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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2화

강연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조감독이 식은땀을 흘리며 송우형 감독을 오늘 오디션에 참석시키지 말았어야 했다고 후회했다.

강연이 고집을 부려 가장 어려운 대본으로 오디션을 봤다가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실패라도 하면 어떻게 하겠는가?

조감독은 강연이 쉬운 대본을 선택하기를 간절히 빌었다.

그리고 강연은 빠르게 선택을 내렸다.

“저는 이 대본으로 하겠습니다.”

손에 쥔 대본을 팔랑 흔들어 보이며 말했다.

“이미 저한테 주셨으니 제 대본은 정해졌습니다. 바꿀 생각은 없으며, 송 감독님과 조감독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송우형은 전혀 놀라지 않은 모습이었는데, 무뚝뚝하던 그 얼굴에 옅은 미소를 띠었다.

“좋아요, 그렇게 하죠.”

외유내강인 여자만이 서안과 어울리는 상대였으며 그러니 서안이 온 마음을 다해 쏟아붓는 것이라 송우형은 생각했다.

‘역시 서안의 안목은 틀리지 않았어.’

강연은 이런 송우형의 마음은 전혀 읽지 못하고 묵묵히 오디션 준비를 했다.

3분 안에 모든 대사를 외우고 감정까지 입혀야 했다.

3분 시간은 빠르게 지나가고 연기가 시작되었다.

세상에 배신당하고 살 희망을 잃어버린 여자의 마음속 깊숙한 어둠과 원한은 어떻게 연기를 해야 할까?

그리고 강연은 또 어떻게 이 캐릭터를 풀 것인가?

조명이 켜지고 카메라가 스탠바이를 했다.

강연은 바닥에 주저앉아 머리를 숙였으며 헝클어진 머리에 표정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날 찾아와서 뭐 하는데요? 난 쓸모없는 기생일 뿐이에요.”

부드럽고 나긋하던 목소리가 갑자기 가시가 걸린 것처럼 갈라졌다. 그 순간의 변화에 사람들이 시선을 집중했다.

“복수요? 허, 누구한테 복수를 해야 하는데요?”

강연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먼지로 뒤덮인 얼굴에 세월의 풍파를 겪은 여자의 모습이 겹쳤다. 텅 빈 눈동자와 비아냥거리는 말투, 그 모든 것에서 한기가 느껴졌다.

“그 남자는 죽었어요. 문을 나서자마자 죽어버려서 5만 원에 날 팔아버린 돈을 제대로 쓰지도 못하고 마차에 치여 죽었대요.”

“날 팔아버린 돈은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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