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감독은 생각할수록 가슴이 벅차 엉엉 소리 내 울기 시작했다.“어이 조감독, 진정하시게.”송 감독이 인상을 구기며 말했다.“나이가 몇인데 소리 내어 울다니,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상관하지 마세요! 이 감정도 없는 냉철한 사람이라고는!”조감독은 숨을 크게 들이쉬더니 송 감독을 부둥켜안고 다시 눈물을 쏟아냈다. 송 감독의 어깨는 조감독의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 되어버렸다.송 감독는 너무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굴렀다.주변 사람들이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고 강연도 슬그머니 따라 웃었다. 얼굴은 분장으로 더러워졌지만, 배역에서 나온 강연은 평소의 공주님 같았다.“강연 씨, 이리로 와보세요.”송 감독은 겨우 조감독을 떼어내고 휴지로 어깨를 닦아낸 후에 강연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강연은 싱긋 미소를 지어 보이며 앞으로 걸어갔다.“이가을의 감정 변화를 아주 잘 녹여냈다고 생각해요.”송 감독이 말을 이었다.“앞으로도 이 컨디션을 유지해 주세요. 이가을을 많은 사람들한테 각인시켜 보자고요.”그 말인즉슨 강연이 이 배역을 따냈다는 의미로 들렸다.현장 사람들은 강연을 보며 환호했다.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쉰 강연이 진심 어린 미소를 지었다.“감사합니다, 송 감독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배역을 따내는 것에 성공했으므로 가장 큰 산을 하나 넘어섰다.강연은 제 실력으로 첫발을 내딛게 되었다. 이건 첫걸음이자 아주 중요한 한 걸음이었다.이로써 전서안과의 결혼과 한 걸음 가까워졌다.기분이 좋아진 강연의 얼굴에는 생기가 돌았다.“배역에 관한 내용은 촬영팀이 매니저를 통해 전달할 겁니다. 대본도 빠른 시일내로 보내드릴 테니 먼저 읽어보시고 이해 안 되는 부분은 바로 저한테 연락하세요. 아니, 직접 서안 씨를 찾아도 될 거예요. 서안 씨는 아주 흔쾌히 도울 겁니다.”“네, 감사합니다, 감독님.”강연이 얼굴을 살짝 붉히며 말했다.“그래요, 오늘은 이만 돌아가 봐요.”송 감독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얘기가 길어지면 저 카메라 뒤에서 지켜보는
많은 사람들은 전서안이 모른 척 넘어갈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카메라 너머로 남자 중저음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오는 게 아니겠는가?“맞아, 나 지켜보고 있었어.”그 목소리에 사람들은 깜짝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 차갑고 곁을 주지 않기로 한 전서안이 아닌가? 정말 믿을 수 없어!’‘전서안이 강씨 가문 공주님을 아주 좋아하나 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걸 알면서 티를 내다니.’다른 사람들과는 강연은 아주 덤덤해 보였다. 마치 아주 평범한 일상인 것처럼 굴었다.강연이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일은 다 끝난 거야? 지금 찾으러 갈까?”강연의 물음에 현장 사람들은 이미 답을 예상한 듯 흐뭇한 얼굴로 바라보았다.서안은 무조건 일이 끝났다고 할 것이다. 강연을 얼마나 사랑하는데 강연을 기다리게 할 리가 없었다.그리고 예상은 엇나가지 않았다.“끝났어. 지금 너한테로 갈게.”“그럴 필요 없어!”강연은 한껏 가벼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서안 오빠가 기다려. 나 금방 도착할 거야.”서안과의 얘기를 마치고 강연은 뒤를 돌아 감독님을 비롯한 스태프들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를 올렸다.눈을 예쁘게 접은 강연은 햇살과 같은 미소를 지었고 보는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수고하셨습니다, 감독님. 모두 감사합니다.”인사를 마치고 강연이 자리를 떠났다. 현장은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환호 소리를 터뜨렸다.“세상에, 너무 보기 좋은 커플이잖아요!”서른 살은 넘긴 여 피디가 흥분에 겨워 말했다.조감독은 그보다 더 흥분한 모습이었다.“방금 장면을 찍으신 분 있으세요? 카메라! 찍었어요?”스태프가 대답했다.“전부 찍었습니다.”조감독이 기뻐서 펄쩍펄쩍 뛰었다.“빨리 저장해서 온라인에 올리세요! 모든 사람들이 이 커플을 축하해줄 거예요!”“그래요. 그리고 강연 씨가 이가을 역을 맡게 된다는 소식도 함께 전하세요! 큰 소동이 일어날 겁니다.”“맞아요. 전서안의 이름을 빌려 무료로 홍보 효과까지 볼 수 있고 아주 좋아요!”
강연은 제 마음을 꾹꾹 숨긴 채로 서안의 일에 방해가 되지 않게 살금살금 전서안의 사무실을 나왔다.이어 휴게실로 들어간 강연이 문을 닫고 아버지 강현석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리고 이 통화는 거의 30 여분 동안 이어졌다.강씨 형제들은 동생 강연이 아버지와 무슨 말을 했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했으나, 저녁 식사 시간 아버지의 얼굴이 굳은 걸 발견했다. 어머니 도예나가 옆에서 몇 번이고 달래 겨우 굳은 표정을 풀었다.하지만 강현석은 여전히 걱정이 가득해 보였다.세훈이 몰래 강연에게 물었으나 대답은 없었다.강연은 세훈의 메시지를 보며 혀를 내둘렀다.‘오빠한테 당연히 알려주지 않을 거야. 나랑 서안 오빠가 먼저 약혼할 거거든. 이 소식을 아는 사람이 적어야 방해꾼이 줄어드는 게 아니겠어?’하지만 약혼하는 것도 일단 작은 성과라도 있어야 가능한 일이었다. 아버지는 절대 보배 딸을 시집보내지 않으려고 할 것이었다.그래서 강연은 이 영화로 입상하는 것을 첫 번째 목표로 세웠다.이를 달성하기 위해 연기 공부도 더 많은 심혈을 기울일 것이다.서안은 일을 마치고 서둘러 휴게실의 강연을 찾아갔다.눈앞에 강연이 보이고 마음의 평안이 찾아왔다.“오늘 연기 너무 완벽했어, 내 예상보다도 훨씬 잘했는걸.”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 표현을 아끼지 않는 것, 이게 서안이 사랑하는 방법이었다.그리고 강연의 연기는 콩깍지가 씐 게 아니라 정말 대단했다.강연은 정말 재능이 있는 배우였고 태어나길 배우 하려고 태어난 듯싶었다.화려한 외모는 귀엽기도 했지만 성숙한 연기도 얼마든지 소화할 수 있었고, 세상에 어울리지 않는 배역은 찾을 수가 없었다.더구나 연기 공부를 스펀지처럼 쏙쏙 빨아들였는데 이런 쪽으로는 천재라고 할 수 있었다.몇 초 만에 빠르게 몰입하고 캐릭터에 동화되었다. 다른 배우들은 “연기”를 할지 몰라도, 강연은 몰입해 그 순간만큼은 캐릭터가 되어 움직였다.재벌가 공주에게 있어 배우라는 직업은 절대 쉬운 직업이 아니었다.가끔 상황에 따라 더럽고 힘든 스타일링
“자기야, 겁내지 말고 진정해.”발을 동동 구르는 강연을 보고 서안은 강연의 어깨를 잡았다.“무슨 일인 거야? 나한테 말해. 내가 해결할게.”서안의 중저음 목소리에 강연이 조금 이성을 되찾았다.강연은 눈을 깜빡이며 서안을 바라보았다.‘그렇게 내가 왜 두려워했지?’서안과의 관계는 이미 공개했고 전 국민이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왜 나는 아직도 몰래 한국으로 돌아와 연기를 시작하고, 가족이 알까 봐 걱정하는 그 마음가짐인 거지?’강연은 제 뺨을 챡챡 내리쳤다.별말이 없는 강연을 보며 서안은 마음이 무거워졌고 입술을 매만졌다.이어 강연의 핸드폰을 건네받았다.“안녕하세요, 조혜영 매니저님. 저는 전서안입니다.”핸드폰 너머의 조혜영이 깜짝 놀라다가 빠르게 반응했다.“전서안 씨와 강연이 ‘스파이’ 오디션 현장에서 대화한 동영상이 공개되었어요. 찾아보니 촬영 팀에서 유출한 것 같은데 강연의 여주인공을 위한 홍보인 것 같아요. 저희 쪽에서도 움직일까요?”“동영상이요?”서안이 눈썹을 찡그렸다.“아니에요. 홍보는 송 감독이 알아서 잘할 겁니다. 우리까지 움직였다가는 오히려 반감을 자아낼 수 있어요.”“네,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그래도 강연의 의견을 물어보려고 전화했던 겁니다.”조혜영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물었다.“그런데 아까 강연은 왜 그렇게 놀란 거예요? 가족이 이 사실을 알게 되면 무슨 문제라도 생기는 건지?”옆에서 몰래 경청하던 강연이 순식간에 얼굴을 붉혔다.‘정말 창피해 죽겠네!’강연은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서안은 강연을 힐긋 보며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목소리에는 전혀 변함이 없었다.“괜찮아요. 저희 일은 저희가 알아서 잘 해결할게요. 인터넷 상황을 잘 지켜보고 송 감독님께 문자 한 통 하세요.”그리고 서안이 잠시 뜸을 들였다.“혹시 강연이 극단적인 팬들의 공격을 받게 되면 제가 가만히 있지 않을 거라고 전하세요.”무덤덤하게 전한 말이었지만 듣는 사람은 등 뒤가 오싹해났다.조혜영은 서안의 말을 듣고 미소
전서안은 두 손으로 강연의 볼을 죽 잡아당겼다.“아직도 가족들에게 들킬까 겁나? 이미 가족들한테 날 소개했는데도?”장난스러운 서안의 말투에 강연의 얼굴은 더 붉어졌다.“그게... 오해야.”“바보야, 앞으로 이런 걱정은 하지 마.”서안이 허리를 숙여 강연의 이마에 키스했다.“난 어떻게든 네 옆에 있을 거야. 순리롭게 진행이 된다면 빠르게 옆자리를 차지할 테지만, 오래 걸리더라도 네 옆자리는 내 것이야.”강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그래.”...인터넷 여론이 들끓고, 조혜영의 예상대로 서안과 강연의 동영상이 각종 포털에 돌아다닐 때쯤 “스파이” 캐스팅 소식이 전해졌다.실시간 검색어는 #낯선 전서안, #전서안 강연 커플 #강전 커플... 에서 #강연 캐스팅 #스파이 여주인공이 추가되었다....커플을 응원하는 팬들이 있는 한편, 받아들일 수 없는 전서안 팬들은 강연 때문에 서안이 구설수에 올랐다며 악플을 써 내려가고 있었다.그리고 스파이 캐스팅 소식이 들려오자 공격할 방향을 고정하고 쏟아붓기 시작했다.이어 강연의 홈페이지에 각종 악플이 달리기 시작했다.[강연은 대체 뭔데 전서안에 이어 송 감독의 새 작품까지 손을 뻗는 거야?][집안이 많이 대단한가 봐. 송 감독 같은 고집불통까지 구워삶았잖아. 스파이에 대체 얼마나 많은 돈을 쏟았는지 강씨 가문에 묻고 싶은 지경이야.][강연 같은 배우는 관중들에게 안 좋은 영향만 쏟을 뿐이야.][가만히 있을 것이지 그렇게 좋은 작품을 더럽히다니, 정말 역겨워!][팬이었는데 안티로 돌아설 것 같아. 재벌가 공주님은 무슨, 연예계에서 돈 좀 쓸어보려고 작정한 것 같아. 게다가 우리 남신까지 뺏어갔잖아!]...악플이 점점 기승을 부리자, 오디션 스태프가 나서서 해명했다. 강연은 실력으로 배역을 따낸 것이지 투자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했다.하지만 사람들은 악플러들이 써낸 글에 세뇌되어 강연같은 신인 배우가 경력이 많은 배우들보다 나을 게 없을 것이라 단정 지었다.여론이 점점 안 좋은
“뭔데? 무슨 반전?”송 감독이 재빠르게 물었다.“우리에게 편이 생겼어요!”“무슨 편? 지금이 언젠데 아직도 네 편 내 편을 나눌 여유가 있는 거야?”송 감독이 눈을 부라리며 물었다.“아니요! 이걸 좀 보세요! 사람들이 직접 나서서 강연 씨를 위해 해명하고 있어요! 우리가 섭외한 것도 아닌데 먼저 나선 거라고요!”“뭐라고?”송 감독이 바로 몸을 일으켰다.“줘 봐.”그러자 스태프가 빠르게 핸드폰을 건넸고 홈페이지의 댓글이 순식간에 늘어나고 있었다.[배우 이연수: 저는 강연 씨와 함께 촬영했었습니다. 강연 씨는 정말 착하고 다정한 사람이에요. 절대 갑질한 적도 없으며 연기를 묵묵히 소화해 내는 천생 배우였어요. 이런 재능을 저희는 아주 부러워했는걸요.]그리고 이연수는 짧은 동영상을 함께 게재했는데 “그 시절, 우리는” 작품에서 강연의 촬영분이었다.“감독님, 이 여배우는 ‘그 시절, 우리는’ 작품의 배우인데요, 강연 씨와 사이가 좋은가 봐요. 이분이 직접 나서자 적지 않은 배우들이 함께 참여했어요. 조연 배우들이라 주연 배우들만큼 임팩트가 큰 건 아니지만 오히려 더 진실성 있게 다가간 것 같아요.”그건 사실이었다.요즘 사람들은 여론에 빨라 어느 유명한 배우가 이런 글을 남겼다면, 오히려 소속사에서 지시한 것이겠니 하고 생각했다.하지만 조연 배우, 스태프, 그리고 촬영 알바생들과 같은 사람들이 남긴 글은 진정성이 넘쳤다.더 중요한 건 그들이 던진 작은 돌멩이는 잔잔한 파도에 티 나지 않는 파울을 남겼고, 이는 사람들의 반감을 사지 않았다.배우가 네티즌들의 호감을 어느 정도 산 다음, 이제 주연 배우와 촬영팀이 나서야 할 때가 되었다.모든 건 걸쳐야 할 과정이 있는 법이었다.빠르게 읽어 내려간 송 감독의 표정이 밝아졌다.“휴, 드디어 목숨은 유지할 수 있게 되었어. 전서안 그 자식이 두려워서 어디 살 수 있겠나, 참.”“송 감독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이해가 되지 않은 스태프가 되물었으나 송 감독은 수염을 내리쓰며 덤덤하게 말했
안티 팬들의 예상과는 달리 신인 배우 강연의 연기는 정말 그 캐릭터 본연의 매력을 연출했다. 자본을 쏟아부어 배역을 따내는 연기가 아닌 캐릭터 스스로가 된 듯한 연기였다.초반에는 학생들과 두루 어울리는 부드럽지만 강인한 소녀였지만, 적군에게 잡혀 처형장으로 나갈 때의 강렬한 정신과 격앙된 태도는 반전을 자아냈다. 백연주의 경험과 강연의 연기는 수많은 애국열사를 대표했다.강연은 선인들의 정신을 캐릭터에 쏟아부어 어리지만 용감하게 나라를 위해 희생하는 연기를 녹여냈다.처형장으로 가는 길에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옅게 지어내는 미소... 그리고 총소리가 들리고 누군가 쓰러져도 여전히 높은 위치에서 자리를 지키는 태양.그 장면 속 강연의 미소는 많은 사람들의 감동을 자아냈다.예고편을 모두 보고 나서야 사람들은 이 대단한 “백연주” 역을 강씨 가문 “공주님”인 강연이 맡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처음에는 경악하다가 이어 찬사가 이어졌다.강연은 정말 실력이 있는 배우였다. 이연수를 비롯한 배우들의 글도 모두 사실이었다.그들은 그제야 안티팬들의 선동에 넘어갔던 걸 깨달았다.진실이 드러나고 사람들은 강연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고 호감도 생겼다.[언니 연기는 정말 대단해요. 영원히 함께할게요!][언니 힘내세요! 차세대 연기 대상은 언니꺼에요!]...강연을 향한 찬사 목소리가 높아지고 송 감독은 때를 놓치지 않고 마지막 한 발을 발사했다.“스파이” 공식 홈페이지에 오디션에서 “이가을” 연기한 강연의 촬영분이 공개되었다.이 오디션 영상의 공개는 온라인을 또 한 번 들끓게 했다.“백연주”를 통해 강연의 연기 재능을 미리 맛볼 수 있었는데 “이가을”처럼 복잡한 캐릭터에 대한 연기도 완벽하게 소화를 하자 네티즌들은 두손 두발을 모두 들게 되었다.[정말 무서운 연기 괴물이야!][역시 연기의 신 전서안이 마음에 둔 여자는 달라도 달라.]그렇게 온라인 소동은 막을 내렸다. 강연은 사람들의 호감도 사고 차세대 연기의 신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강연은 빠르게 “스파
이연수의 미소는 진심을 담았다.강연을 돕기로 마음먹었던 건, 강연이 실제로 좋은 사람이었던 이유가 있었고, 오디션 현장에서 자신의 실력으로 배역을 따내겠다는 그 모습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었다.자신이 건넨 도움이 기회가 되어 돌아와 이연수는 기쁘기도 놀랍기도 했다.이연수의 말을 들은 강연도 마음이 따뜻해졌다.다들 연예계는 신경전이라 모두 힘들게 살아간다고 생각할 것이다.하지만 이곳에는 꿈을 좇는 이를 응원하는 사람이 더 많았다.결국 모든 건 사람이 하기 나름이며 사람이 있는 곳에는 따뜻함과 진심이 있기 마련이었다.강연은 차근차근 촬영을 해나갔다.강씨 형제들의 연애도 순항 중이었다.세훈은 입이 귀에 걸린 채로 결혼을 준비하고 있었고 송청아 역시 적극적으로 자기 뜻을 보이며 함께 상의하며 결정했다.둘의 공통된 의견은 결혼식은 성대할 필요가 없으며 따뜻하고 오래 기억에 남아야 한다는 것이었다.둘째 세윤은 아직 결혼할 “자격”이 없었으므로 조급해할 필요가 없었다.그래서 요즘 새로운 취미인 맛집 탐방을 시작했다.나이란 역시 먹짱이었는데 세윤이 앞서 맛집을 개발하면 나이란과 함께 찾아 음식을 먹었다. 그러다 보니 짧은 보름 안에 살이 3킬로나 쪄버리고 말았다.그러자 강연과 통화를 하거나 만날 때면 나이란은 항상 30분 동안 찡찡거렸다.“강연아!! 나 3킬로가 쪘다고! 다이어트 할 거야. 다시 안 먹어! 엉엉!”강연은 나이란의 다부진 몸매를 보며 웃음을 참았다.“아니야 어디 뺄 데가 있다고 그래? 우리 세윤 오빠는 딱 너 같은 여자를 좋아한다고.”“정말?”나이란이 의심 가득한 눈초리를 드러냈고 잠시 고민에 잠겼다.그렇게 강연은 드디어 조용한 대기실을 되찾을 수 있었고 대본을 읽으며 다음 촬영을 준비할 수 있었다.셋째 제훈은 열애 중이었다. 하루가 멀다고 송예은을 찾아 데이트했다.송예은이 촬영이 있는 날이면 촬영 장소를 찾아갔고, 선남선녀가 나란히 있는 모습은 시선을 끌었다.그러자 평소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기로 유명한 제