다.[언니 연기는 정말 대단해요. 영원히 함께할게요!][언니 힘내세요! 차세대 연기 대상은 언니꺼에요!]...강연을 향한 찬사 목소리가 높아지고 송 감독은 때를 놓치지 않고 마지막 한 발을 발사했다.“스파이” 공식 홈페이지에 오디션에서 “이가을” 연기한 강연의 촬영분이 공개되었다.이 오디션 영상의 공개는 온라인을 또 한 번 들끓게 했다.“백연주”를 통해 강연의 연기 재능을 미리 맛볼 수 있었는데 “이가을”처럼 복잡한 캐릭터에 대한 연기도 완벽하게 소화를 하자 네티즌들은 두손 두발을 모두 들게 되었다.[정말 무서운 연기 괴물이야!][역시 연기의 신 전서안이 마음에 둔 여자는 달라도 달라.]그렇게 온라인 소동은 막을 내렸다. 강연은 사람들의 호감도 사고 차세대 연기의 신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강연은 빠르게 “스파
온라인 댓글 창에도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는 네티즌들이 댓글을 쏟아냈다.빠르게 정신을 차린 진행자가 술렁이는 사람들의 반응에 말을 보탰다.“다들 잊으셨나요? 강연 님께서 또 좋은 소식도 전하겠다고 하셨습니다.”그 말에 사람들이 다시 집중했다.이어 사람들은 숨소리를 가다듬었고 강연의 목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저와 전서안 씨는 멀지 않아 곧 결혼할 예정입니다!”“!!!”[와아아아! 이날만을 기다렸다고!][엉엉 우리 강전 커플이 드디어 결혼하는구나! 정말 눈물이 앞을 가려. 두 사람이 걸어온 길을 모두 지켜보고 있었다고.][행복하세요! 두 사람 꼭 평생 행복해야 해요!]무대 아래 환호 소리가 이어지고 어느새 시상식 전체가 떠들썩하게 들려왔다.강연은 이 광경에 고개를 돌려 무대 뒤의 서안과 시선을 마주했다.드디어 결혼....9월 8일, 결혼에 적합한 어느 날.사회부, 경제부 기자는 물론 연예 기자까지 총출동했다.각종 포털에서 수아와 안택, 그리고 강연과 서안의 성대한 결혼식에 대한 기사를 앞다투어 보도했다.최고 재벌가인 강씨 가문의 두 공주님이 결혼하는 날, 더구나 결혼 상대 역시 만만치 않은 대단한 청년. 한국에 있어 수백 년 가도 한번 볼까 말까 한 성대한 구경거리였다.커다란 식장에 손님들로 붐비고 컬러 풍선이 이곳저곳에 날아다녔다. 꽃으로 뒤덮인 예식장과 레드카펫은 식장 처음부터 끝까지 펼쳐졌다.강씨 가문, 전씨 가문, 그리고 안택의 가족 모두 유명한 가문이었으므로 상업게, 정치계의 유명 인사들이 대거 출동했다.그렇다 보니 경찰 인력도 많이 투입되어 치안을 유지했다.이번 결혼식에는 그 어떤 매체도 초대하지 않았고, 다만 직접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했다. 그리고 주요 매체들과 협력해 다들 생중계를 퍼 나를 수 있도록 했다.그렇게 만인의 주목 아래 결혼식은 성대하게 치러졌다.수아와 강연의 드레스는 F 국왕실 전용 재단사가 시간과 심혈을 기울여 한땀 한땀 수놓은 것이었다.두 사람이 개인 헬기에서 내리고 결혼식장에 모습을
강씨 가문은 또 한 번 침묵에 빠졌다.세 언니 중 나이란은 이미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흘리고 있었고, 청아와 예은은 애써 눈물을 참고 있었다.그러자 감동에 젖어있던 강씨 세 형제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었다.‘지금 다른 남자 때문에 우는 거야? 날 앞에 두고?’그러나 세 형제가 화를 낼 차례는 주어지지 않았다. 강현석이 몸을 일으켰기 때문이었다.강현석은 앞으로 다가가 훌륭한 두 청년의 어깨를 두드렸다. 몇 년 사이 조금 늙어버린 강현석은 어느새 상권을 주름잡던 그 모습이 사라졌다.“앞으로, 내 보배 딸을 잘 부탁하네.”안택과 서안의 얼굴에 기쁨이 번졌다.두 사람이 반응하기도 전에 강현석은 이미 자리를 벗어났고, 어느새 도예나가 강현석의 옆자리를 지켰다.도예나는 고개를 돌려 어느새 다 큰 자식들과, 대단한 두 사위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축하하네.”그리고 도예나는 강현석의 손을 잡고 거실을 벗어나 자리를 비켜줬다.거실은 잠시 침묵하다가 격동의 비명이 들려왔다.“아아아 드디어 성공했어!”“축하해! 드디어 결혼하네.”“두 공주님이 왕자님을 찾아가는 것 같아 너무 보기 좋아.”강씨 가문에는 웃음소리가 이어졌다.2층 베란다에서.강현석은 집 밖의 풍경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려 도예나와 시선을 마주했다. 서로를 바라보는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우리 아이들이 이제 다 컸네요.”...그리고 시상식은 예정대로 거행되었다.강연의 “아기” 사건으로 대부분의 매체가 시상식 앞을 채웠다. 게다가 인원을 계속 보충해 이 파격 소식을 맞을 준비를 했다.무대 위 강연이 트로피를 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그리고, 아주 중요한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려고 합니다.”그 말이 들리고 인터넷은 아예 서버가 막혀버렸다.무대 아래 모든 배우와 매체, 그리고 팬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 소식을 들으려고 했다.“강연 님! 드디어 전서안 씨와의 결혼 사식을 밝히려는 겁니까?”무대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의 기자가 앞으로 달려가지 못해 안달인 듯 외쳤다.“다들 급해
“아버님, 안녕하세요!”안택과 전서안이 이구동성으로 말했다.나이가 많은 안택이 먼저 한 발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아버님, 이건 제가 3년 전부터 준비해 온 겁니다. 제 명하의 모든 재산, 가족 기업 주식, 부동산, 땅, 주식 등 모든 걸 수아의 이름으로 전환했습니다. 과거, 현재, 미래에서 제가 가진 모든 것, 제 목숨을 포함한 모든 것은 수아의 소유입니다.”그 말을 들은 수아가 깜짝 놀라 입을 딱 벌렸다.모든 재산을 본인의 이름으로 돌리다니. 안택은 수아에게 단 한 번도 이 사실을 밝힌 적이 없었다. 다만 묵묵히 행동으로 움직였다.“아버지...”수아가 강현석을 바라보는 눈빛은 어느새 촉촉해졌고 어쩔 줄 몰라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가족을 제외하고 수아를 위해 이렇게 모든 걸 희생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오직 안택일 것이다.묵묵히, 그리고 뜨겁게. 겉이 아닌 깊숙이까지 수아를 사랑했다.세훈은 안택이 건넨 문서를 읽더니 다시 강현석에게 넘겼다.강현석은 몇 장 넘기다가 깊은 고민에 잠겼다.그리고 아무 말없이 수아를 다독이다가 안택을 향해 말했다.“물어보고 싶은 게 세 가지가 있다네.”안택이 바로 대답했다.“편하게 말씀하세요.”“선택의 갈림길에 섰을 때, 자네의 사업과 내 딸을 선택해야 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질문을 들은 안택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니 고민하지도 않고 답했다.“제 사업이 아니라, 제 목숨으로 수아의 목숨을 구한다고 해도 수아를 선택할 겁니다.”“그렇다면 자네 가문과 내 딸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강현석이 계속해서 물었다.“그래도 수아를 선택하겠습니다. 제 가문은 이미 수백 년의 역사가 있습니다. 충분히 많은 우수한 자녀가 가문을 이어받을 수 있고 제가 굳이 나설 일은 없습니다.”안택이 대답했다.“그렇다면, 자네 부모님과 가족은?”강현석이 안택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천천히 물었다.“자네 부모, 가족들과 수아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그 물음에 안택이 잠시 침묵했다.진
동시에 제훈도 수아에게 문자를 보냈다.[아버지와 어머니가 계신 건 바로 옆 동네야. 2시간도 안 되는 거리에 계셨던거야.]...‘역시!’차가운 인상의 수아가 살기를 드러냈다.‘그래요, 아버지. 이번에는 어디로 숨을 수 있을지 두고 보자고요!’스타일링을 마친 강연이 시간을 확인하자 시상식과 2 시간 정도 여유가 있었다.아버지가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은 30분 정도 남겼다.그리고 수아는 몰래 서안과 안택을 불러 아버지 강현석이 들어오기만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그 옆에는 흥미진진해 보이는 얼굴을 하는 세훈 부부, 세윤 부부, 그리고 제훈 부부가 있었다.강씨 두 자매의 노력 아래 세 언니는 이미 제 편으로 만들었고 두 사람의 결혼을 응원했다.이어 세 언니를 편에 끌어들이고 나니 세 오빠도 한 편으로 되었다.강씨 자매는 정말 아버지가 돌아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그러자 강현석과 도예나가 대문을 넘어서는 즉시 “포위” 당해버렸다.세 언니는 도예나를 이끌고 거실로 들어갔고, 강현석은 두 딸에 의해 양팔이 포위당한 채로 소파에 앉았다.세 아들은 각각 다른 퇴로를 맡고 강현석이 도망갈 수 없게 했다.이어지는 건 두 자매의 맹공격!“아버지! 우리 이제 다 컸으니 제발 각자의 행복을 찾을 수 있게 해주세요!”“그래요. 아버지! 우리가 보아 같은 귀여운 아이를 낳아 아이들이 외할아버지라고 부르는 걸 듣고 싶지 않으세요?”“아버지, 계속 미루다가는 보배 딸들 다 늙어요!”두 딸의 이어지는 애교 세례에 강현석은 정신이 혼미해졌다.“잠, 잠깐만!”아직 상황 파악이 되지 않은 강현석이 물었다.“송이가 임신해 아기가 있다는 말은 대체 뭐냐?”수아와 강연이 눈을 마주했고 강연이 머리를 쳐들며 말했다.“지금은 없지만, 원하면 언제든지 생길 거예요!”강현석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 말을 꺼낸 강현석이 기침을 연신 해댔다.“아버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수아는 미소를 지으며 위로했다.“이건 시작일뿐이에요. 동생에게 생길 거면 나도
직원의 목소리는 생방송을 타고 큰 파동을 일으켰다.[강연 여신님에게 아기가?][전서안이 아버지가 되는 거야?][거봐, 내 말이 맞잖아. 두 사람이 몰래 결혼했다니까?][두 사람의 결혼을 왜 생방송으로 틀지 않은 거야!!!]생방송 댓글이 뒤집어지고 있는 걸 강연은 전혀 알지 못했다.“우리 집 보배 아기니까 잘 부탁드려요.”댓글은 더 난리가 벌어졌다.[????][!!!!]각종 의문 기호가 화면을 가득 채우고 강연과의 통화가 끝난 뒤에도 댓글은 끝나지 않았다.네티즌들은 감동에 북받쳐했다.시상식 관계자가 이 사실을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늦어버렸다. 이미 실시간 검색어가 초고속도로 상승 중이었다.클릭하면 팬들이 꺅 꺅-하며 환호하는 댓글이 넘쳤다.두 사람이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좋은 감정을 이어가자, 처음에는 받아들이지 못했던 팬들도 서서히 인정했다.그사이 강연의 성장은 아주 놀라웠다. “그 시절, 우리는” 드라마를 통해 여자 신인상을 받더니 “스파이”를 통해 여우주연상까지 차지했다.그 이후로 찍었던 영화도 모두 훌륭한 성적을 받아냈다.오늘 밤 시상식에서도 그중 한 영화로 상을 받기로 되어있었다.서안과 강연은 이제 신분이면 신분, 외모면 외모, 인품이면 인품, 경력이면 경력, 모든 게 어울리는 한 쌍이 되었다.두 사람의 성장을 지켜보고 과거 이야기까지 전해 들은 후로는 두 커플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과반수를 이뤘다.그러니 오늘 이 깜짝 뉴스에 다들 격한 마음을 숨기지 못하는 것이었다.유독 전서안 본인과 강씨 가문 사람들은 어리둥절한 심정이었다.수아 때문에 도피 중이었던 강현석이 가장 먼저 가족 톡방에 모습을 드러내며 질문을 쏟아냈다. 강현석도 적지 않게 놀란 모습이었다.[그 자식이 내 보배 딸을 임신시켜?][정말 하늘이 두 쪽 나도 불가능한 일이지!]스타일링을 받던 강연은 미처 소식을 전해 받지 못했고 수아가 답장했다.[아빠, 휴가 중 아니었어요? 신호가 나빠서 연락
강현석은 여자는 안정된 직장이 있거나, 든든한 가족이 있다면 한평생 행복할 것이다, 라는 말을 자주 했다.더구나 강현석은 절대 자신의 아이디가 아닌 아내 도예나의 핸드폰으로 그러한 글을 남겼다.그래서 초반에는 강씨 형제들이 어머니마저 결혼을 반대하는 게 아닐까 싶어 두려움에 떨었었다.하지만 제훈이 아버지의 계정을 해킹해 글을 어머니의 아이디에 옮겨 전송한 것임을 알아냈다. 그제야 강씨 형제는 안심했다.장인어른이 사위를 어려워하는 건 당연했다. 그건 시어머니와 며느리와 같은 이치였다.하지만, 이 집안에서는 아버지와 딸들의 투쟁으로 조금 바뀌었다.두 사람의 투쟁은 어느새 3년 가까이 이어졌다.눈 깜짝할 사이에 18살 소녀 강연은 21살 아리따운 여인이 되었다.아버지와의 오랜 투쟁 끝에 강연과 서안은 약혼식을 마쳤고 연예계 공식 커플이 되었다.그리고 세훈, 세윤, 제훈은 모두 결혼을 마쳤고 단란한 가정을 차렸다.세훈에게는 두 살배기 귀여운 아기도 생겼다.나이란도 임신했다. 어느새 막달에 진입한 나이란은 동그랗게 나온 배를 안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기 좋아했고 세윤이 깜짝 놀라며 옆에 바짝 붙어 곁을 지켰다.제훈과 예은은 신혼여행을 떠났다. 예은은 아이보다는 사업에 더 비중을 둘 생각이었다. 제훈도 아기 욕심이 급하지 않았으므로 두 사람은 다행히 의견 차이 없이 합의를 보았다.이제 수아만 남겨졌는데, 매일 오빠들과 동생을 보는 눈빛에 큰 원망이 담겨있었다.세 오빠는 결혼하고 동생도 약혼식을 올렸는데, 안택과 저만 덩그러니 남겨져 버렸다. 가장 빨리 청혼하고 모든 사람들이 두 사람의 관계를 알았으나 결혼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수아도 강연처럼 투쟁을 거쳐 약혼하려고 했으나 한번 당한 강현석이 또 당할 리가 없었다. 어머니와 함께 다시 세계 여행을 떠난 뒤로 종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그래서 매번 오늘 같은 순간이 찾아오면 연주회 준비 때문에 제대로 추진하지 못한 자신을 원망했다.“괜찮아요. 전 늘 여기 있을 거예요.”안택이 수아를 다독였다. 수
이연수의 미소는 진심을 담았다.강연을 돕기로 마음먹었던 건, 강연이 실제로 좋은 사람이었던 이유가 있었고, 오디션 현장에서 자신의 실력으로 배역을 따내겠다는 그 모습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었다.자신이 건넨 도움이 기회가 되어 돌아와 이연수는 기쁘기도 놀랍기도 했다.이연수의 말을 들은 강연도 마음이 따뜻해졌다.다들 연예계는 신경전이라 모두 힘들게 살아간다고 생각할 것이다.하지만 이곳에는 꿈을 좇는 이를 응원하는 사람이 더 많았다.결국 모든 건 사람이 하기 나름이며 사람이 있는 곳에는 따뜻함과 진심이 있기 마련이었다.강연은 차근차근 촬영을 해나갔다.강씨 형제들의 연애도 순항 중이었다.세훈은 입이 귀에 걸린 채로 결혼을 준비하고 있었고 송청아 역시 적극적으로 자기 뜻을 보이며 함께 상의하며 결정했다.둘의 공통된 의견은 결혼식은 성대할 필요가 없으며 따뜻하고 오래 기억에 남아야 한다는 것이었다.둘째 세윤은 아직 결혼할 “자격”이 없었으므로 조급해할 필요가 없었다.그래서 요즘 새로운 취미인 맛집 탐방을 시작했다.나이란 역시 먹짱이었는데 세윤이 앞서 맛집을 개발하면 나이란과 함께 찾아 음식을 먹었다. 그러다 보니 짧은 보름 안에 살이 3킬로나 쪄버리고 말았다.그러자 강연과 통화를 하거나 만날 때면 나이란은 항상 30분 동안 찡찡거렸다.“강연아!! 나 3킬로가 쪘다고! 다이어트 할 거야. 다시 안 먹어! 엉엉!”강연은 나이란의 다부진 몸매를 보며 웃음을 참았다.“아니야 어디 뺄 데가 있다고 그래? 우리 세윤 오빠는 딱 너 같은 여자를 좋아한다고.”“정말?”나이란이 의심 가득한 눈초리를 드러냈고 잠시 고민에 잠겼다.그렇게 강연은 드디어 조용한 대기실을 되찾을 수 있었고 대본을 읽으며 다음 촬영을 준비할 수 있었다.셋째 제훈은 열애 중이었다. 하루가 멀다고 송예은을 찾아 데이트했다.송예은이 촬영이 있는 날이면 촬영 장소를 찾아갔고, 선남선녀가 나란히 있는 모습은 시선을 끌었다.그러자 평소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기로 유명한 제
안티 팬들의 예상과는 달리 신인 배우 강연의 연기는 정말 그 캐릭터 본연의 매력을 연출했다. 자본을 쏟아부어 배역을 따내는 연기가 아닌 캐릭터 스스로가 된 듯한 연기였다.초반에는 학생들과 두루 어울리는 부드럽지만 강인한 소녀였지만, 적군에게 잡혀 처형장으로 나갈 때의 강렬한 정신과 격앙된 태도는 반전을 자아냈다. 백연주의 경험과 강연의 연기는 수많은 애국열사를 대표했다.강연은 선인들의 정신을 캐릭터에 쏟아부어 어리지만 용감하게 나라를 위해 희생하는 연기를 녹여냈다.처형장으로 가는 길에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옅게 지어내는 미소... 그리고 총소리가 들리고 누군가 쓰러져도 여전히 높은 위치에서 자리를 지키는 태양.그 장면 속 강연의 미소는 많은 사람들의 감동을 자아냈다.예고편을 모두 보고 나서야 사람들은 이 대단한 “백연주” 역을 강씨 가문 “공주님”인 강연이 맡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처음에는 경악하다가 이어 찬사가 이어졌다.강연은 정말 실력이 있는 배우였다. 이연수를 비롯한 배우들의 글도 모두 사실이었다.그들은 그제야 안티팬들의 선동에 넘어갔던 걸 깨달았다.진실이 드러나고 사람들은 강연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고 호감도 생겼다.[언니 연기는 정말 대단해요. 영원히 함께할게요!][언니 힘내세요! 차세대 연기 대상은 언니꺼에요!]...강연을 향한 찬사 목소리가 높아지고 송 감독은 때를 놓치지 않고 마지막 한 발을 발사했다.“스파이” 공식 홈페이지에 오디션에서 “이가을” 연기한 강연의 촬영분이 공개되었다.이 오디션 영상의 공개는 온라인을 또 한 번 들끓게 했다.“백연주”를 통해 강연의 연기 재능을 미리 맛볼 수 있었는데 “이가을”처럼 복잡한 캐릭터에 대한 연기도 완벽하게 소화를 하자 네티즌들은 두손 두발을 모두 들게 되었다.[정말 무서운 연기 괴물이야!][역시 연기의 신 전서안이 마음에 둔 여자는 달라도 달라.]그렇게 온라인 소동은 막을 내렸다. 강연은 사람들의 호감도 사고 차세대 연기의 신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강연은 빠르게 “스파
“뭔데? 무슨 반전?”송 감독이 재빠르게 물었다.“우리에게 편이 생겼어요!”“무슨 편? 지금이 언젠데 아직도 네 편 내 편을 나눌 여유가 있는 거야?”송 감독이 눈을 부라리며 물었다.“아니요! 이걸 좀 보세요! 사람들이 직접 나서서 강연 씨를 위해 해명하고 있어요! 우리가 섭외한 것도 아닌데 먼저 나선 거라고요!”“뭐라고?”송 감독이 바로 몸을 일으켰다.“줘 봐.”그러자 스태프가 빠르게 핸드폰을 건넸고 홈페이지의 댓글이 순식간에 늘어나고 있었다.[배우 이연수: 저는 강연 씨와 함께 촬영했었습니다. 강연 씨는 정말 착하고 다정한 사람이에요. 절대 갑질한 적도 없으며 연기를 묵묵히 소화해 내는 천생 배우였어요. 이런 재능을 저희는 아주 부러워했는걸요.]그리고 이연수는 짧은 동영상을 함께 게재했는데 “그 시절, 우리는” 작품에서 강연의 촬영분이었다.“감독님, 이 여배우는 ‘그 시절, 우리는’ 작품의 배우인데요, 강연 씨와 사이가 좋은가 봐요. 이분이 직접 나서자 적지 않은 배우들이 함께 참여했어요. 조연 배우들이라 주연 배우들만큼 임팩트가 큰 건 아니지만 오히려 더 진실성 있게 다가간 것 같아요.”그건 사실이었다.요즘 사람들은 여론에 빨라 어느 유명한 배우가 이런 글을 남겼다면, 오히려 소속사에서 지시한 것이겠니 하고 생각했다.하지만 조연 배우, 스태프, 그리고 촬영 알바생들과 같은 사람들이 남긴 글은 진정성이 넘쳤다.더 중요한 건 그들이 던진 작은 돌멩이는 잔잔한 파도에 티 나지 않는 파울을 남겼고, 이는 사람들의 반감을 사지 않았다.배우가 네티즌들의 호감을 어느 정도 산 다음, 이제 주연 배우와 촬영팀이 나서야 할 때가 되었다.모든 건 걸쳐야 할 과정이 있는 법이었다.빠르게 읽어 내려간 송 감독의 표정이 밝아졌다.“휴, 드디어 목숨은 유지할 수 있게 되었어. 전서안 그 자식이 두려워서 어디 살 수 있겠나, 참.”“송 감독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이해가 되지 않은 스태프가 되물었으나 송 감독은 수염을 내리쓰며 덤덤하게 말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